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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1

       *** ***

         

       하루가 지났다.

         

       사채용은 자신이 너무 다급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상루의 일을 처리하는데 하루 안에 해결될 것이라는 건 너무 과한 기대였다.

         

       이틀이 지났다.

         

       사채용은 스스로를 다독이며 생각했다. 그래 서복편 직직을 상대할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했겠지. 호천안은 곧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사흘이 지났다.

         

       호천안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영상루에서는 여전히 사기도박이 판을 쳤다.

         

       아니 이제는 도박이라고 보기도 힘들 지경에 도달했다.

         

       “아니 이봐, 이거 계속 6이 나오지 않나!”

         

       “뭐?”

         

       항의하던 손님은 도박사의 험악한 눈빛에 움찔했다.

         

       “지금 뭐, 내가 사기 도박이라도 벌였다 이거야?”

         

       “아니…이상하지 않냐 이걸세! 아무리 그래도 6이 너무 자주..”

         

       중얼거리던 손님은 뒤에 험악한 무사 셋이 붙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움찔했다.

         

       “미, 미안하네 내가 착각을 한…”

         

       “아니 사람 죽여 놓고는 착각이라고 하면 다야!”

         

       도박사가 목에 핏대를 올리며 손님을 압박했다. 손님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연신 비지땀을 흘렸다.

         

       사채용은 그 광경을 우울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직직은 그날 호천안이 털어간 금액에 이자까지 붙여 도박사와 영상루에 있던 수하들에게서 빚으로 달았다.

         

       사파의 세계에서 돈을 빚을 진다는 것은 곧 고리대금 이자를 물어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

         

       그날 호천안이 따간 돈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가난한 가짜 도박사와 기루의 경비무사나 다름없는 직직의 수하들에게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었다.

         

       그 뒤로는 이 꼴이었다.

         

       “내 사과하겠네! 미안하네! 그러니 이만…”

         

       “어딜 가려고! 주사위가 이상한지 멀쩡한지 확인을 해 봐야 할 것이 아닌가!”

         

       결국 손님은 호주머니가 탈탈 털릴 때까지 강제로 도박을 하다가 쫓겨났다.

         

       그런 일들이 영상루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고리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혈안이 된 도박사들과 직직의 수하들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손님의 주머니를 노렸기 때문이었다.

         

       뇌검낭인이 영상루에서 도박을 즐겼다는 소문이 돌면서 호기심에 주루를 찾아온 이들이 곧 피해자가 되었다.

         

       “하하하하하! 이제야 일들을 제대로 하는구만!”

         

       직직은 사채용의 옆에서 그 장면을 바라보며 흡족하게 웃었다. 사채용은 우울한 눈빛으로 웃음을 터트리는 직직을 바라보았다.

         

       직직은 그런 사채용을 보고는 뒤의 수하에게 손짓했다.

         

       수하가 재빨리 직직과 사채용 사이에 있는 탁상에 계약서를 펼쳤다.

         

       사채용은 조용히 계약서를 읽었다.

         

       고작해야 금 10냥.

         

       금 10냥에 영상루를 직직에게 넘긴다는 계약서였다.

         

       “더 험한 꼴을 볼 참인가? 이쯤에서 끝내지?”

         

       사채용은 숨이 턱 막혔다. 계약서에 적힌 내용에서 오는 답답함이 아니었다.

         

       직직이 내뿜는 경이 사채용의 몸을 짓눌렀기 때문이었다.

         

       “그 잘난 사천낭인도 널 구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충분히 깨달을 시간이었지 않나? 고작해야 호경 같은 애송이 하나 잡고 사파를 우습게 보던 그놈은 이 직직 님의 강함을 깨닫고 꼬리를 만 거야!”

         

       꼬리를 만 것은 네 놈이 아닌가. 수하들까지 대동하고도 겁을 먹어 뇌검낭인에게 돈주머니까지 고이 들려 보내준 녀석이 이제와서 기세등등하다니.

