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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7

    <317 – 배낭부자>

     

    훈련의 탑 70층에는 특별시설 <강화소>가 개방된다.

    나름 합리적인 배치다.

    일정수준 이하의 애송이들이 전 재산을 강화에 꼴아 박다가 파산하지 않도록 배려했으니까.

    게다가 60층의 특별시설인 <전송마법진>을 통해 외부도시로 빠져나가 강화재료를 잔뜩 사서 모으고 돌아올 수도 있다.

    용사, 그리고 용사의 동료.

    혹은 플레이어.

    강자들이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구조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세상 어디에나 지름길은 있다.

    리빙아머 숏컷은 고인물에게만 허락되는 지름길.

    그 혜택을 덩달아 입은 싱은 한참 전부터 입을 꾹 다물고 주변을 경계하기 바쁘다.

    하긴 리빙아머의 강함이 체감되니까 더욱 마음을 놓을 수가 없겠지?

    저거 하나하나가 용사만큼 강하거나 그 이상의 위험도를 지녔는데 정상적으로 지나가려고 했으면 시체가 되어서도 힘들었을 것이다.

     

    덜컹!

     

    69층 출구로 나와서 리빙아머의 갑옷을 안에서부터 벗자 가볍게 69층 돌파에 성공했다.

     

    [현재 수준으로 절대로 돌파할 수 없었을 층을 돌파했습니다. 당신의 잔머리는 천재적입니다.]

    [10만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작전수립 경험치+15]

    [숨기 경험치+10]

    [흉내내기 경험치+5]

     

    내용물이 빠져나온 갑옷은 정상기동을 하며 도로 갑옷을 닫고 층 안으로 돌아갔다.

    층 내부의 존재는 외부의 계단에 머무르는 생명체를 공격할 수 없다는 탑의 규칙 때문이었다.

     

    [70층에 도달했습니다.]

    [70층 엘리베이터 이용권한을 습득합니다.]

    [특수시설 <강화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강화소.

    그 이름을 보자마자 싱이 흠칫했다.

     

    “티토소가와 같은 짓을 하려는 건가?”

    “+5강 조명대요? 음~ 그것도 머 나쁘진 않은데 티토소가의 조명대는 옵션선택이 불가능했잖아요! 여기선 옵션을 고를 수 있어요.”

    “옵션…?”

    “티토소가의 조명대는 마나소모량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대신에 조명으로서의 역할이 강화되었죠? 보통 무기가 그렇게 많은 마나를 소모하면 잡기만 해도 마나가 다 빨려서 죽는 저주받은 장비 취급이거든요. 그러니 다른 옵션으로 대체를 해야죠!”

    “대장장이 녀석, 그런 미친 장비를 애한테 들려준 건가…”

     

    여동생감수성이 풍부한 싱에게 티토소가는 여동생존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었나 보다.

    배에 돌아가면 누군가를 베겠다며 단단히 벼르는 모습이 아주 든든했다.

     

    “마이너스 옵션은 자기가 강한 쪽으로 바꾸는 편이 유리해요. 힘이 센 사람은 장비의 무게를 늘린다던가,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어지러움을 추가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유리한 능력으로 마이너스 옵션을 찍어 누르는 거죠!”

    “대체 뭘 강화하려고?”

    “그건 저도 듣고 싶군요.”

     

    70층.

    리빙아머의 층을 돌파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곳.

    그런 장소에 갑자기 나타난 이사장.

    싱은 그것이 어지간히도 놀랐나보다.

    목에 칼이라도 들어온 것처럼 깜짝 놀랐다.

    깜짝 놀래키기를 하려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부터 [침묵]을 걸고 나온 걸 눈치 채지 못했나보다.

     

    “앗, 파파다!”

    “조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같이 식당까지 내려가지 않겠습니까?”

    “온 김에 특별시설부터 이용하고요!”

     

    파파는 당연하다는 듯이 따라서 들어왔다.

    뭘 강화하려는지 궁금했나보다.

     

    “검과 스태프. 어느 쪽을 강화하려는 겁니까?”

    “둘 다 아니에요!”

     

    강화기 앞에서 내가 꺼낸 것은 배낭이었다.

    배낭의 안에는… 배낭이 있었다!

    그 배낭의 안에는… 다른 배낭이!

    그런 느낌으로 배낭을 잔뜩 꺼내서 강화기 안에 잔뜩 주입했다.

    크고 작은 사이즈의 배낭을 꽉꽉 채워넣고 강화기를 돌리자 마나보드 위로 옵션창이 떴다.

     

    [플러스 강화기능을 랜덤으로 돌릴 시, 성능이 강화됩니다.]

