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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1

   하링이 충동적으로 크라슈를 껴안은 직후.

     

   “하링, 내가 죽는다니 무슨 소리야.”

     

   크라슈가 난처함을 표한 순간 어딘가 싸늘한 시선을 느꼈다.

     

   그 시선을 따라 크라슈가 고개를 들어 올리자.

   곧 크라슈의 눈에 새하얀 백색 머리카락이 비치었다.

     

   크라슈의 눈에 반가움이 서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그것과 별개로 비앙카의 눈에 담긴 싸늘함을 크라슈가 마주했다.

     

   “비앙카?”

     

   크라슈가 그 이름을 부르자 비앙카가 다가왔다.

   그녀는 어느새 크라슈의 옷깃을 꾹꾹 잡아당겼다.

     

   그 모습은 사람 품에 들어오려고 하는 병아리 같았다.

     

   “빨리 저도 안아요.”

     

   크라슈는 비앙카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눈치챘다.

     

   ‘질투인가.’

     

   내심 귀엽기도 한편,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오자마자 그녀 먼저 찾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크라슈는 손을 들어 비앙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굳어 있던 비앙카의 얼굴이 조금은 풀어지기 시작했다.

     

   애써 성난 표정을 유지하고 싶은 것 같지만, 풀어지는 걸 막지는 못하는 모양이었다.

     

   “잘 지냈어?”

   “그럭저럭요.”

     

   아직은 삐짐이 남아 있는지 비앙카가 살짝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래도 성난 느낌은 많이 줄어 들어 있었다.

     

   크라슈가 고개를 들자 거기에는 달레아가 서 있었다.

   그녀는 크라슈와 눈이 마주치자 안도하며 쓰게 웃었다.

     

   그 눈빛에는 자기 약혼자 좀 챙기라는 힐난이 담겨 있었다.

   그녀의 눈빛에 차마 크라슈는 항의할 수 없었다.

     

   비앙카를 그동안 소홀히 했다는 건 크라슈도 자각이 있었다.

     

   “비앙카, 오는 길에 간식을 사 온 게 있으니 있다가 같이 먹자.”

   “좋아요.”

     

   크라슈의 말을 들은 비앙카의 얼굴이 겨우 풀렸다.

   훈련 중에도 자신을 생각해준 것만으로도 비앙카는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비앙카 쪽은 대충 달랬으니 하링 차례였다.

     

   “하링, 진정해봐.”

   “하지만 크라슈 네 몸에 내단이 생겼다면서!”

     

   하링이 코를 훌쩍이며 크라슈를 걱정스럽게 올려다보았다.

     

   “내단이 생겼다는 건 수명이 다했다는 소리란 말이야.”

   “수명이 다했다고요……?”

     

   그러자 비앙카의 얼굴도 따라 굳었다.

     

   하링이 크라슈를 안고 있다는 것에만 초점이 맞았던 비앙카였다.

   그런데 웬걸, 그녀가 끌어안은 이유를 깨닫고 나자 그녀의 정신도 같이 아득해졌다.

     

   왜냐하면 그들은 누구보다 크라슈가 저질러 온 일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라슈는 지금까지 자신의 목표를 위해 몸을 전혀 돌보지 않았다.

     

   위험한 거란 위험한 건 몸에 전부 주렁주렁 달고 다닌 것만이 아니라.

   그 몸으로도 위험한 곳에도 서슴없이 뛰어들었으니, 그 대가는 꾸준하게 크라슈의 몸에 축적되었을 것이다.

     

   즉, 크라슈는 언제고 시한부가 되어도 이상한 거 없는 상태였다.

     

   이번 일을 마치고 오자마자 크라슈는 이번에도 특수학관을 찾았다.

   그게 수명과 연관된 일 때문이라는 가정으로 이어지는 건 그리 길지 않았다.

     

   “크라슈 님 정말이에요……?”

     

   비앙카의 눈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크라슈가 죽는다면 그녀는 앞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그녀의 세상은 크라슈가 전부였으니까.

   크라슈의 옷깃을 잡은 비앙카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비앙카까지 이제 상념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고양이 판이네.”

