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328

       

        

        

        

        

        

        

        

        

        

       “출장이라도 갔다온 기분이네….”

        

        

        

        풀썩.

        

        침대에서 일어나 VR 접속기와는 또 다른 형태의 신경절 연결 단말을 벗고는 그대로 침대에 드러눕는다.

        

        거의 48시간 가량을 침대에 누워 있었더니 상당히 몸이 뻐근했다. 중간중간 생리현상 및 식사와 같이 반드시 해야 할 일에 들어가는 시간을 제외한 전부를 작전에 투자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이제 완전히 끝났다. 실로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작전을 뛰어서 그런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신체적인 문제는 아니었고, 아주 오랜만에 대거 팀과 함께 작전을 뛰었기에 평소보다도 훨씬 더 긴장을 유지하며 날카로운 정신 상태를 유지했기에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 그럴 수밖에 없긴 했지만.

        

        

        

       “…물, 물.”

        

        

        

        목이 바싹바싹 말랐다.

        

        가습기를 틀어놓았음에도 이런 걸 보면, 틀어놓지 않았다가는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었을 듯했다. 주방으로 가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 한 컵을 목구멍에 때려박으니 그제야 살 것 같았다.

        

        그제서야 작전 전에 급하게 써서 올렸던 3일 가량의 휴방 공지가 기억났다. 시청자들이 아우성치는 소리가 벌써 여기까지 들려오는 듯했다…만, 대거 팀과의 재합류 및 합동 작전보다 중요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신경이 쓰이지 않는 건 아니었기에 날짜를 확인. 아직 방송을 켜기에는 하루라는 여유 시간이 남아있었기에, 오늘은 그래도 조금 마음 편하게 다크 존을 돌아다닐 수 있을 듯했다. 근래에는 계속 미션만 했기에 조금 편안히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단 말이지.

        

        

        홀로그램 창을 띄워놓은 채 점심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오늘의 점심은 파스타와 피자. 그리고 있다가 단백질 가득 든 셰이크로 모자란 단백질도 채울 예정이었다. 항상 이딴 것만 먹고 살 수 있다는 건 실로 좋은 장점이긴 했다.

        

        딱히 할 건 없었다. 피자는 오븐에 다시 데우면 되었고, 파스타는 레시피를 검색해서 만들면 되는 거였으니까. 물이 보글보글 끓는 동안 냉장고에서 이런저런 식재료를 꺼내 준비한다. 물론 그 와중 내가 없는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건 기본이었다.

        

        이카루스 기어의 행동 도움 기능을 작동시키면 구태여 힘을 들이지 않아도 어지간한 행동을 직접 처리해주었기에, 내 팔이 제멋대로 식재료를 다듬는 동안에도 눈은 다른 곳을 보는 것이 가능했다.

        

        그래서 오늘의 안건은 뭔가 하니,

        

        

        

       “…새크라멘토 세력전?”

        

        

        

        게임 내에서 또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듯했다.

        

        안에서 정확히 어떤 혼돈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나중의 궁금증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일단 대략적인 진행 방법이나 기초적인 개념을 살폈다 – 수십 년에나 한 번 올까말까 한 초대형 눈폭풍이 덮친 미 서부, 그 중에서도 새크라멘토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그 와중 내게만 보이는 글씨로 ‘제2차 세계선 동기화 결과물’이라고 하는 걸 보아하니, 이번에도 도시 탈환 역할은 보급도 뭣도 필요하지 않은 그림자가 전담해줄 듯했다.

        

        

        내용은 간단했다. 세력전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는 듯, 말 그대로 자신만의 작전팀을 넘어 최대 중대 단위의 세력을 구축할 수가 있다는 시스템의 존재가 전제였다. 사람을 모아 더 좋은 베이스캠프를 설립하고 타 팀과 동맹을 맺거나 전투를 시행하는 게 주 목적이었다.

        

        물론 명목 상으로는 새크라멘토 ‘탈환’ 작전이었기에 유저 간의 PVP나 빌리징보다는 특정 구역을 순찰하거나 점거한 적들을 몰아내는 게 점수를 더 많이 주긴 했지만.

