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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

       – 와 크기 ㅈ되네 바로 잠수하러간다

         

        “뭐라고요?”

         

        – 그말당장취소해!!!

        – 와씨 잠만

        – 방장님저희가대신사과하겟습니다

        – 한 번만 봐주세요 이렇게 빌겠습니다

       

        채팅창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유입 시청자.

       

        파랑의 방송에서 절대로 해선 안 되는 말을 그가 해 버린 것이다.

         

        누구도 이런 채팅을 친 적 없고, 따라서 이런 채팅을 치면 어떻게 되는지 아직 그들은 모른다.

         

        하지만 단 하나, 확실한 것이 있었다.

       

        이 방송, 지금 존나 위험하다.

         

        3인칭 화면 속 파랑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굳어 있었다.

         

        파랑이 말없이 토도독, 핸드폰을 조작해 1대1 채팅 모드를 띄운다.

         

        잘 몰랐다면 따끔히 훈계하고, 일부러 긁는 거라면 무시할 생각이었다.

         

        – 와 크기 ㅈ되네 바로 잠수하러간다

         

        방송에 들어와 친 첫 채팅. 파랑이 지긋이 그것을 바라본다.

         

        다행히 ‘바로 잠수하러간다’는 발언은 거짓말이었는지, 문제의 시청자가 의문 섞인 물음을 던진다.

         

        – ?님들 갑자기 왜그럼

        – 이거 뭐임

        – ???

       

        그냥 평범한 유입 시청자인 것 같은 모습에 파랑이 안심했다.

         

        이정도라면 따끔히 훈계하고 넘어가면 되겠지.

         

        처음 있는 상황이지만, 또 대처하지 못할 상황도 아니다.

         

        “이 방송에서는 잠수한다고 하시면 안 돼요. 실제로 잠수하셔도 안 되고요. 잠수하지 마세요.”

         

        – 아니 왜요

         

        “하지 말라면 하지 마세요. 진짜 위험하니까. 티튜브에 영상 몇 개 있을텐데, 그거 한 번 쭉 보세요.”

         

        ‘어차피 괴어층까지 내려가지도 못할 텐데 뭐 이렇게 진심이냐, 그냥 밴하고 끝내면 안 되냐?’ 라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파랑도 물론 확률이 희박하다는 건 안다.

         

        하지만 신유나라는 선례가 있는지라. 0과 1의 차이는 때때로 한없이 큰 법이다.

         

        그리고 사람의 목숨이 달려 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정말 자신을 보고 잠수했다가 죽는 헌터가 생긴다면 파랑도 한동안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다.

         

        쓸데없이 착한 성격이 이럴 때는 또 문제다.

         

         

        #

         

        “흠.”

         

        베르테아가 컴퓨터 앞에 앉아 턱을 매만졌다.

         

        파랑이 생각보다 훨씬 잘 긁힌 탓이다.

       

        “음….”

         

        적당히 장난만 좀 쳐볼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격하다.

         

        아마 진심으로 자신이 잠수하려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녀의 방송을 보고도 잠수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미치광이가 어디 있겠는가.

         

        ‘얘라면 그렇게 생각할 것 같기도….’

         

        진짜로 자신이 정신나간 헌터이고, 지금 잠수하려고 한다. 파랑이 그렇게 생각하는 중일 수도 있다.

         

        베르테아의 시점에서 본 파랑이 그렇다.

         

        평소에 보면 나름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 같다가도 이상한 포인트에서 자빠지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잠수는 하면 안 돼요. 아시겠죠? 진짜 위험해요. 정 하고 싶으시면 표층에서만 잠수하세요.”

         

        여태까지 설명 중이었던 건가.

         

        베르테아가 생각을 빠르게 정리하고, 확신에 찬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타닥타닥.

         

        – 저 S급인데요?

       

        친한 친구 놀려먹는 게 역시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

       

        나중에 로투스 비스킷이나 몇 개 사주면 되겠지.

         

        베르테아가 씨익 웃었다.

         

         

        #

         

        – 저 S급인데요?

         

        그 채팅에, 평온하던 파랑의 표정이 살짝 깨졌다.

         

        “S급이라도 위험할 수 있어요. 하지 마세요.”

         

        – 근데 저 진짜 강해요. 괴어도 잡아봤어요. 그 8m짜리 상어요.

         

        뭐, 거짓말은 아니니까.

