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32

       

       “언니. 이거 진짜 내 거야…?”

       

       최아린은 자신의 언니가 건넨 통장을 멍하니 바라봤다.

       

       포션 다량 구매.

       이를 조건으로 언니가 가져왔던 돈이 무려 5천만 원.

       

       그때도 처음 접하는 금액에 깜짝 놀랐었다.

       

       그런데 이번엔 무려 2억.

       2억 원의 투자금이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액수였다.

       

       “저번이랑 똑같아. 가격을 대폭 올리셔서, 물량은 두 배로만 만들어 주면 된대. 아린이 너 어차피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할 것도 없으니까, 요청서만큼 만들어서 용돈벌이 해.”

       “잠깐만, 언니. 이게 용돈 벌이로 치부될 돈이 아니잖아.”

       

       최아린은 뭔가 현실감이 없다고 느꼈다.

       

       그녀는 19살인 이제 막 홀더가 됐다.

       그리고 내년이 돼야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일반적인 예비 홀더라면 입학 전 자신의 룬을 성장시키며 예습을 하는 게 정석이지만, 대장장이와 더불어 연금술사는 돈이 상당히 많이 드는 계열에 속했다.

       

       즉, 집안이 가난하다면 홀더의 특성을 살리기 어렵다.

       

       룬을 활용해 뭔가 만들고 싶어도, 돈이 없는 것이다.

       

       때문에 최아린은 특별히 만들 수 있는 게 없었다.

       기껏해야 산속 약초들을 갈아 만든 간단한 약품 정도.

       

       ‘그런데….’

       

       갑작스럽게 그녀에게 자금을 대 줄, 알 수 없는 투자자가 생겼다.

       

       언니와 동기로 입학했다는 아카데미 1학년 홀더.

       그런데 언니와 월 2억 원에 해당하는 파격적인 계약을 맺은 홀더.

       

       그는 최유민이 만든 장비와는 별개로, 연금술사가 만든 포션이나 약제류 또한 필요하다며 최아린과도 거액에 달하는 판매 계약을 맺었었다.

       

       완전한 기간제 계약을 맺은 최유민과는 다른.

       제품의 건당 판매 계약.

       

       하지만 그 액수가 상상을 초월했다.

       

       “이제 익숙해져야 해. 아린이 너도 아카데미 입학하고, 홀더 세계에 입문하면 알게 되겠지만… 대장장이나 연금술사가 그 정도 돈을 버는 건 솔직히 쉬워. 제품 성능만 좋으면 떼돈을 쓸어 담는 게 특수 계열 홀더니까. 이제 시작이라는 거지.”

       “뭐래. 자기도 몇 주 전에 계약하고 나서 호들갑이란 호들갑은 다 떨어놓고.”

       “…….”

       

       한껏 잘난 척을 하던 최유민의 입이 조용해졌다.

       

       아무리 특수 계열 홀더가 돈을 많이 번다곤 하지만.

       그리고 언젠가 그녀들도 그런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긴 하지만…

       

       평생을 가난하게 살아온 그녀들에게 있어, 당장 이 정도의 큰돈은 만져도 만져도 실감이 안 나는 액수였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일까.’

       

       고작 1학년에 그 정도 돈을 번다는 것도 신기하고, 자신과 언니의 가능성만을 보고 이런 큰돈을 맡기는 것도 신기했다.

       

       남들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을 믿는 안목.

       

       최아린은 그런 자신감을 가진 홀더.

       도재현이라는 사람이 궁금했다.

       

       “언니는 그 투자자님 본 적 있겠네?”

       “어? 당연하지. 직접 계약을 맺었으니까.”

       

       최아린이 한숨을 푹 쉬며 말을 이었다.

       

       “아- 나도 빨리 아카데미 들어가고 싶다.”

       “왜?”

       “나한테 투자해주신 선배님 뵙고 싶어서. 이렇게 큰돈을 받았는데, 얼굴도 모르잖아.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그, 그건 몰라도 돼!”

       “…뭐?”

       

       갑작스러운 외침에 최아린이 황당한 얼굴로 최유민을 바라봤다.

       

       이토록 거액을 맡긴 투자자의 얼굴이 궁금하다는데, 그건 몰라도 된다니.

       그게 무슨 소리일까.

       

       하지만 최유민은 어딘가 부끄러운 듯.

       살짝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최아린은 처음 보는 언니의 모습에 머리를 긁적였다.

       

       …이 언니 오늘 왜 이래?

       

       

       

       * * *

       

       

       

       넘치도록 많아진 홀더와 그 수요보다 적은 수의 던전.

       괴수의 리젠도 일주일에 한 번.

       

       이런 불균형 속에서 한 던전을 독점할 수 있다는 건.

       수익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큰 메리트다.