         

       사채용은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 녀석이 어찌 행동할지 말해주랴? 그 녀석은 마차와 쉬식의 전력을 가늠해 보고 가장 약하다 판단한 녀석을 상대로 싸움을 걸 것이다. 녀석도 자존심이라는 게 있으니 체면치레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 크크크크…! 쉬식이건 마차건 충돌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겠지!”

         

       직직이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사채용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뇌검낭인과 충돌해 약해진 녀석의 세력을 잡아먹고 이 직직 님이 사천성 제일의 사파 세력이 된다! 그때가 되면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겠지. 이런 기루 따위를 먹어치우는데 더이상 계약서 따위를 신경쓰지 않아도 될 테고 말이야.”

         

       사채용은 직직이 떠든 계획이 허황된 것이라 생각했지만 눈앞에 내밀어진 양도서는 무시하기가 힘들었다.

         

       사채용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차마 도박이라고 부를 수 없는 사기 행각에 가지고 온 돈을 다 잃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손님이 눈에 들어왔다.

         

       사채용 역시 알아볼 정도로 낯이 익은 단골 손님이었다.

         

       ‘도박사와 승부를 즐길 줄 아시는 분이거늘…’

         

       진짜 도박사와의 승부를 기대하고 왔던 손님은 그저 말도 안 되는 싸구려 사기에 당해 돈을 잃고 돌아간다.

         

       그 손님은 고개를 들어 상층의 사채용을 한번 바라보고는 말없이 주루를 나섰다.

         

       사채용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채용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언젠가 이 영상루가 다시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는 단골손님의 믿음이 너무나 무거웠다. 뇌검낭인이 이곳에서 도박을 즐기고 갔다는 소문이 퍼진 이래 저런 믿음의 시선을 보내주는 손님들이 더욱더 많아졌다.

         

       차라리 내가 기루를 팔아버리는 것이 저런 손님들을 위한 길이 아닐까.

         

       사채용은 그런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직직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채용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아직도 망설인다면 어쩔 수 없지. 이봐!”

         

       “예! 주군!”

         

       “내일부터는 기루에 사채업자들을 배치해! 빈털터리가 된 놈들까지 털어 내라고! 알겠나?”

         

       “…넘기겠소.”

         

       사채용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기루를 넘기겠소. 그러니 이제 그만하시오.”

         

       “크크크크크. 진작에 그럴 것이지! 기분이다! 기루에 사채업자를 배치하려던 일은 없던 일로 해주지!”

         

       마치 선심이라도 쓰는 양 말하는 직직의 태도에 사채용은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이내 손아귀에 힘을 풀었다.

         

       이제 버티는 것도 지쳤다.

         

       사채용은 호천안을 떠올렸다.

         

       ‘…미안하오.’

         

       사채용은 여전히 호천안을 믿었다. 정확히는 호천안이 보여준 도박에 대한 애정을 믿었다.

         

       이류무사일 시절부터 그는 한 사람의 도박사를 위해 금 백 냥이 넘는 돈을 기꺼이 버릴 수 있는 사람이었으며 지금도 그럴 수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사채용은 지금도 자신의 마지막 도박수가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이상 버틸 기력이 없구려.’

         

       사채용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도박판의 마지막 패가 판을 뒤엎을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없었다.

         

       그는 늙은 도박사였으니까.

         

       꾸욱.

         

       사채용의 인장이 계약서에 찍혔다.

         

       “크크크크…크하하하하!”

         

       직직은 계약서를 받아들고 웃음을 터트렸다. 드디어…사천성 삼대기루 중 한 곳인 영상루가 온전히 자신의 손에 들어왔다!

         

       ‘이제 은근히 뻗대던 건방진 유흥가 놈들도 조금은 고분고분해지겠지!’

         

       삼대기루 중 한 곳을 손에 넣었다는 것은 단순히 기루 한 곳을 차지했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삼대기루는 사천성의 유흥가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있었으니까.

