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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27

       

        

        

        

        

        

       -[알림 : 현 은신처는 장기적인 활동 및 10명 이상의 인원 수용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알림 : 은신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여 고가치 목표 팝업이 제한됩니다.]

        

        

        

       “아니, 또? 도대체 어딜 가란 건데?”

        

       “어디 호텔이나 관공서 같은 데 들어가란 얘기지.”

        

       “방패 든 중장갑병만 30명씩 튀어나오는 그런 곳을 좋다고 들어가겠다.”

        

        

        

        새크라멘토, 날씨 극도로 흐림. 시종일관 눈폭풍.

        

        세상 모든 것을 희게 덮어버릴 백색의 죽음이 캘리포니아의 주도 위에서 폭풍이 되어 몰아치는 가운데, 그 위로 무려 십수만 명에 달하는 유저들이 떨어진다. 당연하게도 새크라멘토의 건물이 이 숫자 전원을 감당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리하여 수십 센티미터씩 쌓인 눈 위로 사람의 시체가 하나둘씩 늘어가기 시작했다. 이는 러시아 혹은 중국 연합군의 시체였으며, 혹은 오퍼레이터의 시체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쏟아지는 눈에 금세 매몰되어 찾을 수조차 없게 되었다.

        

        더군다나 해당 미션에서는 사망 시 현실 시간으로 8시간, 가상현실 기준으로 무려 하루라는 재투입 쿨타임이 존재했고, 이는 이전에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던 유래없는 쫄보 메타를 만들어내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이 고르는 선택지가 반드시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듯이, 이들은 곧 새크라멘토에서의 미션이 필연적으로 교전을 동반해야 함을 자연적으로 깨달았다.

        

        

        

       “어떡하냐.”

        

       “일단 여기서 못 지내는 건 아니니까, 몇 명 정도만 뽑아서 이 근방에서 그나마 쉬운 요새 있는지 정찰이나 하러 가보자. 내가 가도 되고.”

        

       “그럼 건설자재 파밍하러 간 애들 그냥 복귀시켜야겠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새크라멘토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결과는 대부분이 예측한 대로 진행되었다. 요컨대 주변을 돌아다니던 순찰조와 교전해서 몰살당하거나 살아남거나, 또는 타 유저와 마주쳐서 연합전선을 형성할 수도 있었고, 또는 교전하여 지워버릴 수도 있었다.

        

        상대를 죽이든 동맹을 맺든, 양쪽의 선택지 중 무엇을 선택하든 메리트가 어느 한 쪽에 비해 덜하지 않았고, 이는 작전이 종료될 때까지 은신처 유지에 성공하면 추후 샌디에이고의 전진기지에 해당 은신처를 작전팀 기지로서 복붙하여 사용할 수 있단 공식 사항에 의해 더욱 즐거운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리하여 새크라멘토에 투입된 이들은 끊임없이 선택하고 판단해야만 했다 – 다른 유저와 동맹을 맺은 뒤 계속해서 우호를 맺을지, 혹은 배신할지. 한창 빌리징이 진행 중일 때 다른 유저와 교전했을 때 얼마나 많은 피해를 감수해야 할지, 혹은 죽였을 때 얼마만큼의 이득을 얻을지.

        

        말 그대로의 군웅할거.

        

        새크라멘토의 상황은 그야말로 미궁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물론, 얼마든지 예외도 있는 법이었다.

        

        

        

       “하여튼 교정 시설 아니랄까봐 철창 한 번 무지막지하게 많네요.”

        

       “이걸 전부 잠가놓다니, 어으….”

        

        

        

        치지직!

        

        철창이 녹고, 잘려나가며, 폭발에 의해 으스러진다. 벌써 십수 개의 철창이 안쪽으로 가는 길을 완전히 막고 있었다. 죄수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겹겹이 설계된 튼튼한 문 역시도 다이스와 하모니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그러나 테르밋 토치, 점착 폭탄, 나나이트 발사기와 같은 다양한 스킬들은 철창은커녕 사람 몇 명이 동시에 부딪혀도 움직이지조차 않을 듯한 두터운 철문마저 순식간에 증발시켰고, 그리하여 두 명은 어느새 카페테리아로 도달했다.

