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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23

       

        

        

        

        

       “왔군. 앉게.”

        

       “황송하군요, 대통령 각하.”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앉기나 하게.”

        

        

        

        짙은 어둠이 내린 뉴욕.

        

        밝은 전등 대신 은은한 불빛만이 켜져있는 센트럴 파크 HQ의 대통령 집무실, 그 안에 두 명이 있었다. 이카루스 국장인 아드리안 B. 솔로몬, 그리고 미국의 조타수 – 다른 말로는 48대 대통령 헨리 브레이튼이었다.

        

        두 잔의 커피가 느긋하게 뜨끈한 김을 허공으로 뿌려대었다. 정적이 내린 방 위로 짙은 헤이즐넛 냄새가 방 안에 가득히 퍼져나갔다. 피곤한 기색이 두 명의 눈가에 어려 있었지만 둘 다 그런 걸 신경쓰는 타입은 아니었다.  

        

        누구랄 것 없이 검은 액체를 목구멍으로 한 모금씩 넘기고 나서야 대화가 시작되었다.

        

        

        

       “대거 팀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지금쯤 미국 서부 상공을 가로지르고 있겠죠.”

        

       “독자 승인한 작전인가?”

        

       “그렇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연합군의 무릎을 완전히 부러뜨릴 기회였고, 놓치지 않았을 뿐입니다. 테스크포스 대거라면 이번에도 무언가 보여줄 확률이 높지 않겠습니까?”

        

        

        

        헨리는 그에 대꾸하기보단 피식 웃었다.

        

        실제로 그 말대로였다. 대거 팀은 너무나도 많은 전적이 있었으니까 –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다루기 실로 까다로운 팀이긴 했지만. 이카루스의 가장 날카로운 창이라는 별명이 있었지만, 그들은 초보자도 간단히 익숙해질 수 있는 창이라는 무기와는 절대 부합할 수 없었다.

        

        괴짜 중의 괴짜, 그리고 그들을 제어할 수 있는 이들을 모아서 만들어진 태스크포스 대거 팀은 사전에 계획한 작전안을 단 한 번도 제대로 수행한 적이 없었다. A급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작전안을 짜서 던져줬더니 느닷없이 SSS급의 결과를 뱉어내는 마법의 상자라고나 할까.

        

        그런 적이 고작해야 단 한두 번 정도라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돌출 행동을 자제해달라는 말로만 넘어갈 수 있었지만, 그러한 결과를 도출하는 숫자가 대다수라면 사실상 제어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리하여 아드리안 솔로몬은 이번에도 그들 재량에 맡긴 것이었다.

        

        

        커피 한 모금을 더 마신 헨리가 덧붙였다.

        

        

        

       “대거 팀을 보냈으니, 샌디에이고,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곳곳이 평탄화된 샌프란시스코와 산 호세, 새크라멘토를 거스름돈으로 받아가면 된단 말이로군.”

        

       “하하, 제염 부대도 저희 쪽에서 운용하지 않습니까. 맡겨만 주십시오.”

        

       “방사능 제거를 염두에 두거나, 혹은 개미지옥에 미군을 들이밀어야한다는 양자택일을 기본 전제로 삼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니. 무척 애석하군.”

        

        

        

        실로 정확한 평가였다.

        

        무언가 재치있는 농담을 통해 받아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너무나도 뼈아픈 농담이었다. 상원과 하원, 요컨대 양원제 자체가 거의 몽땅 박살나버린 현 시점에서 대통령은 미국 시민을 전장에 몰아넣을 권한이 있는 사람이었고, 솔로몬은 그 전장을 구성하는 인물이었으니.

        

        그리고 두 선택지를 저울질했을 때, 설령 자국에 핵폭격을 명령한 대통령이 되더라도 난장판이 된 도시에 자국군을 투입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은 게 헨리의 본심이었다.

        

        결국 그는 대통령이었지, 콧수염 자란 서기장은 아니었으므로.

