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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3

       – 진짜 ㅈㄹ 기괴하게 생겼네

        – 저게 물고기가 맞긴함?

        – 게이트에서 나온 놈 아니냐

       

        채팅창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그들이 여지껏 보아왔던 괴어들과 비교해도 이 ㅜ자 괴어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기괴한 생김새를 자랑하니까.

       

        일단, 적어도 생명체처럼은 생겼던 다른 괴어들과 달리 이녀석은 정말 생명체인지 아닌지 한없이 애매한 모습을 하고 있다.

       

        생명체에게서만 느껴지는 무언가, 따지자면 생명력이 없는 것 같다. 분명히 눈으로 ‘본다’는 행위를 하고 있는데도.

         

        파랑이 이 괴어를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영문모를 위화감이 바로 여기서 기인한 것이다.

         

        온갖 기기괴괴한 괴어들을 직접 만나보았던 파랑이 위화감을 느낄 정도인데, 하물며 일반 시청자들은 어떻겠는가.

       

        – 저거 뭐임 대체

        – 괴어임?

        – 저거 주변에는 우무인지 뭔지도 없네

         

        궁금증이 마구마구 폭발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파랑은 어지간하면 그들의 의문에 깔끔한 답변을 해주고 싶었다.

         

        ‘이건 ㅜ자 괴언데요…그러니까, 최근에 발견된 애라서 저도 잘 몰라요.’ 같은 두리뭉술한 답변은 하고 싶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녀도 일단은 사람인지라 많은 사람 앞에서 멋있어보이고 싶은 욕구가 당연히 있다. 조금 전에 허접스러운 면모를 보였으니 그걸 만회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래도 모르는 걸 안다고 꾸며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 파랑이 아쉬운 마음으로 입을 열려는 순간-

       

        우우웅!

       

        핸드폰의 진동이 울렸다.

         

        “아, 잠시만요. 연락이 와서.”

         

        ‘남자친구인가요?’ 같은 말을 하는 시청자는 없었다.

         

        그런 말을 할 시청자는 첫 방송에서 갈레쿠스의 알과 함께 이미 갈려나갔기 때문이다.

         

        파랑이 핸드폰을 꺼내 사일로톡에 들어갔다.

         

        일인칭 화면으로 진행되는 그녀의 방송 구도상 핸드폰의 화면이 보여야 하지만, 시청자들에게는 그냥 검은 화면으로 보였다.

         

        사일로에서 자체적으로 방송 화면 필터링을 하는 덕분이다.

         

        그 외에도 사일로는 파랑의 신상 보호에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었다. 귀에 걸린 ‘출항’을 자동으로 없는 것처럼 지워준다거나, 3인칭 화면에서 특정한 구도로는 방송을 시청 못 하게 한다거나 하는 식.

         

        파랑에게는 잘 된 일이다.

         

        어쨌든, 그녀가 확인해보니 베르테아가 보낸 문자다.

         

        – 카풀루스(capulus): 라틴어로 손잡이라는 뜻

        일단 지구 물고기가 변이한 건 아님.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구조. 죽였을 때 마석이 안 나오는 걸 보면 게이트 괴어도 아님. 생각해볼 수 있는 가능성은…

         

        저번에 보내줬던 자료를 토대로 베르테아가 연구한 내용이 거기 담겨 있었다.

         

        ‘손잡이라….’

         

        베르테아의 작명센스는 어딘가 기묘한 면이 있었다.

         

        ‘이게 어떻게 손잡이야!’ 싶다가도 곰곰 생각해보면 ‘손잡이…진짜 그렇게 생기긴 했네.’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어쨌든, 딱 좋은 타이밍에 알맞은 정보가 배달되었다. 파랑 또한 아까 터졌던 1213원 후원의 주인공이 베르테아임을 깨달았다.

         

        아마 카풀루스에 대한 건 진작 정리가 끝났는데, 다른 걸 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까맣게 잊고 있다가 지금 방송을 보고 떠올린 거겠지.

         

        그 추측이 아까전의 분탕이 베르테아라는 생각에까진 도달하지 못했지만.

         

        어쨌건 베르테아를 등에 업은 파랑의 말이 청산유수. 푸르른 산 흐르는 물처럼 쏟아져나온다.

         

        “이건 카풀루스라고 불러요. 최근에 발견되어서 알려진 건 얼마 없지만, 제가 아는 한에서 최대한 설명드려볼게요.”

         

        – 핸드폰 보면서 얘기하는 거 다 보입니다 선생님.

       

        파랑이 재빨리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잠깐 시간 확인한 거예요.”

         

        – 시간 확인하는데 왜 스크롤을 내리시나요?(진짜모름)

        – 내 핸드폰 시계도 스크롤 내려야 보임 억까ㄴㄴ

        – ㄴ 이거 진짜예요?

