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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

       늪지대라고 하면 썩은 물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건 모르는 이야기다.

         

        늪지는 늪지만의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맹그로브 나무와 물 위에 떠다니는 연잎들. 그곳에 살기 위해 모이는 벌레와 그걸 잡아먹는 작은 짐승들. 그 짐승을 잡아먹는 또 다른 짐승. 그리고 그런 놈들을 무시하고 물만 마시기 위해 찾아오는 큰 짐승.

         

        이곳 또한 하나의 생태계였다.

         

        각자의 목적을 가진 다양한 생물이 모이는 곳이다.

         

        누군가에겐 보금자리, 누군가에겐 먹이, 누군가에겐 식수.

         

        솨아아아.

         

        나의 경우엔 셋 다 해당한다.

         

        그리고 지금은 먹이를 노리고 있고.

         

        사냥의 기본은 기다림이다.

         

        침착하게 먹이를 기다렸다.

         

        수면 속에서 눈을 부릅뜨고 몸을 최대한 넓혀 미세한 진동을 최대한 느낀다.

         

        톡.

         

        작은 파장이 일렁거린다.

         

        누군가 왔다.

         

        파장의 크기를 보아하니 그리 크진 않을 거다.

         

        그간 경험에 비춰보면, 미크로랍토르 정도 되려나.

         

        토독.

         

        놈이 물가에 고개를 박았다.

         

        초보 사냥꾼이라면 성급하게 고개를 내밀었을 거다.

         

        그러다 사냥감을 놓칠 테고.

         

        짐승이 물을 먹는 그 순간이, 가장 신경이 곤두세워질 때다.

         

        아직 때가 아니다.

         

        더 기다린다.

         

        투툭.

         

        물을 다 마시고 고개를 빼려는 바로 지금!

         

        쿠콰아아아!

         

        “끼이이이익!”

         

        미크로랍토르는 새된 소리를 내며 앞다리를 펄럭거렸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카이만보다 빠른 내 속도에 반응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끼기긱! 끼이이익!”

         

        이미 내 입안에 들어온 사냥감.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하고 있지만, 놈도 깨달았을 거다.

         

        저항은 무의미하다는 걸.

         

        우드드득!

         

        텁.

         

        꿀꺽.

         

        뼈 채로 씹어 먹었다.

         

        맛은 꽤 괜찮았다. 벌레들이랑 비교하기엔 미안할 정도였다.

         

        뼈 채로 씹어 먹으니 고소하기도 하고.

         

        사냥을 성공한 건 좋은데, 조금 아쉽기도 했다.

         

        놈을 잡느라 일으킨 소란 때문에 주변에 있던 다른 사냥감들이 모조리 도망갔으니까.

         

        오늘 사냥은 여기서 끝.

         

        다음에는 더 큰 놈을 노려야지.

         

        지난번에 우연히 프로토케라톱스를 사냥한 적이 있는데, 꽤나 만족스러웠다.

         

        맛은 미크로랍토르가 더 좋긴 한데 고기의 양이 차원이 다르니까.

         

        입가에 묻은 핏물을 두어 번 털어낸 후 두 발로 일어났다.

         

        진화한 이후에도 꾸준히 두 발로 움직이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악어처럼 사냥하는 방법이 성공률이 제일 높아서 자주 쓰고 있긴 한데, 행동도 악어처럼 변하는 게 문제였다. 나도 모르게 데스롤을 쓰려고 하지 않나.

         

        내 정체성을 다시 잡아야지.

         

        타다닷!

         

        수면을 박차고 달렸다.

         

        내 덩치가 커졌음에도 필요 이상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소룡등천보를 거의 완벽히 익힌 덕분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커다란 맹그로브 나무다.

         

        카이만이 박살 낸 이후 새롭게 지은 보금자리다.

         

        원래 악어왕도마뱀은 물이 아니라 나무 위에 사는 생물.

