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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21

        

       “하아.”

         

       7번은 공원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일이 잘 풀리지 않으시는 모양입니다.”

         

       이제는 익숙한 혁기린의 목소리에 7번은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매일같이 응원해 주시는데 늘 부족한 모습만 보여 드려 죄송하군요.”

         

       7번은 매일같이 혁기린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원에서 공개적으로 연습하는지라 관객들은 원하면 그들의 연습을 구경할 수도 있었다. 다만 1차 본선과 달리 2차 본선은 성격이 달랐다. 1차 본선은 참가자들의 활약을 쉴새없이 구경할 수 있었지만 2차 본선은 단체로 진법 수련을 할 뿐이니 아무래도 구경하는 맛이 확 떨어졌다.

         

       그러다보니 대다수의 관객들은 진법 대결을 할 때만 모여들고, 평상시에도 응원을 해 주는 관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관객이 많지 않았으니 하루에 반 시진 정도 꾸준히 구경하는 혁기린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의견이 잘 모이지 않나 봅니다?”

         

       “예, 아무래도 그렇지요.”

         

       “후후, 성적이 좋지 않은 조들은 다 크고 작은 불화에 시달리더군요. 비단 7조만 이런 것이 아니니 힘을 내시지요.”

         

       7번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역경을 극복하는 이들만이 2차 본선을 넘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휴식 후 7번은 조금은 기운을 회복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긴 토론 끝에 나온 결론 치고는 평범했지만, 지금까지 익힌 4개의 진형은 일단 그대로 두고 두 개의 진형을 습득해 끝내기로 했다.

         

       그리고 그 결과 7조는 4조와 6조와의 대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6전 2승 4패.

         

       경기가 끝난 뒤에 7번은 한숨을 내쉬었다. 7조에는 우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간신히 1승을 올렸지만 1승을 올린 상대는 5전 1무 4패로 탈락이 거의 확정된 6조였다. 중위권이라 할 수 있었던 4조와는 접전 끝에 패배한 상황.

         

       5승은 올려야 합격권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남은 상대들은 다 중위권 이상의 강한 조들이었다.

         

       현실적으로 1승을 노릴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에서 3승을 추가로 올려야 했다.

         

       501번은 경기가 끝난 뒤에 7조를 해산시키지 않고 추가 회의를 진행했다.

         

       “이대로라면 시험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소. 그러니 다음 시험을 어떻게 돌파할지 논의해 봅시다.”

         

       “흥, 이런 논의가 의미가 있겠는가? 이미 7조의 탈락은 기정사실일세.”

         

       532번이 초를 쳤다.

         

       “제기랄, 532번! 그대로부터 모든 일이 틀어졌거늘! 그대는 정녕 모르시오?”

         

       “하, 아직도 내 탓인가?”

         

       또 싸움이 벌어졌다.

         

       “651번. 지금이라도 조장을 맡아 주실 생각은 없으시오?”

         

       “내가 조장을 사임한 것은 감정적인 결론이 아니었소. 내가 머릿속에 그린 그림을 구현하기에는 시일이 너무 부족하오.”

         

       “지금 연습을 해야 할 시간이 아닌가? 싸움박질이나 하려면 난 돌아가 보겠소.”

         

       “그러니까 앞으로 무슨 연습을 할지 정해야 할 게 아니오?”

         

       “후우…이런 작자들과 같은 조가 되었으니 일이 잘 풀릴 리가 있나?”

         

       이미 끝난 판이라고 생각하는지 거침없이 날선 말을 내뱉는 7조.

         

       “그만, 그만들 하시게!”

         

       결국 501번은 다음 날 모여 다시 논의해보자는 결론을 내며 7조를 해산시킬 수밖에 없었다.

         

       “후우.”

         

       7번은 흩어지는 조원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답답하구나.’

         

       합격을 위해 일치단결하여 열정을 불살라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모두 의욕이 꺾여버렸다.

         

       7번은 지금이라도 조장에 지원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501번도 합격하고자 하는 마음은 크다. 그러니 골칫거리인 조장 자리를 떠안았겠지. 하지만 병법도 창술도 모르고 사람 다루는 재주도 평범해. 내가 조장에 올라 봐야 뾰족한 수가 없다.’

         

       “일이 잘 안 풀리는 모양이네요.”

         

       “아…소저.”

         

       7번은 이제는 익숙해진 혁기린을 돌아보았다. 7번은 작은 죽립을 쓰고 있는 혁기린을 보며 입을 열었다.

         

       “죽립이 잘 어울리시는군요.”

         

       “후후, 고마워요. 이런 죽립이 유행이라길래 저 역시 하나 구매했죠.”

         

       7번은 작은 죽립을 쓴 소저들을 본 적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요새 저런 죽립이 소저들 사이에서 유행인가.

