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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8

       *** ***

         

       참암검을 휘두르며 호경을 몰아붙인다.

         

       녀석은 허리를 비틀고 팔을 접어 몸 가까운 곳에서 참암검을 튕겨 내고는 그 자세 그대로 발을 앞으로 뻗으며 도를 횡으로 휘둘러 내 공격의 연계를 끊을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뻗어낸 공격에 힘을 빼고 여지를 남긴다.

         

       카아앙!

         

       호경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도를 휘둘렀지만 휘둘러진 도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내가 몸을 한 바퀴 둘려 뻗어낸 검격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내 검의 휘두름은 그냥 단순한 칼놀림이 아니었다. 이전이면 쾌의 묘리니 강의 묘리이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펼쳐내야 할 묘리들이 숨쉬듯이 자연스럽게 발출되고 있었으니까.

         

       진법 이전의 내가 검술의 기본 묘리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그냥 나 자체에 검술의 기본 묘리를 융해시켰다고 할 수 있겠지.

         

       그러니 호씨에게는 내 검격 하나하나가 고절한 검법의 초식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쩌어어엉!!!

         

       “우웃!!”

         

       녀석의 자세가 크게 무너졌다. 도를 든 팔이 내 검력을 이기지 못하고 완전히 몸 바깥으로 튕겨나갔고 충격의 여력에 상체가 완전히 들렸다.

         

       나 역시 꽤나 큰 동작을 펼친 탓에 역동작이 세게 걸렸지만 진법 속에서의 단련은 그런 역동작의 압력을 극복하고 움직일 수 있을 정도였다.

         

       호쾌하게 휘두른 탓에 내 몸뒤로 넘어간 참암검을 되돌리는 대신 파지를 바꾸었다. 검날을 다시 앞으로 하는 대신 손잡이를 최대한 코등이에 붙여 쥐고는 그대로 손잡이를 검신처럼 사용해 찔러 들어간다.

         

       적의 상체가 완전히 열렸으니 반격 걱정은 없었지만 문제는 거리.

         

       도와 검이 힘껏 휘둘러지기에 적절한 거리라는 것은 상대방과 몇 걸음 떨어져 있다는 의미였으니까.

         

       본래라면 나 역시 공세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상대의 상체가 완전히 개방되고 자세까지 흐트러졌지만 나 역시 강한 공격을 펼친 역동작을 힘으로 찍어 누르고 있었으니 무게중심이 꼬여 있는 상태였으니까.

         

       호씨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공격할 수 있는 상태임은 맞았으나 결정타까지는 무리였다.

         

       그러니 다리에 내공을 모은다.

         

       우릉!

         

       내면의 심상에 뇌성이 울리고 다리가 땅을 박찼다.

         

       신체의 중심이 꼬여 있기에 적기에 상대와의 거리를 좁힐 수 없다면, 내공을 쏟아 부은 보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거리를 좁히기에 부적합한 자세와 무게중심에도 불구하고 경운심법의 힘을 받은 일문직뢰보가 단번에 거리를 좁혔다.

         

       상리를 벗어난 불가능한 움직임의 구현.

         

       그런 행동이 가능한 것이 초인의 입문이라 할 수 있는 초절정의 싸움이었다.

         

       초절정이 다루는 강기란 무엇인가.

         

       그저 느낌으로밖에 파악할 수 없는 기라는 희미한 존재를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압축한 것을 강기라 부른다.

         

       즉 초절정이라는 경지는 결국 기의 밀도를 자신의 의도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경지라고도 할 수 있었다.

         

       기의 밀도를 조절함으로써 기를 사용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해지니 자유로운 기의 힘을 사용해 신체의 한계를 일부나마 초월(超越)한다.

         

       호경 역시 다급하게 도를 당겨 보았지만 내가 더 빨랐다.

         

       퍼억!

         

       “크어억!!”

         

       녀석의 비무대를 가로질러 부웅 날아가다가 바닥을 구른 뒤 몸을 일으켰다. 이번 공격으로 끝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호경도 닳고 닳은 무인이긴 한 모양인지 왼팔을 구겨 넣어 방어에 성공했다.

         

       와아아아아아!!

         

       함성이 울려 퍼졌다. 뭐 누가 봐도 내가 한 방 먹인 그림이었으니 관중들의 기세가 오른 모양.

         

       “크으윽!”

         

       몸을 일으킨 호경의 얼굴은 크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야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으니 당연한 일일까.

         

       상황도 불리해졌다.

         

       억지로 왼팔을 우겨넣어 방어한 대가로 왼팔의 뼈가 부러졌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외적인 타격을 받고 경력의 침투까지 허용했다.

         

       스스스스!!