         

        그 특성을 반영해 가지가 넓은 나무를 선정해 아지트를 지었다.

         

        거미줄과 나뭇잎을 엮어서 만든 천연 침대.

         

        따사로운 햇볕을 피하기 위한 가림막.

       

       자랑하듯 깔아둔 카이만의 가죽.

         

        배고플 때 꺼내 먹으려고 준비한 두꺼비 육포들.

         

        거기에 반갑게 인사하는 거미 두 마리.

         

        “키에엑!”

         

        그래. 나도 반가워.

         

        안정적인 삶이었다.

         

        이 정도면 성공한 삶이라고 불러도 될 거다.

         

        딱히 내 목숨을 위협하는 것도 없고 사냥도 매번 성공한다.

         

        …이 정도면 늪지대 상부를 슬쩍 보고 와도 괜찮지 않을까?

         

        끽 해봐야 얼마나 차이 나겠어.

         

        그래. 한 번 보고 오자.

         

        조금 만만해 보이면 북벌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고.

         

        투스 푸스야.

         

        형 외출 좀 갔다 올게.

         

        “겍겍.”

         

        배고프면 두꺼비 포 뜯어 먹으렴. 독은 다 날아갔을 거야.

         

        “키이엑!”

         

        투스와 푸스는 짧은 다리를 흔들며 날 배웅했다.

         

        그렇게 늪지대의 상부로 향했다.

         

        나도 나름의 자신감이 있었다.

         

        이래 보여도 공룡 몇 마리를 잡아먹은 몸이다.

         

        물론 미크로랍토르나 프로토케라톱스 같이 나보다 덩치가 작은 녀석들이긴 하지만.

         

        그 괴물 같은 카이만도 꺾었는데 무엇이 무서울까.

       

       덩치도 많이 자라서 이제 카이만과 동급인 수준까지 올라왔다.

         

        자, 덤벼라 새로운 세상아.

         

        내 치기 어린 포부는 언덕을 넘어선 순간 어딘가로 슉 하고 날아갔다.

         

        “끼기기긱!”

         

        음산한 울음소리.

         

        【데이노니쿠스 LV9】

         

        【데이노니쿠스 LV4】

         

        【데이노니쿠스 LV6】

         

        ….

         _________________________

        【데이노니쿠스】

         

        몸길이는 3m이며 무게는 60~100kg까지 나가는 소형 육식 공룡입니다.

        지능이 매우 높은 사냥꾼이며 무리를 이루어 커다란 공룡을 사냥합니다.

        뒷다리에 달린 두 번째 발톱이 매우 날카로우며, 먹잇감의 배에 구멍을 뚫은 후 과다 출혈을 유발하는 사냥 방식을 선호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데이노니쿠스.

         

        영화에 나오는 그 똑똑한 벨로시랩터는 누구나 알고 있을 거다.

         

        그 벨로시랩터의 모델이 바로 이 녀석들이다.

         

        개체 하나만 해도 나보다 스펙이 좋다.

         

        그런데 그런 놈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니.

         

        “크롸라라!”

         

        내 충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 녀석과 싸우고 있는 또 하나의 공룡을 봐버렸기 때문이다.

         

        【바리오닉스 LV22】

         

        __________________________

        【바리오닉스】

         

        몸길이는 7~10m이며 무게는 1.2~2t까지 나가는 중형 육식 공룡입니다.

        악어처럼 긴 주둥이에 달린 빽빽한 이빨과 30cm가 넘는 기다란 발톱은 물고기를 사냥하는 데 특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물고기뿐만 아니라 다른 공룡을 공격해 사냥하는 것도 서슴지 않아 하는 숙련된 사냥꾼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 녀석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스피노사우루스의 열화판이다.

         

        등에 달린 게 사라지고 크기를 좀 줄이면 바리오닉스가 나온다.

         

        그래서 만만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내 눈으로 직접 본 지금 이 순간, 그 생각을 반성했다.

