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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

       “…보고서입니다.”

       “이리 줘보게.”

       ​

       상급 장교는 하급 장교가 전달한 보고서를 바라봤다.

       탄에 오러를 실을 수 있는지 연구하던 곳에서 온 보고서였다.

       ​

       “아직도 하고 있나. 해봤자 의미도 없을텐데.”

       ​

       당장 화살만 해도 오러가 실리지 않는다.

       이미 오래전에 확인 된 결과이다.

       그럼에도 혹시나 싶어서 연구를 진행시켰지만, 지금까지는 별 성과는 없었다.

       그렇기에 잊고 있었는데. 보고서가 온 걸 보면 시험은 계속 진행되었던 모양.

       ​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그…”

       “설마 되기라도 했나.”

       “그건 아닙니다만…”

       “그럼 볼 필요도 없겠군.”

       ​

       상급 장교는 이 보고서를 옆으로 치우려 했다.

       ​

       “그래도 성과는 있었습니다. 한번 확인 해 보시는 것도…”

       “뭐길래 그러나.”

       “총기에 오러를 두를 시, 내구도가 향상된다는 보고입니다.”

       “으음…”

       ​

       상급 장교는 하급 장교의 말에, 보고서를 마저 읽기 시작했다.

       화약을 더욱 채워 넣어 총기의 위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내용과, 이를 활용해 기사들 전용의 총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

       “성과가 없진 않군. 일단은 알겠네.”

       ​

       상급장교는 이 내용에 회의적이었다.

       ​

       ‘기사에게 총을 쥐어주는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

       총은 한발 쏘면 끝난다.

       기사들은 오러로 강화된 신체로 적진에 돌격해 진형을 붕괴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혹은 아군의 진형을 붕괴시키려는 적 기사들을 상대하거나.

       ​

       애초부터 난전에 특화된 기사들이다.

       그리고, 난전에서 총을 장전할 수 있을 리도 없었다.

       화력이 강해진다 한들, 별 의미가 없었다.

       어차피 현재 병사들이 사용하는 총기의 위력으로도 충분했다.

       ​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지. 총기의 보급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느리지만 순조롭게 보급되고 있습니다. 현재 생산 공정의 최적화를 진행…”

       ​

       다음 안건에 대해 들으며, 상급장교는 고민했다.

       ​

       ‘그래도 보고는 하는 게 좋겠어.’

       ​

       ***

       ​

       “다른 국가들에서도 화기들과 증기기관을 모방하고 있는 게 확인되었습니다.”

       “그런가.”

       ​

       신하의 보고에, 황제가 입을 연다.

       ​

       “어느정도로 따라왔다고 보고 있나.”

       “총기와 대포에 대해서는 제작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약과 증기기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 단계에 있습니다.”

       “으음…”

       ​

       “이번 전투의 양상을 확인하고는, 기존보다 더욱 개발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임페라 제국은 공격적으로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

       뵈른 제국과 헤이른 왕국의 전투 결과를 확인한 다른 국가들도, 총기와 대포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아직 화약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에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그들 또한 제국의 화기들을 따라잡을 것이다.

       ​

       “그래도 퍼커션 캡 소총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보여집니다. 현재 그들의 개발 방향은 화승총의 개선을 집중하는 걸로 보입니다.”

       ​

       다행인 것은, 전쟁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은 퍼커션 캡 소총은 파악을 못한 걸로 확인되었다는 것.

       작열탄에 관심이 끌려, 화승총에 비해 현저히 운용량이 적었던 퍼커션 캡 소총까지는 파악을 못한 걸로 보였다.

       ​

       “위협적이긴 하지만, 차라리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어.”

       ​

       제국 또한 화기들과 화약을 보급하는 데에는 큰 예산을 들여야 했다.

       다른 국가들이 화포를 따라잡는다고 한들, 무장을 교체하는 데에는 많은 금액이 소요될 것이다.

       그리고, 제국은 볼트액션 방식의 총기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

       ​

       생산 기반만 마련된다면, 교체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 그들의 화기가 제국의 위협이 될 정도까지 따라온다면, 이미 제국은 새로운 총기를 보급하고 있을 것이다.

