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325

   전혀 예상치 못한 일격을 시즐리에게 당한 후.

     

   「어서 가보거라. 바쁜 상황이지 않더냐.」

     

   크라슈는 시즐리에게 거의 내쫓기다시피 하며 라그렌을 나와야 했다.

     

   그런 짓을 해놓고도 시즐리는 뻔뻔하게 잔망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다.

     

   이성 방면으로는 전혀 관심 없을 거로 생각했던 시즐리였다.

   다른 건 몰라도 이런 쪽만큼은 늘 장난스러운 태도를 보였던 시즐리였으니까.

     

   사실 크라슈의 생각대로 실제로도 그 당시에는 장난이긴 했다.

   그것이 시간이 지나 오늘에 이르러 한 번에 뒤집힌 것뿐.

     

   그 사실까지는 눈치채지 못한 크라슈는 더더욱 어안이 벙벙한 기분을 느껴야 했다.

   지금까지도 코끝에 남아 있는 감귤 향이 맴돌았다.

     

   입술에 남은 감촉이 떠오른 크라슈는 고개를 저었다.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네.”

     

   크라슈는 뒷머리를 박박 긁어 복잡한 머리를 털어냈다.

   동시에 하링과 에벨아스크가 떠올랐다.

     

   치료를 기다릴 시간이 없었던 만큼 두 사람을 보고 오지 못한 크라슈였다.

     

   ‘이번 일이 마치는 대로.’

     

   둘을 만나러 가야 할 듯싶었다.

     

   크라슈가 고개를 들었다.

     

   그가 지금 도착해 있는 곳이 어디인가.

   그건 다름 아닌 스타론에서 가장 이름 높은 가문 발하임의 본가였다.

     

   크라슈는 멍한 정신으로도 어떻게든 몸을 이끌고, 라그렌과 가장 가까운 텔레포트 시설을 타서 라헬른 아카데미를 넘어 발하임 본가에 도착한 것이었다.

     

   라그렌과 발하임 사이에 직통이 없던 만큼 이쪽도 어쩔 수 없었다.

     

   ‘됐다. 이쪽은 차라리 나중에 생각하자.’

     

   크라슈는 시즐리에 관한 것은 저편으로 밀어 두었다.

   지금은 시즐리보다 당장 제국을 구하기 위해 발하임의 본대를 지원받는 것이 더 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니 크라슈는 성큼성큼 본가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중간중간 크라슈를 알아본 사용인들이 놀란 얼굴로 서둘러 고개를 숙여야 했다.

   크라슈가 돌아온다는 말이 없었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크라슈 발하임 님.”

     

   곧이어 본가의 집사장이 나타났다.

   그는 갑자기 등장한 크라슈의 모습에도 개의치 않고, 고개를 숙여 보였다.

     

   “급하신 용무가 있으신 듯하신데 제게 알려주시면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그는 눈치 빠르게 크라슈의 용무를 언급했다.

   괜히 발하임에서 몇십 년을 집사장으로 지낸 이가 아니었다.

     

   “제국이 위기다. 발하임의 기사단을 이끌고, 제국에 지원 갈 거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집사장의 얼굴마저 굳게 하였다.

     

   제국과 스타론은 앙숙이라고 할 수 있는 사이다.

   비록, 크라슈가 제국의 황녀와 약혼까지 했다지만 두 국가의 관계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집사장이 판단할 것은 아니었다.

     

   “현재 발하임에서 상주하고 계신 분 중 그와 같은 권한을 지닌 분은 부가주님이십니다.”

     

   발하임의 부가주, 라이 발하임.

   크라슈의 첫째 형 되는 사람이었다.

     

   ‘마침, 있었나.’

     

   차라리 잘된 이야기다.

   라이는 정당한 이유와 이윤을 말한다면 관계를 따지지 않고, 허락해주는 사람이다.

     

   ‘고리타분한 장로 놈들이랑 실랑이를 벌이는 것까지 생각했는데.’

     

   일을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형님을 찾아뵙겠다. 미리 알려 두어라.”

   “예, 바로 자리를 마련해보겠습니다.”

     

   집사장은 크라슈보다 먼저 발걸음을 빠른 속도로 옮겼다.

   분명 걷고 있는데도 그는 빠르게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사이, 다른 시종 한 명이 크라슈의 곁에 서서 그를 라이의 집무실까지 안내하기 시작했다.

   크라슈는 오랜만에 보는 발하임 본가의 경치를 훑으며 시종을 따랐다.

     

   집무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집사장이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는 크라슈가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는 문을 두 번 두드렸다.

     

   “부가주님, 크라슈 발하임 님께서 오셨습니다.”

