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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9

       

        

        

        

        

        

        

        

       “상황은?”

        

       “어젯밤 어바인의 유니버시티 하이 스쿨, 그리고 존 웨인 공항이 무력화되었습니다. 현재 그림자는 샌타애나와 헌팅턴 비치, 애너하임을 따라 25km 가량의 넓은 전선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속도로군. LA 전체가 더럽게 넓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지.”

        

        

        

        샌디에이고 미라마르 군사 공항, 무인기 관제실.

        

        경비 및 혹시나 모를 상황 대비를 위한 기동타격대, 그리고 무인기 운용 병력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인원들이 빠져나간 한산한 시설. 그러나 그 안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열띤 토론과 정보 공유가 발생하고 있었다.

        

        사람이 없는 것과는 별개로, UAV를 통해 로스앤젤레스를 가장 원활하게 관찰 가능한 지역은 다름아닌 샌디에이고였고, 그리하여 현재 미라마르의 관제실은 그 어디보다도 미국의 온 신경이 집중되어있는 곳이기도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무인기의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수송기가 뜨고 내리는 한편, 아직 위험천만하기 그지없는 미국의 국도를 타고 연료 운송 차량과 호위 차량이 수천 킬로미터를 내달리는 진풍경 역시도 발생했다.

        

        말 그대로 그 즈음의 미국이 가능한 역량을 한계까지 쥐어짜내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그러한 투자는 확실하게 빛을 보았다.

        

        로스앤젤레스의 정보는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갱신되고 있었다.

        

        

        

       “610제곱마일에 달하는 구역을 일주일 안에 수복한다라, 킬로톤 단위의 핵미사일을 퍼붓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더니. 데스 카운트가 올라가지 않아 천만다행이로군.”

        

        

        

        그와 동시에 모두가 눈동자를 굴려 허공을 쳐다보았다.

        

        오른쪽 상단의 이카루스 UI, 오퍼레이션 선라이즈. 그리고 그 아래 데스 카운트 – 킬 카운트가 아니라 아군이 죽은 숫자를 나타내는 것이었고, 그 수는 일출 작전이 시작된 지 며칠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0에서 더 올라가지 않았다.

        

        만약 실제로 미군을 투입하게 되었더라면 나이브하게 생각하더라도 최소 수천, 평범하게 생각하더라도 다섯 자리의 시체 봉투가 필요했을지도 몰랐다. 로스앤젤레스는 미 서부에서 가장 거대한 도시였고, 그런 곳을 단순한 재래식 병기와 시가전만으로 구역 하나하나를 수복하는 것은 말 그대로 미친 짓이었으니.

        

        그 자리에 모인 그 누구도 그림자의 정확한 정체가 무엇인지는 몰랐으나, 확실한 것은 – 그림자는 미국이 그 무엇보다도 원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현재 활동 중인 그림자의 숫자가 얼마나 되지?”

        

       “10만 명 언저리에서 안정되었습니다. 교전 중 계속해서 소모되고 있지만 계속해서 증원 중입니다.”

        

       “엄청난 숫자로군. 별다른 말이 없는 걸 보아하니 남하할 기색은 없는 모양이고….”

        

        

        

        그러던 와중 무인기 조종사가 조금씩 궤도를 조정하며 애너하임 상공으로 들어섰다.

        

        지상으로부터 18km 떨어진 하늘 위에서 반복적으로 스캔을 시행하던 와중 확대되는 화면. 로스앤젤레스의 명물 중 하나인 디즈니랜드 파크가 이들의 눈에 잡혔다. 실시간 CCTV 해킹 역시 병행하며 시설 곳곳을 살폈다.

        

        물론 3초도 지나지 않아 다들 헛웃음을 터뜨렸다.

        

        

        

       “세상에나, 죄다 불타고 박살났군.”

        

       “열두 살 딸내미를 디즈니랜드 파크에 데려가는 게 꿈이었는데, 재개장되었을 즈음엔 스무 살이 넘겠군요.”

        

       “어린이들의 꿈을 바탕으로 세워진 테마파크의 부서진 성벽과 궁전 위에서 귀신과 동방 연합군이 총질을 해댄다라. 이런 영화가 있다면 한 번쯤 보고 싶어지긴 하네요.”

        

        

        

        그 말대로, 화면 너머에서 보이는 광경은 실로 어지럽기 그지없었다.

        

        동화처럼 꾸며져있는 건물 곳곳은 불타고 있었으며, 심지어는 러시아 장갑차가 건물을 들이받아 무너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백색 연기를 내뿜으며 날아가는 RPG가 어트랙션에 착탄해 수십만 개의 파편을 터뜨리는 사이, 무기질적인 모습을 한 그림자들이 주변 엄폐물에 기관총을 거치한 후 사격을 개시. 약에 취한 탓에 눈이 벌개진 채 멋모르고 달려들던 카르텔 병력들이 몸에 바람구멍이 몇 개씩 나 주저앉는다.