     

   유일하게 상황을 아는 달링만이 그 상황을 재미난 듯 지켜 보고 있었다.

     

   “둘 다 진정해. 그런 거 아니야.”

     

   크라슈는 두통과 함께 상황을 서둘러 설명해야 함을 느꼈다.

   그러니 두 사람을 안으로 데려가 앉혀 두고는 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하링과 비앙카의 손에 각각 녹차와 코코아까지 쥐여주고 나서야 두 사람이 조금 진정했다.

     

   비앙카와 하링은 크라슈의 설명을 자리에 앉아 전부 들었다.

     

   그리고 곧 두 사람은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건 그거대로 위험하잖아요.”

   “똑같이 위험하잖아.”

     

   부정할 수는 없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여기 왔잖아.”

     

   수많은 천재가 즐비한 특수학관.

   이곳이라면 보다 좋은 해결 방법을 알 수 있을 거라 크라슈는 확신했다.

     

   비앙카는 하링을 돌아보았다.

     

   비앙카는 이 부분에 관해서는 크라슈를 도울 수 없다.

   그녀는 환수술을 익혔지 내단과 같은 것에는 문외한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하링의 손을 꼭 잡았다.

     

   “하링 언니, 부탁해요. 크라슈 님을 도와주세요.”

     

   하링은 자기 손을 맞잡은 비앙카를 보고는 거세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걱정하지 마. 내가 무사히 돌려놓을게.”

     

   하링도 비앙카와 맞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크라슈를 돕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두 사람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크라슈는 자매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중간에 크라슈가 끼어 있어서 그렇지, 적어도 둘 사이가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 우선 몇 가지 검사부터 해보고, 차차 방안을 생각해 보자.”

     

   그사이, 달링이 상황을 가볍게 정리해 주었다.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크라슈는 차분히 검사에 응했다.

     

   중간중간 묘하게 이상해 보이는 검사도 있긴 했으나.

   달링이 필요한 검사라고 했기에 믿어 주기로 했다.

     

   이후 모든 검사를 마친 크라슈는 비앙카와 함께 돌아왔다.

   그동안 아카데미 상황이 어땠는지 크라슈는 비앙카를 통해서 듣게 되었다.

     

   “사자단의 규모가 많이 커졌어요.”

     

   시그린이 떠난 후, 백양단은 정식으로 해체가 되었다.

     

   워낙 시그린 중심의 백양단이었던 만큼, 시그린이 떠나고 난 뒤로 백양단은 서로 뭉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흩어졌던 백양단 인원들이 새로운 학생단을 찾았다.

     

   그중에서 백양단이 가장 많이 몰려든 것이 사자단이었다.

     

   원래라면 스타론의 대표인 샬롯이 만든 만큼 제국파가 대부분인 백양단이 들어오기는 꺼림칙했을 테지만.

   사자단에는 무려 에파니아 제국의 4황녀 시즐리 에파니아가 있었다.

     

   “시즐리 에파니아 님이 백양단 인원들이 사자단에 들어 올 수 있도록 힘을 꽤 써주셨어요.”

     

   덕분에 사자단에는 백양단 인원들이 꽤나 많이 흡수되었다.

     

   ‘아마 아르숄더가 먼저 사자단에 냉큼 들어온 것도 영향이 없지는 않았겠지.’

     

   프레이야의 아이, 아르숄더 프레이야.

   그 또한 백양단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였던 만큼 꽤나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끝끝내 사자단에 들어오지 않은 인물들은 마왕의 아들이 있는 인마단이나.

   의외로 펠레이가 있는 거해단 쪽에도 많이 들어갔다고 한다.

     

   평소 많은 이들에게 성실한 모습으로 사랑받던 펠레이다.

   백양단 중에서도 그를 좋게 보던 인물들이 많았다는 소리겠지.

     

   ‘그 녀석 얼굴도 못 본 지 오래됐네.’

     

   소문으로는 펠레이 또한 매일같이 실전과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는 모양이다.

   다른 평민들도 그의 모습에 감명받아 더더욱 훈련의 박차를 가한 듯싶었다.

     

   ‘그런 게 영향력이겠지.’

     

   펠레이와 함께 하게 될 인물들이 부디 그를 잘 보좌해주길 바란다.