       

       당장 결계 밖의 괴수들을 잡아 마력석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건 효율과 난이도 측면에서 좋은 선택은 아니니까.

       

       

       -키에에에…!!

       

       

       시즐링 샐러맨더의 괴성이 또다시 울려 퍼진다.

       

       나는 정면에서 날아오는 한 놈을 [연격] 이후 찌르기 콤보로 막아선 후, 옆에 날아오는 또 다른 녀석을 손과 발로 묶었다.

       

       [검]과 [격투]를 자유자재로 쓰는, 내 다양한 룬 활용 덕분이었다.

       

       “재현아, 뒤에!”

       

       김채은의 목소리에 곧장 허리춤에 손이 갔다.

       

       굳이 뒤돌아 보며 확인할 필요도 없다.

       다른 시즐링 샐러맨더가 또 달려든 거겠지.

       

       나는 뒤를 돌며 방금 꺼낸 단검 네 자루를 그대로 던졌다.

       

       [쿼터 나이프].

       

       최근 들어 마력의 성장도 힘쓰고 있는 내 주력 스킬 중 하나였다.

       

       

       -키, 키에에….

       

       

       세 마리의 시즐링 샐러맨더는 그대로 명을 달리했다.

       

       땅에 떨어진 녀석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마법.

       김채은의 [필드 프리징]이 예고 없이 그들을 덮친 것.

       

       나도 나름 이 던전을 공략하며 얻어가는 게 많지만, 김채은 역시 [빙결] 룬을 더 단련하고 홀더 정보를 향상하며 성장을 거듭하는 것 같다.

       

       [필드 프리징]은 김채은이 이번 공략부터 새롭게 익힌 [빙결] 룬의 파생스킬이자 마법이었다.

       

       “이제 완전 익숙하네?”

       “응. 마력 배열 자체는 프로즌 포그랑 비슷해서, 막 어렵진 않은 것 같아.”

       “마력 뭐?”

       “마력 배열. 마법 쓸 땐 마력을 감응하고 배열한 후에 시전해야 하는데, 이번에 새로 배운 필드 프리징이 프로즌 포그랑 배열 구조가 비슷해.”

       “어우. 난 들어도 모르겠다.”

       

       마력을 감응하는 것까진 이해가 되는데, 배열부터는 신세계다.

       

       이런 걸 들으면 마법사 계열 홀더들은 가끔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

       

       단순히 룬과 스킬의 숙련도에 따라 싸우는 홀더들과 다르게, 그들은 마력을 이해하고 다루는 데에 도가 튼 사람들이었다.

       

       물론, 나 역시 마법사 계열 홀더들처럼.

       마법을 다룰 수 있는 룬은 가지고 있다.

       

       

       

         <룬 정보>

       

       ◎이름: 이글거리는 불꽃

       ◎등급: 레어(Rare)

       ◎레벨: 4

       ◎새겨진 부위: 왼쪽 어깨

       ◎특수효과

       : 불 내성 +4

       : 홀더의 몸이나 무기에 자유롭게 불꽃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불꽃엔 자연스럽게 홀더의 마력이 담겨 마법 공격으로 취급된다.

       ◎파생스킬: –

       

       ◎세부정보

       : 불을 다룰 수 있게 되고, 이해도가 높아진다.

       

       

       

       시즐링 샐러맨더를 사냥하고 얻은 룬 중 하나.

       [이글거리는 불꽃].

       

       불을 다룬다는 간단한 설명답게.

       나 역시 이 룬을 통해 불꽃을 일으킬 수 있게 됐다.

       마법적인 공격 수단 하나가 더 생긴 셈.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마법을 다룬다는 건 아니었다.

       

       마법을 쓸 수 있는 룬을 얻었지만, 마법에 관한 제반 지식이 전혀 없고 그를 시전할 준비가 안 되어있기에 내가 쓸 줄 아는 마법은 없었다.

       그 방증으로 [이글거리는 불꽃]의 파생스킬에 아무런 스킬이 없었다.

       

       마법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으니 레벨이 높아도 파생스킬이 없는 것.

       

       아마 노멀룬인 [화염]을 지닌 홀더가 나보다 더 많은 불 계열 마법을 쓸 수 있을 거다.

       

       ‘아득바득 배우면 나도 쓸 수야 있겠지만…’

       

       솔직히 시간이 아깝다.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룬과 스킬들만 활용하기에도 훈련 시간은 모자랐다.

       

       ‘불 내성 얻은 것만으로 만족해야지.’

       

       [맹독]이나 [수중 호흡]을 얻었을 때처럼.

       이번에도 ‘불 내성’이라는 새로운 내성이 생겼다.

       

       이는 추가효과와 시즐링 샐러맨더 사냥이 겹쳐져 벌써 6의 수치를 기록했다.

       

       나는 아주 오랜만에 홀더 정보를 켜봤다.

