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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24

       

        

        

        

        

       ───쿠웅! 콰드득!

        

        

        

       “적습, 적습!”

        

       “A-33 격납고에서 다수의 소란 발생! 기동타격대는 즉시 해당 구역으로 이동해라!”

        

        

        

        어둠이 내린 새벽, 다수의 이스칸다르 탄도 미사일 차량을 보관 중인 격납고 내에서부터 들려오는 심상찮은 소리들. 누군가는 반쯤 졸던 눈을 퍼뜩 뜨며 황급히 무전기로 긴급 연락을 보냈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급하게 장비와 총을 챙겨든 이들이 건물에서 뛰쳐나온다.

        

        수 대의 장갑차, 그리고 러시아군들이 급하게 설치한 임시 엄폐물. 족히 50명에 가까운 병력들이 실시간으로 열리고 있는 격납고 정문을 조준하며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붉은 전술 레이저가 허공 위를 어지럽게 맴돌았다.

        

        쿵 하는 소리. 탄도 방패를 든 중장갑병 분대가 전면에 나선 뒤 격납고를 조준하고 있었다. 아르테미스 테크놀로지의 엑소 슈트까지 들어있는 시험형 타입이었기에 전투에서 가공할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 중 가운데에 선 한 명이 확성기를 든 채로 입을 열었다.

        

        

        

       “무기를 버리고 손을 머리 위로 든 채 무릎을 꿇어라! 불응하는 즉시 발포하겠다!”

        

        

        

        물론 그 말과는 다르게 실제로 무작정 발포할 수는 없었다. 격납고에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 플랫폼이 주차되어 있었고, 당연하게도 플랫폼이 총알에 맞아 손상이라도 되면 상당히 곤란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이들은 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도끼를 든 중장갑병을 즉각적으로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격납고 입구가 더욱 더 넓게 열리며 보이는 광경은 그 자리에 모인 러시아군 전원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은 지 오래였다.

        

        천장과 바닥, 타 차량 위에 쌓이거나 박혀있는 디코이와 채프들. 차량은 난장판이 되어있었고, 제멋대로 부딪히거나 접촉하여 부서져있는 것들도 몇 개 있었다. 그러나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차량 전면을 뚫고 나온…뾰족한 것처럼 보이는 무언가였다.

        

        차량 어딘가에 걸려 몇 번이고 턱턱거리며 앞으로 나오려던 그것이 멈추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즈음이 되어서야,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해당 물건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이런.”

        

       “다들 흩어져! 핵방공호로 들어가라, 빨리!”

        

       “움직여라, 다들 죽기 싫으면-!”

        

        

        

        실로 놀랍게도, 탄도 미사일이 차량 안에 수납된 채 그대로 발사 단계를 겪은 것이다.

        

        주변에 흩뿌려진 것은 채프와 디코이였고, 차량을 뚫어버린 것도 모자라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버린 이유는 부스터가 점화하며 생긴 참사였다. 최소가 고폭탄 혹은 집속탄, 그것보다 조금 더 나아가면 대전차 집속탄, 그리고 최악의 경우에는 핵탄두가 격발할 가능성이 있었다.

        

        차량 번호와 위치에 따라, 혹은 미사일 옆에 각인된 넘버링을 확인하여 탄도 미사일의 탄두가 어떤 것인지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이미 다들 죽음의 공포에 머리가 새하얗게 질려버린 지 오래였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군사 기지를 점유한 러시아군들 중 그 누구도 올바른 대처를 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기지의 상황을 알려야만 하는 지휘소의 이들조차도 핵탄두가 격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듣자마자 꽁지가 빠져라 핵방공호로 내달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이미 한참 늦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하, 하하, 하….”

        

        

        

        그 사이, 다리에 힘이 풀린 것도 모자라 생리현상조차 막지 못한 적군 한 명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는다.

        

        내부 차량 관리병이었던 그는 어떤 차량이 저 지경이 되었는지를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그는 채프와 디코이의 수량이 결코 한 발의 양이 아니라는 것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100kt급 탄두가 장착된 미사일 두 발이 격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름끼치도록 매끈하게 디자인된 죽음의 앞에서,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족을 찾았다.

