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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26

   “저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도저히 영상 속의 풍경을 이해할 수 없었던 루카는 제슬에게 다가갔다.

   

   던전의 설계부터 참여한 그녀라면 무언가 아는 것이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허나 제슬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을쎄요.”

   

   그녀도 왜 저런 현상이 일어난 것인지 알지 못했으니까.

   

   아카데미의 인공 던전은 결국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무언가다.

   

   아무리 정교하게 준비를 한다 해도 미흡한 부분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아마 저 현상 또한 던전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겨난 오류 같은 거란 생각이 들긴 하는데.

   

   왜 저런 오류가 생겨났을까.

   

   제슬이 머릿속에 담아 둔 던전의 설계도를 뒤지는 동안 점차 문 바깥에 넘실거리던 붉은 색 마력이 줄어간다.

   

   폐인이 펼치는 마지막 발악은 그 앞에 선 모두를 죽이기 위한 대마법.

   

   아무리 폐인의 스펙이 높게 설정되었다 한들 저만한 대마법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는 없으니.

   

   목적지를 잃어버린 마법은 그 어떤 것도 부수지 못한 채 흩어져야만 했다.

   

   그렇게 바깥이 고요해졌을 즈음 메이스에 매달려 있던 루시 알른이 걷어차 날리는 것으로 문을 열자 탈진해서 바닥에 널부러진 폐인의 모습이 비쳤다.

   

   그는 분노와 증오로 인해 피눈물이 흐르는 눈으로 복도에 착지하는 루시 알른을 노려보고 있었다.

   

   ‘네 년!’

   ‘왜?♡ 마법을 안 쓴 건 너잖아?♡ 자기가 만들어낸 무대가 부서질까봐 멈춘 쫄보는 넌데 왜 나한테 화를 내는 거야?♡’

   

   …아. 그거였구나.

   

   제슬은 루시의 말을 듣고서 상황을 이해했다.

   

   복도 끝에 존재하는 문은 폐인이 만들어낸 무대로 향하는 통로다.

   

   저 곳을 부순다는 것은 곧 자신의 무대를 부수는 행위일지니.

   

   무대 위에 서야지 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폐인은 결코 저 문을 부술 수 없는 것이다.

   

   저 던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 쓸 수 있는 꼼수라는 건가.

   

   진짜 최단 시간 내에 던전을 클리어 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시는 구나.

   

   쓴웃음을 지은 제슬은 폐인이 재가 되어 스러지는 것을 보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5분 48초.”

   “예?”

   “영애께서 던전을 공략하는 데 걸린 시간입니다.”

   

   아카데미 학생들 대부분이 일주일 동안 노력했음에도 공략하지 못한 던전을 6분이 지나기도 전에 공략하시다니.

   

   정말 알른 영애께서는 도저히 상식으로 재단할 수 있는 분이 아니네.

   

   “경이롭군요.”

   “그러게요.”

   

   제슬은 열기가 담겨 있는 루카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정말 아쉽다.

   

   저 분이 알른 가문의 하나 뿐인 핏줄이 아니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학문의 길을 걷게 만들었을 텐데.

   

   *

   “3왕자님.”

   “조이. 그리고 성녀님.”

   “지금 영애님께서 이걸 보여주시는 까닭은 분명.”

   “아아. 아마 그걸 테지. 그게 아니고서야 저럴 이유가 없잖나.”

   “후후. 정말. 사교계를 난장판으로 만드셨던 분이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바뀌셨다니까요.”

   

   *

   

   5분 48초라.

   

   할배에게 던전 공략에 걸린 시간을 들은 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안전한 루트를 택해버리는 바람에 클리어 시간이 늘어났네.

   

   특히 보스의 마지막 발악을 넘기기 위해 선택한 수단이 문제였어.

   

   문 안으로 들어가서 패턴을 스킵하는 대신 방패로 막아내는 쪽을 택했다면 몇 십 초는 줄일 수 있었을 거야.

   

   아쉽단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머릿속에 여러 대안들이 떠올랐다.

   

   빌드 개선하고 몇 번 더 트라이하면 4분대까지 줄일 수 있을 듯 한데.

   

   역시 이 기록에는 만족 못 하겠어. 썩은물로써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리트하자.