         

        저게 어떻게 중형 육식 공룡이란 말인가.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대지가 진동했다.

         

        피라냐카이만이 저 녀석을 만났다면 그저 한 끼 식삿거리밖에 되지 않았을 거다.

         

        그만큼 저 녀석은 압도적이었다.

         

        데이노니쿠스와 바리오닉스의 전투.

         

        원래라면 바로 도망가야 맞는 상황이지만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두근.

         

        심장이 빠르게 뛴다.

         

        공룡끼리 싸우는 모습을 실제로 보게 되다니.

         

        그것도 어중이떠중이도 아니고 나름대로 이름 있는 녀석들의 생사결을 보다니.

         

        이건 위험하더라도 봐야 한다.

         

        저런 고수들의 싸움을 보는 것만으로도 얻어 갈 게 있을 거다.

         

        의문이 들긴 했다. 여섯이라는 수가 모였어도, 데이노니쿠스가 바리오닉스에게 덤비다니. 게다가 저 늪지대는 바리오닉스의 영역 아니던가.

         

        바리오닉스의 거대한 앞발이 데이노니쿠스를 향해 날아들었다.

         

        싸아아아악!

         

        소리만 들어도 온몸이 저릿거린다.

         

        데이노니쿠스는 빠른 몸놀림으로 공격을 피해냈다.

         

        “크라아아아악!”

         

        바리오닉스는 포효와 함께 엄청난 속도로 놈들에게 달려갔다.

         

        쿠웅.

         

        쿠웅.

         

        타다다닷!

         

        데이노니쿠스는 한 번에 산개했다.

         

        선두에 선 자가 공격을 피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놈들이 무방비 상태인 꼬리를 노렸다.

         

        “크르르륵!”

         

        잠깐만.

         

        흐름이 무언가 이상했다.

         

        여럿이서 무리 사냥을 하는 건 당연한 야생의 본능이다.

         

        저 종의 무기기도 했고.

         

        그런데 내 눈에는 저 움직임이 왜 이리 어색하게 보이는 걸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공룡의 움직임으로 보이지 않았다.

         

        내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발의 위치.

         

        그리고 일정한 간격으로 치고 빠지는 패턴.

         

        진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선두가 계속 바뀌는 걸 보면 차륜전의 묘리까지 곁들이고 있는 거 같았다.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으니 저 괴물에게 덤빈 거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노니쿠스 쪽이 유리해졌다.

         

        차륜전.

         

        수레의 바퀴가 돌아가듯, 선두를 바꿔 체력을 보존하고 적의 체력만 빠지게 한다.

         

        바리오닉스는 지쳤고 데이노니쿠스는 멀쩡하다.

         

        이대로라면 저 거구가 쓰러질 게 자명했다.

         

        하지만 데이노니쿠스는 방심하고 있었다.

         

        그들이 싸운 장소가 바로 물가라는 사실을.

         

        “크와아아아악!”

         

        데이노니쿠스의 진법을 파악해 낸 바리오닉스가 상대의 위치를 예상하고 꼬리를 휘둘렀다.

         

        꽈아아아앙!

         

        그 결과 데이노니쿠스 하나가 정통으로 꼬리에 맞고 말았다.

         

        결과는 즉사.

         

        저 거구에 당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다.

         

        “크르르르륵….”

         

        바리오닉스는 다음 상대를 노려봤다.

         

        “끼익! 끼이끼익!”

         

        데이노니쿠스는 소리를 높였다.

         

        “크아아아아!”

         

        바리오닉스가 마저 덤벼드는 그 순간, 고개를 돌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빠른 판단이었다.

         

        하나가 빠진 이상, 저 괴수를 상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거다.

         

        바리오닉스는 놈들을 쫓는 대신, 죽어버린 데이노니쿠스를 씹어 먹는 걸 택했다.

         

        우두두둑.

         

        ……내가 뭘 본 거지?