       

       

       

         <홀더 정보>

       

       ◎이름: 도재현

       ◎성별: 남(20)

       

       ◎능력치

       [근력: 32] [마력: 9]

       [속력: 35] [신성: 5]

       [내구: 26] [정신: 21]

       

       ◎내성

       [독: 7] [물: 3] [불: 6]

       

       ◎보유 룬

       -에픽(Epic)

       [룬 사냥꾼 Lv.Max] [구도자의 땀방울 Lv.Max]

       [위압 Lv.1]

       -레어(Rare)

       [도마뱀의 비늘 Lv.7] [수중호흡 Lv.3] [맹독 Lv.4]

       [파상검법 Lv.6] [유수검법 Lv.4] [괴력 Lv.0]

       [날렵한 몸놀림 Lv.4] [견고한 이빨 Lv.4]

       [이글거리는 불꽃 Lv.4]

       -노멀(Normal)

       [검 Lv.8] [단검 Lv.6] [요리 Lv.5] [격투 Lv.3]

       [질주 Lv.3] [마력제어 Lv.3] [활 Lv.1] [도끼 Lv.1]

       [창 Lv.1] [둔기 Lv.1] [방패 Lv.1] [사족 격투 Lv.2]

       

       ◎보유 스킬

       [쿼터 나이프] (단검)

       [포이즌 클로우] (맹독)

       [연격] (검)

       [단단해지기] (도마뱀의 비늘)

       [스태미나 푸드] (요리)

       [선전포고] (위압)

       

       ◎궁극 스킬

       [파상천검] (파상검법/제한)

       

       

       

       이게 불과 네 달 전.

       [단검] 하나 있던 홀더의 정보창이 맞긴 한 걸까.

       

       스스로 성장하고도 믿기지 않는 정보창이었다.

       

       [구도자의 땀방울]에 힘입어 다양한 룬들이 가파르게 성장했고, 그에 맞춰 능력치들도 꽤 올랐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초창기에 배워 놓은 룬들의 성장이 상당히 더디다는 것.

       

       하지만 모든 룬을 균등하게 성장시킬 수는 없었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성장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도 엄청난 성장이네….’

       

       내가 이룩하고도 놀라운 결과다.

       

       만찬처럼 주르륵 올라선 정보들.

       이들을 보기만 해도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우으으- 피곤해.”

       

       근처 시즐링 샐러맨더를 모두 잡은 후.

       

       김채은이 얼굴을 찌푸리며 기지개를 켰다.

       

       그 모습에 나는 웃으며 말을 건넸다.

       

       “이제 슬슬 돌아갈까?”

       “응! 둘이서만 사냥하니까 피로감 두 배야….”

       

       B급 괴수는 보통 C급 홀더 다섯 명이 붙어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C급 두 명만으로.

       B급 괴수가 득실거리는 이 던전을 공략 중이다.

       

       내 룬과 능력치가 평범한 C급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고, 김채은도 [빙결] 룬 마법에서 강한 위력을 보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떻게든 사냥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살짝 무리하고 더욱 피곤한 게 사실이었다.

       

       “그리고 내일 학기 말 평가도 있잖아!”

       

       김채은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게 벌써 내일이었나?”

       “응응. 내일 시험 잘 보려면, 우리 얼른 돌아가서 컨디션 관리 해야 해.”

       “…그래, 그러자.”

       “그런 의미에서 저녁 차려주세요.”

       

       이럴 줄 알았다.

       

       너무 예상 가능한 레퍼토리라 오히려 헛웃음이 나온다.

       

       “또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

       “응! 재현이 네가 해준 요리를 먹고 자야 다음날 컨디션이 좋단 말이야. 뭔가 축 처진 기운이 다 회복되는 느낌?”

       

       그거, 느낌이 아니라 진짜 효과야….

       

       하루 1회, 저녁에 한해 홀더의 모든 피로를 풀어주는 스킬.

       [스태미나 푸드].

       [요리]가 무려 5레벨에 다다르며 얻은 고급 스킬이다.

       

       일전에 김채은은 그 효과를 몇 번 보더니…

       이제는 거의 중독에 가깝게 내 요리를 찾는다.

       

       원래도 좋아했지만, 그 스킬을 알게 된 이후 더 심해졌다.

       

       “푸딩은?”

       “포도맛으로!”

       

       그리고 그런 내 요리를 맛볼 조건도.

       

       이제는 너무 잘 아는 김채은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권모술수 김채은 vs 우당탕탕 도재현..
    다음화 보기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Academy Scam Rune Got the Academy Scam Rune チートルーンを手に入れたモブの成り上がり ~主役たちのルーンを奪える俺、世界最強になります~ (JP) 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KR)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Possessed an extra with a single rune.

After obtaining 7 runes directly according to the original Hidden Piece…

A fraudulent rune called [Rune Hunter] was created.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