         

       7번이 새 죽립을 자랑하는 혁기린을 보며 작게 웃고 있을 때였다.

         

       “흠흠, 실례하오.”

         

       7번은 쭈뼛거리며 다가온 688번을 바라보았다. 이전에 창술을 배운 적이 있다 하며 조장에 지원했던 자였다.

         

       “혹, 매일 7조를 응원하러 와 주신 소저가 아니신지요?”

         

       “음. 맞는데요?”

         

       고개를 갸웃거리는 혁기린을 보며 688번은 말을 더듬거렸다.

         

       “호, 혹시 오늘 경기도 보셨습니까? 6조와의 경기에서 선두에 서서 상대를 추풍낙엽처럼 쓰러트렸는데…”

         

       688번은 그때의 모습을 재현이라도 하는 양 봉을 휘둘렀다.

         

       쉬쉭! 쉭!

         

       “아! 간건진을 펼칠 때 최선두에 서셨던 분이군요.”

         

       “그렇습니다! 기억하고 계셨군요!”

         

       7번은 쓴웃음을 지었다. 누가 봐도 혁기린에게 연심을 품은 듯한 688번의 행동.

         

       ‘하긴 이 소저분도 객관적으로 보면 아름답지.’

         

       아름다운 느낌을 받기전에 귀엽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을 뿐 혁기린의 미모가 어디가서 빠지는 수준은 아니었다.

         

       “치, 칠번의 응원을 해 주시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저 688번 역시 응원해 주신다면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혁기린은 활짝 웃어주며 대답했다.

         

       “물론이에요. 7조 분들은 모두 다 잘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688번 역시 응원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내일 연습 때도 들러 주신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네, 내일도 힘내세요!”

         

       7번은 혁기린의 응원을 받고 신나서 돌아가는 688번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혁기린에게 사과했다.

         

       “이거 괜히 저 때문에 괜한 일에 휘말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후후, 아니에요. 7조분들과는 나름 정이 들었으니 기왕이면 다 잘되는 것이 좋겠죠.”

         

       혁기린의 대답에 7번은 피식 웃었다. 그래, 적어도 688번은 의욕을 회복했으니 잘된 일이 아닐까.

         

       “…음.”

         

       의욕을 회복했다라.

         

       7번은 잠시 혁기린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건…진짜 인간적으로 좀 어떤가 싶기는 한데.

         

       “왜 그러시죠?”

         

       “아니, 아닙니다. 잠시 엄한 생각이 떠올라서요.”

         

       7번은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을 머릿속에서 밀어냈다.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아무리 그래도 이런 부탁을…

         

       “도움이 필요한가요?”

         

       7번은 잠시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죄송합니다. 소저. 이 얼마나 무례한 부탁인지는 알고 있으나…부족한 제 머리로는 지금 이 진법시험을 통과할 수가 이것밖에는 떠오르지 않는군요.”

         

       “후후. 괜찮아요. 들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들어 드리지요.”

         

       7번은 혁기린에게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부탁을 입에 담았다.

         

       *** ***

         

       “오늘부터 조장은 제가 하겠습니다.”

         

       7번의 선언에 7조의 시선이 모두 7번에게 쏠렸다.

         

       “흥, 이제는 아무나 조장을 하겠다고 나서는군!”

         

       532번이 또 딴지를 걸었으나 7번은 신경쓰지 않았다.

         

       “501번. 어차피 원해서 조장을 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으음…그렇긴 하오만.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소.”

         

       7조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제와서 조장을 하겠다는 7번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어차피 반 포기 상태가 아니었던가. 7조의 조원들은 갑자기 조장을 넘겨달라 채근하는 7번의 등쌀에 마지못해 동의했다.

         

       “우선은 지금까지 익힌 진법을 한번 되짚어 보겠습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7번은 막무가내로 밀어붙였고 7조 조원들은 투덜거리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진형을 잡았다. 그러나 익힌 진형을 복기하는 7조의 의욕은 누가 봐도 바닥인 상태였다.

         

       그렇게 억지로 진법을 연습하고 있을 때였다.

         

       “아…”

         

       7조의 누군가가 감탄사를 내뱉은 채 우뚝 멈추어 섰고 그 모습에 뭘 보고 저러는가 싶었던 7조의 조원들이 하나 둘 고개를 돌리고 역시 우뚝 멈추어 섰다.

         

       7번 역시 고개를 돌리고 입을 쩍 벌렸다.

         

       “왔어요~”

         

       언제나와 같이 7번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는 혁기린의 곁에는 요새 유행한다는 작은 죽립을 쓴 흑묘, 여일예, 당도연, 당소열이 서 있었다.

         

       흑립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살짝 드러난 하관과 그 자태만으로도 사람의 혼을 쏙 빼놓을 수 있는 미인이 한 명도 아니고 무려 다섯 명!

