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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2

       “내가 1만 번을 채우라고 했지만, 난 언제까지 채우라고 기간을 정하지 않았다. 내가 바라는 건 숫자를 채우는 게 아니라, 너희가 그 쇠줄을 안정적으로 1만 번 돌릴 체력과 지구력을 가지길 원하는 거다. 그렇다고 ‘무작정’ 채우지 마! 숫자를 채우는데 연연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 이것들아! 자극을 느껴,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네 팔다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란 말이다!”

         

       이한은 붉은색 표시를 가진, 일명 도련님들에게 질타를 아끼지 않았다.

         

       “도련님들이라 그런가? 한 명씩 수발을 들어줘야 말을 잘 들을 건가? 왜 이렇게 말을 못 알아먹지?”

       “…도련님이 아닙니다.”

       “아니긴, 오냐오냐 자라온 티가 나는데. 아, 혹시 자기가 도련님이란 것도 모르고 자라셨나?”

       “이이…!”

       “분해? 분하면 좀 잘해보던가. 왜 그리 허약해서 좌천 기사에게 이렇게 욕을 드실까, 쯧쯧.”

       “두고 보십시오! 언젠가 그 얼굴에 칼을 꽂을 테니!”

       “오오, 꼭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라지.”

       “!!?”

         

       도발 솜씨가 가히 입신에 이르렀으니.

       혓바닥으로 그는 그들을 굴렸고. 이한은 얼마든지 속으로 욕하라며 비웃었다.

         

       ‘많이 욕해라, 오래 살게.’

         

       그의 멘탈은 욕으로만 흔들기엔 너무 강맹했다.

         

       이한은 질타를 아끼지 않았고, 끊임없이 그들을 들볶았다.

         

       허나 그는 마냥 도련님 생도들에게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모두에게 관심을 기울이려 노력했다.

         

       일단 노란색 표시를 가진 이들.

         

       일명 병아리.

       대부분 여성으로 이루어진 이들이다.

       투기법은커녕 기본 검술조차 익히지 못한.

         

       그렇기에.

         

       “일단 너희 병아리들은 검은커녕 아직 목검도 잡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러니 너희에게 당장 중요한 건 기본적인 근력과 체력이다. 아, 참고로 말하자면 운동하다가 근육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생각은 하지 말도록. 근육이란 게 그렇게 단기간에 생기는 게 아닐뿐더러, 겨우 그거 운동한다고 절대 안 생긴다.”

         

       그는 친절했다.

       이는 그녀들이 여성이란 이유가 아니라, 그냥 새싹 등급도 아까운 뉴비라서 친절한 거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작동법도 모르는 애한테 어찌 구박을 하랴.

       다정하면 다정했지.

         

       “교, 교관님, 그런데 이 줄넘기란 걸 하면 체력이 붙는 건가요?”

       “좋은 질문이다 1번 병아리 생도.”

       “그, 그냥 레비라고 부르시면 안 될까요?”

         

       전날 제법 인상이 좋았던 레비 폴트의 성실한 질문.

       훌륭하다.

       가르치는 입장이 되니 알겠다.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성실한 학생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 건지.

         

       내심 그녀에게 상점이라도 주고 싶은 걸 참으며 이한이 더욱 부드러워진 어조로 말을 이었다.

         

       “줄넘기는 단순히 체력만 키워주지 않는다. 근지구력과 심폐기관 강화는 물론이고, 균형감각과 운동능력도 향상시켜주지. 물론 단번에 효과가 나오진 않을 테지만, 매일매일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이 달리지는 게 느껴질 거다.”

       “아….”

       “참고로 다이어트에도 최고인 운동이지.”

       “!!!”

         

       이 말에는 여성 생도 전원이 미어캣 마냥 고개를 단숨에 치켜들며 관심을 보였다.

       동기부여.

       이한은 병아리들에게 열심히 해야 할 이유를 주었다.

         

       “그뿐만 아니다. 교관의 훈련만 잘 따라온다면 앞으로 옷을 입는 게 즐거워질 거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생도들은 알 테지만. 아무리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더라도 옷맵시가 부정적인 경우가 있지. 한데 그 경우는 몸이 너무 마르거나, 탄력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다. 하지만 신체가 전반적으로 탄력이 생기면 평소 어울리지 않던 옷조차 예뻐지게 되는 경우가 있지.”

       “저, 정말요?”

       “본 교관은 거짓말 안 한다. 추가로 더욱 솔깃한 걸 알려주지. 시녀님!”

       “네에!”

         

       레이라 윈터가 이한의 부름이 떨어지기 무섭게 등장했다.

       처음 보는 낯선 얼굴.

