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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

       

       진득한 피로감과 함께 돌아온 기숙사.

         

       나는 방에 발을 들이자마자, 목을 조이고 있던 넥타이를 풀어헤쳤다.

         

       그리고는 겉옷을 벗으며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씻고 나올게. 잠옷 좀 준비해줘, 레이첼.”

         

         

       그 말에 옆에서 내 겉옷을 받아들고 있던 레이첼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 벌써 주무시려고요?”

         

       “응… 조금 피곤하네…”

         

       “알겠어요.”

         

       “……항상 고마워.”

         

       “히힛, 별말씀을요!”

         

         

       나는 고생하는 레이첼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하고는, 새하얀 욕실 안으로 스스로를 밀어넣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장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커다란 거울이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 서있는 한 소년.

         

         

       우울하기 그지 없는 흑빛의 머리칼.

         

       소름끼치도록 깊이 잠겨있는 검은색 눈동자.

         

       어색한 미소가 누더기처럼 덕지덕지 기워져 있는 입가.

         

       죽어있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살아있다 말하기엔 모호한 소년.

         

       그는, 내가 모르는 소년이었다.

         

         

       -달칵, 쏴아아아…

         

       마도구와 연결된 레버를 당기자, 머리 위로 차가운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조용히 눈을 감은 채로, 쏟아지는 물방울들의 무게를 느꼈다.

         

       싸늘한 직선들은 세차게 몸을 때린다.

         

       한기는 나쁜 생각처럼 집요하게 피부를 파고들며 따스함을 잡아먹는다.

         

       그것은 내 심장에 송곳을 박아넣던 목소리들과 닮아있다.

         

         

       -야, 솔직히 쟤가 국대인거 조금 빡치지 않냐?

         

       -어쩌겠냐~ 무려 협회장님 아드님 되시는 분인데.

         

       -좆같네 진짜… 혈연 빨 부럽다.

         

         

       어지러운 머릿속으로 과거의 환청이 들려온다.

         

       전생에 나를 겨눴던 비수들이 귓바퀴를 타고 또르르 굴러내려온다.

         

         

       -미안해, 나루야… 더 이상 말 걸지 말아줘.

         

       -저리 꺼져…! 너 때문에 창호 오빠가…!!

         

       -저거한테 잘해줬다가 인생 말아먹은 애들이 어디 한 둘이냐…

         

         

       살을 에는 듯한 시끄러운 빗줄기 속에서, 나는 몸을 닦아냈다.

         

       살껍질을 벗겨내려는 것처럼 거칠게 수건을 박박 문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피어나는 거품들은 나를 포근하게 감싸안아왔다.

         

       나는 그 망상된 구름 속에 빠져 헤엄쳤다.

         

         

       -더 빠르게 움직여라! 더! 더!

         

       -고작 이 정도로 지치다니… 실망스럽기 그지 없군.

         

       -쓰레기 같은 녀석.

         

         

       고막을 짖이기는 음성들을 뒤로.

         

       오늘 아카데미에서 들었던 목소리들이 뒤섞였다.

         

         

       -히익…!

       

       -야, 야, 빨리…! 빨리 지나가자…!

       

       -눈 마주치지 마…!

         

         

       익숙한 대사들은 어느새 형체를 가진 채로 나를 노려보고 있다.

         

       나는 무거운 시선에 짓눌리듯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떨리는 입술로 더듬더듬 물었다.

         

         

       “내가… 뭘 어쨌, 다고…”

         

         

       내가 어떤 잘못을 했기에.

         

       당신들은 나를 그렇게 미워하는 걸까.

         

       추악한 불행의 운명을 타고난 주제에, 뻔뻔하게 사랑을 바랐던 내가 문제였던 걸까.

         

       나는… 정말로 행복을 꿈꿔서는 안되는 사람인 걸까.

         

         

       -박박박박!

         

       몸의 가죽을 전부 벗겨낼 기세로 움직이고 있는 수건.

         

       피부는 어느새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허나, 나는 손을 멈추기는 커녕 더욱 힘을 주며 살을 긁어냈다.

         

         

       이렇게 나 자신을 닦아내면.

         

       내게 붙어있는 불행들을 전부 떼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그렇게 한참 동안 스스로를 죽이고 있으면, 별안간 귓가에 앳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웃기시네.”

