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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22

       

        

        

        

        

        

       “이걸 화끈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정신이 나갔다고 해야 할지….”

        

        

        

        로스앤젤레스 위로 떨어지는 탄도 미사일.

        

        어떻게 보면 국지적인 핵전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상황이 세계에서 손에 꼽을 만한 대도시 위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 도시에 거주 중이었던 모든 시민들이 바이러스에 의해 타의로 진즉 박멸되어버린 시점에서 투입 가능한 화력의 상한선이 아득히 높아진 탓이었다.

        

        산 호세에 위치한 전략미사일군 폭격에 의해 콘크리트까지 덧대어 발라가며 완전히 요새화된 건물들조차 원자의 힘 아래 증발했다. 당연하게도, 직격하지 않았음에도 방사능에 의해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리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샌디에이고에 이어 로스앤젤레스…다음은 샌프란시스코랑 새크라멘토, 산 호세인가? 캘리포니아가 박살이 나겠는데.”

        

       “진즉부터 더 큰 화력에 사족을 못 쓰더니, 기어코 막내가 일을 저질러버렸어.”

        

        

        

        물론 그런 반응을 보이기엔 조금 늦은 것도 사실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미 채리엇 작전에서부터 멕시코 영토에 핵미사일을 몇 발 떨어뜨렸고, 샌디에이고의 주요한 지역에도 역시 두 발의 ICBM이 떨어진 전적이 있었으며, 더 나아가 로스앤젤레스 폭격 당시 레이저 수소폭탄 역시도 수십 발 가량 낙하한 적이 있었으므로.

        

        핵폭탄 사용에 대한 역치가 점차 낮아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핵을 제외하고 재래식 병기만을 이용한 포격을 LA와 같은 세계 유수의 대도시에 몇십 번이고 시행해봤자 별 재미를 볼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은 과거 스탈린그라드 전투 이래로 존재해왔던 영원불멸할 시가전의 진리였다.

        

        심지어는 10개 보병사단급 숫자에 달하는 그림자들이 LA에 투입되었음에도, 본격적인 적 저항과 맞닥뜨릴수록 계속해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단 사실이 핵폭탄의 투입 당위성을 증명했다.

        

        불멸의 군대가 투입되었음에도 저 정도의 손실이 일어나는데, 리스폰조차 불가능한 미군을 저 자리에 들이박았다가는 얼마나 많은 인명 손실이 발생할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으니.

        

        

        

       “장담하는데, 전쟁이 끝나면 가장 입김이 강해지는 곳은 화생방부대 쪽일걸.”

        

       “그 정도의 예산과 인력을 몰아줘야 방사능 제염도 해볼 만하지.”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가장 필요한 순간 적재적소에 투입된 탄도미사일 폭격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저항하던 적의 중심축을 완전히 꺾어버릴 수 있었고, 그 결과는 뻔했다. LA의 완전한 수복이 코 앞으로 다가온 것이었다.

        

        2일간 이어진 정확한 폭격은 그나마의 저항을 가능케 만드는 모든 인프라와 병력을 증발시키거나 혹은 그에 준하는 상태로 만들었다.

        

        연합군은 말 그대로 빈사 상태가 되었으나, 개별적인 항복 요청 혹은 산 호세로의 필사적인 퇴각을 제외한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침략자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언제 떨어질 지 모르는 불벼락의 공포에 떨 바에는 차라리 항복하는 게 낫다는 선택이 더 낫다는 건 그 무엇보다도 확실했다.

        

        그리하여, 그로부터 2일 후.

        

        

        

       -[알림 : 샌 베르나디노, 리버사이드, 글렌데일, 패서디나, 산타 클라리타를 수복하였습니다.]

        

       -[알림 : 현 시간부로 오퍼레이션 선라이즈를 종료합니다.]

        

        

        

        총 작전 진행 시간 16일.

