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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22

   광견(狂犬)

     

   멸망하기 전 세계에서 전투 인력으로 강제로 키메라로 개조당한 괴물.

     

   그러한 괴물은 지금 개의 코를 벌렁거리며 크라슈의 앞에 서 있었다.

     

   광견의 특징은 두 가지.

     

   하나는 그가 다루는 도끼술.

   광견의 도끼술은 웬만한 무인들도 쉽게 받아 낼 수 없는 경지에 이르러 있다.

     

   둘은 그의 주특기인 환상술.

   광견의 환상술은 사람의 모든 오감을 현혹한다.

     

   조건만 행해진다면 자신보다 더 윗 수준의 상대에게도 걸 수 있는 만큼.

   광견의 환상술은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실제로 조금 전 광견이 쏘아낸 빛줄기도 환상술의 일종이었다.

   광견은 자기가 환상술로 만들어낸 빛을 스스로도 실제라고 여길 만큼 고도의 영역에 도달해 있었다.

     

   실체 하지 않지만 실체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의 환상술은 사실상 마법과 유사했다.

     

   그리고 그러한 두 가지를 함께 합쳐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환영퇴부(歡迎槌斧).

     

   환상과 도끼를 합쳐 만들어낸 환영퇴부에 크라슈는 과거 그의 종을 통해 크게 당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잘려 나갔던 오른팔이 지끈거린다.

     

   “킁.”

     

   개의 얼굴을 달고 있어서인지 호흡이 좋지 못한 듯 광견이 코를 벌렁거렸다.

     

   그의 눈에는 크라슈를 향한 진한 살의가 담겨 있었다.

   그 살의는 분명 자기 종이었던 도베르만을 죽인 탓이었다.

     

   “뭘 꼬나봐.”

     

   크라슈는 그리 말하면서도 섣불리 광견에게 공격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 크라슈의 품에는 정신을 잃은 하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은 몰라도 하링에게 더 이상 부상이 생겨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에벨아스크도 있다.’

     

   광견에게 부상 당한 에벨아스크도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쿵-

     

   “후우, 정말 죽을 맛이군요.”

     

   그 순간 무너졌던 공방실 벽을 연기 거인으로 치우며 한 명의 인물이 더 나타났다.

   그는 다름 아닌 연마였다.

     

   하링의 기습 독에 당했던 그는 새로 장만한 중절모 모자를 툭툭 털며 크라슈를 보았다.

     

   “이거, 오랜만입니다.”

     

   연마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올린 입꼬리가 살짝 떨리는 게 독을 완전히 해독한 것은 아닌 듯하지만 그는 원거리 공격에도 능하다.

   근접인 광견에 원거리인 연마까지 합류하면 쉬운 싸움이 될 리가 없었다.

     

   ‘다른 건 몰라도 하링은 어떻게든 지켜야 한다.’

     

   목숨 걸고 자신을 지켜준 하링이다.

   그녀를 지켜주지 못한다면 크라슈는 낯짝을 들 수가 없었다.

     

   “보아하니 그 소녀를 지키느라 제대로 된 싸움이 힘든 모양인데.”

     

   연마가 자신이 짚고 있던 지팡이를 쿠웅 찍었다.

     

   “그렇다면 제가 빚진 것도 있으니 손쉽게 싸울 수 있도록 도와주겠습니다.”

     

   그 순간 연마의 지팡이 아래에서 연기 거인들이 솟아올랐다.

   동시에 광견 또한 도끼를 한차례 휘두름과 함께 바닥을 박찼다.

     

   이를 아득 부딪친 크라슈가 즉시 멸천화룡부터 발동시키려는 순간이었다.

     

   콰아아앙!

     

   그 순간 공방실 벽 옆면이 깨부숴짐과 함께 한 인물이 난입했다.

     

   “쌰앙! 결국 앞뒤 없어졌네!”

     

   거기에는 긴 붉은 머리칼의 붉은 눈동자를 지닌 사내가 있었다.

   그가 손에 쥔 것은 10대 천검 중 하나 혈라사도였다.

     

   “광도제!”

     

   그를 알아본 연마가 소리친 순간 광도제는 그 즉시 바닥을 향해 혈라사도를 내려쳤다.