        

        

        그리고-

        

        

        

       ───!

        

        

        

        원자의 진노가 세상을 덮쳤다.

        

        

        

        

        

        

        

        

        

        

        

       “끝내주는군요.”

        

       “로렌티나 씨 말하는 거 보면 핵전쟁 이후 멸망한 세계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을 사람 같아요.”

        

       “이미 그러고 있잖아요?”

        

        

        

        맞네.

        

        실로 완벽한 논리에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입을 닫아버리고 말았다.

        

        원자의 가호 아래 오렌지빛으로 물든 산 호세를 바라보며 그런 실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유달리도 따뜻한 겨울이었다.

        

        

        

       

        

        

        

        

        

        

        

        

        

        

        

        

        

        

        

        

        

        

        

        

        

        

       “산 호세가 완전히 무력화되었다. 막내 덕분이지.”

        

        

        

        박수가 터져나왔다.

        

        조금 어이가 없긴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게 실로 유머였다.

        

        하지만 실제로 마냥 부끄러워하기엔 좀 그랬던 것이, 핵폭발 하나만으로 산 호세의 90% 가량이 무력화되었다. 심지어는 오웬스가 예상했던 대로 쿠퍼티노에 있는 백업 시설마저 무력화되었기에 실질적으로 이곳은 더 이상 적이 이용할 수 없는 지역이 되어버렸다고 해도 무방했다.

        

        물론 당연하게도 이 지역 역시 민간인들은 제로. 애초에 바이러스가 한 번 휩쓸고 간 뒤 3차 대전에 준하는 교전까지 발발한 지역이니 사람이 있을 턱이 없었다. 그리하여 나중에 복구 작업이 매우 힘들지언정 민간인 사상자는 없었다.

        

        

        좌우지간, 이제 두 개의 도시가 남았다.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새크라멘토.

        

        오웬스는 두 번째 도시로 샌프란시스코를 낙찰했고,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바다와 밀접하게 접한 도시지만, 이름만 들어도 아는 도시와는 달리 몇 가지 전제조건이 추가되면 완벽하게 고립된 지역으로 변하지. 왜 그런지 아나?”

        

       “3면이 바다니까요. 주변과 연결되어있는 다리를 부숴버리면 말 그대로 붕 떠버리지요.”

        

       “정답이다.”

        

        

        

        그와 동시에 샌프란시스코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 하나를 띄웠다.

        

        첫 번째는 금문교였지만, 이는 이미 무너진 지 오래였다.

        

        

        

       “금문교에 빗금을 쳐놓은 이유는 간단하다. 오랫동안 보수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와중 적들이 다수의 전술 차량들을 이쪽으로 이동시킴에 따라, 족히 6개월 전에 무너진 지 오래라더군. 하지만 여기 있는 다리들은 다르다.”

        

        

        

        금문교에 밀려버린 지도 우측,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 베이 브리지.

        

        그리고 우하단 방향, 샌프란시스코와 남동쪽으로 25km 가량 거리를 두고 있는 샌 마테오-헤이워드 브릿지.

        

        두 다리를 팝업시킨 순간 모두가 알아차렸다. 저것들을 전부 끊어버리는 순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모든 적 병력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을 – 그 반응을 기다렸다는 듯 오웬스가 새로운 창을 띄웠다.

        

        관제 센터가 전부 핵에 날아가버린 탓에 이제 관리는 불가능하지만, 여전히 작동 중인 재머의 위치였다.

        

        

        

       “이번 미션의 핵심은 바로 재밍 장치 파괴다. 해당 장치들이 계속해서 작동하고 있는 이상 뉴저지와 버지니아 등에서 탄도 미사일을 지원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CEP이 킬로미터 단위로 어긋나는 꼬라지를 보고 싶으면 부수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아군 포격이 우리들 머리 위에 떨어지는 꼬라지는 보기 싫거든요.”