         

         

       그 비웃음의 주인공은 거울 속에 서있는 나.

         

       아니, 어쩌면 거울 밖에 서있는 나.

         

         

       “모든건 네가 자초한 일이었잖아.”

         

         

       나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표정을 지은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치미는 구토감에 나는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모두가 말해… 너는 살아있어서는 안되는 아이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사실은 너도 그렇게 생각하잖아?”

         

       “아니라고…!!”

         

       “하하하하하!! 정말이야!?”

         

         

       나는 귀밑까지 입꼬리를 찢으며 역겨운 웃음 소리를 터트렸다.

         

       그것이 주는 모멸감에 나는 들끓는 살의를 도저히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나는 거울 속에 있던 나를 때려눕힌 뒤, 몸에 올라탄 채로 그 가증스러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네가… 네가 뭘 알아…!!”

         

       “아주 잘 알지~”

         

         

       온 힘을 다해 압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미소 지어보이는 나.

         

       칠흑으로 물든 한마디가 심장을 꿰뚫었다.

         

         

       “너는.”

         

       “나는.”

         

       “너를 미워하고 있잖아.”

         

       “나를 미워하고 있잖아.”

         

         

       다음 순간.

         

       나와 나의 위치가 뒤바뀐다.

         

       나는 욕실 바닥에 엎어져 있었고, 나는 그 위에 올라탄 상태로 우악스럽게 목을 조르고 있었다.

         

       광기에 젖은 검은색 눈동자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죽어. 이대로 죽어버려.”

         

       “끅, 끕… 안, 안돼…”

         

       “죽어!! 죽어버리란 말이야!!!”

         

       “도, 커흑… 도와, 줘, 흐큽…”

         

       “죽으라고!! 뻔뻔하게 살아있지 마!!! 아무, 나… 살, 커헉, 려줘… 죽어! 죽어죽어죽어!! 그만, 해… 숨이, 이제, 는…”

         

         

       그렇게 목뼈가 부러지기 직전, 나를 멈춰준 것은.

         

         

       -띠링!

         

       [스킬 ‘철의 정신’이 상태이상(환청, 환각, 트라우마, 자살충동, 우울… 외 5가지)을 무효화합니다.]

         

         

       다름 아닌 상태창이었다.

         

         

       “커헉! 하아… 하아…”

         

         

       나는 스스로의 목을 죄고 있던 손을 떼어내며 가쁘게 호흡했다.

         

       입가에 가득찬 물을 뱉어내자, 욕실 타일 위로 붉은 잔상이 튀었다.

         

       입술이 터지기라도 한 것인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닦아내며 휘청이는 몸을 일으켰다.

         

       환청들이 사라지자 텅 비어버린 머릿속으로는, 차마 지워내지 못한 메아리들이 울리고 있었다.

         

         

       -달칵…

         

       나는 물줄기의 레버를 닫은 뒤, 수건으로 물기들을 닦아냈다.

         

       입가에 핏자국 또한 보이지 않게 잘 지워냈다.

         

       분주히 손을 움직이며 뒷정리를 하던 와중, 다시 한 번 거울이 눈에 들어왔다.

         

         

       “……”

         

         

       거울 속에는 여전히 한 소년이 서있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내가 모르는 소년이었다.

         

         

       .

       .

       .

         

         

       목욕을 끝내고 잠옷을 챙겨입은 나는 곧바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털썩, 내가 안착함과 동시에 푸욱 내려가는 침대.

         

       나는 그 푹신한 질감을 곱씹으며 이불을 끌어안았다.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고요히 잠에 들고 싶었다.

         

       나는 뒤척거리며 이불 속으로 더 파고들었다.

         

       무언가로부터 숨으려는 것처럼.

         

       필사적으로.

         

         

       그렇게 침대의 중앙에 쭈그리고 누운 나는, 새우처럼 동그랗게 몸을 말았다.

         

       텅 빈 방 안으로는 시계 소리만이 잔잔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똑딱똑딱…

         

       초침이 숫자들을 가로지를 때마다.

         

       나는 이 회색 세계에서도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되새겼다.

         

       미약한 소음들에 점점 매몰되어가고 있으면, 마음 위로 한 송이의 감정이 꽃처럼 피어올랐다.