         

       혁기린에게 미모가 빼어난 지인을 동원해달라 부탁했던 7번조차도 일행의 미모에 경악할 지경이었는데 갑작스럽게 혁기린 일행을 목도하게 된 7조의 충격은 더욱더 컸다.

         

       쿵!

         

       7번이 봉으로 바닥을 찍었다. 그 소리에 7조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7번을 돌아보았다.

         

       “진곤진을 펼칠 차례입니다. 이번에는 힘 있게 가보시죠. 개진!”

         

       “개지이이인!!”

         

       “흐아아압!”

         

       “이야아아압!!”

         

       7조의 움직임이 완전히 달라졌다. 눈빛은 활활 타올랐고 기합성에는 힘이 가득 담겼으며 내지르는 봉은 매서웠고 진법 변화는 기민해졌다.

         

       혁기린이 데려온 일행들이 자신들을 주목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 모습을 곁눈질로 확인하며 7조는 더욱더 힘차게 진법을 펼쳤다.

         

       그렇게 힘차게 진법을 펼치길 반 시진.

         

       혁기린이 평소와 같이 일어나며 7번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7번은 혁기린을 향해 포권을 해 보였고 혁기린과 마찬가지로 일행은 웃으며 7번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는 유유히 공원을 빠져나갔다.

         

       “아….”

         

       “얼굴 한번 보았으면 소원이 없겠군.”

         

       7조의 모두가 각자의 아쉬움을 남기고 그렇게 중얼거릴 때였다.

         

       쿵!

         

       7번이 다시 봉을 찍었다.

         

       “혹여 아실지 모르겠지만 오늘 방문하신 소저들 중 한분은 늘 저를 응원해 주셨다는 것 알고 계셨습니까?”

         

       7조 인원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매일 반 시진 정도 연습을 구경하고 가는 혁기린은 여러 가지 의미로 눈에 띄는 존재였으니까.

         

       “오늘은 저분께서 특별히 지인들을 동원해 ‘7조’를 응원하러 오셨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오늘 오신 다른 소저분들은 딱히 응원하는 참가자가 없다는 뜻이죠.”

         

       7번은 7조의 의욕이 불타오르는 것을 느끼며 말을 이어나갔다.

         

       “다음 대전에서 최소 1승은 거두어야 2차 본선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본선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어야 저분들도 7조를 응원하러 오지 않겠습니까?”

         

       7번은 651번을 바라보며 물었다.

         

       “651번. 저는 651번을 다시 한번 조장으로 세우고 싶습니다. 651번이라면 7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7조의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습니까?”

         

       “그렇소!”

         

       “651번은 검증된 조장감이지!”

         

       모두의 뜨거운 지지를 받은 651번은 오늘 본 혁기린의 일행들을 떠올렸다. 하나같이 각자의 매력이 뛰어난 미인들이었지만 그 중 최고 미인을 꼽으라면 어쩐지 흑립을 쓴 모양이 너무나 익숙한 소저를 택하겠지만.

         

       651번은 곰방대를 물었던 소저가 어쩐지 남았다. 세상만사 어떻게 흘러가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로 연기를 흘려보내던 특이한 소저.

         

       그 소저를 다시 한번 볼 수 있다면…

         

       651번이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영혼을 갈아내더라도 조를 승리로 이끌겠소!”

         

       “오오!”

         

       “부탁하겠소! 조장!”

         

       말만 하면 어깃장을 놓기 일쑤였던 532번까지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

         

       7조는 비로소 완벽하게 한 마음 한 뜻을 품은 응시자들이 모인 완벽한 조가 되었다.

         

       “흐아아아압!!”

         

       “차하아아아앗!!”

         

       7조의 훈련은 밤늦게까지 계속되었고.

         

       파죽의 2연승을 거두었다.

         

       *** ***

         

       2차 본선전이 진행될 때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죽립 열풍.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실용 목적의 챙이 넓은 죽립 대신 보다 고깔 형태에 가까운 작은 죽립을 쓰고 다녔다.

         

       그런 죽립이 유행한 덕분에 일행들도 혁기린을 따라 후기지수 선발대회를 즐긴 모양이다.

         

       혁기린을 필두로 낭인객잔을 나서는 일행의 모습을 몇 번 보았으니까.

         

       당소열이 혁기린의 뺨을 주물럭거리는 걸 보면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7조가 대역전극을 벌인 것과 관련이 있으려나.

         

       혁기린이 응원하던 7번이 있던 7조는 탈락하나 싶었더니 갑자기 막판에 4연승을 하며 2차 본선에서 합격했다.

         

       보통 멘탈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게 정상인데 이걸 뒤집어 내다니.

