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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6

       *** ***

         

       “무슨 생각이야 호천안? 이렇게 일을 크게 벌이다니.”

         

       오늘도 이곳저곳에 초청당해 강제로 외교 활동을 하고 온 유사연이 피곤하다는 듯이 의자에 기대며 그런 말을 했다.

         

       “지금 사천성 문파들의 불안감이 장난이 아니야. 다들 자기 문하생들 빼앗기는 거 아니냐고 안달이 났다니까? 죽립 쓰고 합격한 다음에 홀랑 넘어갈까봐?”

         

       “죽립만 쓰면 문파복 입고 참여해도 괜찮은데? 명성만 올리고 빠져도 된다고 전해줘.”

         

       나는 진심이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유사연의 싸늘한 시선뿐이었다.

         

       “대체 뭐가 목적이야? 마지막에 뽑힐 열 사람에게 사천낭인이 안 되도 그만이라는 선택권을 준다는 것도 그렇고. 왜 선별자가 빠져나갈 구멍을 주는 거야?”

         

       “그야 걔들을 뽑는 것이 목적이 아니니까.”

         

       “뭐?”

         

       나는 유사연을 다독여 자리에 앉히고는 설명을 시작했다.

         

       “자자, 진정하고 생각을 해 봐. 난 솔직히 사천낭인을 충원하는 일 자체에 좀 회의적이었거든? 이제와서 뭔 소리인가 싶겠지만 말이야. 결국 개인비무대회 때문에 이 사천성에서 발굴될 수 있는 인재는 대부분 발굴되었단 말이지?”

         

       “…그건 그래.”

         

       유사연이 동의했다.

         

       개인비무대회는 그냥 소정의 등록비만 내면 누구나 자신의 무위를 뽐낼 수 있는 무대였다.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상황에 따라 돈을 벌 수도 있으니 무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했다.

         

       즉 전력이 될 만한 이류의 끝자락, 일류, 절정 수준의 인재들은 죄다 발굴이 끝났다는 소리였다.

         

       “지금이야 사파 세력이 일소되어서 잠잠하지만 계속해서 사파 무인들이 이 사천성에 몰려들 텐데 사천성 내부의 고수들을 채용해 봐야 결국에는 사천성 세력의 총량은 똑같단 말이지.”

       정파 세력이나 사천낭인이나 결국 유입되는 사파 무인들과 싸울 전력이다. 사천성 내부에서 사람을 채용하면 당장 의뢰는 쳐낼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발전 없이 쳇바퀴를 돌리는 셈이었다.

         

       “흐음…계속해봐.”

         

       “사파 세력은 외부에 끝없이 세력이 유입되는데 사천성은? 정파의 특성상 전력을 늘리기가 쉽지 않아.”

         

       내가 오기 전에 사천성에 사파 세력이 넘쳐났던 근본적인 이유였다. 경험이 없는 사천성 문파들이 초기 대응도 문제였지만 결국 시간의 차이일 뿐 현재 사천성의 구도는 정파 세력이 언젠가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적대 세력은 계속해서 외부에서 충원이 일어나는데 사천성의 세력들은 응애들이 고수가 될 때까지 손가락만 빨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파에서도 객원 고수들을 받긴 하지만 객원 고수를 선호하는 이들은 적다. 왜냐하면 정파 문파에 핵심은 사람이 아니라 무공. 아무리 고수라도 해당 문파의 핵심 무공을 익히지 않으면 문파의 중심이 될 수 없다.

         

       “낭인객잔이 적극적으로 외부 고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야?”

         

       “그래.”

         

       사천성 바깥의 외부 전력을 사천낭인으로 영입한다.

         

       그러나 외부 고수들을 사천낭인으로 영입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외부에 퍼진 사천낭인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었다.

         

       정철이 과거 무슨 일을 겪었는지 전 무림에 모르는 사람이 없어진 판국이다. 정철의 소문에 더해 과거 사천낭인에 대한 대우까지 퍼져 나간 상황이다.

         

       “요새 사천낭인이 전 무림적으로 뜨거운 감자이기는 하지만 딱히 사천낭인을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은 안 할거야. 워낙 사천낭인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이 많으니까.”

         

       “이번 신입 채용 시험으로 그런 인식을 다 날려버리겠다?”