        

        3,400평방마일에 달하는 거대한 도시 수복 작전이 완료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수고 많았어요. 이제 샌프란시스코, 산 호세, 그리고 새크라멘토…포틀랜드와 시애틀까지. 미국 전 지역 수복까지 얼마 남지 않았네요.

        

        남은 적 전력이 상기 열거한 다섯 개의 도시에 분포되어있을 거란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미국 수복이 끝나는 순간 거의 모든 일이 다 끝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거구요.”

        

        

        

        그동안 게임에 접속하지 못했던 로렌티나 – 지금 이 세계의 – 에게 현 상황을 알려주자 돌아온 말이었다.

        

        맞는 말이다.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샌디에이고와 로스앤젤레스에서만 대략 30만이 넘는 숫자의 적이 갈려나갔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카르텔 병력을 합쳐서 이들이 동원 가능한 육군 병력이 대략적으로 150만 언저리라고 추산, 이미 블루필드 작전을 포함한 미 북동부에서의 교전 및 채리엇 작전을 통해 갈려나간 수를 전부 추산해보면…아무리 낮게 잡아도 4~5명 중 한 명꼴로 죽어나간 셈.

        

        사실상 이미 전멸 상황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지.

        

        이 상태에서 샌프란시스코와 산 호세, 새크라멘토까지 빠르게 꺾어버린다면 추후 캐나다와 알래스카를 수복할 때 아주 쉽긴 할 터. 러시아와 중국 본토로 밀고 들어갈 때도 저항을 거의 마주칠 수 없게 될 거고.

        

        가능한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화상 통신을 이어가던 와중, 침대에 누워 느긋하게 미국 지도를 살피던 로렌티나가 무심하게 덧붙였다.

        

        

        

       “저쪽 세계든 이쪽 세계든, 다음 미션까지 그닥 얼마 남지 않았겠네요. 어쩌면 지금쯤 준비에 나서고 있을지도 모르죠. 정찰 데이터를 확보한다든지….”

        

       “네?”

        

       “상식적인 추론을 통한 결론이죠. 한 번 맞춰보도록 하세요.”

        

        

        

        그러고는 정적.

        

        직접 말해줄 수도 있겠지만 구태여 그리 말하고 있으니, 나 역시 입을 닫고는 머릿속으로 퍼즐을 이리저리 끼워맞추기 시작했다.

        

        우선 로렌티나가 왜 그렇게 말했을까를 생각해보는 게 중요했다. 양쪽 세계에서 다음 미션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다음 미션이란 건 샌프란시스코, 산 호세, 그리고 새크라멘토를 탈환하는 작전을 의미하는 거겠지.

        

        저쪽 세계…그러니까 내가 4년 8개월간 있었던 세계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이번에도 그들이 직접적으로 미군을 투입할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결국 시가전은 시가전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다음 작전이 한참 뒤에 있을 거라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 오퍼레이션 선라이즈에서 저쪽의 미군은 손해를 아예 보지조차 않았으니까. 그림자가 궂은 일들을 전부 도맡아 해치워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로렌티나의 말이 사실이라면 전면전 같은 것은 아니더라도 소규모 작전을 벌이기에는 충분하단 소리.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잠시만.

        

        

        

       “설마.”

        

        

        

        머릿속에 벼락이 치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퍼즐들이 마치 초기화 버튼을 누른 것마냥 제자리에 끼워맞춰지고, 생각은 글자가 아닌 단편적인 이미지의 연결을 통해 시행된다. 모든 것들이 물흐르듯 올바른 자리를 찾는 와중 그동안 서로가 쏘아올린 탄도 미사일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감을 잡았다.

        

        태스크포스 아리콘, 레이저, 바이올렛은 무력화.

        

        태스크포스 대거는 현재 다시 활동 가능 상태로 돌입.

        

        그림자와 핵미사일….

        

        

        이 모든 것들이 실로 명백하기 그지없는 단 하나의 결과를 가리킨다.