         

       혁기린이 7번을 열렬히 응원하는 건 단순히 남장여자이기 때문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어제부로 2차 예선전은 종료되었고 5개 조, 210명의 인원이 최종본선에 진출했다. 210명의 본선진출자들에게는 [사천낭인배 후기지수 선발대회 최종본선 진출기념]이라고 적힌 단검이 수여되었다.

         

       최종본선은 일주일 후.

         

       최종본선의 종목은 당연히 비무다.

         

       후기지수 선발대회에서 비무가 빠지다니 말이 안 되지.

         

       비무를 통해 하위 110명은 탈락하고 100명의 참가자들은 원하는 문파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될 것이다.

         

       “그 7번이 낭인객잔으로 온다고?”

         

       “그래요. 501번과 7번을 포함해서 10명이 낭인객잔을 선택했다네요.”

         

       그리고 최종본선이 시작하기 전 일주일동안 전 문파가 참가자들을 위해 산문을 활짝 열었다.

         

       이름하여 문파 체험 기간이랄까.

         

       문파에 소속되지 않은 참가자들에게는 앞으로 적을 둘 문파를 고르는 시간이자 동시에 짧은 기간이나마 부족한 무공을 보충할 수 있는 시간이겠지.

         

       낭인객잔 역시 참가자들을 받는 문파(?) 중 하나였다.

         

       오늘은 바로 그 체험 기간의 첫째 날이었고.

         

       그 때문에 일행들과 낭인들은 실내에서도 흑립을 눌러 쓰고 있었다.

         

       “아, 안녕하십니까!”

         

       10명의 응시자들이 쭈뼛거리며 낭인객잔 안으로 들어왔다.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감탄사를 통하는 응시자들.

         

       “이곳이 낭인객잔…”

         

       “과연…”

         

       흔해빠진 객잔 그대로의 모습이건만 뭐가 과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응시자들에게는 뭔가 의미가 있어 보이는 모양이다.

         

       7번은 흑묘를 바라보더니 깜짝 놀라 손가락질을 했다.

         

       “아니, 소저께서…? 아니? 다른 분들도?”

         

       “후후, 어서와요. 알죠? 이게 무슨 의미인지?”

         

       흑묘가 웃으며 흑립을 툭툭 두들겼다. 7번 응시자는 얼이 빠진 것처럼 마구 고개를 끄덕였다.

         

       음.

         

       흑묘도 혁기린이랑 같이 7번을 응원했었나.

         

       “반갑소. 응시생 여러분.”

         

       참암검을 알아본 응시자들이 분분히 포권을 해 보였다. 나는 가볍게 그들의 인사를 받아준 뒤에 입을 열었다.

         

       “여러분들이 사천낭인에 대해 어떤 환상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나 낭인객잔은 그저 사천낭인들이 모여 있는 객잔일 뿐 무공을 가르쳐 주는 문파가 아니오. 그러니 본인의 무공은 본인이 구해야 하며 수련 역시 스스로가 알아서 해야 하오. 냉정하고 야속하게 들릴 수 있을지 모르나 그게 바로 사천낭인이지.”

         

       응시자들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어디까지나 후기지수 후보생들. 낭인객잔에서도 여러분들을 배려해 줄 것인즉 배워갈 수 있는 것은 배워갔으면 하오.”

         

       “예!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배려 감사합니다!”

         

       “그럼 몸풀기부터 시작하겠소. 연무장은 이쪽이요.”

         

       응시자들은 내 손짓에 힘찬 걸음걸이로 연무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린 것은 불량하게 붉은 팔각모를 눌러 쓴 당소열이었다.

         

       “반갑다. 본 훈련교관은 여러분들에게 체력단련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사천낭인들이 매일 새벽 반복하는 수련법이자 동시에 뇌검낭인이 몸을 단련한 수련법이기도 하지.”

         

       “오오…!”

         

       “뇌검낭인의 수련법이라니…!”

         

       “그 수련법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당소열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아, 그 수련법은 ‘피튀체조’라고 한다.”

         

       당소열이 취하는 동작을 머리에 새기고 있는 응시자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응시자들. 내일도 올까.

         

       내일도 오는 응시자들은 정말로 사천낭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당소열의 구령에 따라 엉거주춤한 동작을 취하는 응시자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한 줄기 바람이 불었다.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아니라 은은한 봄내음이 느껴지는 바람이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회 운영에 매진했더니 어느새 봄이 훌쩍 다가온 모양이다.

         

       그래.

         

       이제 다시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는구나.

         

       이젠 정말로 사천성을 떠나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졌다.

         

       “1번 높이뛰기 준비! 시작!”

         

       “하나! 둘!”

         

       겨울이 끝나고 봄이 다가오는 어느 날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미인계!

    담배피는 여자가 취향인 651번!

    *

    [미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오늘도 제 손에 쥐여진 [10코인]의 목걸이!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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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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