       허나 왕실 시녀의 복장을 갖춘 그녀를 보고 여인들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귀족 여성들 대부분이 들어가고 싶은 꿈의 직장 중 하나가 왕실 시녀였으니까.

         

       그런 그녀들에게.

         

       “시녀님, 시범을 보여주시죠.”

       “네엥.”

         

       어딘지 노곤해 보이는 말투나 표정은 신뢰감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이었으나, 일순 그녀가 커트시를 실시하자 여인들의 눈이 확 달라졌다.

       점차 경악이 감도는 눈빛들!

       

       “와, 완벽해.”

         

       유서 깊은 가문의 귀족 영애가 내뱉은 진솔한 한 마디였고, 이를 모두가 인정했다.

       정말 완벽하고도 아름다운 커트시였다.

         

       “보았다시피, 시녀님의 자세는 아름답다. 시녀님의 균형감각과 자세가 올곧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러한 올곧고도 아름다운 자세가 가능하기 위해선 등과 둔부의 근력이 중요하다. 어떤가, 이제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가?”

       “……네에.”

       “답변 들었다. 약속하지. 만약 너희 병아리들이 본 교관이 정한 훈련 일정을 따라온다면 어느 누구라도 그대들을 보며 아름답다 느낄 멋진 자세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마.”

       “네, 네엡!”

         

       이로써 여성 생도들, 아니 병아리들은 신을 믿는 신자들 마냥 따르겠다 약속했다.

       역시 사람을 움직이는 건 근본적인 욕망인 법.

       이한은 내심 이렇게까지 하는 자신이 우습지만, 원래 뉴비들에겐 친절해야 하는 법이었다.

         

       반대로.

         

       “초록 새싹이들아.”

       “…저, 저희보고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너희보고 하는 말이다.”

       “…욕은 아닌 것 같은데, 영 기분이.”

         

       초록 표시 줄을 가진 그들에겐 유독 엄한 부분이 있었다.

       뉴비도 아닐뿐더러, 애매한 녀석들이기에 더욱 엄해야 했다.

         

       “너희는 어느 정도 검술을 배운 놈들이다. 투기법을 배우지 않았지만, 아마 어릴 적부터 성실하게 검술을 익혔겠지. 그래서 도리어 기초적인 체력이 좋다. 저기 있는 붉은 도련님들보단 낫군.”

       “…차라리 새싹이 나을 것 같군요.”

       “잡초라 불리게 되도록 노력하면 좋겠군.”

       “그, 그것도 좀.”

       “됐고, 교관이 지금 진지하게 충고를 하나 하마. 너희가 만약 기사가 되고 싶은 거라면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을 게 아니라, 당장 아카데미를 그만두라고 권하고 싶다.”

       “……어, 어째서입니까?”

         

       잠깐의 침묵 뒤, 그들이 물음을 던졌다.

       그가 이유 없이 독설을 내뱉지 않는다는 걸 지켜봤으니까.

       그리고 예측대로.

         

       “너희는 투기법을 배우지 못했으니까.”

       “…으으으!”

         

       투기법이 나오는 순간 그들은 애써 외면하던 현실을 마주하듯 낯빛이 어둡게 물들었다.

         

       “이미 알 사람은 알고 있군. 그래, 투기법을 익힌 사람과 익히지 못한 사람에겐 큰 격차가 존재한다. 아무렴, 어린아이와 어른이 싸우는 것처럼 불합리한 격차지.”

         

       덩치 좋고 마을에서 장사로 소문난 성인 장정조차 투기법을 익힌 아이에겐 압도당하기 마련.

       그리고 이러한 투기법을 극한으로 연마한 게 기사란 존재였으며, 기사가 동경 받는 동시에 공포의 대상으로 불리는 이유였다.

         

       “물론 아카데미에 입학한 너희들은 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투기법을 익힐 수 있을 거다. 그러나 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투기법은 기본적으로 저급하다. 샌드위치로 따지면 빵이랑 채소만 있고, 햄과 치즈, 소스 등은 없는 격이지. 뭐, 너희 중 어마어마한 천재가 있다면 그러한 저급한 투기법으로도 충분히 극한까지 갈 수 있을 테지만.”

         

       “…하하.”

         

       일장춘몽과 같은 달콤한 얘기일 뿐이다.

       그 정도 천재였으면 이미 재능을 알아본 귀족이 기사단 수련생으로 데려갔을 테니까.

       아카데미가 아니라.

         

       “그래, 세상엔 무조건 정해진 것이 없지만. 그래도 본 교관은 너희가 이대로 검술학부에 있는 선택이 그다지 좋은 선택지라 보지 않는다. 차라리 상위 용병대나 전사·검사 길드에 들어갔다면 저급 투기법이 아닌, 제대로 된 투기법을 배울 수 있었겠지. …비록 목숨을 내놓고 사는 인생이긴 하지만.”