     

   콰아아아아앙!

     

   내려친 혈라사도와 함께 주변이 일순간 초토화되었다.

   그 꼴이 되자마자 광도제는 바로 그 자리에서 줄행랑을 쳤다.

     

   “어딜!”

     

   연마가 급히 광도제를 잡고자 연기 거인을 보내자 그 앞에 백염이 치솟아 올랐다.

   그 광경을 본 연마가 눈을 콱 일그러트렸다.

     

   크라슈의 백염이 연기 거인을 불사질러 버렸기 때문이었다.

     

   광도제는 순식간에 뛰어나가 에벨아스크까지 등에 업고는 달렸다.

     

   “어딜은 무슨, 너희의 옛 동료잖냐.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곱게 보내줘야지.”

     

   크라슈의 손에는 어느새인가 하링이 없었다.

   연마는 그사이에 크라슈가 광도제에게 하링을 넘겼음을 눈치챘다.

     

   손이 자유로워진 크라슈는 우뢰성을 뽑아 든 채 흉흉한 백염을 흘렸다.

     

   이제 그가 날뛰는데 제약이 없어졌다.

     

   하지만 제약이 없어졌을뿐 2대 1이라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그 순간 연기의 틈 사이.

   광견의 도끼가 크라슈를 향해 뻗어졌다.

     

   눈을 쫓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광견이 스스로 환상술을 발동시키며 육체의 한계를 강제로 돌파시켰기 때문이었다.

     

   부풀어 오른 그의 근육과 뼈는 광견의 힘을 여실히 과시했다.

     

   휘두른 도끼가 크라슈에게 닿기 직전.

     

   쿵!

     

   광견의 도끼가 허공에서 무언가와 부딪치며 막혔다.

   그것은 백염의 잔해였다.

     

   하지만 광견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도끼를 마구잡이로 회전시키며 가속한 채 크라슈를 향해 미친 듯이 퍼부었다.

     

   그러나 그의 도끼는 똑같은 백염의 잔해에 전부 막혔다.

   크라슈의 백염과 백룡의 기세가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쾅, 콰앙, 콰아앙!

     

   소음이 주변을 잇달아 울려 퍼지며 크라슈의 몸 전신에서 백염이 흘러넘쳤다.

   그 광경은 연마조차 주춤거릴 만큼 거센 백염이였다.

     

   광견은 어느새 자신에게 역으로 튀기 시작하는 백염의 불길에 한차례 물러섰다.

     

   “아까 말했지. 방해되는 것 같으니 치우겠다고.”

     

   휘몰아치는 백염 사이로 크라슈가 광견 앞에 도달했다.

     

   크라슈의 얼굴에는 어느새 새하얀 비늘이 돋아나 있었다.

   동시에 그의 이마 위에 솟은 뿔은 그가 용왕족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오싹!

     

   크라슈를 코앞에서 마주한 광견이 머리털이 쭈뼛 서는 감각을 느꼈다.

   그 정도로 크라슈에게서 흘러나오는 힘은 압도적이었다.

     

   “그건 너희한테 최악의 수야.”

     

   그 말이 이어진 순간 광견이 어느새 공중을 날았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그가 몇 개의 벽을 연달아 깨부수며 하늘을 날았다.

     

   크라슈가 행한 것은 찌르기.

   그것을 포착하자마자 광견은 도끼를 회전시키며 그의 찌르기를 아슬하게 흘러 내었다.

     

   그러나 공격을 흘러 냈음에도 남은 여파로 그는 지금 날고 있던 것이다.

     

   ‘괴물이로군.’

     

   괴물인 광견이 괴물이라 일컫는 이.

   그것이 바로 지금의 크라슈였다.

     

   ‘그러나 아직 어리다.’

     

   광견은 크라슈의 눈에 깃든 분노를 엿보았다.

   그 분노의 출저는 자신이 박살을 내놓은 여자 때문이겠지.

     

   분노란 힘을 내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판단력과 냉정함을 잊게 한다.

     

   그 증거로 광견은 크라슈에게서 한가지 냄새를 맡았다.

   그 냄새는 그에게 시간적 여유가 길지 않다는 뜻이었다.

