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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6

       

        

        

        

        

       “…그래서. 지금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막내가 한 일이라고?”

        

       “그렇지요.”

        

        

        

        오후 10시.

        

        뉴욕의 하늘은 실로 새까맸고, 센트럴 파크 HQ는 어둠에 잠겼다 – 그러나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다. 시설 지하의 다목적실이 바로 그 증거였다. 수십 명 이상을 수용 가능한 방 안에 나를 포함한 대거 팀 전원이 모였다.

        

        그리고 나와 얽혀있는 숨겨진 사실이라는 이름의 폭탄이 터졌다.

        

        다들 실로 기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럴 수밖에 없긴 했지만. 쉽사리 믿기 어려운 말이 분명했으니까. 하지만 이 세계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물리적 법칙이 통하지 않는 사례가 몇 번이고 발생한 곳이었다. 당장 이 자리에 모인 10명 중 세 명이 바로 그 결과였고.

        

        그래서인지 구구절절한 설득은 필요없었다. 물론 이는 대거 팀 전원이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관점을 가졌다는 이유에서도 어느 정도 기인하고 있었다.

        

        

        

       “여기서 안 믿는다고 해봐야 있던 일이 없던 일로 변하지는 않겠지. 막내 통제 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로스앤젤레스 일은 적당히 관심 끄고 지낼 수 있겠어.”

        

       “…그보다 언제부터 다들 제 이름은 안 불러주고 막내라고만 부르시는지?”

        

       “이런. 그게 더 중요한 일이었나?”

        

        

        

        막내라는 호칭은 로렌티나랑 로건 정도만 쓰는 게 아니었어?

        

        이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심경의 변화 때문이 아닐까. 조금 신경쓰이는 것 이외에는 딱히 깊게 생각할 만한 문제도 아니었고.

        

        아무튼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꽤나 여러 가지가 있었으나, 그 중 하나를 꼽자면 내 복귀 문제를 예로 들 수 있겠다 – 첨언하자면, 여기서의 복귀는 오퍼레이터로서의 직위 복귀가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했다.

        

        당연하겠지만, 이들과는 적어도 수 년간 같이 작전을 뛰며 온갖 희노애락을 전부 공유한 사이였다. 한 번 죽었다가 – 실제로 죽지는 않았지만 – 돌아온 이후 훈장만 받고 아무 말 없이 덜렁 돌아가버리는 건 너무 무책임하지 않은가.

        

        그래서였다.

        

        

        

       “그런 연유로, 막내는 내일 집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원할 때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 걱정은 접어두시죠.”

        

       “제가 말해도 되는데.”

        

       “중요한 부분에서 맨날 무게 잡는 것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분위기에서 빨리 말하는 게 효과적일 때도 있죠.”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로렌티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주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이런 일 때문에 모두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녀가 총대를 메준 덕분에 분위기는 그렇게 무거워지지 않았다.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단 핵심도 잘 말했고.

        

        그리고 그 결과-

        

        

        

       “축하한다.”

        

       “가서 맛있는 거 많이 먹어. 가끔씩 시간 나면 얼굴 비추고. 남는 음식 있으면 좀 가져다주면 되겠네. 싱싱한 해산물 못 먹은 지 꽤나 오래 됐으니.”

        

       “오고갈 때 확실히 오염물질 제독 작업 받고 가라.”

        

       “에, 어….”

        

        

        

        이렇게 시원스럽게 이해해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의 빠른 답변.

        

        이리 말해주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만약 언제든지 오고갈 수 있는 게 아니라 편도행 티켓을 끊은 것이었더라면 이 자리는 눈물바다가 됐을 가능성이 높았겠지. 아마도 그 중 내가 제일 많이 울었을 거고.

        

        게다가 제2차 세계선 동기화가 이루어지면서 두 세계 간 시간 비율은 1 : 1로 고정되었다. 물론 이는 유동적으로 수정 가능하긴 하지만, 내가 원래 있던 곳에서 일주일이 지났는데 이곳에서 1년이 지나거나 하는 극단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었다.

        

        더해서, 원한다면 채팅을 통해 연락하는 것도 가능했다. 까놓고 말해서 세계선만 다를 뿐이지 문 하나로 넘나들 수 있는 걸 보면 그냥 옆집 사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요컨대 반영구적 이별이 아니기에 그만큼 대화가 가벼워진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결론부터 들었을 땐 불안했는데, 막상 그닥 심각한 이야기는 아니구만.”

        

       “막내 집은 어떻게 생겼을지 꽤 궁금한데. 허락 맡고 다녀오면 안 되나?”

