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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

       

       <대박 예감! 태양을 숨긴 달의 놀라운 시청률!>

       <눈물샘 자극, ‘태숨달’. KMB가 칼을 갈았다.>

       <태숨달의 호조 속, 액션왕 시청률 13% 끔찍한 위기.>

       <아역들 전성시대 아역파트는 ‘노잼’은 옛말?>

       <엄마들을 울린 아역, 주서연은 누구? 두유 CF의 예상치 못한 대박!>

       

       태양을 숨긴 달 3화.

       어린 이혜월과, 어린 윤서일.

       둘의 어린 시절의 끝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말하자면, 이제부터가 태양을 숨긴 달의 진짜 시작이라 할 수 있었다.

       성장한 이혜월, 그리고 윤서일이 재회하며 시작되는 이야기.

       

       하지만.

       

       – 아역파트 좀 더 길게 가져가도 됐을 듯?

       – 어무이가 보는데 옆에서 같이 봄 개꿀잼

       – 요즘 아역들은 다 이러냐????? 걍 미쳤던대

       – 조서희 누르고 뽑힌 애는 진짜 대박이네 왜 이겼는지 알겠다

       – 아이돌들은 애들 연기 좀 보고 반성해라 진짜

       

       인터넷 평가는 도리어 빨리 끝났다고 아쉬워 하는 평이 많았다.

       그 정도로 3화의 임팩트가 컸다는 거다.

       

       이런 경우는 보통은 없는 이례적인 일이었기에 연예계가 크게 술렁였다.

       특히.

       

       “주서연, 주서연 사진 찍으신 분?”

       “지난 번에 시사회랑 티저 이벤트 다녀오신 분 없어요?”

       “아니 무슨 기사에 실을 사진이 없어!!”

       

       그중 가장 다급한 건 기자들이었다.

       급한 대로 드라마의 장면을 캡쳐하여, 이미지를 포함시켰지만 역시 그건 맛이 살지 않았다.

       

       다른 기사들도 다 캡쳐를 떠 기사에 넣고 있으니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뭐야, 병훈 씨. 언제 찍은 거야, 이 사진?”

       “그야, 지난 티저 이벤트 때죠. 그리고 전 시사회도 다녀오지 않았습니까?”

       

       시사회나 티저 이벤트에서 단체로 찍힌 사진은 꽤 됐다.

       하지만 이병훈 기자처럼 단독 샷을 잡은 경우는 별로 없었다.

       

       “혹시 괜찮은 거 없어요? 저도 기사에 좀 쓰게.”

       “미안합니다. 마땅한 게 없어서요.”

       

       이병훈은 웃는 얼굴로 대답했지만, 속으로 혀를 찼다.

       

       ‘그러니까 하예서만 열심히 찍더니.’

       

       뭐, 어차피 다음 화가 되면 다시 하예서의 시대가 오겠지.

       이번 태양을 숨긴 달은 이미 대박이나 마찬가지이니까.

       

       “내가 진짜 오랫동안 연예계 기자 생활을 했는데, 아역 파트에서 이런 시청률은 처음 봅니다.”

       “그러게요. 어떻게 이게 되지?”

       “아내가 보는 걸 옆에서 봤는데, 확실히 기똥차요. 액션왕에 나온 그놈 누구더라, 아이돌?”

       “아, 세빈이요? 근데 아이돌치고는 꽤 잘하지 않았나?”

       

       한 기자의 말에, 사내는 고개를 저었다.

       

       “예, 아이돌치고는 꽤 잘했죠. 근데 아역보다는 못하잖아요. 심지어 이 주서연이라는 애. 드라마도 이번에 처음이라면서요?”

       “네? 그게 처음이라고요?”

       “아니, 무슨 기자가 이렇게 소식이 느립니까?”

       

       그런 대화를 들으며, 이병훈은 계속 기사를 썼다.

       아쉬운 점은 티저 이벤트 때 단독 인터뷰를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어제 참 묘했단 말이야.’

       

       어제 방영됐던 태양을 숨긴 달 3화에서 주서연이 보여준 연화공주의 연기.

       더할나위 없는 연기였지만, 이병훈은 묘하게 찜찜했다.

       

       마치, 정말로 떠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연화공주만이 아닌, 그 역할을 맡은 주서연까지.

       

       ‘에이, 설마.’

       

       어느 누가 이런 인기를 얻고, 갑자기 일을 그만두겠나.

       

       ‘그래, 분명 그럴거야.’

       

       이 아이에게는 빛남이 있다.

       분명 성장하면 대배우가 되겠지.

       

       이병훈은 그런 확신이 있었다.

       

       ***

       

       “하 PD님. 이거 제가 제대로 들은 거 맞죠?”

       「물론입니다.」

       “와, 이거 진짜.”

       

       태양을 숨은 달의 주역.

       어른 윤서일의 역할을 맡은 강성찬은 혀를 내둘렀다.

       

       “평균 30%인 것도 어처구니가 없는데. 순간 시청률이 예? 36%라고요?”