     

   ‘조금 전에 그가 사용한 비술의 종류는 단시간 각성계.’

     

   위력 면에서는 뛰어나지만, 그와는 별개로 시간이 지나면 급격히 출력이 줄어드는 종류.

     

   ‘가지고 있는 힘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로 한 번에 출력을 낼 필요 없을 텐데.’

     

   아마 그가 그동안 전투해오며 생긴 일종에 버릇일 것이다.

     

   버릇은 한순간에 고쳐지지 않는다.

   특히, 그 버릇으로 위기를 이겨낼 때마다 버릇은 더더욱 고치기 힘들어진다.

     

   ‘기대게 되는 한 수가 모든 걸 해결해 버리니. 다음 수를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다.’

     

   그러니 광견은 크라슈를 어리다고 말하였다.

   그는 아직 자기 몸을 완벽하게 다룰 줄 모른다.

     

   지닌 힘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방식은 스스로를 깎아 먹고, 틈을 만들어낼 뿐.

     

   모든 걸 단기전으로 끝내려 하는 판단 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쿵!

     

   연마가 피워낸 연기가 날아가던 광견의 몸을 받아 내었다.

   광견은 연마의 연기에 착지한 자세 그대로 몸을 말았다.

     

   “킁.”

     

   그가 도끼를 힘껏 들어 올렸다.

     

   상대가 단기전으로 나온다면.

   이쪽은 장기전으로 끌고 갈 뿐이다.

     

   들어 올려진 도끼가 그 즉시 아래를 향해 그어진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라그렌 가문의 일대가 모조리 날아갔다.

     

   폭발과 같이 터져 나온 공격에 날아간 일대는 순식간에 연기로 휩싸였다.

   그 자리를 메꾼 것은 다름 아닌 연마의 연기였다.

     

   후욱!

     

   그리고 그런 연기를 뚫고 등장한 것이 크라슈였다.

   크라슈는 연마보다 광견을 우선시하고 있었다.

     

   개인 전투가 타고난 광견을 끝내야 연마를 끝장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라슈가 연기를 뚫고 온 그 순간.

   주위 공간이 대뜸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까악! 까악!

     

   크라슈의 귀에 까마귀 우는 소리가 불길하게 울려 퍼졌다.

   동시에 그는 주위가 붉은색으로 물들었음을 깨달았다.

     

   “컹!”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거세게 울려 퍼졌다.

     

   광견의 환상술은 청각에 특화 되어 있다.

   특유의 개가 짖는 소리를 울려 퍼지며 그 소리에 담긴 환상술이 고막을 넘어 적의 뇌에 적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광견의 그러한 환상술과 연마의 연기는 매우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연마의 연기는 사람의 인식을 옅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말은 즉, 인식이 옅어진 이는 환상술에 더욱 잘 걸리기 좋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정신력이 뛰어난 상대라도 연마와 광견이 힘을 합치면 환상술에 걸린다.

     

   천하십강인 독왕이 환상술에 걸린 게 그 증거다.

     

   그리고 지금.

   크라슈 또한 환상술에 걸렸다.

     

   하늘을 자욱하게 메운 검은 까마귀들이 일제히 크라슈를 향해 쫓아 들어왔다.

   크라슈가 시험 삼아 검을 휘두르자 뻗어 나간 백염이 까마귀를 도륙 냈다.

     

   하지만 까마귀들은 백염의 참격에 불타지 않고, 오히려 둘로 갈라지며 크라슈에게 쏟아져 내려왔다.

     

   환상술로 만들어진 까마귀에게 죽음은 없다.

   그들은 크라슈가 죽을 때까지 쫓아올 뿐이었다.

     

   크라슈의 제 육감이 끌어 올려졌다.

     

   결국 이것은 환상.

   크라슈가 현실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힘은 약해진다.

     

   그러니 현실을 인식하기 위해 사용한 제 육감이 주변으로 퍼진 순간.

   크라슈의 눈이 와락 일그러졌다.

     

   “허.”

     

   왜냐하면 그의 제 육감이 지금 눈앞에 있는 까마귀를 전부 현실이라 인식했기 때문이다.