         

       결국 그 이름높은 삼대기루의 주루도 힘 앞에 굴복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반항적인 유흥가의 인물들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는 처지임을 자각하게 될 일이었다.

         

       앞으로 자신의 세력권은 더욱 안정될 것이고 그 안정성을 바탕으로 다른 녀석들의 영역도 도모해 볼 수 있으리라!

         

       그리고 만약 사천낭인 놈들이 나타나더라도 더 이상 이 영상루를 어찌할 수 없겠지!

         

       모든 일이 잘 풀렸다고 생각한 직직이 파안대소를 터트리고 있을 때였다.

         

       직직의 직속 수하가 허둥지둥 달려왔다.

         

       “크, 큰일났습니다!”

         

       “뭐야! 이 경사스러운 순간에!”

         

       “사천낭인들! 사천낭인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뭐??”

         

       “사천낭인들 수십 명이 지금 이 영상루로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그 직직의 수하가 전해준 소식에 사채용과 직직이 동시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직직은 곧바로 파안대소를 터트렸다.

         

       “천운이 따르는구나!”

       

        “예??”

         

       “크크크. 그냥 영상루에 들어오게 내버려 두거라! 이제 영상루의 루주는 나 직직이니까!”

         

       수하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고 화색이 되어 직직에게 포권을 해 보였다.

         

       “감축드립니다! 직직 님!”

         

       “으하하하하!!”

         

       직직이 희희낙락 웃었고 사채용은 절망감에 고개를 떨구었다.

         

       ‘조금…조금만 더 버텼더라면…!’

         

       “흐흐흐…안되었구만 전 루주! 하하하하!”

         

       직직이 간발의 차로 기회를 놓친 사채용을 비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천낭인들이 주루로 들어오고 있었으니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어서 오시게들! 사천낭인들이 이리 무리 지어 이곳을 방문해 주다니 참으로 영광이군!”

         

       “미안하지만, 오늘은 손님으로 온 것이 아닐세.”

         

       뇌검낭인 호천안의 살벌한 말이 이어졌지만 직직은 여전히 느물거리며 말했다.

         

       “흐흐, 그래? 그럼 무슨 일로 이곳에 이리 몰려들 왔는가.”

         

       “지금의 영상루를 본래의 영상루로 되돌려달라는 의뢰를 받아서 말이야.”

         

       직직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루주의 의뢰인가?”

         

       “의뢰인의 정체를 발설하는 낭인이 있던가? 자네는 모르겠지만 본래의 영상루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아주 많아.”

         

       직직은 차분하게 말하는 호천안을 보며 기분이 가라앉았다. 흑립 속에 가리어진 얼굴이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사냥꾼의 기세를 풍기는 사천낭인들을 보고 있노라니 사냥감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직직은 의식적으로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자신을 다독였다.

         

       이미 계약서는 자신의 품에 있었으니까.

         

       “영상루는 자네의 마음대로 뜯어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닐세!”

         

       “맞는 말이야. 직직. 영상루는 주인도 아닌 자네가 마음대로 뜯어고칠 수 있는 곳이 아니었지.”

         

       호천안은 담담하게 말했다.

         

       “주루는 루주의 것이 아니겠나.”

         

       “하하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

         

       직직은 대소를 터트렸다. 그에 맞추어 뒤에 있던 수하들도 웃으며 사천낭인들을 비웃었다.

         

       “으하하하하! 전 루주! 들으셨소? 뇌검낭인이 주루는 루주의 것이라는군! 으하하하하!!”

         

       사채용은 떨리는 눈으로 아래를 바라보았다. 직직의 조롱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자, 보아라! 이 계약서가 보이느냐? 이 영상루가 합법적으로 직직의 것이 되었음을 증명하는 문서다! 하하하하!!”

         

       그러나…

         

       주루의 상층을 올려다 보는 호천안의 시선은 견디기가 힘들었다.

         

       ‘미안하오…’

         

       뇌검낭인은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사채용은 버티지 못했다.

         

       루주가 바뀌었으니 루주도 아닌 직직이 루주 행세를 하던 짓을 제지한다는 명분이 사라졌다.

