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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

     화창한 날이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오는 맑은 날.

     “허억, 허억, 허억!”

     지브롤터 연무장, 10살 남짓한 소년·소녀들이 가벼운 복장으로 달리고 있다.

     머리는 땀에 찌들고, 입에서는 아마 단내가 풀풀 흐르겠지.

     몇몇은 눈이 핑그르르 돌고 있으나, 그들 중 누구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달리는 게 힘들어지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

     걸음을 멈춘다는 건 곧 포기한다는 것.

     내가 저택의 4층에서 창문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더라도, 옆에 기사 여럿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지 않더라도 그들은 계속 다리를 움직일 것이다.

     그래야만 신분 상승을 노릴 수 있을 테니까.

     “신분이라는 게 뭘까요.”

     나는 체스 말을 움직이며 눈앞의 상대에게 물었다.

     “신분은 힘이며, 특권이며, 능력이지.”

     아버지, 지브롤터 변경백이 말을 움직인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타고나는 것. 억울하다면 재능을 가지고 귀족이 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이미 내가 쥐고 있는 검은 기물들이 킹을 압박하고 있지만, 아버지는 나이트를 계속 움직이며 내 병사들을 하나둘 제거한다.

     “그런데 아버지. 제국은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높은 관리가 될 수 있다는 것, 아십니까?”

     “……!”

     아버지가 내 나이트와 비숍을 제거하는 사이, 어느새 내가 앞으로 쭉 달리게 만든 폰-졸병이 적진 끝에 다다랐다.

     “프로모션-승격입니다.”

     “…무엇으로?”

     “글쎄요. 그건 폰이 가진 재능 나름이겠죠?”

     때에 따라서는 기사도, 사제도, 전차-또는 요새도 될 가능성을 가진 기물.

     적진 한가운데로 침투하여 그 끝에 다다라야 한다는 극악의 조건이 있으나, 고생 끝에 비로소 낙이 있는 법.

     “그래서 뭐로 할 것이냐.”

     “당연한 걸 물으시는군요. 당연히, 퀴닝이죠.”

     “……..”

     아버지가 인상을 찌푸린다.

     이미 내 킹의 옆에는 하나의 퀸이 아버지의 기물 여럿을 잡아먹고 떡하니 버티고 있다.

     “개인적으로 퀸은 체스에서 소드 마스터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전장을 종횡무진 누빌 수 있잖습니까.”

     그런데 또 하나의 퀸이 적진 한가운데에 나타난다는 건, 그야말로 재앙 그 자체.

     “…그런데 아버지.”

     나는 체스판의 옆 기물을 가리켰다.

     “여분은 없습니까? 이래서야 여왕이 되고 싶어도 될 수가 없잖습니까.”

     “지브롤터의 전장에 두 명의 여왕은 있을 수 없는 법이다.”

     아버지가 의자에 앉은 채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 여기 위에 푸딩이라도 잘라서 얹을까요? 이거 지금부터 퀸입니다?”

     “말을 더럽히지 말거라.”

     “지난번처럼 이거 그냥 퀸이라고 하면 ‘폰인 줄 알았다’라고 하시면서 인정하지 않을 거 아닙니까.”

     “나는 그런 치졸한 자가 아니다. 비록 네가 체스를 나보다….”

     “됐습니다. 이미 체크메이트입니다.”

     딱.

     킹의 옆에 있던 퀸을 손으로 두드린다.

     “……이런.”

     그제야 아버지는 깨달았다.

     승격한 졸병이 무엇이 되든, 그 졸병의 뒤통수를 의식해 피할 공간에는 이미 여왕의 칼날이 서슬 퍼렇게 드리우고 있다는 것을.

     “전장에서 졸병의 역할은 소드 마스터의 칼받이. 하지만 이렇게 잘만 키운다면, 8개 중에 하나 정도는 승격할 수 있죠. 후후.”

     “…그래. 아주 좋ㅡ은 말이로구나.”

     아버지가 무덤덤한 얼굴로 승격하지 못한 폰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이건 체스에서의 이야기고, 사람은 그렇지 않잖느냐.”

     “…….”

     “네가 보기에는 저기, 저들 중에 재능있는 아이들이 있어 보이더냐?”

     아버지와 함께 시선을 밖으로 돌린다.

     

     땀에 전 셔츠에도 갈아입을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여전히 달리는 아이들.

     그 선두에는 남들보다는 그래도 상태가 괜찮지만, 자존심만 아니었다면 금방 쓰러졌을 10살 소년이 있다.

     순간, 눈이 마주쳤다.

     나는 나의 사랑하는 동생-누아르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쟤라도 마스터가 될 수 있어서 다행이죠.”

