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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32

       “아아악! 미치겠네 진짜!”

        ​

        여신은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다 말고 책상을 내리쳤다. 광축 키보드의 키캡이 분수 솟구치듯 사방으로 날아갔다.

        ​

        “이걸 언제 다 복구하냐고…!”

        ​

        정령계가 날아갔다.

        ​

        다른 곳이라면 말을 안 한다. 아니, 13중으로 되어 있던 예비 서버까지 날아가지 않았더도 참작할 수 있었다.

        ​

        “대체 왜 거기서 폭탄을 30개나 쓰냐고!”

        ​

        꽈베기처럼 몸을 비틀며 학을 떼는 여신.

        ​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게으름 따위 피우지 않고 열심히 돌본 세계였는데! 버그 잡으려고 그렇게나 고생했는데!

        ​

        유지보수 서버를 이렇게 허무하게, 전부 날려먹었다고?

        ​

        사실을 확인했을 땐 영혼도 같이 날아가는 줄 알았다.

        ​

        “…아.”

        ​

        죽겠다.

        ​

        르퀴네스는 맥이 탁 풀린 눈으로 천장을 응시했다.

        ​

        철야한 지 며칠이나 됐더라?

        ​

        일수를 세어봤지만 곧 포기하고 말았다.

        ​

        뒤통수는 오함마에 얻어맞기라도 한 것처럼 띵하고, 눈가는 화생방에라도 들어온 듯 뻑뻑하고 쓰라렸다.

        ​

        몸 안팎으로 성한 곳이 없었다.

        ​

        여신이라고 해서 전능한 것은 아니다.

        ​

        르퀴네스는 창조주보다는 개발자에 가까운 존재였다. 설화에 나오는 신처럼 손가락 까딱헤서 세상을 빚어내는 존재가 아니란 말이다. 세계를 구성하려면 노력에, 노력에,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

        정신을 차린 르퀴네스는 마지막으로 수정한 코드를 훑었다.

        ​

        스파게티 요리를 하고 있는 닌자가 보인다.

        ​

        “개같은 거.”

        ​

        그만큼 코드가 난잡했다.

        ​

        그래. 그놈의 코드.

        ​

        마왕이 만들어진 것도 코드 실수였다.

        ​

        당시 금안은 다른 눈동자에게 차별받고 있었다. 자신은 이걸 해소하고자 영웅 캐릭터를 삽입했을 뿐인데….

        ​

        ‘망하고 말았지.’

        ​

        뒤늦게 삭제하려 했지만 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인지 관리자 권한이 안 통했다.

        ​

        그래서 버그라고 부른다.

        ​

        망할 놈의 버그 같으니라고!

        ​

        “후우.”

        ​

        며칠이 지났을까?

        ​

        어떻게든 첫 번째 서버를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

        ​

        그래, 성공이다. 버그 하나 없는….

        ​

        ‘왜 없지?’

        ​

        오류가 안 보인다.

        ​

        ‘왜, 왜 버그가 없는 건데.’

        ​

        이건 이것대로 두려웠다. 르퀴네스는 손가락을 까득까득 깨물며 모든 소스코드와 헤더파일을 재차 확인했다.

        ​

        문제, 없는 거 맞겠지…?

        ​

        어쨌든.

        ​

        이걸로 정령들과 다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듯하다.

        ​

        [공지. 모두 새로운 서버로 들어오세요.]

        ​

        여신은 새로 만들어진 정령계에 전언을 보냈다. 

        ​

        얼마 안 있어 낌새를 느낀 정령들이 하나둘씩 들어왔다. 그리고 그중에서 특수 게스트 표시가 뜨는 정령이 있었다.

        ​

        ‘들어왔네.’

        ​

        여신과 같은 백발의 머리카락.

        ​

        달빛처럼 은은히 명명하는 눈동자.

        ​

        은빛 쇠사슬을 두른 고매한 인상과, 어깨와 가슴골이 드러나는 순백의 드레스 차림까지.

        ​

        보는 눈이 즐거울 정도로 미려한 여정령이었다.

        ​

        그녀가 드레스 자락을 붙잡고 들어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

        “부르셨습니까, 여신님.”

        ​

        대정령 앨리스.

        ​

        현재로선 유일한 전계정령인 그녀가 침통함에 젖은 얼굴로 창조주를 맞이한다.

        ​

        르퀴네스는 졸린 눈을 비비며 입을 열었다.

        ​

        “오랜만입니다, 앨리스. 못 본 사이에 많이 힘든 얼굴을 하고 있군요.”