        

        물론,

        

        

         

       ───철컹!

        

        

        

       “어우.”

        

       “아주 융숭하게 대접해주려고 작정을 했네요.”

        

        

        

        발을 들이는 순간 카페테리아 철창이 전부 닫히더니, 주변에서 총기와 방탄복 등으로 무장한 죄수들이 슬금슬금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실로 거칠 것 없는 모습이었다. 거의 전원이 살인과 강도, 마약 밀매, 그 외에도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죄명들을 수두룩하게 단 채로 새크라멘토 주립 감옥에 수감되어있던 이들이었고, 사람을 해치는 데 그 어떠한 망설임도 없었다.

        

        다시 말해, 눈폭풍만 아니었더라면 진작 새크라멘토로 뛰쳐나가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사격해, 사격! 저 빌어먹을 새끼들이 우릴 쏘잖아!”

        

       “총알이 안 통해!”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는 이 자리에 있는 수백 명, 혹은 수천 명 이상의 경력을 합산한 것보다도 시가전 및 대인 교전에 이골이 난 이들이었다.

        

        전문적인 CQB 트레이닝을 받기는커녕 범죄를 저지른 것 정도의 경험밖에 없는 죄수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모니와 다이스는 무기질적으로 사냥을 시작했고, 총구가 어느 누군가를 겨냥할 때마다 망설임조차 없이 검지가 당겨지며 한 발의 그린팁이 허공을 일직선으로 가로질렀다. 그것이 기껏 보급받은 방탄복이 아닌 부드러운 피부를 꿰뚫고 들어가는 순간 죄수들은 사망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문 열어! 씨발, 문 열라고!”

        

       “철창 내린 새끼 도대체 누구, 아아아악! 내 팔-!”

        

        

        

        더해서, 이카루스 요원을 철저히 잡기 위해 나름 대가리를 굴렸답시고 꺼낸 방법은 고작해야 철창 등으로 퇴로를 가로막는 것. 그것이 자신들에게도 적용된다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 까먹어버린 이들에게 더 이상의 구원은 없었다.

        

        적잖아 70명 이상의 죄수들이 고작해야 5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처참하게 쓸려나갔다. 정교하다 못해 극한까지 단련된 사격 실력이 엄폐물에 숨어버리기도 전 다리를 분지르고, 목에 바람구멍을 새로 개통시켜줬기 때문이었다.

        

        최후의 수단으로 철창이 철문으로 이중으로 닫힌 후 천장에서부터 독한 수면 가스가 뿜어져 나왔지만, 다이스는 별다른 신경조차 쓰지 않고 화학물질 발사기에 나나이트 캐니스터를 장전했다.

        

        퓽 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과 철창의 이중 보안은 사람 두 명이 너끈하게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물론, 다른 곳이라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어, 전방에…최소 두 개 소대 단위의 병력. 이쪽으로 접근해요. 전부 못 막을 거예요.”

        

       “게이트 폐쇄하고 수면 가스 투입할게요. 증기 네이팜탄 남았죠?”

        

       “확인. 해볼게요.”

        

        

        

        제어 및 시설관제실로 향한 하모니는 전체적인 교정 시설 내부를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사용 가능한 게이트 폐쇄 및 개방 권한과 수면가스 살포 권한을 확보했다.

        

        본래라면 시설 내부의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만약 특정 구역에서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만 하는지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자세한 청사진이 필요했고, 이를 달달 외워야 본능적으로 반응할 수 있었으나, 이미 유진과 한참을 함께 하며 빠른 시간 내에 건물 구조를 파악하는 일에 이골이 난 둘이었다.