        

        물론-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신성한 미합중국을 군홧발로 짓밟고 들어온 이들을 가만히 놔둘 수는 없지. 나중에 미군이 베링 해를 건너 러시아 북동부를 가로지를 때 우릴 가로막을 그 어떠한 육군 인력도 없어야만 해.”

        

       “그건 미합중국 대통령으로서 제게 명령하는 거라고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물론 공식적인 명령일세. 아마 지금도 녹음기가 돌아가고 있겠군. 원한다면 적 육군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란 내용을 공식 문서로 작성하여 공문 형태로 발송하면 되겠나?”

        

       “아닙니다.”

        

        

        

        양쪽 다 시리도록 차가운 눈빛이 빛을 발했다.

        

        더 이상 김이 나오지 않는 커피를 마신 이카루스 국장이 덧붙였다.

        

        

        

       “바로 그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탄도 미사일은 여전히 충분합니다, 각하.”

        

       “좋군.”

        

        

        

        그와 동시에 솔로몬은 홀로그램 팝업창을 켰다.

        

        이카루스 기어를 통해 직통으로 수신 가능한 메시지. 그것이 금방 몇 개의 문장을 완성했다. 옆에서 그걸 지켜보던 헨리는 그제야 만족할 만한 미소를 띠었다.

        

        

        

       “이제 승전보만을 기다리면 되는 건가?”

        

       “혹은 미사일 발사 타이밍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어느 쪽이든 기다려지는군.”

        

        

        

        어두운 밤하늘.

        

        그러나 오늘만큼은 그리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합중국에 신의 가호가 있길.”

        

        

        

        

        

       

        

        

        

        

        

        

        

        

        

       “…경계병 처리. 신의 곁으로 보내줬으니 이제 돌입하도록.”

        

       “역시 훌륭하시네요.”

        

        

        

        한편, 산 호세.

        

        누군가는 신의 가호를 바라지만, 누군가는 신의 가호를 전파하고 있었다.

        

        흔한 일상이었다.

        

        

        

        

        

        

        

        

        

        

        

        

        

        

        

        

        

        

        산 호세.

        

        일반인들이라면 잘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지만, 실리콘 밸리의 핵심 도시라고 하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곳. 나사 아메스 연구소와 구글 서비스 베이, 이베이, 그리고 사과 하면 떠오르는 즉각 떠오르는 바로 그 기업까지 – 말 그대로 미국의 IT를 책임지고 견인하는 곳.

        

        바로 그곳 – 그리고 그 정중앙에 위치한 모펫 주방위 군사공항. 바로 그곳에 세 명의 이카루스 오퍼레이터가 파견되었다.

        

        나와 마커스, 그리고 레이피어였다.

        

        

        

       “후, 여기 완전 냄새 엿같네. 물이 썩는 냄새가 너무 심한데.”

        

       “정수장이 작동을 멈춰서 그래. 그리고 제대로 집중하는 게 좋을 걸, 마커스. 막내가 비명횡사하는 꼴을 보고 싶은 건 아니겠지?”

        

       “말을 해도 더럽게 살벌하게 하는구만.”

        

        

        

        마커스와 레이피어의 티격태격을 들으며 계속해서 이동한다.

        

        현재 정찰 드론이 작동 중이었고, 허공에서 실시간으로 핑을 찍으며 적의 위치와 이동 루트를 표시한다.

        

        대거 팀의 아주 스탠다드한 작전 형태였다.

        

        열 명은 3명으로 이루어진 팀 3개로 분리되고, 나머지 한 명은 임시로 구축한 은신처에 남아 정보를 종합하고 홀로그램 지도에 수많은 데이터를 계속해서 기입한다. 쉽게 말해 세 팀이 물감을 구해오면 나머지 한 명이 그걸로 그림을 그리는 식이라고 보면 되었다.

        

        침투 인원 한 명과 저격수, 그리고 감적수. 침투 인원은 당연하게도 나와 같은 발현자였고, 저격수와 감적수는 그렇지 않은 인원들이 유동적으로 하는 편이었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구태여 목표물을 열심히 찾을 이유는 없었다.

