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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2

       

        

        

        

       “오, 벌써 누구 한 명 죽었나보다.”

        

        

        

       -????

       -오 ㅋㅋ

       -상단에 저거 뭐임? 도끼인가? 저런 킬카운트 처음 보는데

       -선생님 총기를 쓰시라고요 총기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점변환 격하게 마렵네

        

        

        

        뭔지는 모르겠지만, 시작한 지 30초만에 적 팀이 한 명 줄었다.

        

        다용도 파우치 안에서 잘그락거리는 중인 EMP 수류탄을 매만지며 하모니는 눈 앞에 떠오른 UI를 확인했다.

        

        

        주식거래실 외부 테라스, 하모니를 포함하여 레펠을 타고 올라간 세 명은 돌아다니는 적들은 두 명에게 맡겨둔 채 빠르게 적의 본거지를 밀어버리기로 했다.

        

        클레이모어를 들고 있는 오퍼레이터들이 없었지만, 그 점은 추후 다른 두 명이 빠르게 합류하여 접근 루트를 잠가버림으로서 해결할 것이었다.

        

        정석적인 방법이라 하긴 어렵고, 굳이 말하자면 그냥 평범한 공방의 일상에 가까웠다.

        

        

        붉은색 핑이 눈 앞에서 떠오르며, 채광 계단과 가까운 벽이 표시된다.

        

        손 위에서 묵직하게 맴도는 EMP 수류탄의 윗부분을 비틀자, 마치 옛날 백화점에서나 보던 장난감마냥 푸르게 점멸을 시작했다.

        

        사전에 논의한 대로, 그녀는 강화벽에 그것을 던졌다.

        

        

        

       ───퍼엉!

        

        

        

        푸른 전류장 비스무리한 것이 허공으로 퍼져나가며 벽면에 붙은 집게발이 작동을 정지한다.

        

        다음 순간, 묵직한 사격음과 함께 열두 개의 펠릿이 여섯 발씩 나뉘어 공중을 가로질렀다.

        

        

        

       “오, 제대로 붙었다.”

        

       “혹시 모르니까, 펠릿 켜졌을 때 수류탄 하나만 더 던져주세요.”

        

       “네!”

        

        

        

        상단이 비틀리며 재차 푸른 빛이 터져나왔다.

        

        기묘한 고음을 내며 마치 꽃을 연상하게 만드는 펠릿이 타오르기 시작했고, 하모니는 사전에 부탁받은 대로 재차 그것을 정확하게 던졌다.

        

        강화벽이 터짐과 동시에 파편이 사방으로 흩날리며, 그것을 신호 삼아 다른 한 명이 드론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지상 2층이 상당히 넓었기에, 함부로 진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로머 정리하는 두 분은 어디 계신가요?”

        

       -중앙계단으로 올라갈 예정이에요. 1층에서 한 명은 로비 계단 방향으로, 다른 한 명은 주방 쪽으로 돌아서 채광 계단으로 가려구요.

        

       “네. 푸시할 때 말해주세요. 기압탄으로 중앙계단 잠글 테니까. 하모니 님은 복도로 빠져나오는 애들 있는지만 봐주세요.”

        

        

        

        투두두두두!

        

        주식거래실을 덮고 있던 나무판자가 몽땅 깨져나가며 발목 부분이 너덜너덜해진 방 벽면 내부가 보였다. 속칭 공사라 부르는 것으로, 적들이 섣불리 침투하지 못하게끔 해놓은 조치였다.

        

        잠시간 이어지는 정찰 시간. 그러는 와중에도 복도를 타고 들려오는 총성은 아직까지도 적들이 내부에 득실득실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컬트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팀 식스 미션 특성 상, 거의 대부분의 인원들은 총소리를 통해서 적들이 누구인지를 대번에 파악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삽시간에 정보를 정리한 팀원이 덧붙였다.

        

        

        

       “내부에는 두 명밖에 없어요. 대신 둘 다 샷건이니, 로밍 중인 다른 두 명이 잡히기 전까지는 진입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찰칵.

        

        옥상에 레펠을 건 한 명이 덧붙였다.