   

   최고 기록을 낼 때까지 도전해서.

   

   <적당히 해라. 적당히. 남들이 일주일 간 고생한 걸 6분 만에.>

   ‘5분 48초요. 정확하게 해주세요. 이거 민감한 부분이에요.’

   <…하아. 그래. 5분 48초만에 다른 이들의 고생을 무의미하게 만들었으면 족하지 뭘 더 하려 그러는 게야.>

   

   그야 스피드런이라는 건 원래 자신과의 싸움이니까요.

   

   1위의 자리에 오르고 나서도 0.01초를 줄이기 위해 밤낮을 지새우는 게 그 동네인데 1분 가까이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포기하냐고요!

   

   과거 소울아카데미 스피드런 기록을 갱신하겠다며 발악하던 시절이 떠올라 목소리를 높였지만 할배는 내 심정을 조금도 이해해주지 않았다.

   

   <하여튼 여기까지만 해라. 바깥에 그대가 나오길 기다리는 이들이 많을 터 아니냐.>

   

   할배의 잔소리에 마지못해 던전 바깥으로 나온 순간 시험장 안에 있던 이들의 시선이 내 쪽에 집중됐다.

   

   으음. 다들 뭔가 고깝다는 듯이 날 쳐다보고 있네.

   

   대단하다거나. 역시 알른 영애라거나. 하여튼 뭐 그런 거 없어?

   

   시기 질투로 가득한 커뮤에도 스피드런 영상을 올리면 칭찬해주는 댓글이 잔뜩 달리는데.

   

   어떻게 현실의 사람들이 커뮤에 있는 사람들보다 반응이 삭막하냐.

   

   <말했잖으냐. 네 녀석은 저들이 일주일간 한 고생을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었다고.>

   ‘기만한 것처럼 보였단 거죠?’

   

   이렇게 쉬운 던전을 그렇게 고생해서 공략하냐는 식으로 보였단 소리구나.

   

   …그럼 어쩔 수 없네.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으니까.

   

   내가 저지른 업보는 받아들여야지. 응.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루카가 던전학 교수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무척 훌륭했습니다. 알른 영애. 당신이 보여주신 것 때문에 다들 말을 잃어버렸군요.”

   “맞아요. 영애. 설마 마지막 발악을 그런 식으로 넘겨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답니다.”

   

   흐흥. 그치? 그렇지? 대단했지?

   

   두 사람의 칭찬에 들떠 어깨를 피고 있으려니 학생 무리 한 가운데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영애! 그대가 보여준 것에 많은 감명을 받았어!”

   

   훌륭한 것을 보았다며 웃음을 짓는 루흐비 쿠르텐의 모습에 놀란 나는 말이 새어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억눌렀다.

   

   진정해! ‘저기에 답변하면 머리도 근육으로 찬 너 따위는 생각지도 못한 것뿐일 테니 당연히 대단하겠지.’ 같은 발언이 튀어나올 거라고!

   

   안 그래도 적이 많은데 여기에서 날 싫어하는 사람을 더 늘리고 싶진 않아!

   

   지금 날 고깝게 바라보는 사람들한테 먹잇감을 주고 싶지 않다고!

   

   그런 생각을 하며 입술을 우물거리고 있으려니 쿠르텐이 뒤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대들은 어찌 생각하는가! 알른 영애가 만들어낸 던전이 참으로 훌륭하지 않던가?”

   

   엑?

   

   저기. 저기요?!

   

   지금 사람들 분위기 안 보여요!?

   

   다들 기분이 안 좋아 보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질문을 던져봐야 좋은 말이 나올 리가 있나!

   

   사람들의 반응은 내가 예상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들은 쿠르텐의 물음에 침묵하는 걸 택했다.

   

   내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루흐비 가문의 공자가 한 말에 토를 달수는 없으니 그냥 입을 다무는 쪽을 고른 것이다.

   

   싸해진 분위기를 보고 눈을 깜빡거리는 걸 보면 얘 진짜 분위기 파악 못했나 보네.

   

   얘도 게임이랑 별 다를 것 없는 뇌근육이구나.

   

   당혹에 빠진 쿠르텐을 뒤 편에서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던 그 때에.

