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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4

       

        

        

        

        

       -[ISO :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투입된 모든 오퍼레이터에게 일괄적으로 전달한다. 모든 작전을 중단하고 기지로 복귀하라. 현 시간부로 해당 현상 및 파생 존재를 ‘그림자’로 통칭,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전까지 로스앤젤레스에의 투입을 중단한다. 반복한다….]

        

        

        

        샌 클레멘테부터 데이나 포인트, 라구나 힐스, 미션 비에호와 레이크 포레스트. 샌타애나와 오렌지, 헌팅턴 비치와 애너하임, 그리고 롱 비치.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로스앤젤레스의 하부 위성도시, 적색으로 물든 홀로그램 지도의 소규모 전역이 통째로 회색으로 화했다. 청색, 그리고 아군임을 의미하는 이카루스 오퍼레이터의 영역이 초 단위로 사그라드는 가운데, 그 위를 적색도 아닌 회색이 덮어냈다.

        

        창공을 가르는 UAV가 실시간으로 주변을 정찰했다. 회색 바탕에 검은 색의 물음표. 느리지만 서서히 로스앤젤레스 하부를 잠식한다.

        

        해당 영역 안을 돌아다니는 그림자의 숫자는 겉으로 보아도 가볍게 천을 넘었다.

        

        

        

       “…도대체.”

        

        

        

        나 역시도 처음 보는 거지만, 그 모습은 실로 기이했다.

        

        전원이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를 착용했고, 마치 허공으로 조금씩 증발하는 것마냥 신체의 말단이 마치 재처럼 흩날려 부서지며 사라지고 다시 나타난다. 마치 죽어버린 시체를 다시 일으켜 움직이는 네크로맨서의 군대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마치 생전과 같은 움직임으로 능숙하게 움직이며 사격을 해대고 스킬을 사용했다. 로스앤젤레스에 말 그대로 가득찬 카르텔과 중국군, 그리고 서부 러시아군이 이 기이한 군대에 조금씩 두려움을 먹기 시작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에 가까웠다.

        

        대도시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이 아닌 주변 위성도시부터 시작된 교전이었기에, 이들이 발을 내딛는 곳마다 곧 미국의 이름 아래에 편입되었다. 그렇게 나와 로렌티나, 로건은 그저 아무런 말 없이 UAV가 전달하는 로스앤젤레스의 상황을 보았다.

        

        

        

       “….”

        

        

        

        물론 저 둘이 지금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와는 별개로, 나는 저 유사 언데드 군단의 모습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

        

        저러한 디자인은 이곳으로 넘어오기 전, 나를 돌려보내준 그 두 명과 상의하여 결정된 것이었다. 죽으면 가루가 되어 바스러진 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추후 다시 생성되어 복귀한다는 이미지에 실로 걸맞는 무기질적이고 비인간적인 형태였다.

        

        그리고 그 외에도 디자인을 일괄적으로 통일한 이유 또한 있었다.

        

        

        

       ‘…이상하게 다크 존에는 휘황찬란한 아바타랑 액세서리 등이 너무 많단 말이지.’

        

        

        

        그냥 투입했다가는 대가리나 엉덩이에 강아지나 고양이귀를 달고 있는 아바타들, 혹은 쓸데없이 심혈을 기울여 깎은 여캐 아바타들이 무더기로 작전에 투입되는 꼬라지가 발생할 테니까.

        

        게다가 그들 중에서 얼마 전 파이널 챔피언십 1등 기념으로 출시된 번들을 산 이들도 수두룩했고.

        

        더군다나 그걸로 끝도 아니다. 나는 총기 스킨 같은 걸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지만, 애초에 다크 존은 월정액 및 그런 총기 스킨 번들로도 장사를 하고 있는 만큼 공방에 보면 아주 총기 색깔이 휘황찬란한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하나하나 전부 설명해줄 수도 있었지만 그럴 이유도 필요도 없었고 – 요컨대 쉽게 말해서,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투입된 이들의 모습이 저런 건 다 이유가 있단 소리였다.

        

        

        스윽.

        

        로렌티나와 로건의 고개가 돌아간다. 방향은 당연히 내 쪽이었고.

        

        설명을 요구하는 표정이라고 해야 하나, 이걸. 아무튼 비슷하면 비슷했지 결코 다르지 않은 두 명의 시선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물론 나쁜 쪽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약간 섞여있는 감격이 내 생각이 틀리지 않단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살아있는 것도 모자라 이카루스의 일을 덜어준 거니까. 지금은 기쁘단 것보다도 실감이 안 나는 쪽에 더 가깝겠지만, 아마 그닥 머지 않은 시간 내에 두 분은 이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인명 손실을 걱정할 필요 없이 작전을 진행할 수 있다는 건 말 그대로 치트나 다를 바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들은 그 사실을 최소 몇 초 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똑똑했다.