        

        그렇게 이런저런 것들을 확인하다 보니 어느덧 면이 80% 가량 익었기에, 사전에 만들어둔 크림 소스 위에 투하하며 국자를 휘적휘적. 그 후 다 익은 파스타와 타이머가 다 된 피자를 테이블 위에 적당하게 올려놓고는 식사에 돌입했다.

        

        후룩거리는 소리와 짭짭 소리만이 작게 들리더니, 음식이 게눈 감추듯 사라지기까지는 그닥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후, 드디어 배부르다.”

        

        

        

        그 후에는 책상에 앉아서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했다.

        

        그닥 거창한 건 아니었다. 주로 안부 인사에 답장하고, 어떤 광고가 들어왔는지만 간단하게 확인하고 괜찮은 건 킵해두는 그런 정도였다. 요즈음은 주로 큰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류를 선호했기에 그쪽에서 많이 들어오는 편이었다.

        

        그 다음에는 싱크탱크 관련 사항. 대략 보름 전부터 기업 규모가 무지막지하게 커지기 시작했기에 자주자주 확인해야만 했다. 최대 주주이자 기술제공자로서 확인해야만 하는 사항이 끝도 없었지만, 대부분은 전문경영진 개인 재량으로 해결하라는 말만을 남기는 편이었다.

        

        그 외의 특별한 점을 꼽자면 전문경영진들 및 엔지니어에게 추가적으로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결정을 내린 것 정도일까. 그리하여 싱크탱크의 내 지분은 100%에서 대략적으로 99.62%까지 하락했지만, 다들 아주 박수까지 쳐대며 좋아하길래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헨리가 밀어붙인 새로운 중소규모 기업 혹은 벤처 기업 지원 방안이 통과되어, 이번 년도 4월 정도부터 싱크탱크 역시도 그 혜택을 보는 것 정도.

        

        

        

       “본격적으로 궤도 상에 올라서긴 했네.”

        

        

        

        그 기념으로 더 필요한 기술이 있으면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안타깝다면 안타깝게도 다들 난색을 표했다. 이유가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기존에 비해서 3배 이상 인원 확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아직 보내준 것들도 전부 소화하기 벅차다나 뭐라나.

        

        그렇다면야 어쩔 수 없지. 어떻게 보면 당연하긴 하다. 당장 이 시계도 상온 핵융합 및 초소형화 기술이 들어간 정신나간 물건인데. 확실히 내가 떨어진 세계의 기술력이 여기에 비해서 무지막지하게 발전한 건 확실했다.

        

        

        여하간 그러던 와중, 슬슬 혈당이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적당히 옷을 차려입고는 바깥을 산책하면서 늦겨울의 공기를 한껏 들이마셨다. 물론 이카루스 기어의 보온 기능은 당연히 켜두었다. 안 그러면 추위를 쓸데없이 많이 타는 몸이 즉각 난리법석을 부릴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대략 30분 가량 산책을 끝마친 뒤,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 정도 소화도 되었거니와, 슬슬 다크 존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목에 초커를 걸고 다시 침대에 누워 접속기를 작동, 그와 동시에 낯설지만 익숙한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내 모습이었다.

        

        

        

       “진짜 무지하게 화려하네.”

        

        

        

        거울을 통해 보이는 광경.

        

        거의 뭐든지 가능한 가상현실 특성 상 실시간으로 형상을 바꾸거나 움직이는 어깨에 붙은 패치 및 총기 위장, 그리고 총기 액세서리가 실로 휘황찬란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까놓고 말해서 밖으로 나가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어깨에 붙은 패치들을 전부 뗄 수 있어서 실로 다행이었다 – 미션 오메가 랭크 달성 패치 십수 개, 신규 인커젼 첫 번째 공략자 패치 여러 개, 예선 랭크 1위와 KSM 1위, 아시아 예선전 1위 패치 등…정말 더럽게 많았고, 이걸 다 붙이고 다닐 수도 없었다.

        

        실로 아쉽게도 파이널 챔피언십 패치와 휘장 등등은 절대로 뗄 수 없었지만.