   

   학생들 사이에 길이 생겨나더니 그 곳에서 아서와 조이. 그리고 페이비 세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뭐야? 너희가 왜 갑자기 튀어나와? 뭐 할 말이라도 있…

   

   설마. 나한테 시키고자 하는 걸 바꾼 거냐?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시킬 생각인 거야?!

   

   아니지!? 그치?!

   

   허접변태마조사디성범죄자쓰레기주신이나 생각할 법한 일을 너 네가 할 리 없잖아!

   

   내가 너희한테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게 없진 않지만!

   

   난 너희를 믿어!

   

   너희의 인격을 믿어!

   

   “루시 알른.”

   

   ‘넵!’

   “왜요? 불쌍왕자님? 하실 말씀이라도 있나요?”

   

   “우리의 던전 공략 방식 또한 나름의 정답이라는 걸 굳이 이런 식으로 보여줄 필요 없었다.”

   

   …응?

   

   그게 무슨 소리니. 아서아서야.

   

   난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허접들이 내 던전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게 짜증나서 스피드런을 보여준 것뿐인데?

   

   나보다 던전 공략 잘 하는 거 아니면 입 다물라 그런 것뿐인데?

   

   “맞습니다. 영애. 던전의 제대로 된 공략법을 눈치 채지 못한 건 저희의 잘못이니까요. 그것을 영애께서 변호해주실 필요는 없었습니다.”

   

   조이? 넌 또 왜 그러는 거야?

   

   나 그렇게 깊은 생각한 적 없다니까?

   

   아니 평소의 나를 생각해봐!

   

   내가 그렇게 배려심 깊은 사람처럼 보이냐?! 아니잖아!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공략법을 눈치 채지 못했다니요?”

   

   기말시험의 최초 공략자인 아서 일행의 발언에 이상함을 느낀 것일까. 쿠르텐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음을 던진다.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거기에 답을 건넨 것은 페이비였다.

   

   평소와 달리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던 그녀는 주신 교회의 성녀로 지내며 다져진 호소력 넘치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희는 던전의 기믹을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시작지점으로 되돌아간다는 발상자체를 하지 못했죠.”

   “성녀님의 말씀은 이상하군요. 그런데 어떻게 던전을 공략했단 말입니까?”

   “저희는 던전의 보스와 정면에서 맞붙어 보스를 쓰러트렸습니다.”

   “…예?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가능하죠. 알른 영애께서도 보여주신 것처럼 마지막 마법만 파훼한다면 말이에요.”

   

   선명한 목소리만으로 시험장 전체를 자신의 관중으로 만든 페이비는 자신들이 어떻게 폐인을 쓰러트렸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1학년용 던전이라 비교적 약했던 폐인. 그리고 1학년 수준을 아득히 뛰어 넘은 아서 일행.

   

   그들에게 주어진 무한한 기회.

   

   “셀 수도 없는 시도 끝에 저희는 이런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마법을 막을 수 없다면 애초에 마법을 쓰지 못하게 만들면 되지 않으냐고.”

   

   올바른 공략법은 아니었지만 당시의 아서 일행은 자신들의 발상을 굳건히 믿었고 필사적인 노력 끝에 오답을 정답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공략의 성공과는 별개로 그것은 시험이란 측면에서는 실패였죠. 저희는 출제자의 의도조차 파악하지 못했으니까요.”

   

   그치. 당장 제슬만 하더라도 점수는 높게 줄 수 없다 그랬었는걸.

   

   근데 그게 내가 스피드런 뛴 거랑 무슨 상관이야?

   

   “제슬 교수님”

   

   내가 머릿속을 물음표로 가득 채우던 그 때에 페이비가 고개를 돌렸다.

   

   “분명 영애님께선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던전의 공략법을 보여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 이런. 이건 생각도 못했네요. 졸지에 무력을 이용한 방식도 공략법이 된 셈이니까요.”

   

   제슬의 말을 듣고서야 이들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얘네들은 방금 전 내 스피드런을 자기들의 공략 방식도 하나의 공략법이라는 변호라 받아들인 거구나.

   

   …근데 내 의도는 그런 게 아닌데요?!

   

   말은 되지만 딱 말만 되는 것 뿐인데요?!