     “그래.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보육원에 들어온 아이 중 마스터가 될 수 있는 재능은….”

     “없죠.”

     나는 폰부터 모두 보관함에 밀어 넣었다.

     “아쉽군요. 한 명 정도는 낚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번 ‘기수’까지 받으면 딱 100명인데, 이번에도 없으면 실패한 계획이 아닐까.” 

     “마스터가 무슨 고아 100명 중의 한 명꼴로 나오는 뽑기는 아니잖습니까.”

     나는 은근히 아이들을 귀찮아하는 듯한 아버지에게 대놓고 핀잔을 줬다.

     “왜요. 저 아이들이 어머님을 ‘대모님’이라고 부르는 게 싫습니까?”

     “…….”

     “어차피 저기 누아르 뒤에 있는 녀석들은 기사가 될 이들입니다. 최소한 하급 기사 정도는 될, 마나는 사용할 수 있는 이들로만 뽑았으니까요.”

     보육원에 들어온 이들 중에서도 기사가 될 수 있는 아이들만 훈련에 참여시킨다.

     “12명. 지금까지 90명을 보육원에서 거두었습니다.”

     검술에 재능이 없거나 하는 아이들은 애초에 연무장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중 최소 하급 기사가 보장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12명입니다. 이 정도면 나름 선방한 셈 아닙니까?”

     “하지만 가장 나이 많은 녀석만 하더라도, 성인이 되려면 앞으로 3년은 더 있어야 하지 않느냐.”

     “예. 아버지께서 정한 10년…이제 딱 7년 남았군요. 그때에는 저들이 대부분 누아르와 함께 아카데미에 진학했거나, 막 졸업한 시기일 테죠.”

     어느덧, 3년의 세월이 지났다.

     “괜찮습니다. 보육원에 들어가는 예산은 전부 기부를 받고 있고, 제가 직접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고 있으니까요.”

     “투명? 공정?”

     “그럼요. 청렴결백이야말로 지브롤터의 근본 아니겠습니까?”

     “…관문 정비용 철근을 빼돌려 보육원에 지하실을 만들고, 그 지하실에서 아이들의 손으로 뒷주머니를 챙기는 녀석이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하하. 아버지. 저희가 자선사업을 하는 건 아니잖습니까?”

     보육원은 사업이지만, 인류애와 복지를 위한 공적 활동은 결코 아니다.

     “안심하세요. 보육원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전부 지브롤터의 힘이 될 겁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요.”

     “…정말로 효과가 있는 건지.”

     “의심하시면 안 됩니다. 혹시 모르잖습니까? 고아로 거둔 아이 중에, 왕국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영웅’이 있을지.”

     “…영웅이라.”

     아버지는 피식 헛웃음을 흘렸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군. 그 영웅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게 아니라, 그 빌어먹을 광대를 끌어내는 데 동참할 수 있도록.”

     “예.”

     무능왕이 어머니를 희롱하여, 아버지가 반역과 매국을 결정한 날로부터 약 3년.

     그동안 보육원을 거쳐 간 아이들도 많았고, 현재 보육원에 정식으로 입적된 아이들의 수는 90명.

     현재까지, 마스터-미래의 영웅이 될만한 존재는 1명도 없다.

     원래부터 재능을 가지고 있던 누아르 빼고.

     * * *

     부ㅡ웅!

     

     장봉을 휘두른다.

     끝에 창날을 끼우면 바로 창이 될, 창날을 빼고 봉만 두 손으로 꽉 붙잡고 가볍게 앞으로 휘두른다.

     카ㅡㅡ앙!

     “느려.”

     “크읏…!”

     이곳은 연무장이 아니다.

     백작 저택 근처에 따로 만든 시설로, 함부로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공간이다.

     “애들 앞이라면 모를까, 이제는 포기하는 게 좋지 않겠어?”

     “으아아ㅡㅡ!”

     눈에 핏발이 선 누아르가 목검을 움켜쥐고 달려든다.

     ‘자세 좋고.’

     

     고함을 지르며 무작정 돌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가 쥔 장봉의 간격 안으로 거리를 좁히며 파고든다.

     내가 장봉을 휘두르는 것보다 더 빠르게.

     나는 장봉을 옆으로 비스듬히 놓으며 몸을 비튼 뒤-

     “어딜 감히.”

     “커흛?!”

     봉을 한 손으로 잡고 바닥에 찍은 뒤, 빈손을 크게 휘둘러 누아르의 머리를 옆에서 크게 쳤다.

     빠ㅡㅡ악!

     

     검을 휘두르려던 누아르가 그대로 자빠져 나뒹군다.

     “대련 끝.”