        

        물론, 이들이 나를 또 으스러져라 껴안을 거란 사실은 예상하지 못했다.

        

        

        

       “꾸엑…!”

        

       “우리 막내, 정말….”

        

        

        

        어떻게 보면 그냥 내가 바보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몇 번이나 이어진 포옹이 또다시 끝난 타이밍에 뜬금없이 이어지는 컨택. 뭔가 했더니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대거 팀의 실시간 화상통화 요청이었다. 과연 무슨 일인지 몰라 가만히 보고 있자니, 나를 빼고 대화가 시작되었다.

        

        

        

       “지금쯤이면 두 명 다 로스앤젤레스에서의 소식은 들었겠군. 보다시피 작전 지역이 완전히 붕 떠버렸다. 서부 지부도 너희 둘을 복귀시킬지에 대한 여부를 아직 고민 중이니, 볼 건 없겠지만 거기서 좀 쉬도록.”

        

       “사람 붐비는 뉴욕이라면 몰라도, 이런 거대한 관짝 투성이인 동네에서 뭘 쉬란 소린가요, 도대체.”

        

       “총소리가 안 들리면 그게 휴식이지.”

        

        

        

        오웬스,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체스터. 그닥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동시에 실로 오랜만에 보는 이들이었다.

        

        인사라도 할까 했지만, 이 두 명이 여전히 내게 어떠한 발언권도 주지 않고 있는 이유가 있을 듯하여 얌전히 입을 닫고 있자, 대화는 어느덧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해야 하겠지만 나에 대한 이야기였다.

        

        

        언젠가 한 번 설명한 적이 있었지만, 이 둘이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날아온 이유는 간단했다 – 무너진 인디언포인트 원자력발전소의 통로 개척이 완전히 끝나며 내가 당시 남겼던 에코 하나가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듣자 하니 그 후로 내가 남긴 두 번째 에코와 부서진 탄도 방패까지 발견한 모양이었고.

        

        요컨대 이들은 혹시나 존재할지도 모르는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그리고 내가 남긴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수천 킬로미터를 가로질러 날아왔단 소리였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로건과 로렌티나 뿐만이 아닌 저들이 그걸 궁금해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위치가 센트럴 파크 HQ로 잡히는 걸 보아하니 발전소에서의 일은 마무리된 모양이로군. 뭔가 유의미한 결과는 있었나?”

        

       “…예, 뭐. 몇 가지를 추가로 발견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송신되는 두 번째 에코, 그리고 다 부서진 방패 및 내가 남긴 혈흔 사진들.

        

        삽시간에 암울해지는 분위기. 내가 그걸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자, 잠깐의 침묵 후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막내의 흔적은?”

        

       “안타깝게도, 그 이외에 더 남긴 흔적은…심지어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죠.”

        

        

        

        하지만 그 순간, 고개를 숙인 두 명이 다시금 머리를 들었다. 그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홀로그램 캠이 돌아가며 나를 비춘다.

        

        로렌티나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단 말투로 덧붙였다.

        

        

        

       “왜냐면 시체가 없었으니까요.”

        

        

        

        한순간 이어지는 아이컨택.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나머지 7명의 대거 팀 인원들과 촤르륵 시선을 마주하는 순간, 아주 찰나의 정적이 이어지고-

        

        

        

       “아, 이런-”

        

        

        

        털썩.

        

        대거 팀의 유일한 홍일점이었던 레이피어가 그 자리에서 머리를 감싸쥐고 기절하는 가운데, 나는 무어라 답해야만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덧붙였다.

        

        

        

       “에, 어…태스크포스 대거 소속 이유진 중사, 지금 인디언포인트 발전소에서 복귀했습니다.”

        

        

        

        뭐라고 해야 하나.

        

        나는 복귀해서 반갑다는 표정과 진심으로 내 머리에 꿀밤을 갈기고 싶다는 표정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아무튼, 그렇게 나는 드디어 두 번째 집에 정식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실로 추운 뉴욕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정말로 따뜻했다.

        

        

        

       

        

        

        

        

        

       

        

        

        

       ───투두두두두!

        

        

        

       “으아, 도대체 폴른이 몇 명이야! 왜 우리만 노려!”

        

       “민아가 빨리 유진 씨 꼬리 잡고 끌고 오면 될 것 같은데…!”

        

       “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하모니와 다이스는 쏟아지는 저격 아닌 저격을 견뎌내며 아득바득 미션을 밀고 있었다.

        

        흔한 일상이었다.

        

        

        

        

        

        

        

        

        

        

        

        

        

        

        

        

        

        

        

        

        다크 존의 미국은 실제 미국과 크기가 완전히 같지 않았다.