         

       “그렇지.”

         

       소문은 자극적이지 않으면 퍼지질 않는다. 정철의 격문이니 정파와 사파의 대립이니 뇌검낭인이 나타납네 하는 소식이야 번개처럼 퍼지지만 사천인들이 사천낭인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이런 미적지근한 이야기는 소문조차 되지 못한다.

         

       전 무림에 쌓인 사천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싹 날려버리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소문이 필요했다.

         

       “사천성에서 천대받는다고 알려졌던 사천낭인 신입 모집에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들어 경합을 벌였다! 이 소문은 정녕 사실인가? 과연 사천성에서는 무슨 일이?”

         

       “….그렇네.”

         

       유사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소문이 퍼지면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낭인들이나 무사들이 사천낭인이 되겠다며 몰려들 테고 우린 그들 중에서 쓸만한 이들만 채용하면 된다?”

         

       “그렇지!”

         

       “그리고 선별 과정에서 드러난 옥석들은 사천성 문파들이 챙겨가서 키울 수 있도록 일부러 풀어 준다?”

         

       “그래.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유망주들을 주워다가 키울 수나 있냐? 걔들한테 줄 수 있는 무공이 있길 해, 아니면 체계적인 단련법이 있길 해? 뭐 해 줄 수 있는게 없잖냐.”

         

       “흠..”

         

       유사연은 잠시 무언가를 골몰히 생각하더니 중얼거렸다.

         

       “부족해.”

         

       “음?”

         

       “정말로 외부에서 고수를 빨아들일 생각이라면 낭인들의 인식 개선 같은 미적지근한 소문 말고, 사천성의 중심에 사천낭인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지. 그 정도는 되야 제대로 된 고수들을 영입할 수 있지 않겠어?”

         

       “뭐 그렇기는 하지.”

         

       “그리고 유망주를 발굴하는 것 까진 좋은데 지금 상태로는 그 유망주들을 다른 문파로 넘기는게 조금 매끄럽지 않아.”

         

       유사연이 지적한 점은 나 역시도 우려하는 부분이었다. 결국 사천낭인 시험에 지원한 이들이 다른 문파로 가는 셈이니 그림이 영 그렇지.

         

       “뭐 어쩔 수 없는 부분 아닐까. 결국 지금 벌인 일들은 다 사천낭인을 선별하는 과정의 일부인걸.”

         

       “그래. 사천낭인시험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낭인객잔만의 힘으로는 이 정도가 한계지.”

         

       유사연이 목소리를 높였다.

         

       “모두 집합!”

         

       사천낭인, 중개인들을 불러 모은 유사연은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그 계획을 들으며 생각했다.

         

       일이 두 배는 커지겠다고.

         

       *** ***

       

       2차 시험 당일 아침.

         

       수많은 군중들이 줄지어 북문으로 향했다.

         

       “1차 시험합격자들이 천 명이 넘는다지?”

         

       “그 많은 이들이 다 탈락하고 500명만 남는다면 경쟁이 꽤 치열하겠어!”

         

       군중들은 북문으로 나서자마자 감탄사를 터트렸다.

         

       “이야!”

         

       “언제 이런걸 다 준비했담!”

         

       북문의 공터에는 각종 장애물들이 늘어선 경기장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준비된 것은 경기장 뿐만이 아니었다.

         

       죽립을 써서 표정은 알 수 없지만 몸짓만으로도 긴장감을 다스리고 있는 수많은 합격자들 역시 준비되어 있었다.

         

       단상에 한 명의 사천낭인이 올라오자 2차 예선이 시작되리라는 것을 직감한 군중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사천낭인을 환영했다.

         

       와아아아아아!!

         

       “반갑습니다. 사천성 동도 여러분들. 그리고 1차 합격자 여러분들.”

         

       사천낭인은 의례적인 인사를 한 뒤에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2차 예선은 보시다시피 ‘장애물 경주’입니다. 장애물 경주를 하면서 지켜야 할 점을 안내드리겠습니다. 고의로 상대를 방해하는 행동은 곧바로 탈락입니다. 장애물을 돌파하다가 실패한 경우 반드시 시작지점으로 돌아가 재도전해야 합니다.”

         

       상식적인 규칙이었기에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의 바닥을 봐 주시기 바랍니다.”