        

        

        

       ───끼이익!

        

        

        

        문을 열고 커뮤니티 공원으로 걸어간다. 실로 다행스럽게도 이 게임에는 광학미채 기능이 있었기에 이런 곳에서 몸을 숨길 수가 있었다. 하지 않고 나갔더라면 아마 팬사인회에 몰래 나타난 연예인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예정이었기도 하고.

        

        그리하여 주변을 돌아본다. 오늘도 게시판은 수많은 종이들로 빼곡했다. 미션을 같이 돌 플레이어, 혹은 작전팀에 들어올 플레이어 모집이 그 주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거기에 조금 더 추가된 게 있었다.

        

        

        

       “아, 아. 닼방부장관 안식처에서 같이 활동할 분 구합니다! 현재 다섯 자리 남았고, 캘리포니아 스테이트 도서관에 자리 잡았습니다! 위치도 좋고, 개인 공간 많아서 빌리징하기도 좋습니다! 경쟁전 종목 관계 없이 SOF 이상인 분들 위주로 모시겠습니다!”

        

       “너없으면여기망해 안식처에서 뉴비와 고수 분들 가리지 않고 모십니다! 실력보단 플레이시간 여유로운 분들부터 모셔봅니다! 비어스 서점에 자리 잡았고 와보시면 후회 안 합니다! 자리 넉넉하게 남았습니다! 함께 성장할 분들 위주로 가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게 도대체 뭐시야.

        

        세력전이라고 해서 뭔가 했더니 완전히 인력시장 그 자체가 아닌가. 그 상황이 묘하게 웃긴 탓에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다른 곳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구비할 수 있는 모든 휘황찬란한 칭호와 패치를 어깨에 도배한 이들이 직접 홍보를 뛰고 있을 정도였다.

        

        처음에는 생존 시스템을 새크라멘토에 적용했다길래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아무래도 저런 베이스캠프 같은 게 없으면 장시간 활동하는 게 무리인 듯했다. 그리고 그런 은신처 혹은 안식처를 지키기 위해서 저러고 있는 것일 테고.

        

        그런 점에서 미뤄보자면, 어쩌면 이번에는 로스앤젤레스 때처럼 이래저래 직접 싸돌아다니며 적들을 잡을 필요는 없는 듯했기에, 어쩌면 다른 유저들에게 맡길 수도 있겠지.

        

        

        대략 그렇게 생각하며 지나갔다.

        

        아니,

        

        

        

       “뚠뚠콘다네집 안식처 레이드 뛰실 분 구합니다! 최소 50명 이상 생각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무장 빡세게 하고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뭐?”

        

        

        

        지나가지 못했다.

        

        아무래도 새크라멘토에 빠르게 가봐야 할 이유가 생긴 듯했다.

        

        

        

        

        

        

        

        

        

        

        

        

        

        

        

       “세상에나. 사람들 많이도 왔네.”

        

       “한 60명 가량 되는 것 같은데, 여기 하나 차지하겠다고 아주 난리도 아니네요.”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교전 선포 전까지는 대기, 화력조랑 방어조를 정문으로.”

        

        

        

        새크라멘토 주립 교도소 앞에 하나둘씩 사람이 집결한다.

        

        그 수는 어느덧 분대를 넘어 두세 소대 가량의 숫자가 되었고, 이들은 서서히 새크라멘토 주변을 둘러싸며 계속해서 펄스를 사용한다. 취약점을 찾고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개중에는 발사가 가능한 고정용 앵커를 들고 온 이들도 있었고, 달리 말해 침투 지점은 입구 뿐만이 아니라 옥상도 포함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 꽁꽁 숨겨놓은 CCTV로 보이는 광경은 실로 압박적이었다. 로켓포와 저거넛 슈트까지 꺼내들어 기어코 모든 장애물을 돌파하겠다는 모습까지 그 위에 더해짐에 따라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들은 저절로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그 뒤, 안식처의 주인인 하모니와 다이스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해요?”

        

       “사람이 좀 적어서 그렇긴 한데, 잘하면 그닥 어렵지 않게 격퇴 가능할 것 같은데요?”