        

        

        

       “…이미 시작되었거나, 곧 그리 되겠군요. 이번에도 오퍼레이션 블루필드와 비슷한 느낌으로 전개될 거고.”

        

       “정답. 상어 포인트 50점이에요.”

        

        

        

        도대체 저 상어 포인트는 언제까지 쌓이는 거야.

        

        여태까지 같이 다니면서 대략적으로 7만 점 정도 쌓아놓은 것 같은데, 그게 도대체 뭐냐고 물어도 절대로 대답해주지 않는다. 그런 주제에 갱신은 꾸준히 되고 있는 걸 보니 어딘가에 따로 메모도 해두고 있는 것 같은데….

        

        여하간, 그렇다면 앞으로 해야만 하는 일에 대한 감이 잡혔다. 내 예상이 확실하게 들어맞는다면 이번에는 하모니와 다이스가 참여하지는 못할 것이다. 어쩌면 이번 작전 결과에 따라서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도시들을 수복하는 작전 자체가 없을지도 몰랐다.

        

        대신 이곳저곳에 구멍이 뻥뻥 뚫려버린 도시 관광은 할 수 있겠지만.

        

        

        

       “근래 훈련이 잡혀있기도 하니, 결과는 나중에 듣도록 하죠. 확실하게 끝내고 오세요.”

        

       “물론이죠.”

        

        

        

        그렇게 로렌티나와의 대화가 종료된 뒤, 이카루스 기어의 맵을 바꾸어 사전에 입력해둔 대거 팀 위치를 확인했다.

        

        실로 타이밍 좋게도, 브리핑 룸에 있었다.

        

        즉각 문자를 보냈다.

        

        

        

       -[Eugene : 샌프란시스코 가실 거면 저도 좀 끼워주세요]

        

        

        

        내가 직접 가서 총을 쏘는 건 아니고, 그림자로서 간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후 마지막으로 해야 할 것 – 나를 이곳으로 데려다준 사람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주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들을 시간이었다.

        

        그리고-

        

        

        

        

        

        

        

        

        

        

        

        

        

        

       “…세상에나.”

        

       “막내가 돌아왔군. 전장의 향기를 맡을 준비는 됐나?”

        

        

        

        태스크포스 대거 팀.

        

        그림자로서 돌아온 유진과 함께, 이들은 다시금 완전체로서의 활동을 개시했다.

        

        

        

        

        

        

        

        

        

        

        

        

        

        

        

        

        

        

        

        

       “다시 보니 좋군. 퇴근한 후에도 총을 만지작거리게 만든 수고는 무사히 돌아온 것으로 눈감아주지. 그래서 이번에는 어디로 가나?”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산 호세. 구경은 7.62mm로, 가능한 한 조용히 다닐 예정이니 그 점을 신경써주시면 좋겠네요.”

        

       “좋아.”

        

        

        

        그와 동시에 건스미스가 M14 EBR 한 정을 꺼내든다.

        

        부품끼리 마찰하는 부분을 섬세하게 손보며 작동 중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한편, 누가 보아도 감탄이 나올 만큼 잘 관리된 헬릭스 소음기를 장착. LPVO를 레일 위에 올려 다양한 교전거리에 대응할 수 있게끔 대처.

        

        내 몸에 최적화된 개머리판의 종류와 길이, 스코프 영점 등등은 아직 폐기되지 않은 내 오퍼레이터 데이터를 통해 자동으로 맞춰진다.

        

        조정기 위에 놓여진 총기가 사전 입력된 데이터를 통해 자동으로 세팅되는 사이, 건스미스는 안쪽에서 한참 뭔가를 뒤적거리다 엄중한 잠금이 걸려있는 박스 하나를 가지고 왔다. 뭔가 했더니 탄환들이었다.

        

        물론 일반적인 탄환이 아니었다.

        

        

        

       “고분자 경화탄, 초소형 테르밋 탄, 원격폭발탄…아주 특수한 경우를 대비하여 만들어진 탄환들이지. 꽤나 봤을 거다. 필요한 게 있나?”