         

       사천낭인이 가리킨 경기장 바닥에는 1부터 50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는 칸들이 일렬로 늘어져 있었다.

         

       “한 줄에 50명.”

         

       그 뒤로는 진행요원들이 말뚝에 끈을 박아 놓은 줄이 쭉 이어졌다.

         

       “그렇게 10줄. 총 500명. 그 안에 드는 것이 응시자분들의 오늘 목표입니다.”

         

       꿀꺽!

         

       누군가가 마른침을 삼켰다.

         

       “2차 예선 통과자들은 총 1241명이었으며 총 1183분이 이 시험에 응시해주셨습니다.”

         

       구체적인 숫자의 언급에 사람들은 감탄사를 터트렸다.

         

       “시험의 진행은 아주 간단합니다.”

         

       사천낭인이 손을 들어올리자 진행요원들이 바닥에 그어진 줄을 제거했다.

         

       “표시된 자리가 가득 찰 때까지 선착순으로 경기를 진행합니다. 방금 한 줄이 제거되며 1200명이 설 수 있는 자리가 1150명이 되었군요.”

         

       참가자들은 직감했다.

         

       이거 한두 바퀴로 해결될 일이 아니겠구나!

         

       “그럼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둥! 둥! 둥!

         

       북이 울리고 응시자들이 힘차게 달려갔다.

         

       와아아아아아!!

         

       첫 번째 장애물은 간단했다. 나무를 쌓아 만들어진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 뿐이었으니까. 응시자들은 거침없이 첫 번째 장애물을 뛰어넘었다.

         

       두 번째 장애물은 통나무로 만들어진 징검다리였다. 두 번째 장애물부터는 가끔 떨어지는 자가 나왔다.

         

       그들은 입술을 깨물며 난감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천 명이 넘는 인원이 장애물을 넘으려 하니 그 줄이 길게 형성되어 있었는데 그 끝으로 돌아가 줄을 서야 했으니까.

         

       “이야, 이거 실수를 하지 않은 것도 중요한데?”

         

       세 번째 장애물은 무지개다리였다.

         

       “으윽!”

         

       “윽!”

         

       중간에 팔힘이 떨어진 이들이나 봉을 제대로 잡지 못한 이들이 속출하며 사람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참가자들은 네 번째 포복지대를 통과해 다섯 번째 평행대를 지나 밧줄을 잡고 언덕 장애물을 올라가며 거친 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힘들다!

         

       후발주자로 시작한 응시자들은 불리한 입장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되어 내심 불만이 많았으나 그 불만은 경기 중반부터 쏙 들어가고 말았다.

         

       “헉헉!”

         

       “으헉! 죽겠다!”

         

       “으아아아!”

         

       300장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며 여섯 가지 장애물을 통과하는 2차 시험은 선착순 이전에 완주 난이도만으로도 변별력이 있었으니까.

         

       가까스로 완주한 자들이 순번이 적힌 자리에 서서 숨을 헐떡였다.

         

       “첫 번째 경주를 종료하겠습니다.”

         

       각 관문을 돌파하지 못한 이들이 지친 팔다리를 이끌고 경기장에서 씁쓸히 퇴장했다.

         

       “첫 번째 경주에서는 972명이 살아남으셨군요.”

         

       사천낭인이 손을 들어올리자 진행요원들이 줄을 풀어내렸다. 후미의 합격자들은 자신이 서 있던 자리를 표시해주던 줄이 사라지자 흑립 속의 얼굴을 굳혔다.

         

       “와아…”

         

       “살벌하구만.”

         

       시험자들이 서 있는데 줄이 제거되는 광경은 아까 아무도 서 있지 않은 상황에서 줄이 제거되는 것과는 전혀 느낌이 달랐다.

         

       그리고 그런 관중들의 술렁임은 점차 커졌다.

         

       진행요원들이 풀어내리는 줄이 한 줄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어어?”

         

       “저렇게나 많이?”

         

       한 줄, 두 줄, 세줄을 지나 단번에 네 줄까지.

         

       선 바깥에 서게 된 172명의 참가자들!

         

       “이번 통과 인원은 800명입니다.”

         

       둥! 둥! 둥!

         

       와아아아아아!!

         

       참가자들은 죽을상을 지으며 뛰었고.