         

       “도강!”

         

       “도강이다!”

         

       뭐 그렇겠지.

         

       왼팔까지 못 쓰게 되었는데 안 그래도 손해만 보고 있던 초식 교환을 계속해봐야 패색만 짙어질 뿐이다.

         

       호경 입장에서는 강기와 함께 펼치는 절초로 일발역전을 노리는 수밖에.

         

       우릉!

         

       점차 선명해지는 호경의 도강에 나 역시 경운심법의 힘을 본격적으로 끌어냈다. 군중들 역시 일격에 승부가 날 것임을 예상했는지 조용해졌다.

         

       우르르릉!!

         

       그리고 그 순간 나 역시 내 내면이 고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사의 기로.

         

       지금 이 순간은 분명 생사의 기로였다.

         

       비무대 위라고 사파놈이 살초를 날리지 않으리라는 건 그야말로 안일한 생각이었고 내 생각이 맞다는 듯이 호경의 눈빛과 기세에는 살의가 듬뿍 묻어 나왔다.

         

       그런 살의를 받은 몸의 반응은 정직했다.

         

       육신의 심장은 쿵쾅거렸고 호흡은 나도 모르게 거칠어졌으며 나도 모르게 손아귀에 땀이 맻혔다.

         

       그러나.

         

       정신만큼은 고요했다.

         

       문득 불명 어르신의 말이 떠올랐다.

         

       정신의 단련이 형편없다고 말씀하시며 정신의 맷집을 길러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지.

         

       그 말 그대로였다.

         

       나는 지금까지 생사의 기로에 접어들면 그런 위기감이 나를 각성시킨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아니었다.

         

       답은 늘 내 안에 있었고, 나는 살기를 좀 두들겨 맞았다는 이유만으로 총소리를 들은 참새처럼 퍼드득내면서 허둥지둥 해답을 찾아낸 것에 불과했다.

         

       맷집이 두둑해진 정신은 살기 따위에 두들겨 맞았다고 휘청거리지 않고 바로 서 있었고.

         

       바로 서 있는 정신으로 상대를 응시하니 해답이 보였다.

         

       아주 명확하게.

         

       명확한 해답이 존재하니 자연스럽게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이 일격에 모든 것을 걸고 쏘아지는 호경의 신형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아직.

         

       우르르르르릉!!

         

       느려진 시간 속에서 성난 마음 속 일뢰를 달래며 상대를 끝까지 응시했다.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던 호경의 도가 맹렬하게 떨어져 내린다. 느려진 세상 속에서 호경의 눈에 희열이 떠오르는 것이 똑똑히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되뇌였다.

         

       지금.

         

       꽈-르-릉!!

         

       달래고 달래던 일뢰(一雷)의 고삐를 놓는다.

         

       빠지지지직!!

         

       순식간에 형성된 뇌전(雷電)의 강기(罡氣). 참암검에 넘실거리는 파괴적인 뇌전의 기운에 호경의 눈이 크게 떠졌다.

         

       뭐.

         

       지금의 상황이 호경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상황이겠지.

         

       일반적으로 강기란 힘을 응축하면 응축할수록 강해지기에 무기에 기를 오랫동안 밀어 넣은 자가 유리하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내가 사용하는 것은 뇌공이었다.

         

       단 하나의 불씨로 인해 부지불식간에 지면에 내려꽂히는 하나의 뇌전을 형상화 시킨 무공이었다.

         

       내 몸이라는 구름 속에 축적되던 힘의 크기를 호경은 짐작하지 못했겠지.

         

       찰나밖에 존재하지 못하나 그 순간은 그 무엇보다 강맹한 강기를 머금은 검은 그대로 호경의 도와 충돌하고.

         

       꽈아아아아아앙!!!

         

       성대한 폭음과 함께 강기와 강기가 충돌했다.

         

       무형의 충격파가 일대를 휩쓸고 그로 인해 석판이 박살나고 금이 가며 돌가루들을 토해냈다.

         

       웅성! 웅성!

         

       강기와 강기의 충돌을 처음 본 군중들이 그 위용에 놀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관중들의 놀라움은 곧바로 큰 함성소리로 바뀌었다.

         

       “우욱!!”

         

       호경이 피를 토하며 앞으로 쓰러졌으니까.

         

       와아아아아아아!!!

         

       군중들이 함성를 지르는 동안 피어올라던 먼지가 가라앉았고 그제야 호경의 모습이 온전하게 비무대 관객들의 눈에 보였다.

         

       두 동강난 도.

         

       그리고 피를 토하며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호경.

         

       “승자! 승자 사천낭인 이십 팔 호!”

         

       심판이 후다닥 올라와 내 승리를 선언했고.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군중들은 목이 터져라 환호성을 내질렀다.