        

        대도시와 면면을 맞대고 있는 중소 도시들은 말만 중소 도시였지 실질적으로는 단독주택이 빼곡하게 밀집되어 있는 영역이었고, 실질적으로 그런 곳들은 게임 내에 존재할 필요가 없었으며 – 당연하게도 그런 곳들은 축소되고, 삭제되었으며, 면적 역시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를 다르게 말하면 존재하는 건물은 그 이유가 있어서 존재했고 – 그런 곳들은 대개 십중팔구 적들이 사용하고 있는 곳이었다. 당연했다. 아군에 해당하는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들은 오퍼레이션 선라이즈에서 공격자의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일출 작전이 시작됨에 따라, 이에 참여하기에 합당한 자격을 갖춘 유저들은 대도시에서의 CQB가 얼마나 진혹하며 끔찍한 교전 효율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실로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하모니와 다이스도 있었다.

        

        

        

       -[작전 목표 : 샌 클레멘테의 아울렛을 탈환하라.]

        

        

        

       “이게 말이야 쉽지…!”

        

        

        

        멀쩡한 건물은 그럴 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어지간한 곳들은 전부 적들의 전초기지가 되어있었으며,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변절 오퍼레이터로서 참전한 시청자들 혹은 일반 유저들이 침입 또는 난입의 형태로 이들을 가로막는다. 그리하여 생각보다 수복은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다.

        

        퍼센테이지가 올라가고는 있었지만 그다지 빠른 속도는 아니었다. 이미 무수한 트라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갱신되고 있는 미션 데이터에 의하면 고등학교나 어지간한 상가 단지는 고위험 및 고가치 표적으로 수두룩한 상태였기도 했다.

        

        그리하여 고작 하루만에 정립된 기본적인 스탠스는 다음과 같았다 – 최대한 간단한 목표 및 점령 미션부터 시행하며 최대한 많은 버프를 얻은 후, 협동하여 주요 목표 지점을 탈환하여 각종 지원을 받고 다음 영역으로 나아간다. 그것이 거의 대부분이 동의한 가장 효율적인 결론이었다.

        

        

        물론, 그 둘은 언제나 ‘거의 대부분’인 적이 없었다.

        

        

        

       “테르밋 던져요, 테르밋! 시간 끌 테니까!”

        

       “어으, 정신없어…!”

        

        

        

        파지직!

        

        하모니의 손 위에서부터 화염이 넘실거린다. 막대기 끝에서부터 타오르는 불꽃은 황색이 아닌 백색에 가까웠다. 다이스가 기관총을 든 채 성큼성큼 전진하는 적 중장갑병의 시선을 끄는 사이, 하모니는 수천 도 이상의 고열로 타오르는 막대기를 들고 적의 등에 찔러넣는다.

        

        기괴한 신음소리와 함께 장갑이 녹아 타오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접촉 지점이 바스러지고 녹아들며 고가치 목표는 눈을 뒤집어까고는 그 자리에서 엎어진다.

        

        물론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기관총을 든 적을 처리하자마자 좌측에서 나타난 방패를 들고 권총을 사격해대는 중장갑병 셋. 그러나 다이스는 전혀 당황하지 않은 채 수류탄 핀을 두 개 뽑고는 머릿속으로 쿠킹 시간을 계산, 그것을 빠르게 바닥에 던졌다.

        

        방패 사이로 흘러나간 수류탄이 적의 등 뒤에서 터지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지막지한 굉음과 함께 사방을 뒤흔드는 충격파. 적은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고, 하모니는 잽싸게 중장갑병이 들고 있던 기관총을 들어 머리에 연신 사격을 가했다.

        

        

        

       ───투두두두!

        

        

        

       “커흑…!”

        

        

        

        머리가 걸레짝이 된 세 명이 그대로 그 자리에 철퍽 엎어지는 사이, 하모니와 다이스는 능숙하게 탄창을 교환하며 다음 교전을 준비했다.

        

        한숨을 내쉬고 투덜거리면서도 다음을 준비하는 모습. 이 시점에서 이 둘의 모토는 언제나 적이 최소 둘에서 셋, 많으면 넷 이상이거나 혹은 그에 준하는 화력을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고, 미션은 실제로 그리 진행되고 있었다.

        

        물론, 일반적으로는 열 명을 꽉꽉 채워도 모자랄 판인 미션을 두 명이서 밀고 있었기에 그런 것이었지만.

        

        

        

       “어으, 정신이 나갈 것 같네. 괜찮아?”

        

       “괜찮아요. 다이스 씨는요?”

        

       “아직 괜찮지. 절반도 안 왔는데 벌써 로비로 되돌아갈 수는 없잖아?”

        

        

        

        그 말대로.

        

        건물은 실로 쓸데없이 거대했다. 게다가 한 파티를 구성하는 인원수가 적다는 것은 한 명이 담당해야만 하는 일이 많다는 사실과 동일했다.