        

       “맞는 말이군. 여하간 작전 투입 구역은 총 네 곳이다.”

        

        

        

       샌 마테오 다리의 좌측과 연결된 포스터 시티, 다리의 우측과 연결된 헤이워드 쇼어라인 인터프레티브 센터.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 베이 브리지의 좌측과 연결된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우측과 연결된 오클랜드. 당연하게도 방금 열거했던 지역에 투입되는 것이 훨씬 더 위험했기에, 최고위험군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에는 내가 투입되었다.

        

        오클랜드에 있는 재머를 부수는 데는 로건과 로렌티나. 각각에는 저격수 및 감적수가 필요했기에 북쪽 작전조는 총 여섯 명을 요구로 했고, 포스터 시티와 헤이워드 쇼라인 센터에는 네 명이 투입되었다.

        

        

        그리하여 투입 인원까지 전부 결정되었다.

        

        오늘 내 파트너는 에드윈 서킨스 부분대장이었다.

        

        

        

       “조정을 마친 차량이 외부에 있다. 서킨스와 유진은 나와 레이피어를 포스터 시티 인근에 내려준 다음 북쪽으로 계속해서 올라가도록.”

        

       “확인. 살아서 봅시다.”

        

        

        

        두 대의 차량에 시동이 걸리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에드 R. 레빈 카운티 공원에서 출발한 두 대의 차량이 도로로 내려오자마자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갈라졌다. 로건과 로렌티나는 프리몬트 방향으로, 우리는 산 호세를 옆으로 빙 돌아 방사능 오염 지점을 크게 우회하며 북서쪽으로 향했다.

        

        아쉽다면 아쉽게도, 대략 한 시간 가량의 운전 동안 대화는 거의 없었다. 아직 우리는 적진을 누비고 있었으니까. 본래라면 정보 교환을 제외한 잡다한 이야기들은 거의 안 하는 게 정상이긴 했지만, 거의 30분 가량을 운전대를 잡고 있었기에 아예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3km 북동쪽에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 건물. 여기서 내리지. 둘 다 무사히 돌아와라.”

        

       “여부 있겠습니까.”

        

        

        

        두 명을 내려준 뒤, 이제부터는 나와 서킨스만이 101번 도로를 타고 계속해서 위로 올라갈 뿐. 말 그대로 빽빽하기 그지없는 도시였다. 본래라면 건물이 빼곡하게 들어서있는 주요 대도시 중 하나로서 기능했겠지만 지금은 무수한 해골 및 러시아-중국 연합군을 품은 곳일 뿐.

        

        SUAV를 날려 주변을 정찰한 서킨스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덧붙였다.

        

        

        

       “역시나, 주변 공원에 죄다 몰려있군.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키는 곳은 거기 이외에는 불가능하니 어쩔 수 없겠지만…최소 4개 사단급 병력이 골든게이트 공원, 레이크 메르세드 공원, 글렌 캐년 공원 등에 적당히 분산되어있다.”

        

       “설마 재밍 장치들이 그 중앙에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길 바라야겠네요.”

        

       “다행스럽게도 그렇지는 않은 것 같군. 하지만….”

        

        

        

        지도 위에 찍히는 핑.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적들은 재밍 장치를 동쪽에 설치한 뒤, 방해 전파 등을 뿜어내어 샌프란시스코 서쪽에 주둔 중인 병력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교묘하게 숨겼다. 위성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 시점에서 충분히 실전성 있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방금 말했듯, 현대미술관이 재밍 타워를 설치한 구역이었다.

        

        

        

       “SUAV 작동 종료. 재머 때문인지 정찰 시간이 고작해야 30초도 안 되는데…박물관에 다가가면 정찰 시간은 더더욱 짧아질 거고, 두 명이서 여단급 방어 병력이 주둔하는 곳을 돌파하는 건 상당히 곤란하겠어.”

        

       “그 정도라면 상당히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겠네요.”

        

       “뭐?”

        

        

        

        그 순간, 나는 이카루스 기어를 통해 현재 내 심박수와 신체 상태를 공유했다.