         

       관중들은 사천낭인의 화끈한 진행에 함성을 내질렀다.

         

       첫판과는 다르게 차분한 분위기에서 경주가 진행되었다.

         

       ‘실수만 하지 않으면 후미까지 밀려날 일은 없다!’

         

       ‘이 장애물 경기는 완주만 해도 충분히 합격선에 들 수 있다.’

         

       경쟁보다는 장애물 극복 자체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순위고 뭐고 일단 경주를 완주해야 안에 설 수 있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서두르지 않고 체력을 안배한 탓일까.

         

       첫판과 다르게 총원 800명이 딱 채워졌고 뒤늦게 들어온 참가자들이 아쉬운 눈길로 삿갓을 벗어던졌다.

         

       “아니? 약제상 장씨네 아들 아니야?”

         

       “허, 아쉽게 되었구만.”

         

       탈락자들의 정체를 살피는 것도 관중들에게는 나름대로 소소한 재미였다.

         

       관중들이 삿갓을 벗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이들의 정체를 유추하는 동안 진행요원들은 또다시 줄을 제거했다.

         

       “이번 통과 인원은 650명입니다. 1차 예선 합격 당시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본선 진출 순위는 높은 등수일수록 본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높은 등수를 얻고 싶은 응시자들은 이번 판에 앞자리를 차지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선두에 위치한 이들은 물론이고 중위권 하위권에 속한 이들까지 눈을 빛냈다.

         

       전략적으로 체력을 온존하기 위해 중위권이나 하위권에 속한 이들 역시 있었기 때문이었다.

         

       둥! 둥! 둥!

         

       와아아아아!!

         

       군중들이 열광했다. 차분한 분위기의 전판과는 달리 시작하자마자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는 응시자들!

         

       높은 등수를 차지하기 위한 응시자들과 낮은 순위라도 합격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극명하게 갈렸다.

         

       엎치락 뒤치락 하는 선두 그룹과 그런 선두 그룹에 들기 위해 무리하다가 장애물에서 탈락하는 지원자들은 많은 체력을 소진해 후위 무리와 생존경쟁을 벌이는 처지가 되었다.

         

       “650명. 진행요원들은 나머지 응시자들의 퇴장을 인도해 주십시오.”

         

       관객들은 남은 650명의 응시자들을 바라보았다. 절반, 아니 거의 대부분이 응시자들의 허리가 접혀 있었다.

         

       응시자들은 신속하게 움직이는 진행요원들을 원망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좀 숨 돌릴 시간이라도 줄 것이지!

         

       둥! 둥! 둥!

         

       그러나 응시자들은 그 원망을 토해낼 새도 없이 곧바로 울린 북소리에 허겁지겁 달려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으아아아!”

         

       “으아아악!”

         

       와아아아아아아!!!

         

       그야말로 모든 것을 짜내는 장애물 경주! 전력으로 질주하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군중들은 함성을 지르며 응원했다.

         

       장애물을 넘다가 떨어지는 참가자들이 속출했다.

         

       안 그래도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는데 빠르게 장애물을 넘으려고 하니 당연한 일이었다.

         

       반면 체력을 끝까지 아껴둔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가기도 했다.

         

       치열한 선두 경합!

       장애물을 하나하나 넘을 때마다 선두 무리의 덩어리는 줄어들었다. 체력이 부족해서, 달리기가 속도가 느려서, 장애물을 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서.

         

       단 하나의 등수라도 올리기 위해서 벌어지는 치열한 각축전!

         

       와아아아아!!

         

       마지막 장애물인 경사 언덕을 넘어서자 선두 무리가 확정되었다. 급경사 언덕을 넘을 수 있도록 비치된 밧줄이 스무 개였으니까.

         

       거의 동시에 급경사 언덕을 넘은 선두 무리는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경사 언덕에서 경주 종료 지점까지의 거리는 약 50장.

         

       그야말로 모든 것을 짜낸 질주!

         

       선두권의 치열한 경쟁에 군중들이 아낌없이 함성을 질렀다. 그런 함성에 떠밀리듯이 달리는 선두 그룹. 자연스럽게 선두 무리에서도 고하가 가려지는 와중에 1,2,3위의 간격은 벌어지지 않았다.

         

       거의 동시에 들어오는 1,2,3위!