        

        게다가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알림 : 폴른 오퍼레이터를 감지.]

        

        

        

       “그럴 줄 알았지.”

        

        

        

        이들의 적은 러시아군, 중국군, 그리고 카르텔 뿐만이 아니었다.

        

        방송인으로서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단점. 본래라면 과도하게 시간을 갈아넣어 앞서가는 사람을 견제할 수 있는 합법적인 수단으로서 존재하는 폴른 투입 시스템이었지만, 이는 사실상 그대로 저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물론 인증된 스트리머들은 저격 가능한 빈도수가 극도로 축소되었긴 하지만, 그것을 당하는 입장에서 부담감이 줄어든다는 사실과 동치에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이겨내는 것만이 답이었다.

        

        

        두 명의 눈매가 한순간에 달라진다.

        

        교전, 그리고 승리에 목숨을 건 듯한 눈빛이었다.

        

        

        

       ───키이잉!

        

        

        

        펄스가 공간을 휩쓸었다.

        

        적은 네 명. 한 사람당 처리해야만 하는 숫자는 얼핏 보기엔 둘이라고 할 수 있었으나, 사실상 그것은 시청자의 가정이었다.

        

        하모니와 다이스는 순식간에 시선을 주고받은 뒤, 가장 까다롭거나 혹은 처리하기에 용이할 것만 같은 유저를 동시에 마크한다. 네 명의 폴른 오퍼레이터 중 한 명이 더욱 더 선명한 윤곽선으로 발광하는 순간 두 명은 날아드는 총알을 피해 후퇴하며 즉각적으로 계획을 세운다.

        

        

        

       “어떻게 잡을까요?”

        

       “일단 저들이 보유한 스킬셋부터 확인해보죠.”

        

        

        

        폴른 오퍼레이터와 일반 유저 간의 스킬셋은 차이가 났다. 이는 대치 중인 서로의 숫자 비교를 통해 실시간으로 조정되었는데, 가령 지금과 같은 경우에는 하모니와 다이스 파티가 명백히 숫자적 열세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폴른 오퍼레이터는 사용 가능한 스킬의 숫자가 줄었다.

        

        더하여 다행스럽게도, 방금 이들이 죽인 세 명은 탄도 방패를 들고 있었다.

        

        다이스가 그 중 하나를 집어들어 전선을 형성하며 천천히 후퇴하는 한편, 하모니는 뒤에서 날카로운 제압사격을 날리며 상대의 스킬이 무엇인지를 빠르게 파악한다. 점착 폭탄과 시커 마인, 펄스, 그리고 포말 수류탄이었다.

        

        거기까지 파악한 순간, 하모니는 마크한 유저를 포말 수류탄을 든 오퍼레이터로 변경했다. 다이스 역시도 날아드는 총알 앞에서도 해당 결정을 따랐고.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탕!

        

        

        

       “으아악!”

        

        

        

        적이 포말 수류탄을 손아귀에 쥔 순간, 하모니는 조정간을 연발로 바꾸고 손에 집중사격을 가했다. 실드의 존재로 인해 HP에 대미지는 없을지언정 충격은 가해졌고, 가동된 수류탄은 본인의 복부에서 격발하며 폴른 한 명을 그대로 폴리우레탄 폼 사이에 가둬버렸다.

        

        그것을 놓칠 이유가 없었다. 텅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방패를 거치한 다이스가 그 위에 기관총을 올렸고, 그것을 냅다 풀오토로 갈기자마자 폴리우레탄 폼이 수천 개의 파편으로 난자되었다. 그 사이에 갇혀버린 적의 운명이야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넷은 세 명으로 줄었다. 고작해야 2초밖에 지나지 않았기에 그 어떠한 반응조차 할 수 없었다.

        

        물론 다른 이들의 죽음 역시도 비슷할 것이었다.

        

        

        

       ───바스락!

        

        

        

       “꺼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

       -뭔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질어질하다 진짜 ㅋㅋㅋㅋㅋㅋ

       -어어 가방에서 컴포지션이 왜나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녹냥씨 진짜 미쳤어!?!?!?!?!?!?!?

        

        

        

        그와 동시에, 하모니는 전술 가방 안에서 막대형 폭약을 꺼냈다.

        

        폴른 오퍼레이터는 자신들의 최후가 그닥 편안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두 명은 흔적도 없이 날아간 시체와 건물 파편 위에 누운 채 죽어가는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었다.

        

        

        

       “…빨리 비얌씨 끌고 와요, 힘들어 죽겠어어….”

        

       “저도 끌고올 수 있었다면 진작에 끌고 왔다니까요…?”

        

        

        

        비얌 금단증상.

        

        그것은 비얌의 길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선 이들조차 피할 수 없었다.

        

        겨울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하모니 : 꺼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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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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