        

        최소 열 명 이상의 오퍼레이터들이 들어와야 화력으로 밀 수 있는 거대한 교정 시설 내부를 고작해야 두 명만이 침투했음에도 쉽게 풀리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다이스가 시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내부를 파악하는 와중, 녹색 고양이는 게이트 차단과 수면 가스 기능 등을 통해 적시에 적 증원을 차단하고 연합군 및 죄수 병력을 일방적으로 분단시켰다.

        

        다이스의 운신이 편해진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다.

        

        

        

       “진짜 끔찍하게도 많네요, 적들. 이러다가 땅에 떨어진 무기까지 주워서 쓰게 생겼어요.”

        

       “으음….”

        

       “뭔가 문제라도 있나요?”

        

        

        

        너무 시간을 오래 끌었나, 혹은 재수가 없었나.

        

        대강 그런 생각을 하며, 하모니는 다이스에게 말했다.

        

        

        

       “관제실로 복귀하세요. 아무래도 우리 일손을 도와줄 친구들이 온 것 같으니까.”

        

       “일손이라면…?”

        

       “누구겠어요?”

        

        

        

        그 순간 전송되는 시각 데이터.

        

        아직 작동하는 외부 CCTV 한 대가 바깥을 비추었다.

        

        

        

        “이제부터는 하청을 맡겨보자구요.”

        

        

        

        일곱 명의 또 다른 이카루스 요원들이 시설 내부로 접근하고 있었다.

        

        

        

        

        

        

        

        

        

        

        

        

        

        

        

        

        

        

       “낌새를 보니 누가 여길 한 번 들쑤신 것 같은데.”

        

       “왔다간 지 오래 되지는 않은 것 같아. 누군지는 몰라도 아직 교전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조금 곤란한데. 협상의 여지가 없잖아.”

        

        

        

        새크라멘토 주립 교도소 입구.

        

        일곱 명의 유저들이 적당히 주변에 앉은 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인원이 많아서인지 주기적으로 펄스를 돌리며 혹여라도 타 유저가 찾아오는지의 여부를 확인했다. 꽤나 능숙한 파티 플레이의 전형이기도 했다.

        

        좌우지간,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 역시도 주변에 흔해빠진 은신처를 넘어 새크라멘토 공략전 간 매우 튼튼한 전초기지로 활용 가능한 건물 또는 지역을 공략하는 것이었다 – 근처에 존재하는 법원이나 시청, 주차장과 군청 및 관공서 등은 당연하게도 무지막지한 적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렇게 몇 번이고 정찰과 관찰을 이어가던 무렵 해당 파티의 시야에 잡혀버린 건물.

        

        처음에는 혹시나였지만, 교도소라는 건물의 특수성 중 하나는 굉장히 견고하면서도 방어자에게 끝도 없이 유리한 환경을 쉽게 조성할 수 있단 점이었다. 외부의 공격으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은 덤이었고.

        

        

        

       “이런 곳에서 맞닥뜨리는 이상 무슨 일이 있어도 협상은 불가능하겠지. 한 발짝 늦었긴 해. 아직 공략이 진행 중인 건물이면 먼저 온 사람들은 절대 포기 안 할테니까.”

        

       “우리가 숙이고 들어가는 건 좀 아까운데. 그렇지 않아?”

        

       “그렇다고 먼저 들이박으면 결국 제3자가 와서 여길 차지해버릴 가능성이 훨씬 높지.”

        

        

        

        정확한 상황을 모르는 이상 이어질 수밖에 없는 갑론을박.

        

        어떻게 보면 세력전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했다. 한 사람의 선택에 따라 모든 것이 좌우될 수도 있는 상황을 연속적으로 맞이해야만 했고, 선택의 결과에 따라 가진 모든 걸 잃거나 혹은 가진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장소는 끝없이 값어치가 높아질 예정이었다.

        

        잠시 생각하던 분대장이 이어 덧붙였다.