        

        분당 심박수, 그리고 맥박 0.

        

        사실상 나는 죽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미 죽은 사람이 다시 죽을 수는 없겠죠. 정면에서 시간을 끄는 동안 다른 방향으로 침투해서 통신 시설을 장악하고 재밍 타워를 파괴해주세요.”

        

        

        

        차량에 실은 C4 20kg 가량을 서킨스에게 넘겼다.

        

        브레이크를 밟아 멈춘 뒤, 현대미술관으로부터 대략 수 킬로미터 근처에 차를 세웠다. 이제부터는 광학미채 작동 후 기동의 시간이었고 – 도로 곳곳에 설치된 초소를 몇 번이고 슬그머니 지나친 끝에, 대략 20분 가량이 지나서야 현대미술관 및 YBCA 갤러리가 붙어있는 지역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 순간 날아오르는 SUAV. 고작해야 비행 시간은 10초도 안 되었지만, 재머가 어디에 있는지는 손쉽게 확인 가능했다.

        

        그리고 그 아래, 근방을 순찰하는 무수히 많은 적의 숫자를 보며 입을 열었다.

        

        

        

       “먼저 갈게요. 옆으로 빙 돌아서 우회하세요.”

        

       “….”

        

        

        

        하고 싶은 말이 많은 표정이었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떨구고는 주변과 녹아들었다.

        

        이제부터는 내 시간이었다.

        

        펄스를 퍼뜨리며 반경 수백 미터 내의 적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건물의 구조는 잘 몰랐지만, 혹시나 서킨스가 늦을 경우를 대비해 현대미술관 옥상으로 향하는 길 정도는 알아둬야 했다. 물론 이카루스 기어가 자연히 해결해줄 것이었고.

        

        교차로마다 흙과 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1세제곱미터 크기의 거대한 정육각형 주머니들이 쌓여진 가운데, 정면의 초소가 서치라이트를 켜고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가만히 야음에 녹아들어 둘러보고 있자니, 마침 복귀조로 보이는 순찰조 하나가 초소로 접근 중이었다.

        

        

        

       “정지, 정지!”

        

        

        

        한쪽에 세워놓은 음성 호출기의 버튼을 누른다.

        

        삑 하는 소리와 함께 그것이 켜지고, 이들은 암구호로 보이는 단어를 내뱉는다. 이윽고 철문이 두터운 소리를 내며 열렸다. 다른 곳도 저렇게 하나 싶었지만, 어차피 서킨스는 테르밋 토치를 가지고 있으니 그냥 적당히 접근해서 벽 위의 윤형 철조망을 끊고 들어가겠지.

        

        나는 세 명으로 이뤄진 순찰조의 뒤를 슬그머니 밟으면 될 뿐이었다.

        

        그렇게 아무 문제 없이 자연스럽게 내부로 들어온 뒤 주변을 살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력이 그닥 여유롭지 않은지 조명을 제대로 켜놓지 않은 곳도 있어 곳곳에 사각지대가 많단 점일까.

        

        

        그 와중 서킨스의 메시지.

        

        

        

       -[Serkins : 적절한 침입 위치 도달. 신호 주면 잠입하겠다.]

        

        

        

        그 순간, 자연스럽게 광학미채를 해제했다.

        

        그리고-

        

        

        

       “야, 너. 너, 뒤에 누군가….”

        

        

        

        픽!

        

        그 순간 탄피가 마구잡이로 튀어올랐다.

        

        아음속탄과 최고급 소음기의 조합은 베개를 주먹으로 치는 것만큼 작은 소리만을 주변에 퍼뜨렸지만, 결과는 그 이상이었다. 나와 5미터 정도 간격을 두고 있던 세 명 전원의 머리가 뚫려 그 자리에서 허망하게 주저앉은 것이었다.

        

        그 순간 목청을 높이며 총을 겨누려던 친구 역시 목에 구멍이 났다. 하지만 이제야 네 발을 소모했을 뿐이었다.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주변을 돌아다니는 모든 적들을 여력이 닿는 한 전부 도살했다. 초소 내부에 있는 적들은 의자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머리에 바람구멍이 났고.