        

        디즈니 성 위에는 러시아제 기관총이 거치되어 있고, 심지어는 건물 뒤에서 박격포까지 쏘아대며 훌륭한 블랙 유머를 연출한다. 물론 점착폭탄과 테르밋, 나나이트 켐이 착탄함과 동시에 원래도 그닥 좋은 몰골이 아니었던 성은 말 그대로 걸레짝이 되어버렸지만.

        

        실로 처참한 광경.

        

        그렇게 잠깐의 유머를 만끽한 뒤, 파월 사령관이 입을 재차 열었다.

        

        

        

       “그림자가 로스앤젤레스 시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려면 어느 정도가 더 걸리겠나?”

        

       “빠르면 10일, 길면 15일 이상 걸리지 않을까 합니다. 롱비치와 토런스의 도심은 그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기도 하고, 10km 가량 위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적들의 완강한 저항이 예상됩니다.”

        

       “흐음.”

        

        

        

        잠시간의 고민.

        

        그러나 그것은 그리 길지 않았다.

        

        

        

       “저 친구들이 아군 오폭에도 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그 순간 재차 터져나오는 헛웃음.

        

        그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파월 기지 사령관의 말뜻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사령관을 말릴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반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잠시간의 정적. 그것이 곧 긍정이라는 사실을 사령관은 즉각 눈치채었고, 그는 참모장에게 지시하여 플로리다, 버지니아, 그리고 뉴욕에 연락을 시행했다. 곧바로 화면이 띄워지는 가운데 그가 대뜸 입을 열어 덧붙였다.

        

        

        

       “전략 폭격을 로스앤젤레스에 어느 정도 가하고자 하는데, 이에 대한 귀관들의 생각을 듣고 싶소.”

        

        

        

        물론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30분 후 파월 사령관은 가용 가능한 거의 대부분의 탄도 미사일 발사 권한을 순조롭게 이양받았으며, 이를 확인한 후 잠시 고뇌하던 그가 덧붙였다.

        

        

        

       “최대한 효과적으로 적을 두들겨팰 수 있는 좌표만 알아오면 되겠군.”

        

        

        

        

        

        

        

        

        

       

        

        

        

        그리고 그 시점에서, 실로 짧은 회의를 도청 중이었던 이들이 있었다.

        

        대거 팀이었다.

        

        

        

       “막내에게 연락을 넣어보죠. 하늘에서 불벼락이 내리게 만들어주자구요.”

        

        

        

        그 길로 로렌티나는 적들의 상세한 위치와 좌표를 표기해달라는 부탁을 유진에게 보냈고, 그로부터 10분도 지나지 않아 그녀는 수십 개에 달하는 좌표 목록을 받게 되었다.

        

        로스앤젤레스 곳곳에서 거대한 폭발이 몇 번이고 이어지기까지 1시간 전의 일이었다.

        

        

        

        

        

        

        

        

        

        

        

        

        

        

        

        

        

        

        

        

        

        

        

       -[ISO :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작전 중인 모든 아군 병력에게 알린다. 대규모 전략 폭격이 시행될 예정이다. 디즈니랜드 파크와 헌팅턴 스테이트 비치를 연결하는 방어선 이상으로 넘어갈 시 아군 오폭의 가능성이 있다. 반복한다….]

        

        

        

       “세상에나, 난리도 아니네요. 이게 다 무슨 일이래.”

        

       “글쎄요. 때늦은 불꽃놀이 시즌일지도.”

        

       “이런 경우에는 보통 유진 씨가 흑막인 경우가 많든데, 아니에요?”

        

       “하하, 농담도.”

        

        

        

        뭐라고 해야 하나, 요즘은 하모니와 다이스의 눈치가 가면 갈수록 빨라져서 걱정이다. 별다른 여지도 안 줬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정답을 짚어서 그런지 가슴이 조금 따끔따끔거리긴 했다. 아직 내 양심의 삼각형은 멀쩡할지도 몰랐다.

        

        아무튼, 무려 수천 발에 달하는 미사일이 로스앤젤레스를 향해 날아온다. 멕시코 만에서 대기 중이었던 여러 대의 SSBN, 네바다의 미사일 기지, 엘 파소의 포트 블리스, 버지니아주 해군 기지를 비롯한 모든 곳에서 수천 발 이상의 순항 미사일, 그리고 그 수효의 절반에 못 미치는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었다.

        

        내가 있던 세계에서 이제 막 상용화되기 시작한 레이저핵융합 수소폭탄 – 위력은 1kt 가량이었다 – 을 실은 탄도 미사일이 대기권에 막 재돌입 단계에 돌입하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에서부터 곧게 뻗은 섬광이 보였다.