        

       “다들 헛소리부터 하는 걸 보니 아직 여력이 많이 남은 모양인데, 상부에 친히 로스앤젤레스 복귀 건의를 하면 되겠나?”

        

        

        

        그리고 찾아오는 정적.

        

        물론 오웬스는 농담이었다는 듯 입가에 작게 미소를 띄웠고, 조용해진 틈을 타 말했다.

        

        

        

       “유진. 너는 미국이 다시 멀쩡해지면 그때나 돌아오도록. 아직 뉴욕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사람 뼛조각도 다 못 치운 와중에….”

        

       “아유, 누가 우리 분대장 입 좀 막아.”

        

       “딱히 틀린 말도 아닌데 뭐 어때. 라과디아 공항 같은 데는 아직도 해골이 수천 개씩 굴러다닌다고.”

        

        

        

        터져나오는 헛웃음.

        

        물론 나 역시 그 광경을 실제로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딱히 할 말은 없었다. 더한 것도 많이 보았다는 사실은 실로 공공연했고 – 내가 센트럴 파크 HQ에 합류했었던 시점은 여름이었으며, 당시 맨해튼은…말 그대로 썩는 냄새가 진동하다 못해 산소마스크가 필수였다.

        

        황화수소와 암모니아 가스 때문에 질식사하는 사람들도 간혹 나올 정도로 끔찍한 시점이었지. 당시 그 광경을 보고 정신병에 걸리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나왔었고 – 물론 나는 그 당시 재수 좋게 로렌티나의 눈에 띄어 사격장으로 끌려갔지만.

        

        그래도 부패하는 냄새보다는 화약 냄새가 훨씬 나았다.

        

        

        아무튼 그다지 듣기 싫은 이야기는 여기까지.

        

        분위기가 왁자지껄한 건 그럴 만한 이유도 있었지만, 아직 오늘 하루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게 무슨 소리인가 하니,

        

        

        

       ───똑똑똑!

        

        

        

       “왔다, 왔어.”

        

       “환풍기나 슬슬 틀자고.”

        

        

        

        그와 동시에 문이 열리고, 무인 카트가…뭔가 좀 심상찮게 많은 음식과 술들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동식 바베큐 그릴 머신도 어느샌가 방 안에 세팅되었고.

        

        아직 정복이랑 훈장도 못 벗은 시점이었기에 무슨 일인지 몰라 멀뚱히 그 광경을 바라보고만 있을 즈음, 로렌티나가 내 등을 툭툭 치면서 덧붙였다.

        

        

        

       “옷 벗고 와요. 막내 간다고 준비한 파티인데, 당사자가 가만히 서있으면 되겠어요?”

        

       “아, 어….”

        

        

        

        어리둥절해하는 것도 잠시, 나는 만면에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다들 진짜 고마워요!”

        

        

        

        물론 반응은 보지 않았다. 만약 뒷말까지 들었다면 내 얼굴은 홍당무처럼 발개졌을 테니까.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게 이미 늦은 것 같긴 하지만.

        

        

        

        

        

        

        

        

        

        

        

        쾅 소리를 내며 황급히 방을 뛰쳐나간 유진을 뒤로 한 채, 아홉 명은 그 광경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저래서 막내 소리 듣는 거지.”

        

       “귀엽잖아.”

        

        

        

        대거 팀.

        

        이들이 유진을 귀여워하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막내를 배웅하기 위한 고기 파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으극, 떨어져어…!”

        

       “우에에….”

        

        

        

        얼굴을 꾹꾹 눌러대는 보드라운 손바닥 감촉이 정신을 부팅시켰다.

        

        머리에 바람구멍을 뚫어놓고 뇌에 직접 찬 바람을 불어넣는 듯한 서늘한 감각. 나는 대충 매트리스만 깔려 있는 방의 바닥에서 로건을 껴안은 채로 자고 있었다. 정신이 실로 맹했다. 주변은 술 냄새로 가득했다. 그래도 그에 비해 숙취는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

        

        애초에 내가 술을 몇 잔 마시자마자 바로 정신이 느슨해져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팔로 몸을 휘감은 것도 모자라 꼬리로 다리랑 허리까지 감싸고 있는 모습.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매트리스에서 일어났다. 꼬리까지 풀어주자 끙끙대던 로건이 그제야 길게 숨을 토해내며 다시 잠에 빠졌다.

        

        

        

       “…혹시 저 때문에 잠 설치거나 한 건 아니죠?”

        

       “난 남극에 던져놔도 잘 자니까 신경쓰지 마라….”