        

        

        

       “지금 추가적으로 불러올 수 있는 애들 있어?”

        

       “많아봐야 두 명인데, 앞으로 최소 30분은 걸릴 거야.”

        

       “그러면 그 점 감안하고, 적이 6명 이하면 협상하는 척하다가 몰살, 그 이상이면 진지하게 협상 고려하자. 동원할 수 있는 애들이 다섯 이상이면 어떻게든 되긴 하겠지만….”

        

       “확인. 그럼 이제 뭐하지?”

        

       “여기 먼저 온 사람들이 누군지는 몰라도, 은신처 선포 안 됐으니 아직 교전 중일 거 같은데. 돌아다니면서 확인해보자고.”

        

        

        

        사전에 약속한 대로 일곱 명의 유저들은 각각 2명, 2명, 그리고 3명으로 찢어져 활동을 개시했다. 워낙 넓고 복잡한 공간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리 될 수밖에 없었다.

        

        더하여 넓고 복잡한 공간이라는 뜻은 먼저 온 이들이 적을 전부 처리하기 어려웠단 소리였고, 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주변에서 산발적인 교전이 시작되었다. 한 번 박살났던 적들이었기에 처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미 총소리가 났다는 것부터 그닥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 점을 제외한다면 큰 문제는 없었다. 단지 분명히 있어야만 하는 먼저 온 오퍼레이터들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 그나마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대략 15분 가량이 흘렀다.

        

        다행히도 뒤늦게 교도소에 찾아온 7명의 유저들은 단 한 명의 손실도 없이 무사히 예비 은신처를 깨끗하게 청소하였다 – 물론 퍼센테이지로 따졌을 때 남아있는 적들은 25% 가량이었고, 해당 사실을 감안했을 때 이들의 지분은 그닥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건물 내부에 상주하는 적의 퍼센테이지가 제로로 수렴했음에도 여전히 전투는 지속 중이었다.

        

        그리고 그 즈음, 펄스가 유의미한 결과를 잡아내었다.

        

        

        

       “분대장. 꽤 괜찮은 정보를 얻어왔는데.”

        

       “뭔데?”

        

       “펄스가 아슬아슬하게 최상층 관제실을 훑었어. 내부에 존재하는 인원은 단 두 명밖에 없더라고. 어떻게 할 거야?”

        

       “두 명이라.”

        

        

        

        그 순간 이런저런 가정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처음에 많은 유저들이 도전했지만 나머지는 전멸하고 관제실에 남아서 주변을 살피던 예비 유저들만이 남아있다든지…아닐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유저의 수가 단 둘밖에 없다면 이는 상당한 호재였으니.

        

        일단 해당 건물을 은신처로 지정하게 된다면 방어자의 어드밴티지가 생기기 때문에, 추후 저 두 명의 파티원들이었던 이들이 쳐들어온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 없이 격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했다.

        

        협상이란 선택지가 완전히 사그라든다.

        

        그 이후는 간단했다.

        

        

        

       “전원 관제실로 이동. 나머지 두 명만 빠르게 정리하자.”

        

        

        

        그리고 전원이 계단을 타고 올랐다.

        

        펄스가 관제실 내부를 훑었다. 두 명은 밖에서 여러 명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눈치챘는지 황급히 주변을 정리하고 빠져나가려고 했으나, 그 전에 외부에서 출구를 해킹하여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 먼저였다.

        

        그와 동시에 펄스가 관제실 내부에서부터 퍼져나갔다. 마찬가지로 관제실 외부에서도 역으로 펄스를 사용했고, 이제 서로가 서로의 위치를 다 아는 시점이었다.

        

        굳게 닫힌 철창을 녹여버린 뒤, 철문에 점착폭탄을 설치한 분대장이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폭발과 동시에 돌입한다.”

        

        

        

        그렇게 숨막히는 몇 초가 지났을까.

        

        

        

       ───콰아앙!