         

        내가 상상한 것을 한참이나 넘어선 싸움이었다.

         

        그냥 공룡끼리 치고받는 걸 생각했는데, 내가 본 그 어떤 싸움보다 수준이 높았다.

         

        허초와 실초. 진법과 차륜전. 학습을 통한 분석과 냉철하고도 빠른 판단.

         

        이것이 어찌 말 못 하는 짐승들의 싸움일까.

         

        그래.

         

        당분간은 얼씬도 하지 말아야지.

         

        카이만이 저기 박혀 있던 이유가 있구나.

         

        그래도 다행인점은, 지형 때문인지 놈들이 내가 있는 곳으로 넘어올 생각을 하진 않았다는 거다. 만약 넘어왔다면 카이만이 늪지대의 주인이 아니었겠지.

         

        후.

         

        저건 쳐다도 보지 말아야지.

         

        투스랑 푸스한테도 경고 해주고.

         

        괜히 들어갔다가 관심을 끌어서 놈들이 넘어올 수도 있으니까.

         

        …설마 저기에 스스로 들어가는 바보가 있겠냐마는.

         

         

        *

         

         

        “허억….”

         

        여덟 명의 삼류 무인들은 거친 숨을 내쉬었다.

         

        “이게 다 무슨 꼴이오!”

         

        크게 한탕 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남궁연을 따라온 그들이었다.

         

        그러나 영물 대신 그들 앞에 나타난 건 천마신교의 교주였고 그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후…. 그래도 마교도놈들도 별거 없지 않소? 이렇게 보란 듯이 살아남았으니 말이오.”

        “끌끌. 그 말이 맞긴 하오. 이래서 마교놈들이란. 덕분에 십만대산의 한가운데로 오게 된 꼴이 되었으니.”

         

        좌호법이 그들을 죽이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도리가 없을 것이다.

         

        이들은 이류도 되지 못한 삼류 무인이었으니까.

         

        쉽게 말해서 시정잡배.

         

        남궁연이 버리는 패로 쓰기 위해 데려온, 욕심에 눈이 먼 자들.

         

        그렇게 그들이 낄낄거리고 있을 때 어디선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으허엉….”

         

        그들과 함께 도망친 만두머리의 소녀였다.

         

        “어떤 새끼가 재수 없….”

        “기다리시오.”

         

        붉은 머리의 사내가 욕지거리하려는 다른 사내를 막아 세웠다.

         

        그러곤 뚜벅뚜벅 걸어서 소녀의 앞에 섰다.

         

        “그러고 보니, 당가에서 오신 분 아니시오?”

        “흐어엉…. 마, 맞긴 한데요….”

         

        사람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무려 오대세가의 사람이 같은 무리에 있다.

         

        다들 고만고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 걱정되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당가의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본적인 내공도 남다를 것이고 영물에게 치명적인 독을 다루는 걸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시름 놨구나.

         

        그런 생각과 동시에 의문이 생겼다.

         

        대체 뭐 때문에 저리 슬프게 우는 걸까.

         

        “왜 그리 우시는 거요?”

        “달 대협이 사라졌습니다…. 흐허헝….”

         

        달 대협이라, 붉은 머리의 사내는 골똘히 생각했다.

         

        그는 우리 안에 갇힌 영물 하나를 기억해 냈다.

         

        분명 벽력탄이 터진 순간, 우리가 부서지면서 그 영물도 바깥으로 나왔었다.

         

        아마도 그것이 당가의 영물일 거다. 가까이 가기만 해도 독의 기운이 물씬 느껴졌으니까.

         

        “허허. 걱정 마시오. 낭자가 정신만 차린다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요.”

         

        붉은 머리 사내는 저 소녀에게 호감을 사기로 했다.

         

        고수와 친해지는 건 나쁠 것 없는 장사였으니까.

         

        이곳을 탈출한 후에 당가와 연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망상을 하며.

         

        “하, 하지만….”

        “하지만?”