   

   “아. 제슬 교수. 물론 우리는 우리가 실수했음을 안다. 성적에 불이익이 가는 것이 맞다는 걸 알아. 그럼에도 앞에 나선 것은 이 서투른 녀석을 변호하고싶었을 뿐이다.”

   “맞아요. 저희 때문에 영애가 미움을 사는 걸 보고 싶진 않으니까.”

   

   아서가 곁눈질로 날 살피며 꺼낸 말에 제슬 교수가 흐뭇한 시선을 보낸다.

   

   …뭔가 점점 더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가는 느낌인데.

   

   “던전만큼은 잘 만들었죠. 악질적이긴 했지만.”

   

   침묵 속에서 갑작스레 새 나온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리자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나 이외에도 수많은 이들의 시선이 꽂혔음에도 애버리는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왜들 그러시나요? 전 그저 쿠르텐 공자님께서 하신 물음에 대답해드렸을 뿐이랍니다.”

   

   쟤는 또 왜 저런대.

   

   지금 좋은 말을 한다고 네 취급이 나아지는 건 아니거든?

   

   “맞습니다. 제가 용병단에 있으면서 본 수많은 던전 중에서도 훌륭한 편이었습니다.”

   

   토비?!

   

   너까지 왜 그래?

   

   나한테 바라는 거라도 있는 거야?

   

   “단서가 그렇게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비시?

   

   아드리가 뭐 시켰어?

   

   이런 식으로 빚을 지우라고 그런 거야?

   

   “공략하다 보니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되더군요.”

   

   이번에는…

   

   누구세요?

   

   누구시길래 칭찬을 하시는 거에요?

   

   “경험이 부족했음을 절로 느꼈습니다.”

   “난이도를 가지고 불평한 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더군요.

   

   얘네들 도대체 왜 이래?

   

   만날 고깝다는 듯이 날 보던 녀석들이 왜 다 좋은 말을 하는 거냐고!

   

   …아. 설마 내 옆에 있는 사람들한테 호감을 사려는 거야?!

   

   이 기회에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보려는 거구나?!

   

   그렇겠다. 쟤네들이 날 순수한 마음으로 칭찬할 리 없으니까!

   

   “영애가 던전을 설계했음을 부정할 수 없게 됐네요.”

   “맞아요. 설계자가 아니라면 그런 진기한 광경을 보여 줄 수 없을 테니까요.”

   “…설계자라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던 것 같긴 합니다만.”

   “뭐. 영애의 던전 공략 실력이야 유명하니까요.”

   

   완전 엎드려 절 받기네.

   

   뭐. 그래도 칭찬을 해주겠다니 얌전히.

   

   얌전히…

   

   못 받겠어!

   

   무리야!

   

   이런 낯 뜨거운 분위기를 어떻게 버티란 거야!

   

   차라리 욕을 해주라!

   

   설계자만이 아는 걸로 기행을 벌여 놓고 왜 뻗대는 거냐고.

   

   자기들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꼬집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이냐고.

   

   성격 나쁘다고 비난해달라고!

   

   흐아아악!

   

   안 돼! 이 껄그러운 분위기를 도저히 못 견디겠어!

   

   이 세상에 발을 디디고 나서부터 항시 미움을 받고 산 탓에 칭찬 내성이 부족했던 나는 긴급탈출을 택하려 했지만.

   

   메스가키 스킬이 그를 가로 막았다.

   

   너까지 나한테 왜 그래!

   

   아니구나! 넌 항상 이랬으니까! 왜 자꾸 이러냐고 그래야겠네!

   

   항시 자신만만하고 남을 깔봐야 하는 메스가키가 이 상황에서 도주해선 안 된다는 거냐!? 그런 거냐!?

   

   <왜 그러느냐. 칭찬을 바라던 건 그대이지 않나.>

   ‘이렇게까지 해주는 걸 원하지는 않았다고요!’

   

   제발 누가 이 지옥에서 날 꺼내줘어어어어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지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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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u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u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sa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saggi tanks are not properly educated., Mesugaki tanks are not properly educated., 메스가키 탱커는 참교육 당하지 않는다.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You sloppy orc~ You can’t take down a girl?” He became the Mesugaki character in the Academy game. But the taunt works too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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