     

     뺨이 아니라 관자놀이와 머리 쪽을 때린 만큼, 누아르는 수련장 바닥에 처박힌 채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존심은 죽었기에, 부끄러워서 지금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누아르 너, 보육원 녀석들에게 나는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했다더라?”

     움찔.

     “좋은 자세야. 계속 그렇게 정진해. 물론 보육원 아이들이 주제도 모르고 나를 재는 건-”

     “내, 내가 조질게!!”

     누아르가 번쩍 몸을 일으켜 소리쳤다.

     “뒤에서 헛소리 안 나오게, 다, 단속 잘할게!”

     “그래. 그래야지.”

     나는 봉을 내려놓고 누아르에게 다가갔다.

     “언제 어디서든-”

     부ㅡ웅!

     “포기하지 않는다.”

     “큭?!”

     누아르는 기습적으로 내게 검을 찔렀으나, 나는 그걸 옆으로 크게 피하며 누아르의 옷 앞섶을 잡아당겼다.

     “좋은 시도였어. 아직 멀었지만.”

     10살의 누아르를 내려다본다.

     내가 10살일 때보다 키가 더 크기는 했지만, 3년 동안 나도 제법 컸다.

     “방심한 적이 있다면, 놈의 심장에 칼을 박아넣어야지. 음. 무슨 칭찬을 들을 정도로 지독하게 해야 한다고 했지?”

     “비, 비겁한 놈….”

     “그래. 바로 그거야. 노스트럼의 기사도 정신은 개나 줘버리라고.”

     손수건을 던지고, 온갖 예를 갖추고, 칼로 챙챙거리면서 서로 간을 보다가 죽이지 않을 정도로만 찌른다.

     “실전은 기사도 정신 같은 게 통하지 않으니까. 알겠지?”

     “으, 으응….”

     “좋아. 앞으로도 잘하자. 지금처럼.”

     나는 내가 아까 때렸던 부위를 가볍게 손으로 토닥인 다음, 뒤로 물러났다.

     “부기 빠지면 샤워하고 어머니께 가서 인사드려. 무조건 씻고 가. 무조건.”

     “아, 알겠어…. 그렇게 할게….”

     누아르는 잔뜩 주눅이 든 채 대련장을 벗어났다.

     다리를 질질 끌면서 나가며 나를 잠시 흘겻지만, 나는 그저 미소로 화답하며 누아르에게 엄지를 들었다.

     ‘어디서 감히.’

     아카데미에서부터 수련했던 미래라면 모를까, 10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단련한 지금의 나를 넘어설 수는 없다.

     ‘너는 10살이고 나는 13살이라고. 지금.’

     20세 이상부터는 1살 차이가 크지 않지만, 성장기에는 1살이 하늘과 땅처럼 차이가 크다.

     ‘아직 까지지도 않은 녀석이 말이야.’

     더군다나 이차 성징도 제대로 되지 않은 녀석이, 이미 변성기에 이르러 점차 체격이 갖춰지기 시작하는 나를 이길 수는 없다.

     ‘조금 더 크긴 하겠지만.’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인다.

     제국의 발전된 아동 영양학을 바탕으로, 나는 과거로 돌아온 순간부터 신체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아직 근육을 단련하기에는 이르지만, 골격은 확실히 벌어지고 있으니.’

     13살 때 어땠더라.

     아마 지금의 누아르와 키가 비슷했던 것 같은데.

     ‘많이 변했네.’

     내 몸도 그렇고, 백작가도 많이 변했다.

     이미 과거의 정보를 바탕으로 저택 안에서 뭔가를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지브롤터는 불과 3년 사이에 너무나도 많이 변해버렸다.

     ‘하나하나 있었던 일을 전부 말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변했지.’

     하나. 협곡.

     구름다리가 정비되었다.

     동시에 승강기 설치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승인되어, 조만간 대규모 예산이 집행될 예정이다.

     둘. 보육원.

     지상으로 4층짜리 건물에 더불어, 지하로 따로 3층이 있는 도합 7층짜리 건물이 탄생했다.

     지상만 하더라도 보육원 상주 인원 최대 100명이 숙식을 하고, 아이들을 관리하는 보육 인원 약 30명가량의 직원을 고용했다.

     셋. 보육원의 아이들.

     재능있는 12명은 누아르를 호위할 기사로 키울 예정이다.

     나머지 아이들에 대해서는 내가 계획한 바가 있으나,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

     그리고 넷, 저택.

     우리 지브롤터 백작가에 있어 가장 큰 변화.

     앞의 세 가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회귀 전과 비교를 해도 ‘이렇게까지 되나?’ 싶을 정도로 큰 뒤틀림이 생겼다.