        

        

        

        그러고는 로건은 다시 잠들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난장판 그 자체였던 방은 어느샌가 깨끗하게 치워져있었다. 자는 사이에 로봇들이 와서 쓰잘데기없는 것들을 전부 치워버린 모양이었다. 그래도 아직 덜 마신 술병은 몇 개 남아있었지만. 그것까지는 치울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했나보다.

        

        시간은 오전을 넘어 오후에 다다르고 있었다. 다들 하나둘씩 잠에서 깨어나는 중이었다. 환기 시스템을 가동함에 따라 꿉꿉한 내부 공기는 완전히 사라지고, 이내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었다. 느슨한 아침의 잠기운을 몰아내기에는 실로 좋았다.

        

        멍한 표정을 짓고 있자니 왼손의 이카루스 기어가 진동하며 메시지를 보냈다.

        

        

        

       -[알림 : ‘복귀 전에 확인’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었습니다.]

        

       

        

        피식 웃으며 확인.

        

        구태여 그 두 명에게 연락하지 않아도 이제는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방법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해준 것이 아닐까 했고, 실제로도 그게 맞았다.

        

        방법은 실로 손쉬웠다. 좌표를 두 개 지정하면 연결되는 식이었는데, 둘 다 특정 문으로 지정 가능했다. 가령 이곳으로 들어올 수 있는 문을 A로, 우리집 문을 B로 지정하면 A를 열었을 때 B로 나올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센서 및 그리드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문에 달린 피즐러가 특정한 물체만을 분해시킬 수 있었다. 별다른 설정을 하지 않는다면 유해물질 정도만 분해되는 것이 특징이었다. 가령 몸 속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암이나 노화 세포, 몸에 붙어있거나 몸 속에 있는 세균 등등.

        

        참 신기한 기술력이다.

        

        

        의자에 앉아 천장만 바라보고 있자니, 건너편에 체스터가 앉았다.

        

        원래 세계에서는 레펠 훈련하다 떨어져서 다리가 깨강정나 병원에 있었는데,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걸 보니 기분이 실로 묘했다. 옆에는 어느샌가 일어난 스펙터가 앉았고.

        

        그녀가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

        

        

        

       “언제 돌아가나요?”

        

       “원할 때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죠. 원한다면 지금도.”

        

       “그렇군요.”

        

        

        

        그 말에 다들 비척비척 일어섰다.

        

        심지어는 자고 있던 로건까지도 어떻게 알아들었는지, 매트리스에서 몸을 일으켜 소파에 몸을 기댔다. 뭔가 했더니 이유가 꽤나 웃겼다.

        

        

        

       “막내도 이런 곳에서 술이 깰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는 건 그다지 안 좋아할 테니.”

        

       “에이. 무슨 소리….”

        

       “조용히 하세요.”

        

        

        

        폭 하는 소리와 함께, 나는 어느샌가 로렌티나의 품 안에 있었다.

        

        그녀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덧붙였다.

        

        

        

       “자주 놀러와요. 이번 년도 여름에는 꼭 버지니아의 해변가에 막내를 초대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물론이죠. 아니면 저희 집에 놀러오는 것도.”

        

       “그건 미국이 정상화된 후에나 고려해보도록 하죠. 막내에게 언제나 신의 축복이 있기를.”

        

        

        

        품에서 떨어졌다.

        

        다음은 로건.

        

        

        

       “나중에 돌아오게 되면 침대 매트리스나 하나 부탁해야겠어. 얼마 전에 침대를 바꿨더니 등이 좀 아프거든.”

        

       “후후, 최대한 최고급으로 가져오면 될까요?”

        

       “농담이야. 안 바쁠 때 다시 보자.”

        

        

        

        그 다음은 레이피어.

        

        그녀의 품 안에서는 언제나 은은한 향수 냄새가 났다.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하니, 거창한 말은 할 필요가 없겠죠. 다음에 볼 땐 더 좋아진 뉴욕에서 만나도록 해요.”

        

       “물론이죠.”

        

        

        

        그 다음은 대거 팀의 중핵들인 남정네들 차례.

        

        다들 한 치의 거부감 없이 덥석덥석 안아주었다. 내 키가 그리 작지 않아서 다행히도 큰 무리 없이 안길 수 있었다.

        

        물론 하는 말들은 제각기 다 달랐지만.

        

        

        

       “나중에 올 때 괜찮은 낚시대 하나만 가져다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하하, 물론 문제 없죠.”

        

       “몬테크리스토 에스페시알 No. 2, 넉넉하게 스무 갑만 부탁하지. 괜찮은 휴미더도.”

        

       “새끼, 폐를 석탄으로 만들려고 작정을 했구만. 못난 주인 만나서 타르랑 니코틴 분해해주는 이카루스 기어 앞에 두고 금식기도나 해라.”

        

       “지랄.”