         

         

       가슴이 아려왔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음에도 참기 힘든 추위를 느꼈다.

         

       의식이 멍해지고, 호흡이 가라앉았다.

         

       가만히 있던 손은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주변을 더듬거리더니, 결국 괜한 이불자락만을 꽉 쥐었다.

         

         

       나는 이 감정의 이름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전생을 살면서 가장 많이 마주했던 감정이었으니까.

         

       이것의 이름은 외로움이었다.

         

       지독한 무력감을 동반한 외로움.

         

         

       이 세계에 와서는 깔끔하게 사라진 감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라진게 아니라, 단순히 모습을 숨기고 있을 뿐이었나보다.

         

       아주 오랜만에 나타난 외로움은 내 안으로 천천히 녹아들었다.

         

       내 영혼은 마치 스펀지처럼 그것을 빨아들였고, 나는 새파란 감정들로 축축하게 젖어들어갔다.

         

         

       나는 소리치려 했다.

         

       아무나 도와달라고, 나를 혼자 두지 말아달라고.

         

       이 고요는 너무 아프다고.

         

       다시 겪고 싶지 않다고.

         

       방밖에 있는 레이첼이라도 나의 절규를 들을 수 있도록 울부짖으려 했다.

         

         

       하지만, 입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 무력감에 익사해버린 몸뚱아리는 스스로 움직이는 법을 까먹은 상태였다.

         

       나는 들리지 않는 비명과 함께, 고독의 파도에 잠겨들어갔다.

         

         

       깊이.

         

       더 깊이.

         

       더는 가라앉을 바닥이 없을 정도로 깊게.

         

       그렇게 내 몸이 가라앉고 가라앉아, 바다의 밑바닥에 닿기 직전.

         

         

       -똑똑…

         

       누군가가 내 방문을 두드렸다.

         

         

       -도련님, 주무시나요?

         

         

       레이첼의 목소리였다.

         

       대답을 주고 싶었으나, 입이 좀처럼 떨어지질 않았다.

         

         

       -으음… 들어갈게요…?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레이첼.

         

       그녀가 내 곁에 다가오고 나서야, 나는 다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나는 뒤집어 쓰고 있던 이불을 걷어내며 눈을 떴다.

         

         

       감고 있던 눈꺼풀을 들어올리자 보인 것은, 하녀복에서 잠옷으로 갈아입은 레이첼이었다.

         

       하늘하늘한 색감의 잠옷은 특유의 상큼한 분위기를 뿜어냈다.

         

       의상이 약간 펑퍼짐한 편이었음에도, 군데군데 그녀의 유려한 곡선이 드러나 있었다.

         

       소녀의 갈색 눈동자는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흠칫 몸을 떨며 물었다.

         

         

       “혹시 주무시고 계셨나요…?”

         

       “……아니, 깨어있었어.”

         

       “휴! 그럼 다행이고요!”

         

         

       깨어있었다는 말에 해맑게 웃어보이는 레이첼.

         

       그녀는 이쪽으로 다가오더니 슬쩍 침대에 걸터앉았다.

         

       나는 레이첼을 따라 누워있던 몸을 세워 앉았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긴요! 도련님, 머리도 안 말리고 주무시면 어떻게 해요!”

         

         

       레이첼은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내 머리칼을 가리켰다.

         

       그 말에 머리카락을 쓸어보니, 정말로 축축한 물기가 남아있었다.

         

       아까 말릴 때 제대로 말리지 않았나 보네.

         

       나는 손으로 머리를 탈탈 털어냈다.

         

       그러자 레이첼이 기겁을 하며 나를 말렸다.

         

         

       “자, 잠시만요! 수건을 닦아야죠!”

         

       “……귀찮은데.”

         

       “가만히 계세요! 제가 말려드릴테니까요!”

         

       “으응……”

         

         

       거실에서 뽀송한 수건을 가져오더니, 나를 앉혀놓고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하는 레이첼.

         

       마른 천조각이 젖은 머리칼에 닿으며 점잖게 습기를 털어낸다.

         

       나는 부드럽게 이어지는 레이첼의 손길을 받으며, 입을 다물고 있었다.

         

         

       다정함이 묻어나오는 소녀의 토닥임은.