     

   언젠가 펠레이가 자신이 평민의 영웅임을 부정해도 그들이 지지해주기에 나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비앙카, 아서는 어땠어.”

     

   그날 아서와 대화를 마친 후 크라슈는 바로 듀란달과 함께 아우라를 얻고자 여정을 떠났었다.

     

   거기서 만났던 다른 시간선의 아서.

     

   그녀와 자신이 연인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더불어.

   크라슈는 아서라는 인물을 조금은 다시 보게 된 시간이기도 했었다.

     

   현재의 아서는 여러 시간선을 이어받고, 불안정한 상태였다.

   그런 만큼 아서가 신경 쓰여 묻자 비앙카는 대답해 주었다.

     

   “그분은 라헬른 아카데미를 떠나셨어요.”

     

   크라슈가 멈칫하였다.

   그날의 대화를 마친 이후 아서 또한 라헬른 아카데미를 떠나버렸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러 간 걸까.’

     

   어디로 갔는지까지는 비앙카도 모르는 모양이니 크라슈는 더 묻지 않기로 했다.

     

   단지, 다른 시간선의 아서를 보고 느꼈다.

   현재의 아서라 할지라도 최소한 세 여자와 같이 멸망을 막는 걸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서 또한 멸망을 막기 위해 가장 발버둥 친 이였으니까.

     

   ‘문제 될 건 없겠지.’

     

   언젠가 기회 된다면 다시 얼굴을 마주하는 날이 있을 거다.

     

   크라슈의 시선이 복도 바깥쪽에 닿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라헬른 아카데미는 여전히 학생들로 붐볐다.

     

   저마다 강해지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아이들을 보던 크라슈는 자신의 옆을 따라오는 비앙카를 돌아보았다.

     

   15살의 겨울을 맞이한 비앙카는 처음 봤을 때보다 부쩍 커 있었다.

   이제 성인이라는 말에 걸맞을 만큼 큰 비앙카는 크라슈와 눈이 마주치자 살포시 미소 지어 보였다.

     

   크라슈가 회귀하고 난 뒤 처음으로 욕심을 가졌던 그녀다.

   그래서인지 크라슈의 눈에 미소 짓는 비앙카는 눈부시게 아름다워 보였다.

     

   비앙카의 손에 걸려 있는 자신이 선물해준 반지가 눈에 띄었다.

   그러자 시즐리가 말했던 첫째 부인 자리는 양보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참 되지도 않는 소리긴 하지만.

   적어도 비앙카라면 첫 번째 자리만큼은 가장 원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만 해도 하링을 보고, 질투해 뛰어온 비앙카였다.

   아닌 척하지만, 크라슈의 곁에 몰리는 이성들을 보고, 내심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비앙카.”

     

   크라슈가 걸음을 멈추고, 비앙카의 손을 잡았다.

   크라슈와 맞잡은 손을 본 비앙카가 크라슈를 올려다보았다.

     

   “우리 결혼식 올리자.”

     

   올해 하겠다고 말하고 난 뒤 줄곧 미뤄왔던 그 말.

   크라슈가 그 말을 전하자 비앙카의 눈이 서서히 크게 뜨였다.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굳어 있던 비앙카가 곧 크라슈의 양손을 꾸욱 잡아 왔다.

   크라슈보다 한참 작은 흰색의 앙증맞은 손이 꼼지락거렸다.

     

   부끄러움이 담겨 있다는 증거였다.

     

   “……좋아요.”

     

   비앙카에게서 승낙이 떨어졌다.

     

   이야기는 해놓았지만, 크라슈 또한 꽤나 벅찬 감정을 느꼈다.

   평생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고백을 받아 준다는 건 당사자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크라슈는 손을 뻗어 비앙카를 감싸 안았다.

   비앙카 또한 그 품에 새색시처럼 안겼다.

     

   크라슈의 허리에 손을 두른 비앙카는 마냥 행복한 얼굴이었다.

     

   그 얼굴을 보고, 크라슈는 결심했다.

   멸망에서 세계를 지키는 것에 비앙카의 이 미소를 지키는 것도 포함하겠다고 말이다.