       ​

       “일단은 계속 지켜보지.”

       “알겠습니다.”

       ​

       뵈른 제국의 패권을 넘볼 국가들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다만, 또다른 제국인 임페라 제국의 경우에는, 신경이 조금 쓰이긴 했다.

       ​

       ***

       ​

       “증기기관차 또한 성공적으로 개발 되었나 보군.”

       “좋은 일이지. 제국의 물자 이동과 보급에서도 또 한번의 혁신이 일어나겠군.”

       ​

       마도공학 학계는 증기기관차의 개발 또한 반기고 있었다.

       ​

       “나는 다음번에 증기기관차로 휴양지로 여행이나 가볼까 하는데.”

       “그것도 괜찮겠군.”

       “마차에서 몇날 며칠을 보내던 지난 날보단 훨씬 편해지겠군. 하루빨리 증기기관차를 탈 수 있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네.”

       “그들에게 고마워. 마도공학이 다시 나아갈 수 있게 해주지 않았나.”

       “항상 그들의 성과를 받아 먹을 수만은 없겠지. 증기선의 설계만 마친다면…”

       ​

       하지만, 좋은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

       “쳇.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그래. 증기기관차가 뭐 대수라고.”

       “마석만 충분했어도, 진작에 저 증기와 연기만 내뿜는 것들 보다 더욱 발전한 것들도 나왔을 거라 보는데.”

       “그래. 마석만 있었어도…”

       ​

       짧은 기간에 마도공학 학계는 너무 빠른 변화를 맞이했다.

       기존의 마도공학 기술들은 증기기관으로 대체되고 있었다.

       ​

       그리고, 일부는 이 변화를 반기지 않았다.

       ​

       “마도공학 학계가 고작 이런거에 집중할 필요는 없지 않나.”

       “이런 변화를 불러온게 존 브라운과 카일 맥콜슨이었던가. 젊은 것들을 벌써부터 띄워줘서 좋을 건 없다고 보는데.”

       “맞지. 뭐 대단한 거라고 그들을…”

       “이상하게 증기기관이 도입된 이후부터는 공기의 질도 점점 내려가는 것 같군. 증기기관이 꼭 좋은 건 아닌데, 학계는 왜 증기기관에 매달리고 있는지.”

       ​

       그들의 시기를 받는 존 브라운과 카일 맥콜슨.

       이들은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어떨 것 같아?”

       “마석이 없는 지금, 하늘을 어떻게 날 수 있겠나.”

       “마석이 많을 때는 가능했어?”

       “물론이지. 마도공학을 너무 무시하는거 아닌가. 시험용으로 제작된 비행선이 있긴 했지.”

       “어땠는데.”

       “시험비행은 성공했지만, 한번 띄우는데 드는 마석이 너무 많았네. 이후로는 뭐. 마석의 양이 줄어들며 잊혀진 기술이지.”

       ​

       옆에서 그들의 말을 듣고있던 카렌이 입을 열었다.

       ​

       “화약으로 나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건 나는 거랑은 조금 의미가 다를 것 같은데요.”

       “그런가…에헤헤.”

       ​

       브라운은 잠시 고민했다.

       만약, 엔진과 이를 돌릴 기름만 있다면, 비행기를 만드는 것도 가능은 하지 않을까.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전차 등, 더욱 많은 걸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개발은 다른 이들이 해줄 것이다.

       ​

       ‘석유는 있는데…’

       ​

       석유는 존재했다.

       하지만 이를 증류할 기술과 엔진을 만들 기술이 있는지에 대해선 파악을 못했다.

       ​

       ‘누군가가 이 기술을 개발해 줄 수만 있다면…’

       ​

       브라운은 고민하며 연구소의 인원들을 바라봤다.

       ​

       “…왜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내가 뭘.”

       “쳇. 뭔가를 시킬 때마다 그런 표정을 짓곤 했지. 바쁘다. 딴놈 알아봐라.”

       “…응.”

       ​

       내심 아쉬웠다.