        

        

        

        그에 다이스를 제외한 모두가 헛웃음을 흘렸지만, 두 명은 이미 그 말이 가장 사실에 가까울 거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굳힌 지 오래였다.

        

        

        

       “내부 구조가 노출된 적은 딱히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안 그래도 복잡한 교도소 안쪽에 저쪽이 별다른 준비도 없이 침투해서 이득을 볼 수 있을지….”

        

       “그렇겠죠. 천천히 후퇴하면서 가두다가 샛길로 우회한 별동대로 에워싸면 간단히 끝날 것 같네요. 기동 루트가 그닥 넓지 않으니 병력들은 축차 투입할 거고.”

        

       “지금 안식처 인원수가 22명이니 머리를 좀 잘 쓰긴 해야겠네요.”

        

       “정 뭐하면 함정방까지 유인하죠. 관제실 운영 인원은 이럴 때를 대비해 빡세게 훈련시켜뒀으니 큰 문제 없을 거예요.”

        

        

        

       -온갖 뒤숭숭한 이야기 쏟아지는중www

       -이사람들 이미 질 거라는 생각조차 1도 안하고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력차이가 2배 넘아도 큰 신경 안쓰죠? 이미 간덩이가 띵띵부었죠?

       -까놓고 입지가 너무 좋아서 100명 이상 와야 그나마 비벼볼 것 같긴 함 ㅋㅋ

       -새크라멘토 나온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클라이막스야 ㅋㅋ

        

        

        

        서로 대화하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앵커가 발사되어 새크라멘토 주립 교도소 위에 걸린다. 펄스에 의하면 옥상 침투 병력은 대략 열여섯. 8명 2조로 분할되어 축차 투입될 예정이었다. 물론 교도소 내의 유저들은 그 사실까지는 모르고 있었지만.

        

        천장에서부터 사이렌이 울려퍼지며 시설 내부의 모든 병력들이 전투 태세에 돌입한다. 하모니와 다이스는 관제실을 통제하는 두 명의 유저들의 뒤에서 이를 확인하고 있었다.

        

        

        

       -[알림 : 교전 선포. 새크라멘토 주립 교도소 방어 작전에 돌입합니다.]

        

       -[알림 : 방어 작전을 시행하는 유저 수가 공성에 돌입한 유저들보다 2배 이상 적은 것을 확인. 어드밴티지 ‘인컴 해킹’ 발동. 해킹할 유저의 위치를 선택하십시오.]

        

        

        

       “올라오는 대로 옥상 침투조 인컴 해킹.”

        

        

        

        지극히 당연하고도 우수한 결정.

        

        이유는 간단했다. 이들의 대화에 포함된 정보만으로도 침투 타이밍과 예상 기동로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관제실 화면 옆에 새로운 화면이 띄워진다. 속기록이 발동하며 자동으로 적들의 보이스가 문장으로 변환된다. 숨을 작게 들이마신 하모니가 관제실에 앉아 긴장된 표정으로 화면을 직시하는 두 명의 어깨를 두드렸다.

        

        

        

       “괜찮아요. 최대한 빨리, 그리고 자주 전장 상황 업데이트만 하면 되니까요.”

        

       “알겠습니다!”

        

       “아유, 왜 부담 가지고 그러세요.”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등강기를 통해 열여섯 명의 유저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했고, 옥상의 압력 감지 센서가 실시간으로 적들의 위치를 파악한다 – 그러나 어째서인지 그 순간 일부는 작동하지 않았다.

        

        고장인가 싶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상황을 확인하던 와중 이어지는 대화.

        

        

        

       -[기록 : 아, 아. 들리나? 여기는 루프 1-1. 16명 전원 성공적으로 옥상에 도달했다. 통신 양호한지?]

        

       -[기록 : 뭐야. 왜 갑자기 통신이 안 되지?]

        

       -[기록 : EMP 기능 켰나 본데. 어쩔 수 없네. 통신 안 된다고 수신호 보내고 와야겠다. 다들 대기. 작전 진행 명령 떨어지면 신호 줄 테니, 문에 폭약 설치해놓고 있어. EMP 있는 것 같으니 도화선이나 유선 기폭 장치 쓰고.]