       

       저 시청률을 반으로 똑 잘라도 대박이다.

       초반 3화에 15%가 나온다면 소위 ‘대작’의 반열에 들어갈 확률이 높으니까.

       

       그런데 비록 순간 시청률이지만 36%를 넘었다는 건 강성찬에게 헛웃음만 나오는 일이다.

       

       “이거 제가 예전에 촬영했던 사극아시죠? 그때 그게 대박 났었는데, 마지막 화에나 41%가 되었습니다.”

       「알죠. 그때 아주 난리도 아니었잖아요?」

       “예, 난리도 아니었죠. 그럼 3화에 36%는 어떨 것 같습니까?”

       

       전화 너머로 하태오 PD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당연히 그도 알겠지.

       초반에 이 정도 흥행을 모은 드라마는 한 손에 꼽을 정도.

       

       이게 다 두 아역이 만들어낸 성과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원작이 있으니, 아무리 다른 드라마보다 시청률이 높다지만…….”

       

       그는 그렇게 말한 후,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 앞으로 저희가 제대로 못하면 욕을 아주 작살나게 먹겠습니다. 특히 하예서 배우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어요.”

       

       자신은 그래도 괜찮다.

       대배우 박선웅의 아들 박정우.

       그 아이는 예전부터 아역답지 않은 아역으로 유명한 천재였으니까.

       

       그런데 주서연은 다르다.

       딱 하나다.

       찍은 드라마가 애초에 이 태양을 숨긴 달 하나.

       

       그런 주서연과 비교당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연기파라 불리는 배우가 일곱 살짜리 애보다 연기를 못한다면?

       

       ‘물론 당연히 더 잘하겠지.’

       

       강성찬도 하예서의 연기가 서연보다 못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당연히 더 잘한다’로는 안 된다.

       

       이겨봐야 본전이고, 못하면 하예서 배우 인생에 다시 없을 쓴맛을 느끼게 될 거다.

       

       “그래서, 그 우리 어린 슈퍼스타는 지금 뭐 한다고 합니까? 지금 상황을 보니 밖에 나가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요. 아, 그렇지 혹시 다음 작품은 정해졌어요?”

       

       벌써 서연의 다음 연기가 기대되었다.

       혹시 잘하면 같이 끼어들어갈 마음도 있었고.

       

       하지만 그런 강성찬의 기대는 이어진 하태오의 말에 완전히 박살났다.

       

       “예? 그게 진짜입니까? 휴식기요?”

       

       한창 인기몰이하고 있는 어린 아역이, 무기한 휴식에 들어간다는 소식이었으니까.

       

       ***

       

       태양을 숨긴 달, 3화.

       순간 시청률 36%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탓에 서연은 말 그대로 동네 대스타가 되었다.

       

       유치원은 차마 등교할 엄두도 못 했을 정도다.

       벌써 3화가 방영된 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서연, 애들이 다 너 뭐하냐고 물어봐.”

       

       서연의 집에 찾아온 이지연이 말했다.

       그녀는 바닥에 널브러진 서연을 바라보았다.

       

       “므으으, 보면 알잖아.”

       

       서연은 몸을 인형에 파묻은 채, 그리 말했다.

       

       솔직히 서연의 입장에선 참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이었다.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뀐다,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지만 그 당사자가 될 거라곤 생각 못했다.

       

       “아까워.”

       “응?”

       “정말 쉴 거야?”

       

       이지연은 도리어 본인이 더 섭섭하다는 티를 냈다.

       그리고 문득 뭔가가 떠올랐는지, 조심스레 말했다.

       

       “혹시 이사가진 않을 거지?”

       

       갑작스레 큰 인기를 얻은 아역들에겐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다.

       이전에 어떤 시트콤에서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던 아역은, 그 인기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몇 번을 이사를 갔지만, 그건 변하지 않아서 결국 등교 거부까지 갔다고 한다.

       당연히, 아역도 은퇴.

       

       족히 십 년이 넘게 흐른 후에야 TV에 나와 짧게 근황을 전달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이사를 가면, 너랑 성우 학원을 어떻게 다녀?”

       “그건, 그러네.”

       

       그제야 이지연은 안심했다는 듯 웃었다.

       새삼 서연은 이지연이 자신을 신경 많이 쓴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고 보면 이지연이 있어서 괜찮은 건지도?’

       

       유치원의 폭군.

       이지연의 존재가 억제기가 되고 있을 확률이 컸다.

       

       “그리고, 나. 연기도 제대로 배울 건데.”

       “……네가? 왜?”

       “당연히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까 그렇지.”

       

       그런 서연의 말에 지연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

       며칠 전, 엄마와 함께 시청했던 태양을 숨긴 달 3화.

       

       이지연은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이게 비슷한 또래 아역의 연기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소속사에서 보았던, 그리고 연기 학원에서 보았던 오빠 언니들보다 서연이 훨씬 대단했다.

       비교조차 안 됐다.