        “…네.”

        “동생의 일 때문인가요?”

        “…….”

        ​

        앨리스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동생이 희생했을 때,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요. 저는 그게, 그게 힘들어서….”

        “저쪽 세계에서 그렇게 아꼈으니 말이죠. 앨리스가 그녀를 친동생처럼 대하는 건 이해가 갑니다.”

        “저, 여신님. 그 아이를 다시는 볼 수 없는 건가요?”

        “글쎄요.”

        ​

        여신은 턱을 괴고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

        “그 아이가 하기 나름입니다.”

        ​

        여신은 가련한 눈으로 앨리스를 바라보았다.

        ​

        “앨리스.”

        “…네, 여신님.”

        “새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어린 정령의 표본들을 뽑아냈어요. 이걸 해당 서버에 풀어놓고 잘 관리하세요.”

        “알겠습니다.”

        “그 외에도 해야 할 일이 많아요.”

        ​

        여신은 앨리스에게 다른 과제도 할당했다. 

        ​

        엘프와 인간 사회를 진정시키는 것. 

        ​

        전쟁 뒷처리를 하는 것.

        ​

        오염된 대륙을 정화하는 것과, 여신의 은총을 다시 내리는 것까지.

        ​

        “일주일 안에, 가능한가요?”

        ​

        철야를 해도 모자랄 만큼 그 수가 많았다.

        ​

        앨리스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

        ​

        **

        ​

        ​

        여신이 내려준 과제 양은 보통 인간이라면 해내기 어렵다. 까놓고 말해서 하루 안에 처리하기란 불가능하다.

        ​

        정령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이들도 잠잘 시간은 필요하다.

        ​

        그러나, 앨리스가 누구인가?

        ​

        무려 전계의 대정령이다.

        ​

        처리할 수 있는 업무량이 하위 정령과는 다르다. 앨리스는 여신이 부탁한 일 중 상당수를 반나절 안에 뚝딱 해치웠다.

        ​

        ‘이걸로 조금은 괜찮아지겠지.’

        ​

        하계를 대강 수습한 앨리스는 정령계로 돌아왔다.

        ​

        오늘 그녀가 마지막으로 할 일은 심계(深界)를 방문하는 것이다.

        ​

        정령계에서 가장 깊은 곳이라는 심부 중에서도 ‘탄생의 공터’라는 장소에 가 있을 예정이다.

        ​

        탄생의 공터.

        ​

        말 그대로 정령이 탄생하는 공터다.

        ​

        – 새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어린 정령들의 표본을 뽑아냈어요.

        ​

        여신이 그런 말을 했었다.

        ​

        즉, 자기더러 새로 태어나는 아기 정령들을 탄생의 공터에서 받아 엄마 역할을 하라는 뜻이었다.

        ​

        ‘어떤 계통일까?’

        ​

        앨리스는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

        정령족은 같은 계통의 정령을 가족처럼 대한다. 아닌 게 아니라 실제로 같은 클래스에서 태어난다.

        ​

        ‘전계 정령이면 좋겠다.’

        ​

        1천 년 전 대전쟁에서 가족을 모두 잃은 앨리스였다.

        ​

        그 탓에 지구로 가 있었을 시절에도 가족관계에 집착했고, 에테르를 친동생처럼 여기며 그리도 사랑했던 것이다.

        ​

        새로운 가족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기대가 심장을 쿵쿵 뛰게 만든다.

        ​

        ‘마왕이 죽었으니 분명 전계일 거야. 처음은 전계여야 해.“

        ​

        마왕이 있던 시절에는 여신조차도 전계정령을 만들 수 없었다. 마왕이 관련 프로토콜을 장악했기 때문이었다.

        ​

        앨리스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벤치에 앉아 기다렸다.

        ​

        얼마나 기다렸을까?

        ​

        공터 한가운데에 놓인 꽃밭에서 형형한 기운이 쏟아져 나왔다.

        ​

        “왔다…!”

        ​

        앨리스는 빛이 내려오는 한가운데로 뛰어갔다.

        ​

        각 원소정령은 태어날 때 자연을 매개한다. 불의 정령이라면 열감이 있고, 물의 정령이라면 이슬이 방울지는 식이다.

        ​

        그런데 이번에는 빛이 내려오다니!

        ​

        빛을 매개로 하는 정령이라면 당연히 그쪽 계통이다.

        ​

        “가족…!”

        ​

        전계.

        ​

        전계의 정령이 내려온다.

        ​

        앨리스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빛과 함께 살포시 내려앉은 바구니를 살폈다.