    [플러스 강화기능을 임의로 선택할 시, 성능이 약화됩니다.]

     

    [마이너스 강화기능을 랜덤으로 돌릴 시, 성능이 약화됩니다.]

    [마이너스 강화기능을 임의로 선택할 시, 성능이 강화됩니다.]

     

    운에 맡기고 고옵을 받을 것인가, 원하는 옵션을 고르고 저옵을 받을 것인가.

    반대로 운에 맡기고 낮은 페널티를 받을 것인가, 원하는 페널티를 고르고 높은 페널티를 받을 것인가.

     

    강화기의 성능은 꽤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내가 고를 옵션과 페널티는 이미 정해져있다.

     

    [임의의 기능과 페널티를 선택합니다.]

     

    ━━━

    +1강 : 배낭적재면적이 늘어납니다.

    +2강 : 배낭적재중량이 늘어납니다.

    +3강 : 배낭내구도가 상승합니다.

    +4강 : 배낭의 마법저항력이 상승합니다.

    +5강(특수) : 이제 당신의 배낭은 같은 물건을 1칸에 최대 99개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5강(페널티) : 배낭에 넣을 수 있는 물건은 단일종목 하나로 한정됩니다.

    ━━━

     

    게임에서도 지원하지 않았던 기능.

    하지만 고인물들의 강화지식이 쌓이고 쌓여 개방된 생활계 특화아이템이 여기에 탄생했다.

     

    ━━━

    【장비창】

    장신구(반지) – <티토소가의 우정반지(귀속)>

    장신구(목걸이) – <조나의 호루라기(귀속)>

    전신(의복) – <기프트 아카데미 교복>

    주력무기 – <금이 간 소검>

    보조무기 – <금이 간 완드>

    가방 – <+5강 배낭배낭(배낭)>

    기타 – <금화주머니><마석주머니><사탕주머니><잡동사니주머니><절대우선판정 스티커뭉치><면죄부><승선티켓>

    ━━━

     

    그리고 이 마법배낭은 배낭만 충분하다면 아직 더 강화할 수 있다.

     

    [강화소의 등급이 높습니다.]

    [+7강까지 강화원본대상이 파괴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시설에는 의외로 배낭이 많다.

    아직 ‘지하’에는 강화용 배낭이 잔뜩 있으니까.

     

    “엘리베이터 안 타요? 강화 더하려면 지금 바로 지하 가야해요!”

    “흠흠. 이거 두근거리는군요. 세상은 넓고 기연은 많다더니 이 저조차도 제 집 아래에 미지의 공간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엘리베이터에 따라오는 이사장과 악어우리에 들어가서 입 안에 손 넣어보겠냐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긴장한 싱.

    두 사람과 함께 B1F <폐기물의 층>을 지나 B2F <재활용의 층>으로 내려와서는 더욱 아래로 향하는 레일 위에 올라탔다.

     

    [B3F <분리수거의 층>에 진입합니다.]

     

    수많은 레일과 그 위로 간간히 보이는 물건들.

    피투성이 물건들이 사방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광경은 제법 웅장한 느낌마저 있었다.

    전쟁터에서 시체는 썩어 사라지고 주인 잃은 무기가 아무렇게나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광경을 본다면 지금 느낄 감정과 흡사할까?

    음, 그게 맞을 것 같다.

    주인 잃은 아이템이 수북하게 쌓여있다는 점에서는 딱 맞으니까.

     

    “여기는… 탑에 찾아온 모험가들이 잃어버린 아이템이 모여 있는 장소로군요.”

    “맞아요! 파파는 몰랐던 곳이니까 여기 있는 건 제가 써도 되죠?”

    “허어. 이곳은 엄연히 제 거주지입니다. 집주인이 모르는 지하실이 있었다고 지하실이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한 종류만 저한테 양보해주세요!”

    “한 종류라… 좋습니다. 그 정도는 양보해드리죠.”

     

    사실 한 종류라고 하기도 그렇다.

    이 밑에서 남아도는 아이템이 딱 하나뿐이니까.

     

    [B4F <잉여자원저장고의 층>에 진입합니다.]

     

    금속은 분리수거의 층에 설치된 대장간에서 녹여서 훈련도구제작에 사용된다.

    목각인형의 내부에 철심을 세우는 데도 쓰이고, 함정설비를 제작하는 데도 쓰이고.

    대부분의 아이템들이 그렇다.

    훈련의 탑에서 직접 사용되는 용도가 아니라면 분해하고 다시 제조해서 현장에 투입된다.

    이 역할을 벗어나는 유일한 아이템이 있다면 천으로 만든 배낭!