         

        “그건 괴어가 아니고 그냥 돌연변이 상어예요.”

         

        – 대충 비슷한 거 아니예요?

       

        살살 긁는 솜씨가 아주 일품이다.

         

        베르테아가 파랑을 알고 지낸 것만 해도 벌써 몇 년이다. 어디를 어떻게 자극하면 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으아악! 다르다고요! 진짜!”

         

        결국 무자비한 베르테아의 핀포인트 타격에 파랑이 무너졌다.

         

        그녀가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가슴이 막 답답하고 울컥울컥할 때 나오는 습관이다.

         

        그리고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저마다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그냥 분탕인데.’

         

        그렇다. 방송이래봤자 [ 표층 잠수 vlog ] 같은 것만 챙겨보았던 유파랑과는 달리, 시청자들은 인터넷 방송을 바닥까지 아주 싹싹 긁어먹어본 고인물들.

         

        그냥 분탕인지, 아니면 정말 유입인지는 한 눈에 척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 파랑에게 이를 조언하지 않았다.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이거, 방장을 긁을 수 있는 기회 아닌가?’

         

        그들이 방송에서 봐오던 파랑은 무결 그 자체였다.

         

        어마어마한 괴어들을 태연하게 때려잡는 쿨뷰티 미소녀가 파랑의 평소 이미지.

         

        그런 그녀의 감정이 폭발하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 해도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진짜 잠수하면 안 된다고요!”

         

        게다가, 실제로 파랑은 지금 어딘가 허접스러운 면모를 살짝살짝 내보이고 있었다. 시청자들은 무언가 속에서 불타오르는 느낌이었다.

         

        그 결과로, 채팅창 역시 하나되어 파랑을 긁기 시작했다.

         

        – 근데 진짜 잠수하면 왜 안 됨?

        – 할만한거같은데?

        – 흠 그정둔가

        – 나 지금 물속에서 이거 보는 중인데 아무 문제 없음

         

        “으, 이이익…!!!”

         

        파랑의 얼굴이 빨개졌다.

         

        파랑이 빨갛고, 또 빨간 파랑이 있으니 둘이 합쳐 자(紫)!

         

        애석하게도 파랑은 펼칠 줄 아는 술식이 없었으므로, 거기서 끝이었지만.

         

        아무튼, 파랑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니까, 잠수하면 진짜 위험하다구요! 여태 방송 보신 거 맞잖아요! 근데 왜 계속 물로 들어가겠다고 하는 거예요!”

         

        – 솔직히 할만해보임

        – 사실 어제도 잠수했음

       

        “아니, 저번에 다시는 잠수 안 하겠다고 했었잖아요! 닉네임 기억하고 있거든요!”

         

        – 구라임

         

        윤기가 좔좔 흐르도록 기름칠된 파랑의 속에, 그 채팅이 불을 확 질렀다.

         

        “아니, 하지 말라면 하지 말라고!! 왜 말을 안 듣는 거야!!”

         

        새빨개진 얼굴로 땅을 동동 구르며 >o< 모양의 표정을 짓는 파랑. 답지 않게 반말까지 했다.

         

        좀 많이 귀여웠다.

       

        그러니 ‘이쯤 할까’ 했던 시청자들의 마음속에도 불이 다시 붙었다.

         

        파랑은 시간이 한참이 지나서야 평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자꾸 그러시면 진짜 다 밴해버릴 거예요!’ 라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

         

        파랑은 하늘에 맹세코 두 번째 칸에서 그냥 수색만 할 작정이었다.

         

        최대한 빨리 휘리리릭. 구석구석 훑기만 하고, 가능하면 괴어를 잡지 않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번 방송뿐만이 아니다.

         

        평소에 동해 하이브로 내려올 일이 있을 때에도 두 번째 칸은 어지간하면 건들지 않는다.

         

        정말 가끔 청소가 필요할 때 창문 안으로 크라켄만 넣어서 슥슥 훑는 식.

         

        천하의 유파랑이 어째서 그런 쫄보같은 행동을 하냐고 묻는다면, 파랑은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다.

       

        ‘거긴 진짜 들어가기 싫단 말이예요.’ 라고.

         

        두 번째 칸의 지배종 때문이다. 파랑은 그것들을 눈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 싫었다. 끔찍하고, 너무나도 징그러웠다.