        

        

        

       “저는 옥상으로 돌아서 로비 뒤쪽으로 진입할게요. 돌아다니고 있는 적들이 두 명씩이나 있으니, 정리 안 하고 놔뒀다간 낑겨 죽을 거예요.”

        

       “조심하세요. 그럼 저랑 하모니 님은 이쪽 계속해서 주시할게요. 제가 반대쪽을 볼 테니, 계속 보던 방향 봐주세요.”

        

       “네.”

        

        

        

        그렇게 다섯 명의 오퍼레이터들이 점차적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로비는 꽤 큰데….”

        

        

        

        과거, 이 게임이 다크 존 안에 들어있지 않았을 때 이 게임을 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실제로 두 발로 지면을 밟으며 돌아다녀보니…생각보다 컸다.

        

        나름 감회가 새롭긴 했다. 과거에 꽤나 즐겼던 게임이 가상현실로 재현되었다는 건 듣도 보도 못한 경험이긴 했으니까. 거기에 내가 직접 총을 쥐고 싸운다는 사실은 더더욱 남다른 일이기도 하고.

        

        평범하게 즐길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무튼, 중앙계단 1층에서 로비로 진입했다. 한 눈에 보아도 탁 트여있는 주변 전경. 천장은 무지막지하게 높았고, 완만한 곡선으로 배치된 고풍스러운 돌기둥 여러 개가 천장을 떠받치고 있다.

        

        바닥은 체스판을 연상케 하는 흑백의 대리석이 연속적으로 교차하였고, 온갖 기물들로 인해 상당히 어질러진 상태였다.

        

        로비 한쪽으로 나선형을 그리며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었다. 본래 사람들을 맞이했을 창구는 그야말로 텅 비어있었으며, 그 뒤로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공간과 이어진 상태.

        

        

        

       ───쨍강!

        

        

        

        그 순간, 유리 깨지는 소리가 한쪽에서부터 들려왔다.

        

        급하게 고개를 돌며 조준하자, 아군임을 알리는 IR 표식이 벽을 통과하여 뒤쪽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주변을 조심스럽게 경계하며 그쪽 방면으로 향하자, 금방 다가온 팀원이 작게 덧붙였다.

        

        

        

       “아, 여기 계셨네요. 로비 계단으로 올라가실거죠?”

        

       “네.”

        

       “그러면 제가 1층 돌면서 숨어있는 적 있는지 확인하고, 중앙계단 방면으로 푸시할게요.”

        

        

        

        발길이 교차하며 엇갈린다.

        

        계단을 따라 조심스럽게 올라가는 나와, 창구를 넘어가 조심스럽게 뒤쪽으로 사라지는 팀원. 잠시 신경을 써줄까 했지만, 눈 앞에 계단과 단단히 얽힌 와이어가 보였다.

        

        

        잠시 위쪽에 인기척이 있는지를 확인한 후, 빠르게 판단을 마친다. 저 멀리로 보이는 표식에 의하면 이제 막 팀원이 주방 방면으로 진입한 시점이었다.

        

        이쪽은 사람 수가 적으니, 타이밍에 맞춰서 한꺼번에 푸시를 하는 것보단 팀원이 어그로를 끄는 사이 들어가는 게 더 나을 터.

        

        유탄발사기에 파쇄탄을 장전하고, 통신망에 작게 덧붙였다.

        

        

        

       “잠시라도 괜찮으니 시선을 좀 끌어줄 수 있나요? 반대쪽으로 진입해볼게요.”

        

       -알겠습니다.

        

        

        

        소음은 금방 찾아왔다.

        

        건너편에서 꽤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교전인지 아닌지는 불명확하지만, 팀원의 체력이 딱히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견제사격일 확률이 높았다.

        

        그렇게 유탄발사기의 방아쇠를 당기는 찰나,

        

        

        

       -아아악!

        

       ───!!

        

        

        

        4 : 4.

        

        1층에서 들려오는 경쾌한 사격음과, 인컴을 통해 들려오는 꽤나 절박한 비명소리. 벽면에 부딪히고 이리저리 소산한 탓에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총기의 발사 속도가 꽤나 빠르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총소리와 유탄이 터지는 음성이 서로 절묘하게 섞인 탓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시선이 덜 끌렸다는 것일까.