    4층 가득 널린 배낭을 보며 상당한 권력을 지닌 파파조차도 한방 먹었다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는… 배낭밖에 없군요.”

     

    그리고 내 배낭은 1칸 당 99개의 배낭을 집어넣을 수 있는 배낭수납특화 배낭이다.

     

     

    * *

     

     

    1강 배낭 제작에 드는 배낭은 2개.

    2강 배낭 제작에 드는 배낭은 4개.

    3강은 8개, 4강은 16개, 5강은 32개.

    같은 2배수로 64, 128, 256, 512를 거쳐서 10강 배낭 제작에는 최소 1024개의 배낭이 들어간다.

    7강까지는 확정강화가 가능하지만 8강부터는 아이템이 터질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배낭이 수십만 개를 넘어 수백만 개가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는 유용한 도구가 있다.

    모든 판정에서 우선권을 지니는 날먹 사기 아이템 <스티커뭉치>였다.

    붙이기만 하면 즉시 마나술식을 대체하여 발동하는 초소형 즉발형 인챈트마법치트키 스티커!

    전공 하나만 가지고도 졸업하기 힘든 학교에서 복수전공을, 심지어 마법학부와 생산학부를 넘나드는 다전공을 배우는 고학년 선배가 만든 역작!

    재단의 승선티켓 보안조차 뚫을 정도로 유효한 돈무한 복제치트키에도 쓰이는 스티커는 강화파괴확률을 무시하는 강화보조술식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일명 [확정강화] 스티커!

    덕분에 배낭시리즈의 수집이 한 번에 끝났다.

     

    ━━━

    <중첩보관의 마석배낭(유물(+10강), 귀속)>

    등급 – 레어4급

    설명 – 훈련의 탑에서 쌓이고 쌓인 배낭을 강화하여 만들어낸 배낭. 이 배낭에는 마석만 넣을 수 있다. 착용 도중에는 배낭의 저주로 인해 성장이 정지된다.

    효과1 – 수용량 확장(100칸)

    효과2 – 중첩보관기능 개방(1칸 당 최대 99개)

    효과3 – 3위계 이하 물리파손보호

    효과4 – 3위계 이하 마법파손보호

    효과5 – 침수, 부식 등의 상태이상보호

    효과6 – 서치 기능으로 내용물을 검색해서 반입할 수 있다.

    효과7 – 이 배낭에는 마석만 넣을 수 있다.

    효과8 – 이 배낭을 착용하는 동안은 키가 자라거나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다.

    감정가 – 금화 1000매, 100000포인트

    ━━━

     

    이런 느낌의 배낭이 배낭배낭 안에 하나씩 차곡차곡 들어있다.

    <무기배낭>, <방어구배낭>, <장신구배낭>, <목재배낭>, <광석배낭>, <마석배낭>, <돌배낭>, <약초배낭>, <곤충배낭>, <장난감배낭>, <고기배낭>, <사탕배낭> 등등!

    사실상 인벤토리를 수천 칸 확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물론 수량이 중요한 배낭은 적재량 위주로 업그레이드를 했지만 종류가 중요한 배낭은 다른 방식으로 업그레이드 테크트리를 탔다.

     

    ━━━

    <시간동결의 식품배낭(유물(+10강), 귀속)>

    등급 – 레어4급

    설명 – 훈련의 탑에서 쌓이고 쌓인 배낭을 강화하여 만들어낸 배낭. 이 배낭에는 식품만 넣을 수 있다. 착용 도중에는 배낭의 저주로 인해 성장이 정지된다.

    효과1 – 수용량 확장(1000칸)

    효과2 – 시간동결

    효과3 – 3위계 이하 물리파손보호

    효과4 – 3위계 이하 마법파손보호

    효과5 – 침수, 부식 등의 상태이상보호

    효과6 – 서치 기능으로 내용물을 검색해서 반입할 수 있다.

    효과7 – 이 배낭에는 식품만 넣을 수 있다.

    효과8 – 이 배낭을 착용하는 동안은 키가 자라거나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다.

    감정가 – 금화 1500매, 150000포인트

    ━━━

     

    이제 매번 요리사에게 한 끼에 하나의 음식만 받을 필요가 없다.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종류별로 다 만들게 해서 저장하고 원하는 때마다 하나씩 먹을 수 있다.

    수집품도 마찬가지.

    인벤토리 용량이 부족해서 가치가 덜한 녀석을 두고 오거나 수집판정이 끝날 때까지 억지로 하나당 하루씩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줍는 족족 전부 배낭에 집어넣으면 되니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크노디를 영원히 133cm로 만들 수 있는 배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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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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