       ​

       ‘석유의 증류라면…’

       ​

       연금술사들은 석유의 증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카렌 또한 화약의 개선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바빠보였다.

       ​

       ‘흐음…’

       ​

       브라운은 다른 후임들을 바라봤다.

       ​

       “저기…”

       “아, 브라운님. 아직 저번에 말씀해 주신 화포의 개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후미 장전식의 방식도 생각하고 있는데, 혹시 조언을…”

       “하하. 나도 바빠서. 힘내.”

       ​

       어째선지 다들 바빠 보였다.

       브라운은 입맛을 다시며 생각했다.

       ​

       ‘이제 뭐하지.’

       ​

       남은 길은 두가지.

       포기하고 권총을 마저 설계하는 것.

       그리고, 직접 이 기술들을 개발할 수 있는 이들을 찾아 나서는 것.

       ​

       잠시 고민하던 브라운은 카렌에게 다가갔다.

       ​

       “저기…”

       “브라운씨? 무연 화약은 거의 마무리 되어 가고 있어요.”

       “그래요?”

       “헤헤. 몇가지 더 개선할 수 있겠지만, 일단 시험용 시료들은 준비 해 뒀어요. 한번 보실래요?”

       “그럼 잠시…”

       ​

       무연 화약에 휘둘릴 뻔 했다.

       브라운은 정신을 차리고는 카렌에게 물어봤다.

       ​

       “혹시, 석유를 증류할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할까요?”

       “글쎄…요?”

       ​

       브라운의 질문에 고민하던 카렌.

       ​

       “저는 그쪽 분야는 잘 모르지만, 연금술 연구소에서는 연구하고 있지 않을까요?”

       ​

       별별걸 다 연구하는 연금술 연구소 답게, 아마 석유에 대해서도 연구해 봤을 거라며 말하는 카렌.

       ​

       “물론 브라운씨가 원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한 것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번 찾아가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걸요?”

       “오.”

       ​

       연금술 연구소라.

       ​

       ‘저곳에 가면 연료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

       ​

       “그럼 그 연구소는 어디로 가야 되나요?”

       “괜찮으시다면 같이 갈까요?”

       “좋죠.”

       ​

       브라운은 카렌과 함께 연구소 밖으로 나왔다.

       ​

       “오.. 자네. 브라운 아닌가.”

       ​

       걸음을 옮기던 이들을 붙잡는 이가 있었다.

       머리가 희끗한 중년.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이였다.

       ​

       “…마도공학 연구관님?”

       “하하. 오랜만이야. 어디가는 일인가. 혹시 마도공학 부서로 오는 길이었다면, 같이 가며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아하하…”

       ​

       몇번 마도공학 부서로 가며 안면을 튼 이였다.

       그는 브라운을 좋게 보고 있었기에, 친근하게 말을 걸어왔다.

       ​

       ‘한번 물어볼까?’

       ​

       우연히 만난 김에, 브라운은 석유를 증류할 기술과 엔진에 대해 물어봤다.

       ​

       “으음…마석을 대체할 재료를 찾아 볼 때 연구해 본 적이 있었지. 하지만 이제는 증기기관이 있지 않나? 하하.”

       ​

       비교적 최근에 연구를 시작한 모양이지만, 증기기관 때문에 연구에 소홀해졌다는 답이 들려왔다.

       ​

       “그럼…”

       “뭐. 연금술 연구소에서 석유의 연구를 의뢰하긴 했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군.”

       ​

       대화를 마친 뒤, 브라운과 카렌은 연금술 연구소로 걸음을 옮겼다.

       뒤에서 연구관의 말이 들려왔다.

       ​

       “갈 생각이라면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증기기관 이후로 석유 연구의 지원을 끊어서, 자네를 좋게 보지 않을지도 모른다네. 하하.”

       ​

       ‘앗…’

       ​

       썩 좋은 말은 아니었다.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연금술 연구소의 지원을 끊음 -> 석유 연구의 지원을 끊음으로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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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이세계 무기개발자가 되었다
Score 3.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wanted to prevent the abolition of the the Cushion Honey filled Department.

I made a weapon using memories from my past life.

I didn’t expect things to escalate like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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