     

   크라슈가 쏟아지는 까마귀를 피해 빠르게 물러섰다.

   까마귀들은 바닥에 꽂히면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크라슈를 쫓아왔다.

     

   지금 어째서 그의 제 육감마저 이 세계를 현실이라고 받아들였는가.

   그 답은 간단했다.

     

   광견의 환상술에 연마의 연기가 똑같이 세계를 구성하여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광견의 눈에 연마가 만들어낸 까마귀 연기 떼를 피해 물러서는 크라슈가 비치었다.

     

   “어리다는 말이 딱 들어맞군.”

     

   광견이 도끼를 빙그르르 돌리며 자세를 잡았다.

   그의 도끼에서는 검붉은 불길이 일어나고 있었다.

     

   광견은 크라슈의 백룡의 기세와 맞부딪친 순간 그에게 특유의 다른 감각이 있음을 눈치챘다.

     

   크라슈가 지닌 제 육감은 분명 환상술에 있어 카운터에 가깝다.

   오감 대신 제 육감을 통해 현실을 인식해 버리면 그만이니 말이다.

     

   그러니 자신의 환상술을 알고 있음에도 서슴없이 전투를 한 거겠지.

   그러나 때로는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될 때도 있는 법이다.

     

   환상술은 현실이라고 믿을수록 그 효과가 강해진다.

   그리고 지금 크라슈가 본디 제 육감으로 부정 해야 했을 환상을 제 육감마저 현실이라 인식하고 말았다.

     

   기존에 느끼던 감각을 넘어 제 육감마저 현실이라 받아들인 광견의 환상술은.

   이제는 크라슈가 완전히 빠져나올 수 없는 덫이 되고 말았다.

     

   이게 바로 이곳에 연마와 광견이 배치된 이유였다.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익시온은 크라슈가 순간 출력을 올리는 극단적인 형태의 비술을 사용함을 알았다.

   그러니 연마와 광견의 환상술을 통해 크라슈에게 시간을 소비시키고, 그를 무력화 시킨 뒤 데려간다.

     

   그게 바로 이번 익시온의 계획 중 일부이었다.

     

   ‘이제 남은 건 시간 끌기.’

     

   크라슈가 의미 없는 백염을 흩뿌려대며 까마귀 떼를 피해 악착같이 도망쳤다.

   그러나 그의 도주는 의미 없다.

     

   환상에 갇힌 이상 이제 광견에게 놀아날 뿐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끝났을 때.’

     

   광견은 자신이 쥔 도끼에 더더욱 힘을 불어넣었다.

     

   단 한 번의 틈.

   그가 스스로 폭주시켜 얻은 힘이 꺼지는 그 단 한 번의 틈 때.

     

   완전히 무력화 시킨다.

     

   “킁, 어디 몇 개 날아가도 상관없다는 말, 지켜라.”

   “예,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니까요.”

     

   광견이 연마에게 경고하자 연마도 동의를 해왔다.

   광견의 말대로 크라슈는 위험한 인물이다.

     

   잡지 못한다면 하다못해 완전히 무력화 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의견을 맞춘 광견이 살의를 끌어 올리며 눈을 번들거렸다.

     

   크라슈는 도망치면서 계속해서 무의미한 백염을 마구잡이로 쏟아 내었다.

   그리고 저 행동은 그의 한계를 더더욱 빨리 끌어 올리고 있었다.

     

   ‘조금.’

     

   앞으로 조금 더.

     

   ‘곧이다.’

     

   곧.

     

   광견이 도끼를 쥔 손에 힘을 불어넣는 순간.

     

   광견의 눈이 희미하게 떠졌다.

     

   그것은 위화감이었다.

   오직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는 순수한 감.

     

   그 감이 광견의 몸을 스쳐 지나갔다.

     

   왜일까.

   왜 지금 이 감을 느꼈을까.

     

   크라슈는 환상에 갇혔고, 힘을 계속 소비하고 있다.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제 힘을 다해 광견의 도끼에 당하는 것뿐이다.

     

   지금도 보아라.

   그는 의미 없는 백염을 계속해서 흩뿌리고 있다.

     

   흩뿌리고.

   분명 흩뿌리고 있는데.