         

       “그게 싫어서 여기 온 겁니다.”

         

       새싹 중 하나의 답변.

       이한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용병은 워낙 사람 죽는 게 흔한 동네고.

       길드는 폐쇄적이며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여 음흉하고 잔인하다.

         

       그러니 웬만해선 가면 안 될 일.

         

       허나 이한은 안다.

         

       ‘2,3학년만 되도 검술학부 평민 생도들은 대부분 퇴학하고 용병대나 길드로 가버리지. 워낙 귀족가 도련님이랑 격차가 많이 나서 그런 걸 테고.’

         

       그렇기에 지금 남은 2,3학년 검술학부 생도는 전원 귀족 생도뿐이다.

       어찌 보면 세상의 불합리가 선연하게 보이는 아카데미의 실상이 아닐 수 없으리.

         

       웃긴 일이다.

       인재를 뽑는다면서 정작 배가 불러지는 건 왕국이 아니라 용병대와 길드이니 말이다.

       이대로 간다면 한 20년, 아니 10년도 안 되어 기사단과 용병 및 길드에 상하관계가 뒤바뀔 가능성도 높다.

         

       숫자 앞에선 장사 없고, 용병과 길드의 저력은 갈수록 풍요로워질 테니.

         

       ‘뭐, 내가 걱정할 바는 아닌가?’

         

       그때쯤이면 그가 발타르를 이기든, 아니면 그 양반도 늙어서 은퇴할 테니, 그를 막을 수는 없을 거다.

         

       ‘…설마 10년 이후에도 남아 있지 않겠지.’

         

       그 양반도 늙을 거야.

         

       …분명.

         

       “교관님?”

       “아, 미안하다. 교관도 생각이 좀 복잡해져서 말이다.”

       “…감사합니다. 저희를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으음, 교, 교관의 의무이니까.”

         

       오해가 생긴 것 같지만, 이대로 넘어가자.

       오해도 좋은 오해면 득이니까.

         

       “크흠, 어쨌든 본 교관은 새싹이 생도들이 아카데미에 있다고 해서 긍정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

       “허나, 교관의 의무는 너희를 잘 가르치는 것이며, 검술학부의 교관인 이상 너희를 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런 뜻에서 교관은 새싹이 생도들에게 ‘이걸’ 가르쳐볼 생각이다.”

       “?”

       “잘 봐라.”

         

       이한은 나뒹구는 나뭇가지 하나를 가지고 왔다.

       부러졌으나 제법 튼튼해 보이는 나뭇가지였고, 이한은 가볍게 주먹을 댄 상태에서 가만히 있었다.

         

       한데.

         

       “어제 봤었지? ‘경’이란 기술이다.”

         

       파삭!

         

       -!!!?

         

       일순 나뭇가지가 분쇄됐고, 그들은 경악했다.

       나뭇가지가 분쇄된 건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만, 진정으로 놀라운 건 그가 아무런 움직임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로 거리.

       후려치지도 않으며, 주먹을 갖다댔을 뿐이며, 어떠한 동작도 취하지 않았는데 나뭇가지가 분쇄됐다.

         

       이를 보며 신기해하지 않으면 무엇에 놀랄까.

         

       “‘굳세게 하는 법’이라 이름 붙였다. 어제 들은 이들도 있겠지만. 이건 투기법이 아니다. 오로지 뼈와 근육, 심줄 등이 가진 총체적인 힘을 사용하는 거다. 즉, 노력을 통해 배우는 기술이며, 감각만 잡는다면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지는 기술이지.”

         

       “그, 그런 귀한 기술을 가르쳐주신단 겁니까!?”

         

       그들은 대경실색했다.

       비록 그가 교관이긴 하지만, 저토록 귀한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것에는 경악을 금치 못했기에.

         

       보지 않았던가.

       두 번 죽었다 살아난다 해도 그들이 절대 대적하지 못할 천재를 목검만으로 압도하던 그의 실력을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저 경이란 기술임을 아는 생도들로선 믿을 수가 없었다.

       저토록 귀한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것에.

         

       그러나 당연히 세상엔 공짜는 없는 법.

         

       “당연한 말이지만, 그냥 가르쳐줄 마음은 없다.”

         

       역시나.

         

       이한이라고 마냥 호구라 모든 걸 퍼줄까.

       그의 기술은 어떻게 보면 몸소 전쟁터와 훈련을 통해 깨달은 아이디어이며 ‘지적 재산’이다.

       그러니 이를 그냥 가르쳐주는 건 손해다.

         

       다만.

         

       ‘원래 격투기 선수도 은퇴하면 기술 가르쳐주면서 먹고 사는 거지.’