        

        

        

        점착폭탄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두터운 철문을 갈가리 찢어발겼다.

        

        그와 동시에 사격이 시작되었다. 무지막지한 소음이 좁은 복도 내에서 몰아치지만, 소리보다 한참은 빠른 탄환들이 관제실 내부로 도달하는 것이 먼저였다. 붉은 색의 적 인영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끝으로 1차 교전이 끝났다.

        

        그렇게 관제실 내부에서 대기하던 이들이 가만히 숨을 죽인 채 다음 명령을, 혹은 관제실에서 이어질 대응사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거 설마 홀로그램 분신인가?”

        

        

        

        그 말대로.

        

        그 어떠한 반응도 돌아오지 않는 걸 넘어, 관제실 안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두 명은 그저 동일한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할 뿐이었다.

        

        그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그것 봐요, 예린 씨. 저는 눈 오는 날에 다가오는 사람은 아무도 안 믿는다니까요.”

        

        

        

        그와 동시에 반격이 시작된다.

        

        배관 위에 가려져있던 수류탄 열네 개가 일정한 간격을 둔 채 복도 바닥으로 일시에 낙하했다. 콘크리트 바닥과 맞부딪힌 금속 구체가 잠깐의 여유 시간을 두고 폭발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이는 분대장이 입을 열기도 전에 벌어졌다.

        

        콰아아앙! 귀청을 찢다 못해 후폭풍과 폭압만으로도 사람 하나는 너끈하게 죽일 수 있을 법한 어마어마한 폭풍이 복도 전체에 몰아쳤다. 바람 사이에 섞인 것이 눈이 아니라 쇠구슬이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바깥에서 부는 눈폭풍과 그닥 다를 것도 없었다.

        

        한순간에 복도 자체가 걸레짝으로 변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물론 이는 복도에서 대기 중이었던 일곱 명의 유저들을 포함하는 말이었다.

        

        

        

       “으아윽….”

        

        

        

        픽!

        

        총소리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날카로운 소음. 당연하게도 소음기를 통과하며 난 소리였다. 누군지는 몰라도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7인 파티의 인원들을 하나하나 사살하고 있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디부터 잘못되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오지 않는 답을 붙잡고 끙끙댈 수밖에 없었지만, 시간도 사람도 그걸 기다려주지 않는다.

        

        

        

       “진짜 트랩 만드는 데는 도가 트셨네요, 모니는…나중에 프로 데뷔 할 거예요?”

        

       “글쎄요.”

        

        

        

        하.

        

        두 명은 두 명인데 실력은 20명 수준이구만.

        

        아득히 멀어지는 시야 속에서, 분대장은 끅끅대며 웃었다.

        

        

        

        

        

        

        

        

        

        

        

        

        

        

        

        

        

        

       -[알림 : 새크라멘토 주립 교도소를 새로운 은신처 -> 안식처로 승급 지정합니다.]

        

       -[알림 : 현 시간부로 해당 안식처의 리디자인이 일부 가능해지며, 내부 방어 및 리스폰 시스템을 구축하실 수 있습니다.]

        

       -[알림 : 안식처 등급 – S+]

        

       -[알림 : 뚠뚠콘다네집(새크라멘토 주립 교도소) 안식처가 현 시간부로 활성화됩니다.]

        

        

        

       “…막상 활성화시키고 나니 좀 두렵네요. 유진 씨가 질려서 나가버릴 것 같은 느낌이….”

        

       “이미 늦었어요.”

        

        

        

       -방금 7명을 순식간에 폭사시키고 하는 말치고는 좀 소심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이사람들은미친게틀림없다….

       -죽인애들한테 신경 손톱만큼이라도 좀 써줘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전투하면서 계속 수류탄 줏어모으더라니 이 미친 폭발껄룩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좀그만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모니와 다이스.

        

        뚠뚠콘다네집 안식처 등록 완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눈 오는 날에 다가오는 사람은 믿지 않는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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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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