     그것은-

     덜커덩!

     “오빠ㅡㅡㅡ!”

     백발에 붉어진 눈동자를 반짝이며, 하얀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대련장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뛰지 마. 안기지도 마.”

     “왜에에에?”

     “땀 흘려서 안 돼. 너는 어머니 곁에 있어야 하잖아.”

     “칫….”

     내가 경고하지 않았으면 바로 달려와서 들이받았을 이 말괄량이 같은 활달한 여동생-

     “레타르.”

     지브롤터(7세).

     “어머니는 지금 어떠시지?”

     “음, 침대에 계속 누워계셔!”

     “…막내는?”

     “막, 안에서 발로 차던데?!”

     소녀는 이제 더 이상 막내가 아니다.

     “아빠가 그러던데, 막내가 다 안에서 듣고 있다고 하더라!”

     “그럴 거야. 아마도. 기억은 못 하겠지만.”

     나는 눈을 반짝이며 다가온 레타르에 장봉을 옆으로 던진 뒤, 손에 흐른 땀을 손수건으로 닦고 레타르의 머리를 토닥였다.

     “이히힛….”

     “너는 누아르한테는 안 이러면서.”

     “하지만 누아르는 누아르고, 오빠는 오빠인걸.”

     “…….”

     회귀 전에는 나보다 누아르를 더 따랐는데.

     매국 선언의 날 이후로 둘이 더 친해질 줄 알았는데, 레타르에게는 그때의 충격이 그다지 와닿지 않았나 보다.

     4살이라서?

     글쎄.

     ‘시간이 달라졌어도,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이 가진 성향은 달라지지 않으니.’

     레타르에게 있어 피를 보는 건 그다지 큰 두려운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레이, 누아르, 레타르.

     회귀 전의 셋 중 누가 가장 더 잔인한 성향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언컨대 레타르를 꼽을 것이다.

     ‘어떻게 되려나.’

     이 아이를 그냥 놔두면 나한테 채찍이랑 양초 사달라고 빽빽거릴지, 아니면 지금처럼 나로서는 기묘함마저 들 수밖에 없는 순박한 백작영애로 자랄지.

     ‘알아서 크겠지.’

     육아는 내 몫이 아니고, 부모님-특히 어머니의 몫이다.

     하지만 적어도 같은 피를 나눈 가족이자 지브롤터로서, 최소한의 가족애 정도는 발휘할 수 있다.

     “레타르.”

     “응?”

     “동생이 태어난다고 해도, 미워하거나 그러면 안 된다?”

     “물론! 나는 누아르가 아니니까!”

     “…….”

     역사는, 어쩌면 바뀔지도 모르겠다.

     “아 참. 오빠. 내 정신 좀 봐. 정원에 애들 왔어.”

     “애들?”

     “응! 이번에 새로 들어온다고 하는 애들.”

     “아아…마지막 기수가 될지도 모르는 아이들.”

     보육원의 신입.

     아버지가 이번 딱 100명을 끝으로 ‘더 이상의 자원 낭비는 하지 않겠다’라고 공언했다.

     “애들 더 데려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레타르는 ‘협곡의 아이들’이 좋아?”

     “응! 전부 친해져서 다 좋아! 헤헷. 걔들 다 내 친구야!”

     “친구인 건가.”

     레타르가 보육원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며 사교성을 기르는 건 좋은 징조다.

     하지만 아버지가 한 말이나 내가 했던 말처럼, 언제까지 이 돈 먹는 하마를 놔둘 수는 없는 노릇.

     “아쉽네. 이번 애들이 마지막이라니….”

     “또 모르지. 보육원이 효과적이라는 게 입증된다면, 새로 지을지도.”

     * * *

     웃어야 할까.

     아니면 울어야 할까.

     역사는 바뀌는 것이며, 운명은 믿지 않지만, 때때로 ‘악연’은 필연으로 작용하는 모양이다.

     “오빠. 저기 쟤, 계속 나 바라보는 것 같은데?”

     “…….”

     흐트러진 백금발.

     그리고 그 아래에 스치듯이 보인 짙은 보라색의 눈동자.

     “오, 오빠…?”

     “아아, 그렇네. 레타르에게 첫눈에 반한 걸지도.”

     미래.

     “버림받은 늑대 같은 녀석이네.”

     레타르에게 고문당하며 괴로워하다, 레타르를 죽인 녀석이 들어왔다.

     “…흐.”

     몰락한 왕국의 기사들을 고문하여 죽이기를 즐기던 ‘블러디 화이트’, 레타르 지브롤터를 죽인 미래의 영웅이.

     “재미있네.”

     마스터의 재능을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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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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