         

       사천낭인들이 모두 움직인 일이었는데 맥없이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이 일은 사천낭인과 뇌검낭인의 명성에 큰 타격을 입힐 일이었다.

         

       사천낭인 전체가 나서 직직을 습격했는데 결국 아무 성과도 없이 헛물만 켠 일이 되었으니까.

         

       잠시만.

         

       정말 잠시만 버텼더라면 이 모든 일이 해결되었을 텐데.

         

       모든 것을 건 일생일대의 도박판에서 최고의 패를 쥐고도 끝끝내 손아귀에 힘이 풀려 그 패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기회만을 놓쳤을까.

         

       사천낭인과 뇌검낭인의 처지까지 곤란하게 만들어 버렸으니.

         

       분함과 수치심 그리고 미안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사채용의 마음속에서 흘러넘치는 감정이 한 줄기 분루가 되어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을 때였다.

         

       사채용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

         

       [잘 해주었소.]

       

       한 줄기 전음이 귓가를 울렸기 때문이었다.

         

       ‘잘…해줬다고?’

         

       사채용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상황은 모두 끝났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직직이 루주가 된 이상 사천낭인들이 직직을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이 없었다.

         

       그럼에도 뇌검낭인을 잘 버텼다고 말했다.

         

       그 말의 의미는 간단했다.

         

       뇌검낭인은 이 판이 끝나지 않았다 말하고 있었다.

         

       ‘정말로 역전의 수가 있는가!’

         

       사채용은 눈물을 훔치고 두 눈을 크게 뜨고 아래를 바라보았다. 뇌검낭인이 준비해 온 역전의 수를 바라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사채용이 눈을 부릅뜨고 있을 때.

         

       웃음을 터트렸던 직직은 상황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직감했다.

         

       미동조차 없는 사천낭인들 때문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는 듯이 당황한 기색을 흘려야 할 사천낭인들은 일말의 불안감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양 조용히 직직과 수하들을 바라볼 뿐이었으니까.

         

       직직의 수하들도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웃음을 멈추었다.

         

       직직이 불길한 느낌이 실체화되어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을 때 호천안의 입이 열렸다.

         

       “하북 통덕 출신, 사복편 직직.”

         

       조용해진 기루에 호천안의 말이 울려퍼졌다.

         

       “하북 무림에서는 척살 대상이고, 하북의 관청에서는 포고문을 받았더군. 관무양측으로부터 쫓기는 죄인. 듣기로는 네놈이 저지는 악행 때문에 아직도 하북 사람들이 네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떤다는군.”

         

       갑작스럽게 언급되는 과거에 직직이 이를 악물었다.

         

       “…그게 지금 일과 무슨 상관이 있지? 결국 이 주루의 주인은 나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상관이 있지.”

         

       호천안의 말투는 여전히 차분했다.

         

       “너는 죄인이기에 네 이름으로 수결된 계약서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

         

       “…뭐? 뭐?”

         

       “포고문을 받고도 도주한 죄인, 그것도 죄질이 극악한 자는 무조건 사형에 처한다. 형의 집행만 남았을 뿐, 법적으로 너는 이미 죽은 사람이다. 직직.”

         

       호천안은 죽립을 눌러 쓰며 말을 이어나갔다.

         

       “죽은 자가 어찌 직인을 새로 찍을 수 있고 기루를 인수할 수 있을까. 네가 지금 들고 흔들고 있는 계약서는 아무 법적 효력도 가지지 못하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해.”

         

       “무슨 말장난을! 이 영상루는 나의 것이다!”

         

       “너야말로 헛짓거리가 지나쳤다. 직직.”

         

       호천안은 직직의 발악을 가볍게 제압했다.

         

       “내가 두려워 법 뒤에 숨고자 했던 네 실책이다. 평생을 힘만 믿고 무법하게 살아온 네가 법에 대해 무얼 안다고 그 뒤에 숨을 수 있다고 믿었느냐.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이 일을 알게 되더라도 그들은 네 졸렬함에는 혀를 내두르고 네 멍청함을 비웃을 것이다.”