        

        

        아무튼, 후방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는 이미 내 위치가 어느 정도 노출이 됐을 테니, 빠르게 진입하는 게 더 나았다.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 바리케이드로 뒤덮힌 문틈을 힐끔 확인한 후 원형으로 굽어지는 – 속칭 바나나라고 불리는 – 구간에 막 진입한 찰나,

        

        

        

       -유진 님! 그쪽으로 한 명 가고 있어요! 중앙계단 복도 앞!

        

        

        

        삣.

        

        그와 동시에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팝업하는 붉은색 커서 하나. 저게 적의 위치였나? 생각보다 금방 우회했네. 어째 아랫쪽에서 계속해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했다.

        

        이쪽으로 대놓고 온다고 해도 크게 상관은 없겠지만, 저쪽과의 교전으로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는 않은데.

        

        어쩔 수 없지.

        

        

        

       -…뭐하세요!?

        

       “집중해야 되니, 잠시만….”

        

        

        

        1층으로의 낙하를 방지하는 펜스는 상당히 튼튼했다. 사실 무너져도 크게 상관없었긴 했지만.

        

        그렇게 생각한 후 꼬리로 펜스를 휘감고, 마치 레펠을 타듯 조심스럽게 발을 걸쳐 넘어감과 동시에 두 발로 벽면을 지탱하여 역레펠 자세를 취했다.

        

        시야가 급격히 회전하다 못해 반전하며 천장이 바닥이 되고 바닥이 천장이 되는 현상 속에서, 아까 힐끔 확인했던 창구가 거꾸로 된 상태에서 나를 맞이했다.

        

        여기까지 대략적으로 3초.

       

       

       

       

        

        

        곧이어 펑 하는 소리를 내며, 내가 조준하고 있던 창구 건너편 방의 벽면이 그대로 폭발했다.

        

        원형으로 도려내진 것 같은 구멍 너머로, 꽤나 장구류가 두터워보이는 적 한 명이 빠르게 진입해왔다. 들고 있는 건 기관단총. 확실하진 않았지만 MP5 계열인 듯했다.

        

        그것을 직시하고, LPVO 사이트의 십자선 정중앙에 적의 신형을 놓았다.

        

        그 행동에 망설임은 없었다.

        

        얕은 반동이 어깨를 훑었다.

        

        

        

       ───!

        

       “아악!”

        

        

        

        일격에 머리가 꿰뚫려 그 자리에 엎어지는 적과 함께, 화면 위로 4 : 3이라는 글자가 팝업한다.

        

        간만에 했더니 꼬리가 꽤나 뻐근했기에, 힘을 조심스레 풀고 한 바퀴 회전하며 1층에 다시 착지했다. 묵직한 반동이 관절부를 거치며 감쇄되듯 사라진다.

        

        그렇게 다시 진입할 준비를 마쳤을까, 급박한 통신이 또다시 귓전을 때린다.

        

        

        

       -1층! 기록 보관실 방면에 적 있어요! 이러면 올라가기 좀 힘든데…!

        

       “사방에 적이네.”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다른 방면의 압력을 해소해주는 수밖에 없을 듯했다.

        

        그래서 그 방법이 뭔가 하니, 사실 그리 거창한 건 아니고….

        

        

        

       “시간만 끌어주세요. 2층으로 진입해볼테니.”

        

        

        

        적의 본진을 완전히 개박살내버리면, 그것도 어떻게 보면 팀원을 돕는 길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나간 애들 다 죽었나?”

        

       “한 명 살아있긴 한데, 이미 계단 다 잠겨서 크게 의미없을걸요.”

        

       “이래서 로밍은 가면 안 돼요. 가상현실게임 되니 너무 난이도가 높아졌어.”

        

        

        

        언제든지 조준사격이 가능하도록 샷건을 앞으로 매어둔 채, 다량의 가스 폭탄이 설치된 2층 본진에서, 두 명의 인원이 조심스럽게 바깥의 동향을 살피고 있었다.

        

        한 명을 잡긴 했지만, 외부로 나간 팀원들이 벌써 두 명이나 죽은 상황. 다른 한 명도 살아날 가능성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었다.