        – 진짜겠냐

         

        파랑이 애써 불타는 채팅을 무시하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괴어라고 확정짓지 않는 이유는, 살아있는 생명체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예요. 심해저에서 발견되는 수십 미터 단위 생물은 연구하는 게 매우 어렵거든요. 더군다나 이렇게…음, 종잡을 수 없는 형태일 때는요.”

         

        – ‘oo’ 님이 10000원 후원! –

        [ 하긴 저런 걸 발견하자마자 뚝딱뚝딱 파악완료 하면 그게 더 이상할 듯 ]

         

        – 그건 그렇지

        – 나였으면 연구고 뭐고 바로 쫄아서 튀었다

        – ㄹㅇ ㅋㅋ 그리고 침대밑에 숨어서 다신 안나옴

        – 잠수도 절대 다시 안 할 듯 ㅋㅋㅋ

         

        시청자들이 저마다 맞장구를 친다.

         

        기특한 채팅도 간간이 보여 파랑이 살풋이 미소를 지었다.

         

        “착해요.”

         

        또다시 채팅창이 폭발했다.

         

        – 하 시발 잠깐만요

        – 뜌땨…뜌우땨땨…뜌땨우….

         

        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파랑은 제대로 된 설명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카풀루스는 생긴 것만 기괴하지, 별다른 능력은 없는 걸로 아직까지는 추측 중이예요. 제가 가진 정신방벽 스킬이 발동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처음에 보았을 때도 그러했다.

         

        “그리고, 생명체 여부에 관해서인데, 이건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해요. 살아있다고 주장하는 측의 근거는… 이렇게.”

       

        툭.

         

        파랑이 카풀루스의 오른쪽으로 가 그것을 툭 건드리자 눈알이 뒤루루룩 돌아가 파랑과 정확히 시선을 마주친다.

         

        – 았쒸밬깜짞아

        – 깜빡이키라고!!!

        – 선생님 이젠 숨쉬듯이 악질짓입니까…

         

        “아.”

         

        이번엔 진짜 의도한 게 아니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학대스텝을 밟아버렸다.

         

        “이번 건 미안해요. 의도한 게 아니었어요.”

         

        사과할 때는 또 하는 파랑이다.

       

        – 그럼 여태까지는 다 의도한 거였음?

        – 팩트) 팩트임

        – ㅅㅂ 진짜네 여태까지 다 의도였다는 사실이 더 소름인데

       

        “어, 그건.”

         

        생각해보니 이쪽은 사과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여러분들이 잠수하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었어요.”

         

        채팅창은 또다시 불타올랐지만 파랑은 아랑곳않고 설명을 이어갔다.

         

        “어쨌든, 이렇게 자극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생명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있어요. 눈알만 해당되는 얘기지만, 찌르면 피도 나오고요.”

         

        심해에 사는 정체불명의 무언가. 게다가 생김새도 기괴하고, 발견된 지 얼마 안 되어서 전문가조차 잘 모른다.

         

        시청자들은 어느새 이 괴어를 탐구해보고 싶은 욕망을 강하게 느꼈다.

         

        모르던 걸 알아내는 재미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으니까.

         

        전문가는 없지만 그래도 집단 지성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지라, 여러 참신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 사실 눈깔만 살아있고 T자부분은 껍데기 아님? 조개처럼.

        – 먹이 같은 걸 줘보면 어떰?

        – 살아있는지 아닌지는 걍 저거 젤리 넣어보면 되는 거 아닌가

         

        그리고 파랑의 눈에 흥미로운 채팅 하나가 잡혔다.

         

        사키스를 넣어보면 어떻냐는 제안.

       

        파랑도, 베르테아도 번쩍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면 굳이 크라켄을 꺼내지 않고도 이 자리에서 생명체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으니까.

         

        “사키스를 넣어 본다라, 좋은 발상이네요. 제가 아는 분께 한 번 말씀드려 볼게요.”

         

        – 잘했다고 한 번만 해주세요

         

        “잘했어요.”

       

        그 시청자는 그 순간을 끝으로 어디에 갔는지 채팅을 치지 않았다.

         

        바쁜 일이라도 있는 것일까, 파랑이 생각했다.

         

        뭐, 어찌되었건. 여기서 ‘아는 분’이란 당연히 베르테아다. 괴어 연구로는 전 세계에서 따라갈 사람이 없으니 최고 권위자인 셈.

       

        애초에 괴어를 연구하는 사람이 극도로 적기도 하지만.

         

        – 한 번 해봐. 좋은 생각 같아.

         

        역시나 방송을 보고 있었는지, 베르테아가 바로 문자를 보내 왔다.

         

        “한 번 해보라고 하시네요. 그럼 넣어볼게요.”

         

        파랑이 바로 옆에 있던 우무를 하나 잡아다가 카풀루스의 주변에 놔주기도 하고, 이리저리 비벼보기도 했다.

         

        파랑과 카풀루스 사이에 껴서 마치 납작한 떡 같은 모양새가 된 것이 퍽 귀여웠다.

