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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2

       *** ***

         

       ‘늦었군, 늦었어!’

         

       왕이는 세수도 하는 둥 마는 둥 서둘러 집을 나섰다. 빠른 걸음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장소를 향하는 왕이의 얼굴에는 설레임이 가득했다.

         

       ‘운이 좋았지! 사천낭인과 뇌검낭인의 활약을 그토록 가까이에서 볼 줄이야!’

         

       왕이는 어제의 기억이 아른거렸다. 과묵하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직직의 수하들을 픽픽 쓰러트리던 사천낭인들.

         

       몸에서 뇌성과 뇌명을 뿜어내며 직직을 처치한 뇌검낭인.

         

       그리고 단전을 파괴당한 직직의 비통한 울부짖음까지!

         

       그 광경을 목격한 왕이는 흥분을 떨쳐내지 못하는 바람에 늦잠을 잤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이 소식을 최대한 빨리 전해야 해!

         

       그렇게 반쯤 달리듯이 목적지에 도착한 왕이는 이미 사람들이 두 패로 나뉘어 두 가지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묵강탄의 주먹과 흑사권의 주먹이 정면으로 마주치고! 콰광!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니까!“

         

       “오오!”

         

       “연신 합을 주고받더니 결국에 흑사권이 밀리기 시작하더군!”

         

       “그래! 사천성 정파가 사파놈들에게 질 리가 있겠는가!”

         

       왕이는 입을 쩍 벌렸다. 아니 어제 직직과 뇌검낭인의 충돌이 있었거늘 그 시각에 또 묵강탄과 흑사권 쉬식의 충돌이 있었단 말인가?

         

       왕이는 이번엔 다른 패거리로 다가갔다.

         

       “그렇게 연유는 당랑겸의 두 낫을 모두 꺾어버리고는 승리했네!”

         

       “오오오오!!”

         

       “자장문의 단면도! 믿고 있었다고!”

         

       “자장문을 위시한 사천문파 연합세력이 그대로 흑사파의 잔당을 쓸어버리는데! 그야말로 속이 시원해지는 광경이었네!”

         

       “그럼 흑사파는 완전히 박살이 난 건가?”

         

       “당연하지! 그 놈들을 두들겨 죄다 포박해 가는 것까지 내 똑똑히 보았네!”

         

       “으하하하하! 내 그놈들이 결국에는 그리 될 줄 알았네!”

         

       왕이는 양쪽의 말을 다 듣고 입을 쩍 벌렸다. 그럼…어제 하루 사이에 사천성에 자리잡은 사파 초고수들과 그 파벌들이 한번에 일소되었단 말인가?

         

       [아아, 그 친구들은 본인 목숨 챙기기도 쉽지 않을 거야.]

         

       왕이의 머릿속에서 뇌검낭인이 했던 말이 스치고 지나갔다.

         

       “뇌검낭인!”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지른 왕이. 사천성에 들어온 사파인들이 박살이 났다는 소식에 희희낙락하던 사람들이 시선이 왕이에게 쏠렸다.

         

       “이 모든 것이 뇌검낭인의 계획이었다!!”

         

       “무슨 소리지?”

         

       “사천성의 초절정들이 사파놈들을 쓰러트린 것이 뇌검낭인의 계획이었다고?”

         

       왕이가 군중들을 향해 소리쳤다.

         

       “어제 영상루에서 뇌검낭인이 직직을 쓰러트렸소!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지! 네 동료라는 작자들은 제 목숨도 부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뭐라고!”

         

       “자세히 말해보게!”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고 왕이는 신나게 어제 영상루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이야기했다.

         

       그제야 사천성의 사람들은 단 하루만에 사천성의 어둠에 자리잡았던 사파 세력이 일소되었음을 깨달았고.

         

       그 소식은 바람보다도 빠르게 사천성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 ***

         

       뇌검낭인과 사천성의 문파들이 합작해서 일거에 암흑가를 소탕했다!

         

       암흑가를 삼분하던 초절정 세력들이 뿌리째 뽑혀나갔으니 나머지 사파들 역시 자신들도 뽑혀나갈까 두려워 모두 숨을 죽였다.

       

       사천성에는 단번에 활기가 돌았다.