        

        그것이 굉음을 내며 지표면에 착탄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쿠우웅!

        

        

        

       “이야.”

        

       “요즘 핵폭탄 터지는 거 많이 보네요.”

        

       “저건 방사능 낙진 없는 거예요.”

        

        

        

       -그게 뭐가 중요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커젼 마무리랍시고 스케일 미쳐버렸네 ㅋㅋㅋㅋㅋㅋ

       -와 어질어질하다 진짜 ㅋㅋ

       -이정도로 때리면 적들 다 뒤져버리는 거 아니냐? 우리가 잡을만한 게 없어지겠는데????

       -그날 로스앤젤레스는 해골 3개를 받았다

        

        

        

        실로 반짝거리는 불빛.

        

        적에게 넘어간 군사 기지, 거대한 상가 단지와 웨스트민스터 몰, 정유 시설, 항구, 항만 시설 및 적들의 물건 하역 장소, 요새로 개조된 군사 시설 및 고층 빌딩, 중요 전략 시설 중 하나인 로스앤젤레스 국제 공항, 사령부가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베버리힐스와 적 사령부 휴양 시설이라고 여겨지는 말리부까지.

        

        전부 갈아엎어진다.

        

        이전에 시행했던 블루필드, 채리엇 작전과 같이 독특한 기믹이 있거나 작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여 시행하는 맛은 없었지만, 일출 작전의 진행 방식과 지금의 전략 폭격은 이를 보고 있는 모든 유저들에게 한 가지를 시사했다.

        

        이 게임의 인커젼 시나리오는 자국에 미사일을 퍼붓는 한이 있더라도 단 한 명의 적들조차 살려보내지 않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고작해야 10분 가량 이어진 대규모 폭격.

        

        그에 오히려 마음이 급해진 것은 유저들이었다.

        

        

        

       “뭐지? 오늘 내로 로스앤젤레스에 들어서면 된다는 이야기인가?”

        

       “야! 주변에 있는 차 시동 걸어! 오늘 우리는 달리다가 도로 위에서 죽는다!”

        

        

        

        챙그랑!

        

        멈춰있는 차량의 유리를 개머리판 혹은 총구로 깨버리고, 시동을 걸어 도로 위를 달린다. 설령 도로가 차량에 의해 막혀있다면 들이받거나 길을 창조해서라도 나아간다.

        

        애너하임과 헌팅턴 비치에 지지부진하게 머물러있던 10만 명 가량의 유저들이 일제히 풀려나자 상황은 극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인게임 시간 기준 새벽을 틈타 사람의 파도가 롱비치, 파라마운트, 그리고 산타페 스프링스와 같은 로스앤젤레스 남부의 부속 도시를 덮친 것이었다.

        

        물론 폭격으로 모든 것들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카르텔 병력의 연합군의 수효는 50만에 달했고, 폭격으로 기세가 절반 이상 꺾였음에도 불구하고 로스앤젤레스 권역에 점점이 흩뿌려진 적들의 수는 아직 차고도 넘쳤다.

        

        아군 오퍼레이터들은 주요 교차로, 그리고 고속도로 위에서 몇 번이고 소대급, 많으면 중대에서 대대급 이상의 병력들을 마주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유진과 그녀의 팀 역시도 존재했다.

        

        

        

       ───투두두두!

        

        

        

       “정면에 적. 차 세울게요.”

        

       “어으, 어디…포말 켐 발사 완료. 임시 방어선 구축 끝났어요!”

        

       “드론 운용할게요. 잘 버텨주세요.”

        

        

        

        5번 고속도로와 91번 도로가 몇 겹으로 얽혀 족히 7중 가량으로 꼬여있는 거대한 교차 지점. 위에서 올려다보았을 때 마치 근육 결 또는 스파게티 면을 보는 듯한 지점. 그곳에 수많은 적들이 진을 치고 모여있었다.

        

        운전을 맡은 유진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우는 한편, 다이스는 창문을 내리고는 사전에 준비해두었던 화학물질 발사기에 포말 켐을 장전하고는 주변에 늘어서있는 차량의 아래쪽에 발사한다. 순식간에 사람 세 명 정도는 너끈하게 가릴 만한 엄폐물이 완성되었다.

        

        차량에서 급하게 하차한 다이스와 유진이 정면을 향해 화력을 투사하는 와중, 하모니는 빠르게 드론을 전개하고는 주변 지형지물을 살폈다.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적들은 실로 대담하게도 상부 다리에서 신나게 화력을 투사 중이었다.

        

        

        

       “위치가 애매한데.”

        

       “적이 너무 사격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어요!”