        

        

        폭탄이랑 가장 멀리 떨어진 층부터 샅샅히 뒤진 후, 주변이 완벽하게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본진으로 진입하는 정공법.

        

        비록 틈도 있고 서로간 실력은 비슷했으나, 그 중 유진이라는 압도적인 숙련도의 인원이 국지적인 변수를 차례차례 삭제하며 포위망을 견고하게 밀봉한다.

        

        하모니의 방송으로만 보았을 때는 몰랐으나, 실제로 마주하니…그녀는 생각보다도 더욱 까다로운 존재였다.

        

        구체적으로는 뭐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는지에 대한 어처구니의 상실로 옮겨갈 정도의.

        

        

        

       “…저쪽 벽이 뚫리긴 했지만, 들어오기 전에 소리 다 날 거예요. 외벽에서 레펠 타는 인원도 없으니 정신만 차리면 다 잡을 수 있어요.”

        

       “그렇겠죠?”

        

       “아유, 제 본캐 랭크가 SOF에요. 다른 게임으로 치면 다이아 급이니까, 한 번 믿어보세요.”

        

       “오…근데 왜 하모니 누나 방송할땐 안 도와줘요?”

        

       “그 누나는 고통받는 게 재밌기 때문에….”

        

       “그건 그렇죠.”

        

        

        

        언제나 그렇듯, 녹냥단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부분에서는 쓸데없이 죽이 맞는 법이었다.

        

        첫 라운드 종료까지 어느덧 30초. 슬슬 자의든 타의든 적들이 디퓨징을 위해 본진으로 침투할 시간이었다.

        

        드론 굴리는 소리와 바리케이드 뜯는 거친 소음으로 가득한 주변. 사방이 분주해지며 어느 한 쪽이 죽어야 결착이 나는 게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렇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

        

        

        

       ───콰직!

        

       “아니, 뭔…!”

        

       “뭐해요, 쏴요!”

        

        

        

        몸통박치기 한 번에 바리케이드를 산산조각내며, 반대편에서 한 명의 적이 난입해 들어왔다. 어마무시한 속도였다. 구체적으로는 조준한 후 사격하기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이미 엄폐물에 숨었을 정도로.

        

        유진이었다.

        

        두 명의 시야가 한 곳으로 완전히 고정된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직감한 상위 티어의 인원이 샷건을 고쳐잡으며 덧붙였다.

        

        

        

       “저쪽은 제가 맡을게요!”

        

        

        

        그 이상의 말은 없었지만, 그 목소리를 들은 인원은 다른 침투로를 확인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반사적으로 직감하고는 다른 방향을 겨눈다.

        

        그와 동시에, 샷건과 카빈 간의 교전이 시작된다.

        

        

        

       ───펑!

        

        

        

        M590A1 샷건이 굉음과 함께 12게이지 쇠구슬을 허공으로 토해내었다.

        

        타 게임 내에서는 고작해야 십수 미터만 멀어져도 대미지가 급감하는 것으로 묘사하는 것과는 다른, 수십 미터를 날아가도 충분히 상대방을 박살내기에 충분한 위력.

        

        앞에 놓인 얇은 벽과 연약한 구조물들을 사정없이 박살내며, 쇠구슬을 포함한 수천 개의 파편이 공중으로 비산했다.

        

        

        그러나 근접전의 꽃이라고 불리는 샷건 앞에서도, 유진은 무지막지한 속도를 토대로 살상 반경에서부터 아슬아슬하게 회피하며 방아쇠를 당긴다.

        

        급박한 상황에서의 대응사격. 그러나 수만 번의 실전을 경험하며 이어진 그것의 정확도는 일반 유저들의 정밀한 조준사격에 간단히 비례했다.

        

        쇠구슬과 납탄이 허공에서 정반대의 방향으로 교차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아윽!”

        

        

        

        여성 특유의 높은 고음. 그러나 목소리의 주인공은 유진이 아닌 샷건을 든 방어 측의 인원이었다.