        

        

        

       “정면에 가건물 보이지?”

        

       “…가건물 수준이 아니네요. 무슨 주변 격납고만한 크기인데….”

        

       “아마존, 록히드 마틴, 구글, 나사, 삼성…주변에 있는 모든 시설에서 연산 기기를 뜯어와 거대한 정보처리시설을 구축한 거지. 전술 탄도 미사일이 원래 그런 물건이니.”

        

        

        

        전방에 떡하니 보이는 건물 하나.

        

        저게 무엇인가 하니, 쉽게 말해 이곳이 실리콘 밸리라는 점을 이용하여 일종의…미국으로 따지면 미사일방어통합작전국(MDIOC) 비슷한 걸 만들어낸 것이다. 아마도지만 저 정도의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을 들였겠지.

        

        이름도 거창한 만큼, 가장 엄중히 방비되고 있는 구역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도 결국 가건물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

        

        

        

       “음성 감지용 펄스 장치 박을게요. 감청 준비하세요.”

        

        

        

        빠르게 다가가 벽면에 기둥을 박아넣는다.

        

        끄트머리에 테르밋이 있어 쉽게 박아넣을 수 있다. 그 상태에서 기둥을 젖혀 벽 전체에 밀착되도록 만들어주면 준비는 끝난다. 이제 저 기기가 펄스를 방출하며 내부 구조를 파악하고 대화를 감지하며 어떻게 서버망을 구축했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내부에는 상주 인원이 여럿 있었다. 그다지 분위기가 좋지는 않았다.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불과 얼마 전에 로스앤젤레스에 자기네들 손으로 불벼락을 떨어뜨렸으니. 아군 오사도 이만한 아군 오사가 없는 법이었다.

        

        그렇다면 추후 외롭지 않게 해주면 될 뿐.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해볼 차례였다.

        

        까놓고 말해서 이대로 가만히 대기만 하더라도 내부 인원들의 대화 및 정보가 속기록 비스무리한 기능에 의해 자동으로 기록될 터였지만, 그래서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알 수가 없다 – 그렇다면 한 번 뒤섞어주는 수밖에 없겠지.

        

        EMP 기능을 부분적으로 작동한다. 기껏해야 잠시간 네트워크가 단선되고 모니터 한두 개, 많으면 서너 개 정도가 꺼지는 정도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대화가 나오기는 충분했다.

        

        

        

       -[기록 중… // 또 이러네, 등신같은. 이래서 여기 말고 그냥 근방에 널려있는 서버실에 따로 구축하자니까….]

        

       -[기록 중… // 이상 있나? 재밍 장치 위치나 연결 누락되거나 한 건?]

        

       -[기록 중… // 없습니다. 어차피 쿠퍼티노에 백업시설 있지 않습니까? 거기는 기존 시설 그대로 사용 중이니….]

        

       -[기록 중… // 미사일 발사는 여기서만 할 수 있지. 그리고 정확한 명칭 노출은 자제해라.]

        

        

        

       “…라고 하네요.”

        

       “흐음. 해당 시설에서 재밍 장치의 가동 및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백업 시설이 있다는 건 굉장한 수확이로군요.”

        

        

        

        그 말대로.

        

        마치 툭 건드리니 정보를 뱉는 마술 상자를 손으로 만지작거린 느낌이었다. 이게 그 마법의 소라고둥인가 하는 그건가. 물론 이런 방법을 나만 알고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대거 팀에 합류해서 배운 방법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로렌티나와 로건을 비롯한 모두가 공작요원으로서 훈련받은 경험이 있고, 그걸 실전에서 무수히 많이 써먹은 경험이 있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아무튼, 속기록에 기록된 정보는 즉각 은신처에 있는 오웬스에게 전송했다. 물론 로렌티나와 로건은 나보다도 한술 더 떴다. 이미 정확한 재밍 장치의 위치와 연결 포트 등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었다.

        

        순간 내가 게임을 하는 중인가 싶었다.

        

        

        그러던 와중 이어지는 은신처로부터의 통신.