        

       “방탄 방패로 버티고 있을 테니 하나씩 요격해보죠. 대전차화기를 든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사격 우선순위 설정에 주의를 기울이시길.”

        

        

        

        다이스는 즉각 고개를 끄덕였고, 유진은 왼손에 방탄 방패를 전개한 채 오른손으로 기관총을 쏴댔고, 꼬리로는 수류탄의 핀을 뽑아 능숙하게 다리 위로 집어던졌다.

        

        저게 교전인지 서커스인지 뭔지 모를 상황이었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상당히 곤란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뒤에서 얌전히 운용하던 하모니가 UI 위로 뭔가를 표시하는 순간 팀원 전체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었다.

        

        

        

       “…아하. 상당히 재미있는 방법을 골랐네요. 못할 것도 없겠어요.”

        

       “해봅시다.”

        

        

        

        그 방법이 무어냐 하니, 도로를 떠받치는 다리를 제거해버림으로서 친구들을 통째로 낙하시키자는 내용이었다.

        

        다이스가 화학물질 발사기를 조정해 포말 켐을 나나이트로 바꾸는 사이, 하모니는 드론의 설정을 자폭 모드로 바꾸고는 조심스럽게 운용하였고 – 유진은 점착폭탄과 테르밋을 꺼내었다.

        

        이카루스 오퍼레이터가 보유 가능한 화력은 일반 병사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총열이 새빨갛게 달아오를 때까지 제압사격을 시도하던 유진은 빠르게 테르밋과 점착폭탄을 좌측 다리에 때려박았고, 하모니 역시도 우측 다리에 드론을 가까이 접근시킴으로서 폭발을 준비했다 – 그러나 다이스의 나나이트 켐이 이 작전의 키였다.

        

        

        

       ───펑!

        

        

        

        폭발음에 비하면 실로 하찮았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테르밋과 점착폭탄, 그리고 드론이 일제히 폭발하며 도로를 지탱하는 다리의 철골을 드러내는 사이, 모든 것을 녹이고 부수는 나나이트 캐니스터 네 발이 각각의 취약 지점에 적중. 다리의 내구도가 순식간에 급락한다.

        

        실질적으로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다리가 도로를 떠받치는 것이 아닌, 다리였던 무언가가 도로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형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다이스는 아군 서포트를 위해 스킬의 지속성 및 위력, 휴대 가능한 숫자 위주로 방어구를 세팅해왔고 – 아직 4발이나 더 남은 나나이트 캐니스터가 도로를 후려쳤다. 도로 블럭을 통째로 지면에 떨궈버리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그그그극!

        

        

        

       “지진인가!?”

        

       “다리가, 다리가 무너진다! 이 자리에서 벗어나-!”

        

        

        

        수십 톤의 철근 콘크리트 블럭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뚝 끊어진다.

        

        블럭이 십수 미터를 낙하한 끝에 지면에 닿기 직전 보인 것은 20명 가량 되는 적 연합군이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지면을 향해 떨어져내리는 모습이었고, 이제 막 대열에 합류하려던 BMP-3 보병전투차는 낙하 지점에 반쯤 걸려 대롱거리다 한 바퀴 뒤집어져 떨어졌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뚜껑 부분부터 떨어지더니, 꽤나 처참하게 구겨진 채 바로선다. 구동부랑 바퀴 자체는 멀쩡한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적 차량은 다시는 움직이지 못했다.

        

        펄스로 스캔한 결과가 그닥 좋지 않은 것은 당연했고.

        

        

        

       “어으, 전부 목뼈가….”

        

       “아직 안 끝났어요.”

        

        

        

        물론 그 이후로 이어진 것은 산발적이다 못해 잔챙이밖에 남지 않은 적들과의 교전이었다.

        

        다리와 함께 통째로 지상으로 낙하해 다리가 몽땅 부러져 끙끙대고 있는 친구들마저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만들어준 뒤, 일단 만들어는 놓았지만 그닥 써먹지도 않은 엄폐물을 보면서 덧붙였다.

        

        

        

       “어쩌다보니 이건 쓰지도 않았네요.”

        

       “그러게요. 그냥 처음부터 나나이트 썼으면 편했을 것 같기도 하고.”

        

        

        

       -니네가 이상한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들 일반인들은 이딴 미친생각 안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리위에 적이있으면 연막탄뿌리고 도망가지 누가 다리몽댕이를 부숴버리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망가야지X 말살해야지O

       -상황이 불리하니까 적들을 다 잡으면 유리해지겠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여기있었네 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어김없이 호들갑을 떨기 시작하는 채팅창을 뒤로 한 채, 다시금 차에 올라타 액셀을 밟았다.

        

        판이 깔렸으니, 로스앤젤레스를 탈환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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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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