        

        유진이 쏘아낸 세 발의 대응사격 중 한 발이 어깨를 관통하여, 우측 하단의 HP바가 순식간에 ⅔으로 줄어들었다. 무슨 총인지는 모르겠으나 2속 2아머를 3발 안에 박살내는 총이면 성능도 괜찮으리라.

        

        그녀에게 있어선 다행이게도, 팀 식스 모드는 HP 회복 수단이 제한적인 대신 상처로 인해 생기는 상태이상은 없었다.

        

        한편, 그 와중 들리는 괴상한 사운드. 구체적으로는 묵직한 탄환이 소음기를 통과하며 들려오는 반쯤 죽어버린 총성이었다.

        

        

        

       -[적 잔존 오퍼레이터 : 2명.]

         

       ‘…!’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같은 방 안에 있었던 팀원이 사라져있고, 인컴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 보아하니 우회한 후 두 명의 등짝에 슬러그탄을 연달아 꽂아넣은 듯했다.

        

        대충 짐작해보면, 강화벽의 구멍을 통해 나간 거겠지.

        

        현재 대치 상황은 2 : 3. 이제 자신만 잘 해주면 손쉽게 1라운드를 가져갈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몇 발 남지 않은 샷건을 유진이 있었던 방향에 재차 겨누었다.

        

        그런데,

        

        

        

       ‘…어디로 갔지?’

        

        

        

        없다.

        

        인기척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러나 냉정하게 판단한다. 들어올 수 있는 방향은 총 두 곳. 이지선다였다. 그리고 샷건이라면 얼마나 빨리 접근하든 간에 충분히 킬각을 잡아낼 수 있었다.

        

        갑작스럽게 조용해진 공간 사이 숨소리만이 작게 맴돌았다. 밖으로 나간 팀원은 복도를 따라 다시 돌아들어오고 있었다.

        

        시간을 끌면 다시 우세를 점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잘그락, 퉁!

        

       ‘…!?’

        

        

        

        애초에, 유진은 그 정도의 판단을 통해 잡아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다음 순간, 고막을 찢어버릴 정도의 무지막지한 폭음이 그녀가 위치한 방을 맹렬하게 헤집는다. 사방으로 파편이 튀기는 것을 보아 파괴탄이었다.

        

        충격파로 인해 시선이 뒤흔들리고, 사운드 플레이가 완전히 봉쇄당한다.

        

        유진은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펑!

        

        

        

        무의식적으로 당겨진 샷건의 방아쇠에 감응하여, 쇠구슬이 뻥 뚫린 벽을 가로지른다. 그러나 이미 그곳에 그녀는 없었다.

        

        간단한 이지선다였다. 파괴된 벽으로 올 것인지, 아니면 평범하게 올 것인지.

        

        샷건의 방향은 올바른 곳이 아니었다.

        

        

        

       “아아악!”

        

        

        

        축차로 빠르게 발사된 세 발의 탄환이 방탄복을 꿰뚫고 머리를 헤집는다.

        

        손에 힘이 풀리며,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그러나 총성이 끊이질 않는다. 어렴풋이 올려다본 시선 너머로는, 막 돌아들어온 팀원을 향해 납탄의 폭풍을 선사 중인 유진이 있었다.

        

        순식간에 구도가 2 : 3에서 2 : 1로 이어져버리는 상황을 보며, 바닥에 쓰러진 이는 마지막으로 힘겹게 중얼거렸다.

        

        

       

       “좆망겜….”

        

        

        

        내가 이기면 갓겜, 남이 이기면 망겜.

        

        그러나 패자의 단말마가 승자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 편은 레인보우 식스 시즈, 은행 맵을 해보지 않으신 분들은 상당히 이해하기 난감하실 수 있습니다

    자세히 설명을 드리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합니다

    전 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드리자면 시즈 캐릭터들은 속도와 방어구가 다른데, 쉽게 말해 중무장한 애들은 속도가 느리고, 경무장한 애들은 속도가 빠릅니다

    3속이라고 하면 속도가 제일 빠른 오퍼레이터들이고, 3아머라고 하면 속도가 느린 대신 튼튼한 애들이져

    이 두 개는 서로 같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유진 빼구요

    그냥 유진이 또 유진했구나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꼬리로 레펠도 타는데 뭐…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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