         

        “음, 일단 몸통에는 들어갈 생각도 안 하네요. 아예 무생물로 인식하고 있다는 소리예요.”

         

        파랑이 이번에는 카풀루스의 눈으로 우무를 가져다댔다.

         

        이번에는 반응이 좀 달랐다.

         

        파랑이 우무를 카풀루스의 눈에 대고 비빔과 동시에, 우무가 그것을 확 물어뜯은 것이다.

         

        시청자들이 아까의 광경이 눈 안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에 각혈했다.

         

        – 악씨발

        – 윽

         

        하지만, 예상과 달리 카풀루스의 눈은 변함없이 멀쩡했다. 그저 깔끔한 구체를 유지하고 있을 뿐.

         

        – ?

        – 에?

        – 뭣

         

        그러니까, 생명체인 줄 알고 물었는데 사실은 아니었던 것. 먹었다 뱉은 느낌이랄까.

       

        몸통도, 눈도 유기물이 아니다.

         

        따라서 카풀루스는 무기물. 즉 생명체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좋은 아이디어 고마워요.”

         

        여지껏 두루뭉술한 탐구만 계속되다 처음으로 속시원하게 결론이 난 참이라 파랑도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시할 수 없는 후원이 하나 들어왔다.

         

        – ‘ㅇㅇ’ 님이 1000원 후원! –

        [ 근데 방장이 조언까지 받을 정도로 괴어에 해박한 사람은 대체 정체가 뭐임? ]

         

        “아, 그건.”

         

        파랑이 잠깐 망설였다. 이건 자칫하면 오케아노스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도 있는 문제니까.

         

        – 그러네 ㄹㅇ 뭐임

        – 방장이랑 비슷한 사람 아님?

        – 방장이랑 비슷한 사람이 있긴하냐

        – 아니 있을 수도 있지

        – 상상이 안 가는데

       

        그와 별개로 채팅창은 궁금증이 폭발하는 중이다.

         

        – ‘ㅇㅇ’ 님이 1000원 후원! –

        [ 보니까 카풀루스 이거는 학계에 등록도 안 돼있던데 머임 ]

         

        여기서 말하는 ‘학계’란 헌터 학회다. 정말 어지간한 몬스터의 정보는 이곳의 데이터베이스에 전부 등록되어 있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문제이다보니.

         

        심지어는 괴어조차 상당수 등록되어 있다. 물론 지상의 몬스터보다 그 연구의 심도가 현저히 떨어지기는 하지만.

       

        ‘음….’

         

        파랑이 짧은 고민 후에 결론을 내렸다.

         

        “그냥 지인분이예요. 방송이랑은 관계없는 분이라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네요.”

         

        시청자가 아무리 궁금해하더라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그녀가 짧고 간결하게 말했다.

         

        시청자들은 의외로 선선히 받아들이는 듯했다. 딱히 더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대다수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였고, 나머지 소수도 일단 ‘그렇구나’하고 반응했다.

         

        방송과 관계도 없는 일반인 신상을 털겠다고 파랑의 면전에 대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렇게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객석 밑을 조금 더 둘러보다가, 무난하게 파랑의 방송이 종료되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오후에 두 량을 더 둘러보는 걸로 할게요. 다들 안녕히 계세요.”

         

        – 오늘 방송 알찼다

        – 그래서 사흘은 4일임 3일임

        – 어어 안된다

         

        팟-.

         

        “후우….”

         

        파랑의 시야가 깜깜해졌다. 동기화되어있던 방송이 꺼졌으니, 당연한 일.

         

        결국 4, 5량에서는 슬레이어즈의 어떠한 신호도 잡아내지 못했다.

         

        파랑도 별 기대는 안 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것이니.

         

        눈에 쓰고 있던 기기를 벗으니 우무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사키스가 원래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으으윽….’

         

        파랑이 질색팔색을 하며 최고 속도로 열차를 빠져나갔다.

         

        “크라켄.”

         

        ―――――!!

         

        열차의 차창을 통해 들어간 촉수들이 괴어들을 남김없이 척살했다.

         

        완전한 박멸은 불가능하겠지만, 이러면 어느 정도 개체수 조절은 되었겠지.

         

        파랑이 자택으로 돌아갔다.

         

       

       

        #

       

        한편, 베르테아.

         

        ‘방송…이라.’

         

        그녀가 꺼진 컴퓨터 화면을 앞에 두고 턱을 매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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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심해어 사냥 전문방송
Score 4.5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He reincarnated into a hunter world and became an underwater hunter.

There were only 20 people in the entire country in this minor profession, but it didn’t matter. He liked the sea.

“Crazy! There’s a real artifact?!”

“Ahahaha!! How much is all this worth!!”

But then, the Great Diving Era began.

“Ah, it’s so beautiful… I want to see more, more…”

“W-What is that!! Save me!!!”

“Aaaargh!!! My head!! It feels like my head is going to explode!!”

…It would be better not to go in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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