        

       -[기록 : 확인.]

        

        

        

       “…저희 EMP 있었나요?”

        

       “개인이 보유한 EMP 펄스 말고는 없을 텐데, 뭐지…?”

        

       “일단 곧 돌입할 것 같으니, 입구에서 대기하던 화력조는 언제든 지정 위치로 후퇴할 수 있도록 준비하세요. 안식처 부활이라고 하더라도 다시 살아나려면 인게임 기준 6시간 걸리니!”

        

        

        

        그렇게 명령을 내리고는 대기.

        

        이제부터는 진짜로 교전이 시작될 예정이었기에, 과연 어떻게 돌아가려나 싶던 와중 옥상의 적 유저가 외곽으로 이동하는 것이 압력 센서를 통해 잡혔다. 수신호를 통해 통신이 원활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한순간 몸을 내밀어 지정 수신호를 보내려고 하자마자 들려오는 기이한 소리.

        

        

        

       ───찌익!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소리였다.

        

        구체적으로는 테이프를 뜯어내는 듯한 작은 소음.

        

        그러나 그에 의아해하기도 잠시, 갑자기 인컴에서부터 들려오는 정체 불명의 읍읍거리는 소리와 함께 옥상의 유저가 외곽에서부터 뛰어내린다.

        

        타의로.

        

        

        

       “…?”

        

       “…어?”

        

        

        

        으직!

        

        높이가 높이였기에, 자동 낙하 판정 계산에 의해 적은 혹시나 모를 심장마비를 방지하기 위해 즉시 로비로 사출되었을 것이고, 빈 시체만이 허공을 붕 떴다가 바닥에 떨어져 처참하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삽시간에 동요가 퍼져나간다. 물론 옥상에 있는 유저들은 한 명이 사라졌단 사실조차 모른 채 여유롭게 문에 폭약을 설치하고 있었다 –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어쨌든 정문 앞의 유저들은 빠르게 작전을 시행해야 한다고 받아들였다.

        

        정문에 로켓포가 쏘아져 폭발하고, 동시에 옥상에서 건물로 통하는 문 역시 폭파된다. 그렇게 침투 작전이 시작된다.

        

        여덟 명의 유저들이 먼저 옥상 통로를 통해 안식처 내부로 침투하는 와중에도, 어느덧 일곱 명으로 변한 두 번째 투입조는 여유롭게 옥상 위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러나,

        

        

        

       ───으직!

        

        

        

       “커흑…!”

        

       “뭐야, 무슨 일이야!”

        

       “카론이 죽었다! 옥상에 누군가가 있어!”

        

       “대응사격 해, 대응사격!”

        

       “어디로!?”

        

        

        

        여섯 명.

        

        다섯 명.

        

        네 명, 세 명….

        

        말 그대로 순식간에 두 번째 옥상 침투조가 사라진다. 거세게 내리는 눈발과 광학미채의 조합은 말 그대로 치명적이었다. 적들은 조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올라왔던 길을 거슬러 떨어지거나 흉곽 완전 파괴, 혹은 목 절단이라는 괴상한 킬사인을 받아들고 로비로 쫓겨났다.

        

        그렇게 1차 옥상 투입조가 내려간 지 30초도 되지 않아 60명 가량의 유저들은 50명대로 줄어들었고, 그 사이 의문의 누군가가 인컴을 주워들었는지 바지직 소리를 내며 작동이 시작된다.

        

        마치 해킹이 되어있음을 알고 있다는 듯.

        

        

        

       -[기록 : 지금부터 찾아갈 예정이니, 안식처 이름을 왜 뚠뚠콘다의 집이라고 지었는지에 대한 해명을 잘 생각해놓는 게 좋을 거예요.]

        

        

        

       “…히끅.”

        

       “…저 화장실 다녀와도 되나요?”

        

        

        

        바바 야가.

        

        아니,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이 새크라멘토 주립 교도소를 찾아올 예정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눈 오는 날 뱀이 찾아온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