        

        

        

        몬테크리스토 에스페시알 뭐시기…가 뭔가 했더니, 쿠바산 시가였다.

        

        하기야, 이런 기호품 같은 걸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긴 하겠다. 나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잠시 지었다가 금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야 못해줄 것도 없지. 지갑이야 내가 열면 되는 거고, 그 정도의 돈은 있다. 아마 그 정도 이상의 돈이 있겠지만.

        

        아무튼 그 외에도 이것저것 꽤나 많은 심부름을 받게 되었다. 물론 다들 그걸 구매할 수 있는 돈은 준다고 했지만, 일련번호 호환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지폐를 줘서 뭐하려고. 그리하여 전부 내 돈으로 산다고 하자 다들 뜯어말렸지만 내 통장을 보여주니 다들 조용해졌다.

        

        일단은 원 단위로 찍혀있긴 했지만, 옆에 달러 환산 결과도 보여줬고.

        

        

        

       “막내가 선물을 한아름 싸들고 오겠구만. 이거 꽤나 기대되는데.”

        

       “한 일주일 정도 있다가 오나?”

        

       “하하, 최대한 준비되는대로 가져다 드릴게요.”

        

       “역시 믿을 건 막내밖에 없어.”

        

        

        

        물론, 그러한 선물들은 앞으로 있을 일들에 비하면 실로 소소할 것임에 틀림없다.

        

        문자 메시지를 확인해본 결과 다이스와 하모니가 신나게 땡깡을 부리고 있었으니, 더더욱.

        

        이제부터는 로스앤젤레스를 되찾으러 갈 시간이었다.

        

        

        

       “그럼 갈게요. 일주일 있다가 봐요.”

        

       “전혀 멀리 가는 것 같지가 않구만. 기분이 묘한데.”

        

        

        

        뒤에서 이어지는 이런저런 말들을 무시한 다음 아까 깔렸던 애플리케이션을 가동.

        

        다목적실의 문을 포인트 알파로, 집 현관을 포인트 브라보로 지정하고 가동 버튼을 클릭. 그와 동시에 포인트 알파 주변으로 홀로그램이 퍼져나가며 문에서부터 떨어지라는 음성이 허공을 울린다. 그와 동시에 문 위로 형성되는 오브젝트 피즐러.

        

        그렇게 대략 10초 가량이 지나 모든 혼란이 잦아들었다. 게이트 형성 시간은 30초.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잡고 열었다.

        

        

        

       ───철컥!

        

        

        

       “단독주택?”

        

       “고즈넉하게 생겼구만. 바닥이 죄다 대리석이야.”

        

       “냉장고에 모닝 리커버리 같은 거 없나? 어제 술을 마셔서 속이 좀 쓰린데.”

        

       “이런 멍청이들 같으니. 유진, 빨리 돌아가요. 막고 있을 테니까.”

        

        

        

        물론, 이들은 그 사이로 얼핏 비치는 내 집을 보고는 아주 시어머니마냥…또는 오리마냥 꽥꽥대며 각자 한 마디씩 던지고 있었다.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게이트를 건넜다. 당연하게도 건너편에서는 다들 웃으면서 잘 가라는 듯으로 손짓을 하고 있었다.

        

        

        

       -[알림 : 피즐러 작동. 유해물질 분해 완료. 세계선 횡단 확인.]

        

       -[알림 : 문 폐쇄. 게이트 작동 종료.]

        

        

        

        그리고 문이 닫혔다.

        

        삽시간에 고요로 물든 집 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계는 내가 예전의 세계로 건너간 지 4일 가량이 흘렀음을 알리고 있었다.

        

        내가 있었던 세계의 미국과 이 세계의 미국 간 시간은 동일하지 않았는지, 한국 시간은 이제 막 오후에 들어선 시점. 그 점은 상당히 편했다.

        

        신발을 벗으며 옷을 빨래통에 집어넣는 와중 정복을 가져오지 않았단 사실을 깜빡해버렸지만, 정 뭐하면 이따가 씻고 낮잠 한 번 잔 다음 일어나서 다시 가져오면 되겠지.

        

        그러니까, 일단은….

        

        

        

       “어으.”

        

        

        

        숙취 해소용 달달한 음료수라도 좀 마셔야겠다.

        

        그렇게 나의 대거 팀 방문기는 숙취로 마무리되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Streamer ‘Eugene’ // ON AIR]

        

        

        

       “뱀꼬리 떴다-!”

        

       “왔다, 내 마약!”

        

        

        

        금단증상에 시달리던 뽕쟁이들의 기쁨의 함성이 일제히 트리키를 강타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옆집 다녀오는 것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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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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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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