        

        오웬스였다.

        

        

        

       “현재 진행 중인 타입 3 정찰 작전을 타입 5 완전파괴작전으로 변경하자는 요청이 있다. 작전팀 감마의 생각은 어떠한지?”

        

       “여기 있는 탄도미사일을 주변 지역에 전부 쏟아붓자는 이야기인가요?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지금 지휘통제차량 위치는커녕 주변 상황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거든요. 너무 급진적인데.”

        

       “그 또한 타당하군.”

        

        

        

        물론 그렇게 1분 가량을 더 대기하고 있자니 이어지는 목소리.

        

        차분한 음색과는 다르게 내용은 광기로 가득차있었다.

        

        

        

       “중국 36계에는 성동격서라는 말이 있죠. 쿠퍼티노의 백업 시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줄 테니 그동안 방법을 강구해보세요.”

        

       “무턱대고 들이박지 말고, 제발 좀 페이스 낮춰.”

        

       “하하. 확인.”

        

        

        

        역시.

        

        나 역시 대거 팀이지만, 이들의 발상은 실로 비범하다 못해 광오하기 짝이 없었다. 그 작전이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절대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 아니, 이미 전부 머릿속으로 계산이 끝난 상황에서 저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까놓고 말해서, 대거 팀으로 활동하면서 독특한 작전안을 제기하였을 때 상정 가능한 질문은 딱 두 가지 뿐이었다.

        

        사전에 상정한 작전안보다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가?

        

        시행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의 질문에 OK 사인이 나오는 순간 이들은 멈추지 않는 폭주기관차가 된다.

        

        

        물론, 나 역시도 똑같았다.

        

        

        

       “…이스칸다르 지휘통제차량의 위치와 폭격 지점, 그리고…코드 하달 과정의 중간에서 좌표를 가로채어 바꿔 전달할 수 있는 수단 같은 게 있어야만 가능할 것 같은데. 그런 게 없으면 그냥 재머를 일괄적으로 폭파시키는 게 낫지 않을까요.”

        

       “재머 타워의 수가 28개라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죠. 그마저도 세 개의 도시에 점점이 흩뿌려진 탓에 한 번에 처리하기엔 무리가 따르고.”

        

       “흐음.”

        

        

        

        상황을 종합했다.

        

        재머를 일괄적으로 파괴한 뒤 미사일을 유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제 이들 역시 벙커 같은 걸 만들어 핵무기를 대비했을 확률이 크고, 다시 말해서 미사일이 날아오기 전에 다들 쥐새끼마냥 숨어버릴 가능성이 농후하단 소리.

        

        그리고 두 번째 선택지인 러시아군 전략미사일군의 이스칸다르 탄도미사일을 탈취해서 주변에 쏴버리는 건 준비해야만 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으며, 동시에 제때 탈출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그렇기에 이 부분은 고려할 수 없었다.

        

        하지만 탄도미사일을 가만히 놀려두는 건 실로 아까운….

        

        

        잠시만.

        

        

        

       “구태여 미사일을 쏠 필요가 있을까요?”

        

       “막내가 또 뭔가 기가 막힌 생각을 떠올린 것 같은데. 경청할 사람 있나?”

        

       “굳이 날리지 않아도, 자이로스코프에 전기충격을 보내서 잘못된 G값을 주게 설정해두거나 하면…미사일이 저절로 기폭에 돌입할 테니까요.”

        

        

        

        그리고 그 순간 모두가 탄성을 터뜨렸다.

        

        요컨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그리고 다른 이들이 이해한 바로는 이러했다 – 구태여 이리저리 수고하지 말고, 그냥 이스칸다르 탄도미사일을 시한폭탄으로 개조해서 지금 이 기지 자체를 날려버리자는 소리였다.

        

        그 순간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타닥거리는 소리.

        

        뭔가 했더니, 얼마 지나지도 않아 오웬스가 파일 하나를 보내주었다.