     

   광견의 눈이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가 고개를 번쩍 든 그 순간.

     

   광견은 연마의 연기 사이로 흘러 들어간 백염을 엿보았다.

     

   “컹, 연마, 연기를 해제해라!”

     

   광견의 판단은 빨랐다.

   지금 크라슈는 연마의 연기에 백염을 흘려보내 이쪽의 위치를 특정하려 하고 있었다.

     

   그의 백염은 제 육감과는 또 다른 감각이니까.

   그가 아까부터 일부러 백염을 의미 없이 계속 뿌렸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그걸 깨달은 광견이 연마에게 외쳤을 때.

     

   “개새끼 아니랄까 봐 코가 좋아.”

     

   크라슈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연마의 지팡이는 바닥을 찍기 위해 분명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 순간 광견은 시간이 정지한 기분을 느꼈다.

     

   크라슈의 몸이 일순간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그의 몸에 가해진 엑셀이 그의 시간을 다른 이들 보다 훨씬 가속 시킨 것이었다.

     

   크라슈와 광견의 눈이 짧게 마주친 순간.

   크라슈의 얼굴에 미소가 담겼다.

     

   “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냐.”

     

   그 말과 함께 광견은 연마의 연기에 퍼졌던 백염이 일제히 크라슈에게 몰려듦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백염은 순식간에 연마와 광견 두 사람을 밀어 크라슈에게 당겼다.

     

   크라슈가 터득한 창제무신.

   창제무신의 기초는 아우라를 압축시키는 것이다.

     

   백염은 아우라를 이그니스로 태워낸 것.

     

   그 말은 즉, 사방에 퍼진 백염을 압축시키고자 당긴다면.

   그 백염에 휩싸인 이들도 크라슈의 손아귀로 끌려 온다는 뜻과 같았다.

     

   “컹!”

     

   그러나 광견도 보통내기는 아니었다.

   광견은 크라슈에게 당겨짐과 함께 바닥을 박차고 올랐다.

     

   역으로 뛰어든 그의 도끼가 검붉은 불길에 휩싸였다.

     

   크라슈는 지금 아직도 환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다.

   이것은 환상술을 직접 건 광견이 보장할 수 있었다.

     

   그러니 광견은 역으로 크라슈에게 달려들었다.

   그가 지금 자신을 인식하는 방식은 사방에 뿌려낸 백염을 통한 것.

     

   그러니 그가 당기기 시작한 탓에 크라슈와 광견 사이에 생겨난 텅 빈 곳을 뛴 것이다.

     

   지금 크라슈는 자신을 인식 못하고 있다.

   그러니 이 찰나에 끝장을 보겠다.

     

   광견이 그리 판단했을 때.

   그는 그의 검에 모여든 백염을 목격했다.

     

   크라슈는 분명 광견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식하지 못하건 말건 그에게는 이제 상관없는 일이었다.

     

   광견과 연마를 백염 안에 가뒀으니.

   남은 건 가둔 공간 째로 날려 버리면 그만이었다.

     

   그런 유리 대포 같은 출력을 내는 건 크라슈의 전문이었기 때문이다.

     

   광견의 눈이 부릅떠졌다.

   동시에 그는 깨달았다.

     

   어리다고 방심한 것은 자신이었다는 걸 말이다.

   그는 처음부터 이 모든 걸 노리고 있었다.

     

   그러니 광견이 할 건 단 하나.

   그가 지금껏 모아낸 힘이 부디 크라슈 이상이길 바라는 것뿐이었다.

   

   

   

   

     

   환영퇴부(歡迎槌斧)

   오의(奧義)

   환영퇴산(歡迎頹山)

     

   광견의 전력을 담은 도끼가 크라슈를 향해 내려쳐졌다.

     

   그 앞.

   크라슈는 마음속 깊은 호수에 떨어진 한 방울이 일으킨 파문을 검에 보내고 있었다.

     

   타오른 백염이 일순간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거센 빛을 토해냈을 때.

   크라슈의 검이 움직였다.

     

   멸화침식(滅火浸蝕)

   팔식(八式)

   멸화무신(滅火武神)

     

   갈라진 세계가 백염에 집어삼켜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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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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