     

   “결혼식을 올리면 꽤 소란이 날 거야.”

     

   결혼이라는 건 두 사람의 동의 이전에 몇 가지 해야 할 일이 동반됐다.

     

   크라슈나 비앙카나 둘 다 신분이 있는 만큼.

   양가에 연락을 넣어야 함은 물론, 스타론 왕가에도 연락을 넣어 놔야 한다.

     

   무려, 스타론을 대표하는 귀족들의 식이니, 말이다.

     

   문제는 예전에는 별 탈 없이 진행이 가능했던 결혼이었으나 둘 사이에 제국이 덜컥 끼여 버렸다.

     

   크라슈와 시즐리의 약혼을 추진한 만큼 제국도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터.

   이 과정은 꽤나 머리 아픈 싸움이 될 것이다.

     

   “미안해. 내 탓이다.”

     

   여기저기 사고를 너무 치고 다닌 탓에 일이 이렇게 됐다고 크라슈가 자책했다.

   그러자 크라슈의 자책을 들은 비앙카는 까치발을 들더니 크라슈의 볼에 입을 맞췄다.

     

   따스한 촉감에 그녀를 내려다보자 비앙카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괜찮아요. 크라슈 님은 저를 가장 첫 번째로 우선시해 줬잖아요.”

     

   해결할 일이 많은 상황에도 비앙카가 불안함을 느낄까 싶어 바로 결혼부터 꺼내준 크라슈다.

   비앙카 또한 그가 신경 써준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괜찮았다.

     

   “시즐리 님의 일은 차차 해결하기로 해요. 나도 눈치는 있어요.

   크라슈 님 곁에 모이신 분들은 크라슈 님이 나아 가는 데 도움이 될 분들이라는 걸요.”

     

   거기에 비앙카는 크라슈가 갈팡질팡하지 않고, 늘 자기를 먼저 봐준 것도 잘 알았다.

     

   “그리고 다른 분들도 크라슈 님을 많이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요.”

     

   그러면서 비앙카는 살짝 여우 같이 웃었다.

     

   “물론 제가 가장 좋아하지만요.”

     

   그녀의 우쭐거림은 늘 귀여웠다.

     

   “어쨌든 제가 하고픈 말은.”

     

   비앙카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이내 결심한 듯 말했다.

     

   “그분들이나 크라슈 님이 원한다면 다른 부인을 둬도 괜찮아요.”

   “……비앙카, 그건.”

     

   크라슈는 비앙카 또한 그동안 여러 생각을 했음을 눈치챘다.

   크라슈에게 얽혀 있는 여성진들은 하나 같이 내로라 하는 이들이다.

     

   그들과 척지는 것보다는 함께 갈 수 있다면 더 좋다는 걸 비앙카도 잘 알았다.

     

   무엇보다 그녀도 세계의 흐름이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다.

   이러한 세계의 흐름은 반드시 크라슈에게 여러 위험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는 세계를 위해 나아가는 사람이었으니까.

     

   비앙카는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오늘만 해도 그래.’

     

   비앙카는 크라슈의 몸에 생긴 내단을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만약, 크라슈의 곁에 자신밖에 없었다면 크라슈에게 앞으로 큰일이 생길 수도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없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스스로 고난과 역경을 나아가는 크라슈의 곁에는 더 많은 이들의 힘이 필요했다.

     

   그러한 이들이 필요한 마당에 질투 하나로 크라슈에게 올 도움을 빼앗고 싶지 않았다.

     

   비앙카는 크라슈를 위해서라면 이러한 일들도 기꺼이 허락할 수 있었다.

     

   “그래도 제가 첫 번째니까요.”

     

   빙그레 웃는 비앙카를 보고 크라슈는 마음이 아렸다.

   비앙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를 알아주지 못한 게 미안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으로 해결해 볼게.”

     

   비앙카는 물론 모두에게 가장 좋은 방법으로.

   크라슈는 해결해 보겠다고 말하자 비앙카는 크라슈를 꽉 끌어안았다.

     

   “네, 좋아요.”

     

   크라슈 또한 비앙카를 자신의 품에 꽉 안았다.

   그녀가 한결같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지키자고 다시금 다짐한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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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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