         

       수건을 통해 내 머리카락에 닿고.

         

       머리카락을 통해 내 피부에 닿고.

         

       피부를 통해 내 마음에 닿았다.

         

       방금까지 나를 잠식하고 있던 외로움과 무력감이 조금은 씻겨나가는 듯한 감각이었다.

         

         

       등 뒤로 느껴지는 포근한 체온 속에서, 나는 편안함을 느꼈다.

         

       동시에 불안감을 느꼈다.

         

         

       나는 오늘 내가 받았던 눈빛들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를 두려워 하고, 혐오하고, 미워했다.

         

       어쩌면… 레이첼도 같지 않을까?

         

       항상 나에게 친절했던 그녀지만, 사실 속으로는 레이첼도 나를 증오하고 있는게 아닐까?

         

         

       레이첼이 나를 미워할 이유는 충분했다.

         

       라이덴이 망나니로 변한 뒤, 가장 심하게 대했던게 레이첼이었으니까.

         

       마지막의 마지막이 되어서까지도 라이덴에게서 등을 돌리려고 하지 않았던 만큼.

         

       가장 가혹하게 라이덴의 괴롭힘을 받았던 인물이 그녀였으니까.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레이첼은 내가 이 세계에 온 이후로 가장 가까이 했던 사람이다.

         

       매번 해맑게 웃어주며, 내 뒷바라지를 해주던 그녀가.

         

       사실은 나를 마음 속 깊이 미워하고 있었다면……

         

         

       ……나는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을까?

         

         

       “머리를 잘 말리고 주무셔야 해요~ 베개에 물냄새 밴단 말이에요.”

         

         

       나긋나긋하게 울려퍼지는 소녀의 목소리.

         

       나는 잠시 입을 우물거리다가, 이내 이야기를 꺼냈다.

         

         

       “……레이첼.”

         

       “그러니까, 머리를… 어, 네?”

         

         

       내 부름에 머리 위로 느껴지던 움직임이 멈췄다.

         

       나는 그 사소한 부분에서도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초조를 느꼈다.

         

       애써 담담함을 가장해낸 나는 조용히 물었다.

         

         

       “너도… 내가 미워…?”

         

       “네…?”

         

       “너도… 내가 밉냐고.”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물음을 듣자 한 층 가라앉은 분위기로 되물어오는 레이첼.

         

       방금까지 들려오던 생기발랄한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진지함을 머금은 저음의 목소리만이 남아있었다.

         

       나는 혀가 굳는 탓에 어눌하게 뭉개지는 발음을 다잡으며, 내가 걱정하고 있던 바를 이야기했다.

         

         

       “내가 사라지기 전… 그러니까, 내가 아직 망나니였던 시절에 가장 악랄하게 괴롭혔던 사람이 너였잖아…”

         

       “그래서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들도 나는 혐오하는데, 나한테 직접적으로 괴롭힘까지 당한 너라면……”

         

       “도련님을 엄청나게 미워할 것이다?”

         

       “으… 으응…”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레이첼은 살짝 어두운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평소의 장난기 넘치는 미소가 사라진 그녀의 모습은, 어딘가 무섭게 느껴졌다.

         

         

       -꿀꺽…

         

       긴장이 극에 달한 내가 마른침을 삼키고 있자.

         

       레이첼이 피식 웃으며 무표정을 풀었다.

         

         

       “도련님.”

         

       “……응.”

         

       “제가 어떻게 도련님을 미워할 수 있겠어요.”

         

         

       도련님은.

         

         

       “절망에 빠져있던 제 인생을, 구원해주신 분인걸요.”

         

         

       레이첼은 그리 말하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티없이 맑고 깨끗한 웃음이었다.

         

         

       그녀는 어느새 다 마른 내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주며, 조곤조곤 내게 물었다.

       

         

       “옛날에 기억나세요? 저와 도련님이 어떻게 만났었는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024.2.16
    리메이크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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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epressed Kendo Player Possesses a Bastard Aristocrat

A Depressed Kendo Player Possesses a Bastard Aristocrat

A Depressed Kendo Player Possessed by a Bastard Aristocrat DKPBA 망나니 귀족에 빙의한 우울증 검도 선수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Don’t worry, Mom.

This time I will be truly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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