   “들어와라.”

     

   돌아온 말과 함께 시중과 집사장이 양쪽에서 문을 열어 주었다.

   크라슈는 열린 문 안쪽으로 당찬 발걸음을 옮겼다.

     

   곧이어 보인 것은 집무실 책상에서 서류를 처리하고 있던 라이였다.

   발하임의 부가주라는 직명답게 그는 바쁘게 일 처리를 하고 있었다.

     

   가주인 무황 발록 발하임은 거의 금역에서 살다시피 한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 직무는 라이가 맡은 실정이었다.

     

   “형님, 늘 고생 많습니다.”

     

   크라슈는 위로차 그리 말했다.

   왜냐하면 그는 발하임의 가주 따위 조금도 관심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저러한 업무에 손을 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볼 일을 집사장에게 들었다.”

     

   라이는 실속 있는 사람답게 바로 본론부터 꺼내 들었다.

     

   “제국의 위기 상황은 나도 조금 전에 전해 들었지. 그런 제국을 돕겠다라.”

     

   라이는 작성하던 서류를 멈췄다.

   그러고는 이내 천천히 손을 들어 자기 얼굴 가를 눌렀다.

     

   “나쁜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역시나 라이답게 모든 상황을 전해 들은 시점부터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제국을 돕게 되면서 발하임이 얻는 이윤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적을 도운 영웅으로서 올라가게 될 발하임의 이름값부터 시작해.

   앞으로 제국과의 여러 교류에서 은혜를 통한 우위 점을 지닐 수 있는 것까지.

   발하임에게 하등 나쁜 거 없는 투성이다.

     

   라이도 이러한 점을 바로 알아차렸겠지.

     

   “내 쪽은 허락한다.”

     

   그래서인지 라이는 무척이나 깔끔하게 크라슈에게 기사단 지원을 허락했다.

   하지만 라이의 앞선 말이 문제였다.

     

   “내 쪽은 허락하신다는 말은.”

   “발하임의 법칙상, 외국 지원의 경우 가주께서 직접 정하신 일이 아니라면 발하임을 대표하는 양측의 허락이 떨어져야 한다.”

     

   크라슈는 그 말의 뜻을 이해했다.

     

   “6장로 쪽에서 과반수에 찬성이 떨어져야 가능하다.”

     

   크라슈가 입술을 즈려 물었다.

   6장로, 크라슈가 말한 고리타분한 인간들이었다.

     

   크라슈가 그들을 그토록 혐오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건 다름 아닌 6장로야말로 크라슈를 청송관에 틀어박히게 만든 장본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오직 발하임을 위한다는 겉이 번지르르한 말만 내뱉으면서 실상은 발하임이 한 실수를 숨기기에 급급한 망령들.

   그게 바로 6장로였다.

     

   아마 지금도 6장로는 크라슈를 그다지 달갑게 보고 있지 않을 거다.

     

   나이가 들면 사고가 굳고, 고집이 세진다.

   그들은 크라슈에게 박힌 반푼이라는 이미지를 여전히 버리지 못했을 확률이 높았다.

     

   ‘녀석들은 샬롯 누님한테 눈이 멀어 버린 놈들이니까.’

     

   샬롯이라는 빛나는 별을 마주한 6장로는 완전히 눈먼 장님이 되었다.

   그들은 오로지 샬롯을 발하임의 가주로 추대할 생각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샬롯 누님을 데려올 걸 그랬나.’

     

   크라슈는 서두르느라 생각이 짧았다며 혀를 차고는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그쪽은 제가 설득해 보죠.”

     

   라이는 부가주로서 허락을 내려 주었다.

   그걸 이용한다면 6장로를 아예 설득 못 할 것도 없겠지.

     

   그들도 머리가 굳긴 했어도 이윤을 못 볼 정도는 아니니까.

     

   ‘단지, 짜증 나는 건.’

     

   샬롯 바라기인 그들이 크라슈가 활약하게 될 상황을 달가워할지 말지다.

     

   “크라슈.”

     

   그 순간 라이가 크라슈를 불러 세웠다.

   그의 부름의 크라슈가 의아해하며 돌아보자 라이는 메모지에 무언가를 작성하더니 크라슈에게 던졌다.

     

   라이가 던진 메모지를 받자 라이는 크라슈에게 일러두었다.

     

   “장로 쪽 이야기가 잘 끝마치지 않는다면 수호검을 찾아가 이 메모지를 건네라.”

     

   일검의 기사단장, 수호검.

   그를 찾아가라는 말에 크라슈는 메모지를 잘 넣어 두었다.

     

   “감사합니다. 형님.”