        “전 달 대협을 모시는 역할이지, 전투가 전문이 아니란 말이에요….”

         

        텄네, 텄어.

         

        몇몇 사내가 땅에다 침을 뱉었다.

         

        생긴 것만 보면 그냥 평범한 아녀자와 다를 바 없었다.

         

        느껴지는 내공도 오대세가의 것이라기엔 크지 않았고.

         

        이 여자에게 전투를 기대해선 안 된다.

         

        즉, 짐덩이가 늘었다는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티를 낼 순 없었다.

         

        어찌 됐든 당가의 사람이라는 건 확실하니까.

         

        여기서 함부로 대했다간, 복귀하더라도 소리 소문 없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붉은 머리 사내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다.

         

        조금 힘들긴 하겠지만, 이 여자를 자신이 지켜준다면 당가와 확실한 연이 생기는 거다.

         

        “하하. 낭자, 걱정 마시오. 혈사자라는 별호는 들어봤을 거요.”

         

        만두머리 소녀, 당소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 혀, 혈사자라고요?”

         

        혈사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개방의 거지들에게 돈을 뿌린 효과가 있구나.

         

        당가의 여식이 자신의 별호를 알 정도였으니까.

         

        “요, 요즘은 삼류 무인도 벼, 별호를 자칭하고 다녀요?”

         

        당소영은 훌쩍이면서도 할 말을 했다.

         

        “…낭자, 방금 무어라 하셨소?”

        “히익! 미, 미안해요…. 삼류 무인이 되도 않는 별호를 달고 다니는 게 참 아니꼽다. 이, 이렇게 말했어요….”

         

        코를 팽 푸는 당소영.

         

        혈사자는 자신의 귀가 잘못됐는지, 눈이 잘못됐는지 한동안 파악하지 못했다.

         

        저런 태도를 보이면서 어떻게 저리 신랄하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이자가!”

         

        혈사자가 날뛰려는 순간, 다른 무인들이 그를 제지했다.

         

        “에헤이. 이 사람아. 이거 왜 이러시나. 그러다가 물 한 모금도 마음대로 못 마실 걸세.”

         

        당가를 건들지 마라.

         

        동료 무인의 경고였다.

         

        건들거면 확실하게 해라.

         

        그런 뜻이 담겨 있기도 했다.

         

        “크흠. 대충 진정된 거 같으니, 모두 의견을 모으는 건 어떻소? 본인은 흑…. 아니, 장봉이라하오.”

         

        장봉은 나름 비싼 값을 내고 만들어낸 별호를 말하려다가 꾹 참았다.

         

        당소영의 녹색 눈빛이 번뜩거렸기 때문이다.

         

        별호를 말했다간 어떤 욕을 들을지 몰랐다.

         

        “흥. 의견을 모을 게 어딨소? 멍청한 마교도 놈들이 정원에 들어왔으니 최대한 많은 영약을 가져가야지.”

        “함께 움직이면 더 좋을 것이오. 영약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체질에 맞지 않으면 사용하지 못하잖소. 내 생각은 이러오….”

         

        누군가는 서로 이야기하느라, 누군가는 모욕을 당한 것에 대한 분을 삭이느라, 누군가는 모종의 계획을 꾸미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들의 집중력은 칭찬할 만한 것이었다.

         

        “끼기긱! 끼긱!”

         

        동료 하나를 잃은, 굶주린 데이노니쿠스 무리가 다가올 때까지 눈치 못 챘으니까.

       


           


I Became an Evolving Liz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n Evolving Liz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진화하는 도마뱀이 되었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as a lizard in a martial arts world. “Roar!” “He’s using the lion’s roar!” “To deflect the Ten-Star Power Plum Blossom Sword Technique! Truly indestructible as they say!” “This is… the Heavenly Demon Overlord Technique! It’s a Heavenly Demon, the Heavenly Demon has appeared!” It seems they’re mistaking me for something e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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