         

       “거기 그쪽! 검은 신발을 신은 자네! 1위 자리에 서게! 그리고 파란 옷을 입은 자네! 2위일세!”

         

       그야말로 한 치 차이의 승부!

         

       1위로 호명당한 검은 신발의 사내는 온몸으로 승리의 짜릿함을 표현했고 2위와 3위는 바닥을 차고 허리에 손을 올리며 분함을 표시했다.

         

       그 뒤로 우르르 들어온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 섰다.

       

       2,3위를 제외한 1위부터 50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기쁨을 표현했다. 아무튼 첫 번째 줄에 들었으니까!

         

       무명의 청년들이 수만 관중들의 함성과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짜릿함을 어디서 경험해 보았겠는가!

         

       그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함성과 응원소리를 들으며 벅차오르는 가슴을 다스리기에 바빴다.

         

       하나 둘, 자리가 채워지기 시작했다.

       거의 모든 자리가 채워지고 마지막 한 줄이 남았다.

         

       관중들의 시선은 아직 장애물을 넘고 있는 응시자들에게 향했다.

         

       “으아아악!!”

         

       “크허어억!”

         

       아직 남은 자리를 보며 바닥난 체력을 쥐어짜내 어떻게든 장애물을 돌파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응시자들!

         

       “힘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장애물인 언덕 넘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고 있는 참가자들에게 응원이 쏟아졌다. 거의 마지막까지 오른 이가 팔과 다리에 힘이 풀려 주르륵 미끄러지는 광경에 관중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장애물을 넘을 때마다 성원이 쏟아졌다.

         

       그런 성원에 힘입어 다 풀린 다리로도 어떻게든 도착 지점에 들어오는 참가자들!

         

       거의 기어오다시피 하며 들어오는 마지막 합격자를 위한 응원이 쏟아지고.

         

       털썩!

         

       와아아아아!!

         

       쓰러지며 목표점에 들어온 탄생한 마지막 합격자를 위한 함성이 마구 쏟아졌다.

         

       그 뒤로는 징표 수여식이 시작되었다.

         

       “2차 합격 징표는 아대 위에 착용하는 아대입니다.”

         

       수여식을 진행하는 사천낭인이 선두 세 명의 붉은 아대를 번쩍 들어올렸다. 마치 요철과 같이 1차 예선 아대 위에 딱 맞게 결합되도록 설계된 붉은 아대에는 금색, 은색, 동색 수실로 그려진 1, 2, 3 이라는 숫자가 빛을 받아 번쩍였다.

         

       저잣거리에 가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품질의 아대였지만 중요한 것은 물건의 액수가 아니었다.

         

       상징성!

         

       수천분의 일의 경쟁을 뚫고 당당하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냈다는 상징성이 녹아 있는 아대이니 이미 이 아대는 이미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한 물건이었다.

         

       수여식이 진행되었다. 1차 합격 징표인 아대 위에 2차 합격 징표인, 자신의 순위가 적힌 붉은 아대를 결합한 이들이 당당하게 단상 앞에 도열했다.

         

       볼 건 다 봤다고 판단한 성질 급한 관객들이 사천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길을 돌렸을 때였다.

         

       “뇌검낭인이다!”

         

       “아니, 저 사람은 단면도 연유?”

         

       “묵주문의 묵강탄도 있다!”

         

       하나 둘 흩어지던 관중들이 잽싸게 다시 모여들었다. 사천성의 초절정 고수들이 한 자리에 나타나다니?

         

       뭔가 큰 게 온다!

         

       “반갑습니다. 사천성 동도 여러분. 뇌검낭인입니다.”

         

       와아아아아!!

         

       뇌검낭인의 실제 모습을 보는 것이 처음인 관중들이 대다수였기에 뇌검낭인의 실제 모습을 보았다는 사실에 환호성을 터트리는 관객들.

         

       관객들의 환호성이 잦아들고 나서 뇌검낭인은 계속해 말을 이었다.

         

       “우선 신규사천낭인을 채용하는 공개시험에 이토록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는 점 감사함을 표하겠습니다.”

         

       환호성이 다시 한번 울리고 그 환호성이 잦아 들기를 기다려 말을 이어나가는 뇌검낭인.