         

       사채용은 호천안의 말에 한 가지 가정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사흘 전 영상루에 방문할 때 뇌검낭인의 판짜기가 시작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뇌검낭인은 직직이 영상루의 소유권을 빼앗아 오리라는 것을 완벽히 간파하고 있었다.’

         

       직직은 뇌검낭인보다 약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홀로 기루를 찾아온 뇌검낭인을 그냥 보내지 않았겠지. 뇌검낭인은 혼자였고 직직은 수하들까지 대동하고 있었음에도 뇌검낭인을 그냥 보냈다는 것은 힘의 고하가 확실하다는 것을 뜻했다.

         

       그런 뇌검낭인은 직직의 앞에서 영상루와의 인연을 과시했다.

         

       그 모습을 본 직직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뇌검낭인이 영상루를 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겠지. 그리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수하들과 도박사들에게 채찍질을 하고 자신을 괴롭혀 기루의 소유권을 빼앗고자 했다.

         

       무력으로는 뇌검낭인을 제압할 수 없을 누구보다도 본인이 잘 알기에.

         

       무력이 아닌 다른 방패막이를 준비하기 위해 발악한 것이었다.

         

       “아아…”

         

       사채용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것이 도신의 판짜기인가.

         

       도박사가 도박으로 돈을 따는 과정 중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

         

       바로 호구를 판에 앉히는 일이었다.

         

       호천안은 직직이라는 호구를 휴지나 다름없는 계약서 한 장을 믿고 판에 오르게 만들었다.

         

       뿐인가?

         

       사천낭인 전체가 자신의 목을 노리러 온 상황에서 도망치기는커녕 몸소 나서 사천낭인들이 움직일 수 있는 명분을 이곳에 있는 모두에게 이해시켜 주었다!

         

       “그러니 루주, 오늘 이곳에서 내 의뢰를 좀 해결해도 되겠소? 조금 소란스러울지도 모르겠군.”

         

       “물론! 물론이오!”

         

       “그렇다는군.”

         

       촤라라랑!

         

       호천안이 참암검을 뽑아들었다. 그에 맞추어 낭인들도 자신의 무기를 꺼냈다.

         

       직직이 자신의 무기를 꺼내 들고 수하들 역시 무기를 뽑아들었지만 직직의 수하들은 압도당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신의 불리함을 자각한 직직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발악했다.

         

       “네놈! 잘 생각해라! 이 암흑가에는 나 말고도 초절정 고수가 둘이나 더 있으니! 나를 건드리면 그 두 사람 역시 위협을 느끼고 널 제거하려 들 것이다! 고작해야 기루 하나에 네 목숨을 걸 생각이냐!”

         

       “아아, 그 친구들은 본인 목숨 챙기기도 쉽지 않을 거야.”

         

       심상치 않은 호천안의 말에 직직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고 사채용은 껄껄 웃으며 자신의 무릎을 쳤다. 쉬식과 마차를 묶어놓은 계책이 또 있었나!

         

       호천안의 의미심장한 말에 감탄사를 터트리는 기루의 손님들. 그런 손님들의 반응을 보며 호천안은 입맛을 다셨다.

         

       “이거 몸만 쓰기로 했는데 머리를 너무 많이 쓴 것이 아닐까 몰라.”

         

       빠지지직!

         

       호천안이 든 참암검에서 번개가 튀기기 시작했다.

         

       “뭐, 머리도 몸이니까 괜찮겠지.”

         

       꽈-르-릉!!

         

       직직의 입장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호천안의 중얼거림과 함께 뇌명과 함께 뇌광이 번뜩이고.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사천낭인! 뇌검낭인!

         

       이내 영상루에는 환호성과 함께 사천낭인과 호천안을 연호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무심코 머리를 써버린 호천안!

    아~ 아무튼 컨셉 지킨거임. 그런거임.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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