       

       ‘그런데, 연기를 배워?’

       

       이지연은 생각했다.

       서연이 연기 학원에 간다면 모두가 얼어버릴 게 분명했다.

       

       ‘으음.’

       

       하지만 서연이 저렇게 말하는 걸보면 이유가 있겠지.

       결국 이지연도 아직 아이인 터라, 그냥 그렇게 납득했다.

       

       “서연아.”

       

       그때, 서연의 방문이 열리며 수아가 들어왔다.

       

       “지연이는 여기 음료수. 과일도 깎아놨는데 먹을래?”

       “네.”

       “그래, 그리고…….”

       

       수아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하태오 PD님이 인터뷰라도 하나 해보는 게 어떻냐고 하시는데?”

       “인터뷰요?”

       “아, 그냥 인터뷰는 아니고, 연예생중계에 출연하는 거래.”

       

       연예생중계.

       연예인들의 가십을 다루는 예능이다.

       그 예능에선 최근 화제가 된 스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하는 코너가 있었다.

       

       “참고로 아역은 이번이 세 번째라더라.”

       

       예능.

       솔직히 서연은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당장 배우고 싶은 게 많았고, 계속 얼굴을 비쳐 봐야 미련만 남을 것 같았으니까.

       

       ‘그래도, 마지막으로 인터뷰 정도는…….’

       

       그냥 홀연히 사라지는 것도 뭔가 멋있지만.

       그래도 인사 정도는 하는 게 좋으려나?

       

       서연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정말?”

       “네.”

       

       설마 서연이 승낙할 줄은 몰랐는지, 수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서연의 성격상 한번 결정한 건 미련 없이 떠날 줄 알았으니까.

       

       특히 예능 같은 건, 질색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수아의 생각과 달리, 서연은 예능을 특별히 질색하거나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예능에 나가면 방송 노하우 같은 것도 배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음.

       서연은 팔짱을 꼈다.

       버튜버는 결국 컨텐츠 싸움.

       

       이게 또 예능과 닮은 구석이 있다.

       하지만 말했듯, 방송에 계속 연을 두면 미련이 생길 테니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예능은 나중에 해도 되니까.’

       

       차라리 그때가 지금보다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이다.

       서연은 그렇게 생각하며 손가락으로 할 것들을 꼽았다.

       

       연기, 가창, 성우의 발성법. 

       거기에 만약을 대비한 호신술까지.

       

       ‘버튜버나 배우나 참 쉽지 않구나.’

       

       정말 앞으로는 바빠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

       

       “네? 정말 한다고 합니까?”

       

       하태오는 수아로부터 온 연락에 활짝 웃었다.

       서연의 성격이라면 단칼에 거절할지도 모른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긍정.

       서연의 첫 예능 출연이 결정된 순간이다.

       

       “운 좋으십니다. 서연 양의 첫 예능이자, 유년기 마지막 예능인 것 아시죠?”

       “하하, 물론이죠.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진짜, 하 PD님 좋아하는 거 알죠?”

       

       KMB 예능국의 PD. 신재운은 기쁨으로 몸을 떨었다.

       지난 번, 태양을 숨긴 달의 메이킹 영상을 도왔던 게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그때도 시청률이 두 배가 뛰었다.

       그런데 지금이라면?

       

       ‘우리 1년 더 한다!’

       

       슬슬 종영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이 나오던 연예생중계의 마지막 기회.

       신재운은 이 기회를 절대 놓칠 생각이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사실 아역파트를 더 길게 가져갈까 고민을 좀 했는데요.
    이쯤에서 깔끔하게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길게 가져가기엔 서연의 상태도 그렇고, 도중에 넘길 부분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아마 앞으로 1화~ 3화 사이로 점핑이 완료될 것 같습니다.
    이게 또 써봐야 아는 부분이라서요.

    그리고 댓글로 누가 물으셨는데, 당연히 완결은 아닙니다.
    아직 한참은 더 쓸 내용이 남아있으니까요.

    다만 고민은 ‘버튜버’인데.
    사실 저는 중간중간 끼워넣을까 생각했습니다만.

    버튜버 태그가 없어서 좀 고민이네요.
    사실 버튜버 태그를 넣지 않은 건 오랫동안 안 나오기에 뺀 거긴 합니다.

    제목이 이러니 버튜버가 들어가면 인방물이라 생각하실 것 같아서요.

    이 작품의 주력은 ‘배우물’이며, ‘연예계물’입니다.

    당연히 앞으로도 인방물은 아닙니다.
    단지 서브 느낌으로 넣을까 생각했을 뿐이죠.

    그러니 버튜버를 넣든 안 넣든 큰 줄기는 변하지 않습니다.

    우선 이 부분은 호불호의 영역일 것 같아서 고민을 좀 해볼 생각입니다.(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그래도 기존 기획대로 일부는 넣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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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nt to Be a VTu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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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Ongoing Author:
I definitely just wanted to be a VTuber... But when I came to my senses, I had become an a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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