   “그리고 6장로를 만나기 전에 어머니를 만나는 게 차라리 좋을 거다.”

     

   라이는 추가로 크라슈에게 한 가지 말을 더 일러두었다.

   라이가 어머니라 일컫는 이는 발하임의 안주인 아리아 발하임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에게는 친어머니는 아니지만, 발하임의 안주인이 된 이상, 그 또한 그녀를 어머니라 불러야 하였다.

     

   “6장로의 의견은 어머니의 의견이니까.”

     

   아리아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 크라슈로서는 더더욱 최악인 상황이었지만.

   라이는 부가주로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을 전부 다 해주었다.

     

   크라슈는 다시금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하고는 방을 나왔다.

     

   “……하필 제일 보기 싫은 인간을 만나게 생겼네.”

     

   예전에도 그렇고, 또다시 하게 될 아리아와의 담판.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지는 크라슈였다.

     

     

   * * *

     

     

   아리아 발하임.

   어쩌면 크라슈의 친어머니이자 크라슈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크라슈의 인생에 있어 첫 트라우마라 할 수 있는 건 그녀였으니 말이다.

     

   시종의 안내와 함께 아리아의 방에 도착한 크라슈는 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이내 문을 두 번 두드렸다.

     

   “어머니, 크라슈 발하임입니다.”

     

   노크와 함께 크라슈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잠시 후 안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문을 열어 준 것은 발하임 안주인의 직속 호위 기사 발키리였다.

     

   그녀와 악연이 있는 만큼 크라슈는 힐끗 살피곤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곧이어 늘 그렇듯 아리아가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랜만이네, 아들. 어머니를 만나러 와주다니 기쁘구나.”

     

   시즐리와의 약혼녀 건을 멋대로 진행 시킨 이후 처음 보는 아리아다.

   여전히 변함없는 외모가 눈에 띄는 그녀는 자상하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슨 일로 온 거니?”

   “제가 제 어머니를 보러 오는데 꼭 볼 일이 있어야 오겠습니까?”

     

   물론 볼 일이 있는 만큼 크라슈는 터벅터벅 걸어가 그녀의 앞에 있던 의자를 빼 앉았다.

     

   “제국에 발하임 기사단을 끌고, 지원 갈 거니 6장로에게 기사단 파견을 허락 좀 받아주세요.”

     

   이야기를 들은 아리아는 천천히 찻잔을 들어 한 모금하였다.

     

   6장로가 샬롯의 천재성에 눈이 먼 이후.

   그들을 제일 먼저 구워삶은 것은 다름 아닌 아리아였다.

     

   샬롯은 아리아의 친딸이다.

   6장로가 샬롯을 지지하는 만큼 아리아 또한 똑같이 그 힘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발하임에서 6장로의 의견은 곧 아리아의 의견이라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다.

     

   하여튼, 이 여자는 이런 식으로 자리를 꿰차는 능력만큼은 탁월했다.

   안주인 자리를 꿰차더니 이제는 6장로의 권한까지 꿰차고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좋아. 아들이 좋은 일 하는데 어머니가 되어서 반대해서 쓰나.”

     

   그리고 아리아는 의외로 흔쾌하게 대답을 내놓았다.

   그녀와의 실랑이를 연상했던 크라슈는 묘한 눈으로 아리아를 보았다.

     

   그러자 아리아는 크라슈가 자기에게로 향한 눈빛을 보고는 눈웃음을 지었다.

     

   “대신 조건을 걸자꾸나.”

   “그놈의 조건, 안 걸고는 못 배기겠습니까?”

     

   역시나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

     

   “어머니의 마음도 이해해주렴. 아들이 멋대로 진행해버린 결혼식 때문에 발하임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던 걸 잠재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엄마가 10년은 늙은 기분이란다.”

     

   아리아는 그렇게 말하며 자기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늙음이랑은 한참 거리가 먼 구렁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발하임 쪽에서 내 결혼 관련으로 의외로 별말이 없었던 이유는 이래서였나.’

     

   의외로 아리아 쪽에서 여기저기 손을 쓴 모양이다.

     

   하긴, 그녀로서도 크라슈에게서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달갑지 않았다.

   크라슈는 이제 그녀가 발하임 내에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또 다른 카드가 되었으니까.

     

   고작 이런 걸로 잃고 싶지는 않았겠지.

     

   “앞으로 발하임의 가주를 계승 받을 준비를 하렴.”

   “그건 또 뭔 헛소리입니까?”

     

   크라슈가 얼굴을 와락 찌푸렸다.

     

   발하임에는 이미 사실상 가주에 가장 가까운 라이가 있다.