         

       “허나 지금의 공개시험은 사실 낭인객잔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고작해야 10명의 신입 낭인을 뽑는데 수천 명의 사람들이 지원했으니까요.”

         

       “그렇기에 사천낭인들은 지금 사태의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수많은 지원자들은 자기자신을 증명하고자 하는 기회를 찾고 싶었던 젊은이들의 도전이었다고요.”

         

       관객들이 웅성거렸다.

         

       “확실히…”

         

       “증표가 목적인 자들도 많겠지.”

         

       “그렇기에 저희 사천낭인들은 사천성의 정파들과 현재의 사태에 대해서 논의했고….한 가지 결론을 내렸습니다.”

         

       뇌검낭인의 의미심장한 말에 군중들과 합격자들은 마른침을 삼켰다.

         

       혹시 시험을 중단이라도 하겠다는 것일까?

         

       아직까지 응시자들의 경합이 주는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군중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뇌검낭인의 말을 기다렸다.

         

       “아예 사천낭인 선발대회를 확장시키자.”

         

       이게 무슨 소리일까.

         

       “이번 예선에 참가하지 못한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바로 문파에 소속된 사천성의 무인들입니다.”

         

       “아!”

         

       “확실히…!”

         

       “또한 아쉽게 기회를 놓친 사천성의 젊은이들도 있지요.”

         

       호천안의 폭탄 선언이 이어졌다.

         

       “다시 한번 예선을 펼쳐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인원, 500명을 추가로 선별하겠습니다.”

         

       오오오오오오!!!

         

       “그들에게는 501번부터의 아대가 주어질 것이며, 일류 미만이라는 조건과 죽립을 쓰고 참가한다는 참가 조건만 지킨다면 그 누구라도 지원 가능합니다. 지금 제 옆에 서 있는 문주님들이 이끄는 자장문도나 묵주문도들도 말이지요.”

         

       누군가 외쳤다.

         

       “그럼 사천낭인 선발은 어떻게 되는 것이오! 문파에 속한 이들이 사천낭인이 될 수는 없잖소!”

         

       “지금부터 그 점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소!”

         

       묵강탄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사천낭인 선별시험은 총 10명의 응시자들에게 사천낭인이 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시험이었소! 그러나 사천성의 젊은이들과 문파 후기지수의 열망을 고려한 낭인객잔과 사천성의 정파들은 이 대회를 확대하기로 결정했소!”

         

       확대?

         

       “이름하여 사천낭인배 후기지수 선발대회!”

         

       “후기지수 선발대회?”

         

       “[사천낭인 선별시험]은 [사천낭인배 후기지수 선발대회]로 확대되고! 이 선발대회는 사천성의 모든 정파들이 협력하여 진행되오! [사천낭인 선별시험]과 골자는 동일하오! 각 단계마다 경쟁을 통해 상징물을 획득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오! 최종 선발자는 10인에서 100으로 확대되며, 최종 선별자 100인에게는 문파 지목권이 주어지게 되오!”

         

       “문파 지목권?”

         

       “선별권을 사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문파에 들어갈 수 있소! 당연히 사천낭인이 되는 것도 가능하지!”

         

       연이어 쏟아진 막대한 정보에 군중들과 응시자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지만 이내 점차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흥분하기 시작했다.

         

       더욱더 풍성해진 볼거리!

         

       늘어난 합격자!

         

       확장된 선택지!

         

       [사천낭인 선별시험]이 [사천낭인배 후기지수 선발대회]로 진화했다!

         

       뇌검낭인이 앞으로 나서며 선언했다.

         

       “앞으로 일주일 후! 동일한 방식으로 1차 예선과 2차 예선을 진행할 것이며, 총 1천명의 선별인원이 [사천낭인배 후기지수 선발대회]의 본선에 진출에 경합을 벌일 것이오! 사천인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소!”

         

       와아아아아아아아!!!

         

       군중들은 목이 터져라 함성을 내질렀고.

         

       번개처럼 퍼져나간 [사천낭인배 후기지수 선발대회]의 소식은 사천성을 강타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나는 후기지수다!

    탈락자는 죽립을 벗고 얼굴을 드러내 주세요!

    그의 손에 쥐어지는 합격의 징표!

    혼동! 파개! 망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내용 압축이 잘 안된다 싶어서 허우적대다가 이 시간이 되었네요.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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