        

        당연하게도, 이목을 상당히 많이 끌었기에 아예 보지 못한 인원은 없었다.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졌다.

        

        

        

       ───애애애앵!

        

        

        

        권총을 홀스터에 집어넣고, 엄폐물에 M14 EBR을 견착한 채 우르르 몰려나오는 적들을 일반적인 고관통 탄으로 하나씩 눕힌다.

        

        일반인들을 아득히 뛰어넘는 동체시력과 그걸 행동으로 전환 가능한 반응속도. 스무 발이 든 탄창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스무 명에 달하는 적군이 바닥에 처참하게 나뒹군다. 그러나 탄창을 교환하는 그 찰나의 순간 세 명이 엄폐물에 숨었다.

        

        신경쓰지 않고 뒤따라 나오는 이들을 먼저 지워버린다.

        

        

        

       “수류탄 던져, 수류탄!”

        

       “적이다! 적이 초소를 뚫고 침투했다!”

        

       “기동타격대 도착까진 얼마나 남았나!”

        

        

        

        제압사격이 시작된다.

        

        수십 발의 탄환이 콘크리트 벽을 깎아내며 파편이 허공으로 튀어올랐다. 내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는지 사격은 실로 엉성했다. 그리하여 적들은 그 후로 대략 40명을 더 잃어버리고 나서야 제대로 된 제압사격을 갈기기 시작했다.

        

        

        

       “…!”

        

        

        

        퍽.

        

        그 순간 왼쪽 눈을 통해 바라보던 세상이 완전한 어둠으로 물든다.

        

        자리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아 대응사격을 가하며 자리를 옮긴다. 그러나 그 사이 팔과 다리, 복부에 여러 발의 총알을 얻어맞았다. 하필이면 그 순간 탄창 내 탄환이 다 떨어져 이를 교환하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그 사이 왼손 손목에 총알 한 발을 더 맞았다.

        

        잘려진 손가락과 손목이 허공을 날았다. 무릎이 너덜너덜해 다리로 지면을 받칠 수 없을 만큼 몸이 비틀린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오른손으로 권총을 꺼내 다가오는 적들의 머리에 한 발씩 꽂아준다.

        

        하지만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신체 손실이 너무 거대한 탓에 더 이상은 움직일 수 없었다.

        

        엄폐물에 몸을 기댄 채 가만히 숨을 내쉬고 있자, 십수 명의 적들이 주변을 에워싼다.

        

        미간에 총구가 들이대진다.

        

        

        

       “죽어라.”

        

       “하.”

        

        

        

        그와 동시에 네 개의 테르밋 수류탄이 바닥에서 굴러떨어진다.

        

        핀은 전부 뽑힌 상태였다.

        

        

        

       “그걸 이 정도의 거리에서 묻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다고.”

        

       “빌어먹을, 다들 엎드-”

        

        

        

       ───콰아앙!

        

        

        

        화염이 치솟았다.

        

        

        

        

        

        

        

        

        

        

        

        

        

        

        그리고.

        

        

        

       “총까지 손상되면 조금 곤란했을 텐데, 그건 딱히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려나….”

        

        

        

        유진은 멀쩡한 모습으로 화염 속에서 걸어나왔고, 다시금 방아쇠를 당기며 주변의 모든 걸 휩쓸기 시작했다.

        

        죽지 않는 우로보로스의 전설이 러시아-중국 연합군 사이에 퍼지는 순간이었다.

        

        

        

       

       

       

       

       

       

       

       검은 색 화살표가 유진과 서킨스

       붉은 색 화살표가 오웬스

       백색 화살표가 로건과 로렌티나

       노란색 화살표가 나머지

       

       사진 최상단의 다리(보라색 X표)가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 브릿지

       중앙의 다리가 샌 마테오-헤이워드 브릿지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유진은 죽지않는다

    그것이 우로보로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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