   거기에 장로들이 죽고 못 사는 샬롯 또한 존재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뭣 하러 크라슈가 얼굴을 들이민단 말인가.

     

   그러자 아리아는 크라슈를 아직 사춘기인 아들을 보듯 하였다.

     

   “아들, 이건 너를 위해서 하는 이야기기도 해.”

   “거기 어디에 저를 위함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말을 바꾸자꾸나. 네가 결혼하게 된 아내를 위해 하는 이야기기도 하지.”

     

   다음 말은 크라슈의 몸을 멈칫하게 하였다.

     

   “발하임의 가주라는 건 꽤나 여러 가지를 우길 수 있게 해준단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네가 저지른 결혼으로 인해 이리저리 뒤엉켜버린 제국과의 약혼 건이 있지.”

     

   황제는 크라슈에게 시즐리와 약혼을 시키며 직접 말했다.

   첫 번째 결혼은 반드시 시즐리여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크라슈는 거기에 대놓고 엿 먹으라는 식으로 비앙카와 결혼을 올려 버렸다.

   세계 제일 국가라 일컫는 제국의 황가로서는 이 일로 인해 얼굴에 먹칠한 셈이 된다.

     

   “그러나 네가 발하임의 가주가 된다면 그런 것들은 다 아무래도 좋아진단다. 제국으로서는 어떤 식이든 발하임 가주의 핏줄과 직접 사돈을 맺게 되는 셈이니. 황녀라 할지라도 첩으로 들어오는 걸 그리 반대하지 않겠지.”

     

   발하임의 가주라는 이름은 상상 이상에 힘을 지니고 있다.

   세계 최강의 가문이라 일컫는 게 바로 발하임이다.

     

   당연히 그 가문을 대표하는 가주에게는 그만한 권리와 힘이 있었다.

   황제 자리에 오르게 될 이라면 모를까, 황제와는 한참 동떨어진 황녀에게도 그건 쉽게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네가 가주를 목표로 하겠다고 선언한다면 적어도 그사이에는 제국 쪽에서도 이와 관련해 이야기하지 않을 거란다.”

   “대신, 가주가 되지 못한다면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되겠죠.”

     

   크라슈는 황제를 직접 만나 보았다.

   그는 자신 얼굴에 먹칠한 인물을 절대 가만히 둘 이가 아니었다.

     

   아리아는 크라슈의 이야기를 듣고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웃었다.

     

   “무슨 걱정이니, 그럼 가주가 되면 그만인 이야기잖니.”

     

   발하임의 가주가 무슨 땅따먹기라도 해서 얻는 건 줄 아는 건가.

     

   “애초에 샬롯 누님이 있지 않습니까? 구태여 저를 가주 자리에 밀어 넣으려는 이유가 뭡니까.”

     

   아리아는 샬롯을 가주로서 계속해서 밀고 있었다.

   지금 와서 크라슈를 가주 자리에 올리려 하는 것이 크라슈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들 말대로 샬롯은 충분히 가주 자리에 오를 수 있지. 하지만 그 아이는 너무 자유롭단다.”

     

   이건 크라슈도 부정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샬롯은 자유롭다.

   너무나 강하고, 재능이 넘치기에 그녀를 속박할 수 있는 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설령 발하임이라는 거대한 가문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녀는 분명 가주가 될만한 재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샬롯의 흥미가 조금이라도 떨어진다면 그녀는 언제든 가주라는 자리를 손쉽게 놓을 것이었다.

     

   “그런 부분은 네 아버지와 닮았지. 핏줄은 못 속여.”

     

   발록 발하임이 금역에서 살다시피 하듯.

   샬롯 또한 그러한 핏줄을 타고나고 말았다.

     

   그러니 아리아는 크라슈에게 말하는 것이다.

   크라슈라면 가주라는 자리를 이어받아도 샬롯과 같이 놓지 않을 테니까.

     

   아리아로서도 그게 가장 좋은 일이었다.

   그녀는 발하임 내에서 자리를 꿰차는 것만이 욕심 있는 인물이었으니까.

     

   아들이 굳건하게 가주 자리를 지켜 준다면 그녀는 평생토록 발하임에서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거였다.

     

   “하하.”

     

   아리아의 생각을 눈치챈 크라슈가 대뜸 웃음을 흘렸다.

   그 웃음을 본 아리아가 살짝 고개를 기울인 순간 크라슈는 말하였다.

     

   “제가 가주가 된다면 과연, 어머님을 그냥 둘 거 같습니까?”

     

   크라슈에게서 스산한 기운이 흘렀다.

   누굴 좆으로 보나.

   

   

다음화 보기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