         

        고르곤도 잘만 잡는 사람이 뭘 그렇게 징그러워하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둘째 칸에 있는 그놈들과 고르곤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고르곤은 개체 하나가 징그럽게 생기고 끝이라면, 이놈들은 생긴 건 마쿨라처럼 그냥 애매하게 징그러운데 하는 짓이 아주 역겹기 짝이 없다.

         

        두 번째 칸의 지배종, 사키스.

         

        고래회충이라는 종이 변이한 괴어다.

         

        이름 탓에 고래에만 기생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고래회충은 어종을 거의 가리지 않는다. 민물고기만 빼면 거의 모든 어종에서 만나볼 수 있는 녀석.

         

        변이해서 사키스가 되면 아예 종류불문 모든 종에 기생할 수 있다.

         

        크라켄 같은 규격외 존재는 물론 예외지만.

         

        애석하게도 ‘열차’ 둘째 칸에는, 당연히 크라켄급 괴어가 없다.

         

        그러니까, 기생충이 칸 하나를 점령하고 있다는 소리다.

         

        설명을 들으니 시청자들도 슬슬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예로부터 ‘기생충’은 징그러움의 상징이었으니까.

       

        벌써부터 시청자가 뭉텅뭉텅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아직까지 남아있던 시청자들은 ‘우리 무승부로 하지 않을래?’를 외치는 중.

         

        – 선생님 저희 원만하게 대화로 푸는 건 어떨까요

        – 그니까 그게 아까는 저희가 잘못했는데

        – 아니 방장이 귀여운걸 어떡하라고

        – 네가 먼저 꼬셨잖아!!

         

        어딘가 이상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 같았지만, 어쨌든 파랑은 그들의 뜻을 확실히 이해했다.

         

        파랑에게 혐오스러운 것이라면 저들에게는 거의 트라우마 수준일 테니.

         

        아무리 잠수를 막고 싶어도, 그게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파랑의 생각이다.

         

        공익을 위해 진행하는 방송이 그래서는 안 되지.

         

        그리고 파랑 개인적으로도 그 광경을 보고 싶진 않았다.

         

        파랑도 매번 시청자들을 놀려먹었으니, 한 번 정도는 당해준 셈 치기로 했다.

       

        절대 놀아난 것이 아니다. 절대로.

         

        그리고 이제야 생각난 것이지만, 그때 사일로와의 만남에서 ‘잠수하는 헌터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까지 보았던 파랑이다.

         

       아까 파랑을 살살 긁던 녀석들은 실제로는 잠수할 생각이 1도 없다는 얘기.

         

        왜 이걸 아까는 몰랐지, 파랑의 얼굴이 다시 화끈해진다.

         

        하지만, 곧바로 ‘그래도 실제로 잠수하는 분들은 없어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과 함께 기분이 나아졌다.

         

        “알았어요. 한 번 봐드릴게요.”

         

        –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 팩트는 유파랑 결사대는 굳건하다는거임

        – 캬 ㅋㅋㅋㅋ

        – 락

        – 극

        – 극

         

        “하지만 보여드리는 건 어쩔 수 없어요.”

         

        수색은 해야 할 것 아닌가.

         

        – 미친년아미친년아미친년아

        – 팩트는 유파랑 결사대가 다 뒤졌다는 거임

        – 씹 ㅋㅋㅋㅋ

        – 락

        – 나

        – 나

         

        “그래도 좀 순화해드릴게요. 아마 편히 보실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파랑도 이미 생각해둔 바가 있다.

         

        – 숭배합니다숭배합니다숭배합니다

        – 팩트는 유파랑 결사대가 돌아왔다는 거임

        – 와 ㅋㅋㅋㅋ

        – 락

        – 극

        – 극

         

        역시 파랑은 시청자의 감정을 지배할 수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은 슴슴한 인방찌개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입맛에 맞으셨으면 좋겠네요.

    ifelt님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잘 받았습니다.

    다음화 보기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심해어 사냥 전문방송
Score 4.5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He reincarnated into a hunter world and became an underwater hunter.

There were only 20 people in the entire country in this minor profession, but it didn’t matter. He liked the sea.

“Crazy! There’s a real artifact?!”

“Ahahaha!! How much is all this worth!!”

But then, the Great Diving Era began.

“Ah, it’s so beautiful… I want to see more, more…”

“W-What is that!! Save me!!!”

“Aaaargh!!! My head!! It feels like my head is going to explode!!”

…It would be better not to go in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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