         

       *** ***

         

       “자네 정말 대단하더군!! 그야말로 뇌신이 강림한 것 같았네!”

         

       정삼이 내 잔에 술을 따라주면서 연신 침을 튀겼다.

         

       “이야!! 진짜 그 큰 검을 딱 빼드는 순간 정말 온몸에 전율이 흐르더군!!”

         

       여진상이 내 옆에서 연신 손바닥을 비비며 존경의 눈빛을 보냈다.

         

       나는 어깨에 힘을 빡 주고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

         

       “이몸 호천안에게 걸리면 호가 따위야 일초지적에 불과하네.”

         

       순간적으로 정삼과 여진상의 표정관리가 깨졌다.

         

       얼굴에 ‘지랄하네’라고 쓰여진 두 사람을 바라보며 나는 눈을 부라렸다.

         

       “어허, 자네들 표정이 왜 그런가?”

         

       “무슨 표정? 나는 아까부터 자네의 이야기에 심장이 떨려서 원…”

         

       “정말 대단허이! 대단해!”

         

       역시 구르고 구른 사천낭인들답게 순식간에 표정관리를 하며 위기를 모면하는 두 사람.

         

       두 사람이 나에게 와서 이렇게 알량방귀를 뀌고 있는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자네 비결이 뭔가?”

         

       “그래그래. 나도 궁금해 죽겠네. 내 이런 저런 풍문을 많이 들어 보았지만 일년도 안 된 사이에 절정이 초절정에 올랐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으이! 필시 무슨 비결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빠르게 성장한 내 비결이 궁금해서겠지.

         

       다른 낭인들도 내 주변을 어정거리면서 이쪽을 향해 귀만 활짝 열어놓은 모양새였다.

         

       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안알랴줌.”

         

       “이런 씨…”

         

       “농담일세.”

         

       “가 여기에 떨어져 있었군! 아, 아니 벌레였던 모양일세!”

         

       “어허! 초절정 고수님이 계신 곳에서 어디 벌레 시체를 들이밀어! 당장 치우게!”

         

       “어찌 초절정에 오른 비결을 말 몇 마디로 풀 수 있겠나! 자 당장 연무장으로 나오게!”

         

       “오오오오!!”

         

       “고맙군! 고마워!”

         

       “나는 자네가 성공할 줄 알았어! 처음에 낭인객잔에서 마주쳤던 순간부터 그 기운이 크아! 범상치 않았지!”

         

       나는 오두방정을 떠는 두 사람 뒤에서 어물거리고 있는 낭인들을 향해 외쳤다.

         

       “뭣들 하나! 나는 쪼잔한 사람이 아닐세! 자네들 중에서 내 비결이 궁금한 사람들은 모두 나와도 좋네!”

         

       “오오!”

         

       “고맙군!”

         

       순식간에 낭인들이 우르르 연무장으로 뛰쳐나왔다. 그 모습을 보면서 평상에서 뒹굴거리던 당소열이 히죽 웃으며 입을 열었다.

         

       “뭐냐, 그걸 가르칠 생각이냐?”

         

       여진상이 당소열을 향해 물었다.

         

       “당 소저, 그거라니 무슨 말씀이시오? 혹시 아는 것이 있소?”

         

       “아아…저 녀석이 항상 몸을 단련하던 단련법이 있지. 아마 자네들에겐 그걸 가르쳐 주지 않을까 싶은데.”

         

       당소열이 성격 나빠보이는 표정으로 곰방대를 물고 연기를 페부 깊숙이 빨아들였다.

         

       “그 말대로일세! 초절정에 오른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단련법을 절대! 절대로! 빼놓을 수 없지! 지금부터 그 단련법을 가르쳐 줄 터이니 기억하게나.”

         

       적정 거리를 벌리라는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녀석들의 눈에는 기대감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당소열의 증언으로 강화된 기대감 어린 눈동자들.

         

       흑묘와 여일예 역시 내가 뭘 가르칠지 이미 짐작했는지 쓴웃음을 짓고있었다.

         

       “이 단련법의 이름은 피튀 체조라고 하네!”

         

       “오오오!”

         

       함성을 터트리며 기대감을 내뿜는 사천낭인들. 나는 그런 사천낭인들을 보며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참으로 기대되는군.

         

       이 기대감 어린 시선이 절망과 고통으로 얼룩지는 순간이 말이야.

         

       “아아아악!!”

         

       “으아악!”

         

       그날.

         

       낭인객잔에서는 수많은 낭인들의 곡소리가 울려 퍼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늘은 연참입니다!

    오늘 새벽이나 낮에 한편이 더 올라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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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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