         

       사천성의 사람들은 다시 사천성의 문파들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쉬식과 마차를 직접 제압한 묵주문과 자장문 앞에는 문도가 되고자 찾아온 이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당장에는 뚜렷한 공적이 있는 묵주문과 자장문만이 활기를 되찾았지만 사천성의 문파들이 다시 이전과 같은 활기를 되찾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중개인들은 몰려드는 의뢰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암흑가를 소탕하고 나면 사파에 위협을 받을 사람들이 적어질 테니 의뢰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던 중개인들.

         

       그러나 실제로는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사천낭인이라는 이름이 지니는 가치가 커졌기 때문이었다.

         

       사천낭인에 대한 호감도가 극에 달한 지금 사천낭인이 경비를 서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게에 들어가 물건을 사 주는 판국이 되었고 사천낭인 경호원을 부리는 것만으로도 흠모의 시선을 받을 수 있었으니 사천낭인의 수요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낭인객잔!

         

       중개인은 산더미같은 서류를 대충 정리하며 물었다.

         

       “그래? 무슨 의뢰를 접수하러 오셨소?”

         

       “대금을 지불하러 왔소이다.”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든 중개인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자가 사채용임을 깨닫고 몸을 벌떡 일으켰다.

         

       “오, 루주께서 오셨소?”

         

       의뢰인들을 상대하느라고 정신이 없던 중개인들의 시선이 모두 사채용에게 쏠렸다.

         

       그야 그럴 만도 했다.

         

       사채용이 의뢰를 받아달라고 내건 조건은 자신의 전 재산이었으니까.

         

       사천성삼대기루 중 한 곳인 영상루의 루주 사채용. 그런 사채용의 전 재산이라 말하며 지급할 의뢰비는 얼마인가.

         

       궁금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본래 곧바로 찾아오려 했으나 자산을 정리하느냐고 시일이 지체되고 말았소.”

         

       중개인은 사채용의 말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자산을 정리했다고? 정말로 전 재산을 의뢰비로 줄 생각인가?

         

       “영상루와, 영상루의 운영을 위한 자금을 제외한 내 전 자산이요.”

       

       은근히 사채용을 바라보던 중개인들이 입을 떡 벌렸다.

         

       두꺼운 서류 봉투!

         

       정말로 전 재산을 정리해서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봐도 의뢰비로 지급하고자 하는 액수가 보통 금액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뇌검낭인에게는 정말 고맙다고 전해주시오.”

         

       “루, 루주…! 잠시만!”

         

       중개인이 사채용을 붙잡으려 했지만, 사채용은 미련없이 낭인객잔을 나서버리고 말았다.

         

       “허어…”

         

       중개인은 난감하다는 듯이 남겨진 서류 봉투를 바라보다가 중얼거렸다.

         

       “일단 확인만 해 보자. 확인만….”

         

       중개인은 어느새 슬금슬금 모여든 종료 중개인들과 눈빛을 교환하고는 서류를 개봉해 가장 앞장에 정리된 총금액을 확인하고.

         

       “허어어억!”

         

       기함을 터트렸다.

         

       *** ***

         

       영상루는 점차 이전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쫓겨났던 도박사들도 돌아왔고 사기 도구들은 모두 깨끗하게 철거되었으며 철저하게 관리된 도박 기구들이 다시 기루에 배치되었다.

         

       그러나 직직이 남긴 상처는 깊었다. 짧지 않은 기간동안 도박을 쉬었던 도박사들은 감이 날카롭지 않았으며, 깐깐하게 가려 받았던 고품질의 도박 도구들은 이미 다 팔려 나간 지 오래라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을 배치했다.

         

       ‘설비며 도박사며 이전의 모습을 갖추려면 한참 걸리겠군.’

         

       그렇게 생각하며 사채용은 웃었다.

         

       도박 도구에는 흠결이 있었고 그 흠결 있는 도박 도구를 사용하는 도박사들의 기량은 예전과 같지 않았다.

         

       “하하! 6일세!”

         

       “에잉! 아깝구만! 다음 판에는 내 꼭 설욕하겠네!”

         

       “얼마든지 환영일세!”

         

       그래도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도박을 즐기고 있는 풍경만큼은 이전과 비슷했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합격점이지.”

         

       사채용은 그렇게 중얼거릴 때였다.

         

       입구가 소란스러워졌다.

         

       “뇌검낭인…!”

         

       “뇌검낭인이다!”

         

       호천안은 자신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을 거는 영상루의 손님들을 가볍게 상대해 주었다.