        

       “초소형 테르밋, 그리고 전용 보관 파우치도 부탁드려요. 사용 가능 숫자는요?”

        

       “탄창 두 개 분량이면 아슬아슬하게 불출 가능하겠군. 아깝게 보병들한테 낭비하지 말라고.”

        

       “물론이죠.”

        

        

        

        그러던 와중 대거 팀원들은 각자 다른 것들을 열심히 챙기고 있었다.

        

        임시 은신처 구축용 툴, 통신기와 안테나 등등. 꼴랑 열 명밖에 되지 않는 인원들로 적들이 바글바글한 지역으로 나가야만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만, 오늘은 그래도 대량의 전투식량을 챙길 필요는 없었다. 오늘의 나는 밥을 먹지 않아도 되는 몸이었기 때문이었다.

        

        작전에서 무슨 장비를 사용할지가 전부 정해지기까지는 30분 가량이 걸렸다. 그 다음에는 드럼통 두세 개 분량의 장비와 함께 스텔스 수송기에 탑승해야만 했다. 현재 우리들의 위치는 뉴욕이었고, 그 말인 즉슨 미국을 횡단해야 한다는 소리였으니.

        

        오랜만에 보는 수송기 내부였다.

        

        뉴욕 특유의 찬바람을 맞으며 간만에 보는 대거 팀과 하나하나 인사를 나눴다.

        

        

        

       “막내가 그림자가 되서 다시 나타났구만. 이번에는 부디 죽지 말라고.”

        

       “죽어도 다시 살아나서 투입될 수 있으니, 그닥 부담 가지지 마세요.”

        

       “그럴 수가 있나.”

        

        

        

        짐이 바닥에 고정되는 사이, 하부 램프가 닫힌다. 대략 여섯 시간 동안의 비행이 될 예정이었다. 그동안 편안하게 갈 수 있도록 열 명 분량의 쿠션도 구비되어 있었다.

        

        수송기가 활주로를 이동하는 사이, 관성제어 기술이 부분적으로 적용된 수송창 안에서는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막내가 아직 이야기를 듣지 못했으니, 다시금 브리핑을 시작하지. 잘 듣도록.”

        

       “네.”

        

       “우리가 가는 곳은 캘리포니아다. 작전명과 부여 코드는 신경쓰지 마라. 타입 3, 정찰 및 좌표 마킹 미션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와 산 호세, 그리고 새크라멘토에 방해 전파 발생기가 상당히 다량으로 설치되어 있다. 무슨 뜻인지 알겠지?”

        

       “부수거나, 혹은 필요할 때만 무력화해야한단 소리로군요.”

        

       “아직 작전 진행에 대해서는 안 까먹은 모양이로군.”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수송기가 날아오르는 가운데에도 브리핑은 계속된다.

        

        작전 진행 방식에 대해서 대강 전해듣긴 했지만, 대거 팀의 대장인 서킨스가 원하는 대로 수정할 수도 있고, 작전 구역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그닥 신경쓸 필요는 없었다 – 당장 오퍼레이션 블루필드가 본래는 정찰 작전이었단 걸 상기해보자.

        

        작전 구성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최소 둘, 많으면 셋 혹은 넷으로 나뉘어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재머를 파괴 혹은 무력화시킬 뿐이었으니까. 그 과정에서 사령부를 습격해 적의 분포도를 알아내도 되었고…사실상 개인의 재량에 달린 문제였다.

        

        다만, 반드시 확인해야만 하는 건 퇴출 지점 및 예비 퇴출 지점과 퇴출 시각이었다. 퇴각로 역시 포함이었고 – 그 외에는 은신처의 위치 정도려나.

         

        애초에 대거 팀의 작전은 사전에 정해둔 틀에 맞는 게 거의 없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개요 및 목표만을 알아놓는 게 가장 편했다.