        

        

        

       “…탄도 미사일 구조랑 작동법이라. 이렇게 나날이 일반인들이 알지 말아야 하는 것들만 알게 되네요.”

        

       “직접 전선까지 연결하고 타이머까지 세팅하면 더더욱 그렇겠지. 조심해서 다녀오도록. 로렌티나는 쿠퍼티노 백업 시설 타격 미션을…수행하긴 어렵겠군. 재수없으면 핵폭탄 후폭풍 반경에 닿을 테니, 추후 SUAV로 확인 후 논의해야겠어. 복귀해라.”

        

       “하아.”

        

        

        

        물론 선택권은 없었지만, 싫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다시금 EMP를 방출한다. 이번에는 해당 군 기지에서 보관 중인 탄도미사일 현황과 관련한 창이 있을 법한 곳을 통째로 꺼뜨렸다. 당연히 시끄럽게 말이 오갔지만, 당연하게도 핵무기는 엄중히 보관되어야만 했고, 이들 역시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며 격납고 CCTV 등을 확인했다.

        

        바로 그것으로부터 핵탄두가 달린 미사일을 보관 중인 차량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할 이야기는 뻔했다.

        

        

        

       “탈출 차량만 잘 확보해주세요.”

        

       

        

        그것으로 끝이었다.

        

        야음을 틈타 이스칸다르 미사일 차량이 몇 대나 들어있는 격납고 인근으로 향했다. CCTV를 해킹해 화면을 고정시키고, 따로 인원까지 차출해 방비 중인 이들을 무시하고 광학미채를 활성화시켜 뒤로 돌아간다.

        

        격납고 한쪽에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긴 사다리가 있었고, 오늘은 이걸 타고 이동할 예정이었다 – 금방 위로 올라간 뒤 테르밋 토치로 천장을 지져 구멍을 뚫는다. 항상 구비하고 다니던 낚싯줄을 수십 겹으로 꼬아 임시로 밧줄을 만들고 천장을 내려갔다.

        

        상부 천장의 철제 발코니에 안정적으로 내려앉은 뒤, 내부를 돌아다니는 인원 전부를 기절시키는 데는 고작 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후우.”

        

        

        

        이제부터가 진짜였다.

        

        열리지 않은 뚜껑을 재차 테르밋 토치로 지져 연 다음, 미사일의 외피가 보이자마자 오웬스가 보내준 파일을 토대로 조심스럽게 절개한다. 마치 의사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두 개의 미사일 외피를 섬세하게 잘라낸 다음, 자이로스코프와 연결된 시스템에 특정 전기 신호를 보낼 수 있는 타이머를 연결했다. 앞으로 30분 후 신호를 보내면 시스템은 있지도 않은 중력가속도와 대기권 마찰 온도, 진입각과 관련된 임의의 데이터를 전달받을 것이다.

        

        그 즉시 채프와 디코이가 활성화될 것이다. 아마 이 시설 자체가 난장판이 되겠지.

        

        하지만 격납고 안에서 난리를 부리던 미사일을 적군이 발견했을 즈음이면 이미 한참은 늦었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남겨둔 이유가 있었네.”

        

        

        

        100kt급 탄두 두 개라니, 상당히 강력한 위력이다.

        

        본래라면 다른 차량 것도 손대려고 했으나, 이 두 발만으로도 군사기지 전체를 날려버리기에는 실로 충분하고도 남을 것이었다.

        

        왔던 길을 역순으로 반복하여 밖으로 나갔고, 위장해둔 철조망을 다시 열어 기지를 빠져나온 뒤 마커스와 레이피어가 사전에 준비해둔 차량을 통해 기지 인근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CCTV를 해킹한 덕분에 차량 안에서도 격납고 내부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27분 가량 달려 기지에서부터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에드 R.레빈 카운티 공원에 도달했을까.

        

        

        

       ───쿠우웅! 콰직!

        

        

        

       “시작됐네요.”

        

        

        

        탄도미사일을 보관하고 있던 차량이 마치 성난 말처럼 날뛰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자기 기지의 물건을 잘 챙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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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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