         

       “대협! 이 영상루에 혹여 무슨 볼일이 있으신 게요?”

         

       “오늘은 그저 한 명의 손님으로 찾아왔을 뿐이오.”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호천안은 조용히 판을 둘러보다가 자리가 하나 비는 골패판에 끼어들었다.

         

       “하하, 그 유명한 뇌검낭인과 도박을 할 수 있다니 영광이로군!”

         

       “듣자하니 사기 도박꾼들의 주머니를 탈탈 털었다는데, 오늘은 쪽박을 차겠어!”

         

       “으하하하! 그래도 한 판이라도 이긴다면 평생의 자랑거리 아니겠는가!”

         

       호천안은 가볍게 판을 쓸었다. 호천안의 도박판을 관전하던 군중들인 호천안의 한 수가 펼쳐질 때마다 연신 감탄사를 터트렸다.

         

       “이야, 기가 막히는군!”

         

       “고절한 도박 실력이야!”

         

       호천안은 적당히 따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판으로 향했다. 손님들과 몇 판 어울려 도박을 벌인 호천안은 본격적으로 기루의 도박사들과 승부를 겨루었다.

         

       “기루의 은인이나 절대 봐 주지 않겠소!”

         

       “바라던 바로군.”

         

       실력에 자신이 있는 도박사들이 연이어 호천안에게 달려들었으나 호천안은 그들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

         

       “크윽, 졌소!”

         

       결국에는 내로라하는 영상루의 도박사들을 모두 꺾고 영상루 최고의 도박사로 평가받는 작두를 상대로 승리를 거머쥔 호천안.

         

       호천안의 승부를 관람하던 손님들은 아쉬움 섞인 탄성을 터트렸다.

         

       영상루의 굵직한 도박사들을 모두 꺾었으니 이제 호천안이 자리에서 일어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호천안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대신 고개를 위로 들었다.

         

       손님들 역시 호천안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는 영상루주 사채용이 서 있었다.

         

       “루주, 한 판 하시겠소?”

         

       “음.”

         

       사채용은 쓴웃음을 지었다.

         

       사채용은 기루를 차린 이후 단 한번도 도박판에 서 본 적이 없었다. 도박사로서의 자신은 루주가 되면서 죽었다고 생각했으니까.

         

       “어허, 빼지 말고 좀 어울려 주시게. 위에서 그리 지켜만 보고 있으면 좀이 쑤시지 않소?”

         

       “맞다!”

         

       “루주는 도박 실력을 공개하라!”

         

       손님들도 호천안의 행동에 동조했다. 도박사들의 성지, 영상루의 주인인 사채용의 도박실력이 궁금해졌기 때문이었다.

         

       “이미 도박판을 떠난 지 십 년이 넘은 늙은이요. 눈이나 더럽히지 않을까 걱정되는구려.”

         

       “감은 떨어질 수 있으나, 수준은 영원한 법 아니겠소.”

         

       “캬! 명언이로군!”

         

       “거, 루주! 그만 빼고 내려오시게!”

         

       결국 사채용은 호천안과 손님들의 등쌀에 도박판에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루주의 감각도 깨울 겸 골패부터 시작합시다.”

         

       호천안과 사채용은 천천히 순배를 주고받았다. 사채용은 천천히 도박사로서의 자신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호천안이 도박에서 어떤 경지에 이르렀는지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녹슨 기술이나마 혼신의 힘을 다해 펼쳐 보았는데도 마치 조약돌을 바다에 던져 넣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으니 그저 실소만 나왔다.

         

       두 사람은 종목을 바꾸어 가며 이런 저런 판을 조금씩 즐겼다.

         

       대항사위의 판에서 호천안은 주사위를 던지며 말문을 열었다.

         

       “영상루가 점차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는구려.”

         

       “다 뇌검낭인의 덕분이 아니겠소.”

         

       사채용의 말에 구경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호천안은 가볍게 웃으며 그 말을 부정했다.

         

       “나는 그저 의뢰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오. 루주께서는 혹시 알고 계시오?”

         

       “무엇을 말입니까.”

         

       “이 영상루를 구해달라는 의뢰를 넣은 것은 한 사람이 아니었소.”

         

       주사위를 굴리려던 사채용의 손이 멈추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한번에 두 편을 올리려다가 늦어버렸습니다!

    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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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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