        

        

        뉴욕을 지나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일리노이, 아이오와, 내브래스카…살면서 한 번쯤 이름은 들어본 공역을 지나간다.

        

        십수 킬로미터 위를 지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둠이 내린 바깥에서는 그 어떠한 불빛도 보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죽어버린 나라였다. 이렇게 말하면 좀 그랬지만, 마치 오염된 땅을 피해서 평생을 하늘 위에서 살게끔 기술이 진보해버린 세계의 사람이 된 기분이다.

        

        여섯 시간이 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기에 여섯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알림 : 캘리포니아 상공에 돌입합니다. 맥시멈 스텔스 가동 중…광학미채 정상 작동 중.]

        

       -[알림 : 순항 속도의 절반 속도로 비행 중입니다.]

        

        

        

       “이제 좀 대화가 무르익나 했더니, 아쉽네요.”

        

       “그래서 내가 주문한 시가는 언제 오는 거지, 우리 막내?”

        

       “하하, 조금만 기다려요. 앞으로 3일 정도면 받아보실 수 있을 테니까.”

        

       “돌아가면 막내가 들고 온 몬테크리스토 하나 들고 쭉 들이켜야겠군. 기대가 되는데.”

        

       “시작부터 재수없는 소리를….”

        

        

        

        뭐라고 해야 하나.

        

        작전을 앞뒀지만 전혀 떨리지 않았다. 내가 죽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니었다. 설령 내가 죽지 않더라도 이들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 물론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거였지만 – . 그럼에도 떨리지 않는 건 대거 팀 특유의 분위기 덕분일지도 몰랐다.

        

        내가 과거를 헤쳐나올 수 있었던 건, 그리고 이 과거를 그리 끔찍한 시간만으로 바라보지 않았던 것은 전적으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 덕분이었다.

        

        작전에 들어가기 전에 모두를 한 번씩 꼭 껴안았다.

        

        

        

       “이번에도 아무 일 없이 살아서 돌아오자구요.”

        

       “막내가 할 소리는 아닌데.”

        

        

        

        많이 찔리긴 했지만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죽지 않을 예정이었으니, 부디 좋은 일만 있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결국 시간이 되었다.

        

        

        

       “하부 램프 열겠습니다, 요원님들. 살아서 돌아오십쇼.”

        

       “알겠습니다. 돌아갈 때 조심하시길.”

        

        

        

        몸에 덕지덕지 둘러멘 강하장비를 확인.

        

        밀려드는 산소를 들이마시며 자동 고도 센서를 400미터로 설정한다.

        

        

        

       “바람은 그닥 거세지 않다. 착륙지점 편차는 거의 없겠지. 고도 센서를 잘 확인하도록.”

        

       “확인했습니다.”

        

       “산소 정상, 작전 투입 인원 낙하산 각기 확인해.”

        

       “낙하산 정상! 전원 준비 완료됐습니다!”

        

        

        

       ───기이잉!

        

        

        

        그와 동시에 하부 램프가 열리며, 칠흑같은 어둠이 우리를 반겼다.

        

        드럼통 세 개 분량의 장비가 레일 위에 깔리며 낙하 준비가 완전히 끝났다. 오늘 우리가 착륙할 곳은 헨리 W. 코 주립 공원 인근 지역으로, 산 호세와 대략 20km 가량 떨어진 지역이었다. 막상 작전을 시작하니 가슴이 흥분으로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항상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던 로렌티나조차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바깥의 바람이 밀려들며 수송창 내부가 와류로 흔들리는 사이, 다들 몸에 힘을 주고는 수송창을 발로 박찼다.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그리고 세 발자국.

        

        

        

       “강하, 강하, 강하!”

        

        

        

        드르르륵!

        

        사용 장비를 힘차게 밀어제낌과 동시에, 열 명의 인원이 어둠 속으로 몸을 던졌다.

        

        오퍼레이션 니들, 바늘 작전이 그 서막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연재 시간을 변경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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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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