         

       그도 노후 준비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도 제법 든든한, 연금 복권과 같은 것을 말이다.

         

       이한은 은밀한 속내를 감추며 제법 긴 설명을 이었다.

         

       “일단 교관에게 이 기술을 전수받는다면 그대들은 모두 교관을 ‘대사범(大師範)’으로 모셔야 하며, 취직 후 수익이 발생한 이후부터 15년 동안 대사부인 교관에게 회비를 내야 한다. 또한 본 교관의 기술을 타인에게 마음대로 가르쳐서도 안 되며, 가르치기 위해선 무조건적으로 교관의 허락이 떨어져야 한다.”

         

       15년 장기 연금은 못 참는다.

         

       “그리고 만약 교관에게 기술을 배운다면 너희들은 사제관계가 형성된다. 사제관계가 형성된다는 건 마냥 친분놀이를 하란 뜻이 아니다. 너희가 서로를 감시해야 하며, 기술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거다. 혹 기술을 남용한 자가 있다면 너희가 직접 처단해야 하며, 기술을 훔쳐간 자가 있다면 그 또한 너희가 응징해라.”

         

       추가 연금은 귀중하다. 그리고 만약 자식도 생긴다면 재산도 좀 물려줘야 하는 법.

       그런데 그런 재산을 남이 빼먹는 건 용서 못할 일이다.

         

       “물론 지금 당장 결정하라는 건 아니다. 충분히 고민하고 말해라. 어찌 보면 인생의 중요한 기로가 될 수 있으니. 허나 교관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강해지고 싶은데 인생을 걸 ‘각오’ 정도는 필요하지 않나 하고.”

         

       ─이상이다.

         

       “…….”

         

       침묵이 감돌았다.

         

       그 정도로 놀라운 얘기의 향연이었으니까.

         

       ‘엄격하군, 하지만…. 다 할 만해!’

         

       제법 엄격한 조건들이 떨어졌으나, 엄격할 뿐 충분히 수용 가능한 조건밖에 없다.

         

       당장 그들에게 검술을 가르친 사범들만 해도 비슷한 조건을 내밀지 않았던가.

       교관이 내민 조건은 거기서 좀 더 엄격하고 기간이 장기적일 뿐이다.

         

       하지만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귀한 기술을 배울 수 있다면 저건 충분한 걸 넘어 넘쳐흐를 정도로 값진 이득이리라.

         

       허나 고민해야 한다.

       교관의 말대로 인생을 걸 각오를 다져야 할 필요가 있으니 말이다.

         

       충분히 숙고한 끝에 결정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

         

       “쿤타! 그거 배우고 싶다! 교관, 나 교관 대사부로 모신다!”

       “혹시 동문끼리 다툼이 생기거나 문제가 생긴다면 그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혹시 정해진 규율이 있습니까?”

       “교관 나리가 아니라, 앞으로 대사부라고 부르면 되겠수?”

       “운이 좋군요. 안 그래도 배우고 싶었는데.”

         

       “있는 놈들이 더하다더니….”

         

       언제부터 듣고 있었던 건지 순식간에 모여든 네 생도였고, 이한은 황당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가진 것도 많은 것들이, 또 뭘 저렇게 욕심이 많은지, 원.

         

       허나 재능 많고 남부러울 것 없는 이들이 기꺼이 다가가는 것을 확인하며 새싹들은 결정했다.

         

       “…한 번 뿐인 인생인데, 도전은 해봐야지.”

         

       망설임을 날리기엔 충분했다.

         

         

         

         

         

       “-그런데요, 기사님.”

       “왜 부르십니까, 시녀님.”

       “그럼 기사님이 세력을 형성하신 건데, 그 세력 이름이 뭔가요?”

       “이름이요?”

       “네에! 무슨 세력이든 다 이름이 있잖아요!”

       “이름이라….”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

       날카로운 지적이다.

       아무래도 즉석으로 정한 거지만, 소속감이 들게 하려면 이름도 중요했으니까.

         

       그리고 조금 고민한 끝에.

         

       “[백팔나한]이면 되겠죠, 뭐.”

       “특이한 이름이네요?”

       “언젠가 백팔 명의 우수한 전사를 모으고 싶다는 뜻입니다, 하하.”

       “좋은 의미네요!”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시녀는 해맑게 칭찬했고, 이한은 조금 찔끔했다.

         

       가끔은 이러한 순수함이 그 무엇보다 치명적이게 가슴을 찌를 때가 있으니.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환생 30년, 알고 보니 장르가 로판이었다?
Status: Ongoing Author: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the genre was romance fantasy? ...Really, how? I lived as a magician's slave, experimented on, then as an assassin, mercenary, soldier, and even a knight. This is a story where I'm in a genre all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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