        ​

        푹신한 솜과 아마포 천으로 둘러싸인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앨리스의 얼굴이 태양빛처럼 환해졌다.

        ​

        “와아!”

        ​

        틀림없다. 금빛 눈동자를 지닌 정령이었다.

        ​

        “……?”

        ​

        그런데.

        ​

        그런데…. 어딘가 많이 익숙한 얼굴이다?

        ​

        아기 정령의 얼굴을 확인한 앨리스의 표정이 순식간에 멍청해졌다.

        ​

        “…동생?”

        ​

        ​

        **

        ​

        ​

        “응애.”

        ​

        뭔 소리야 시발.

        ​

        내가 지금 잘못 말했나? 싶어서 팔다리를 움직여 보았다. 움직여지질 않는다.

        ​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보기도 했다. 힘들다. 까딱이는 게 쉽지 않다.

        ​

        나는 내 감각을 의심했다.

        ​

        그리고 머지않아 사태를 파악했다.

        ​

        “…응, 애.”

        ​

        미친. 여신 새끼가 지금 장난하나.

        ​

        내가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덴 불과 5분이면 충분했다. 그렇다. 나는 애새끼가 되어있었다. 그것도 갓난애새끼.

        ​

        참으로 뭐 같지 않을 수 없었다.

        ​

        이러면 지구 버리고 여기로 온 이유가 뭐가 되는데? 모든 걸 지워버리고 틸레트에 입학하기 전으로 되돌아간다는 선택지를 기껏 포기했는데, 이렇게 되면 대체 뭐가 다른 거냐고!

       ​

        분노가 치밀었지만 말을 내뱉기도 뭐했다.

       

       왜냐?

        ​

        “아우.”

        ​

        이런 소리밖에 못 내니까.

        ​

        입을 열 때마다 응애응애.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다. 내 입에서 나온 소리지만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다.

        ​

        그러나 갓난아이가 된 것보다 더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으니.

        ​

        “동생? 에테르 동생이에요?”

        ​

        백발금안의 여인이 나를 내려다보며 동생 동생 하는 것이다.

        ​

        이 사람이 누구인지 까먹었을 정도로 나는 멍청하지 않다.

        ​

        앨리스 언니.

        ​

        지구에서의 내가 가족으로 여겼던 유일한 인물이자, 에테르로 죽기 직전까지 계약을 맺고 있었던 대정령이었다.

        ​

        “동생 맞아요? 얼굴이 똑같은데….”

        ​

        앨리스도 나를 알아차린 건지 손을 휘휘 저었다. 그러다가 꾸욱, 하고 내 볼을 자그시 눌러보기도 했다.

        ​

        앨리스의 입에서 경탄이 터져 나왔다.

        ​

        “귀여워!”

        ​

        아니야.

        ​

        진심으로 생각하건대 이건 아니다.

        ​

        “동생! 아, 맞다…. 아직은 제대로 말을 못 하죠. 그렇다면….”

        ​

        무언가를 고민하던 앨리스 언니의 입에서 대뜸 단어 하나가 튀어나온다.

        ​

        “에타.”

        “……?”

        “에타!”

        ​

        뭐.

        ​

        나한테 뭘 바라는데.

        ​

        에타(Eta)라면 그리스 문자다. 소문자로 쓸 때 상대성이론에서 민코프스키 행렬을 나타내는 기호인데….

        ​

        아.

        ​

        그렇구나. 뭔지 알겠다.

        ​

        “행렬 에타 말이에요! 자, 에타! 그 다음엔?”

        “뮤뉴.”

        “……!”

        ​

        내 대답을 들은 앨리스의 눈망울이 500원짜리 동전처럼 커다래진다.

        ​

        얼마 안 있어 꺄아악, 하고 소리를 지르는 앨리스. 흥분한 듯 쌕쌕거리는 콧소리가 간드러지다.

        ​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

        “역시, 동생이 맞았어! 여신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그래, 당신 동생 맞아. 맞으니까 바구니 좀 그만 흔들어…!

        ​

        윽, 우웩.

        ​

        아무튼 재회한 건 기쁘다고 치자. 그런데 이런 모자란 소리만 내뱉으니까 유아퇴행한 기분이다.

        ​

        젠장. 인격이 깎여나가는 것 같아.

        ​

        그나저나 궁금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

        분명히, 여신은 내가 더는 인간으로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한 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

        ​

        즉, 환생이다.

        ​

        그런데 뭐로 환생한 거지?

        ​

        혹시 정령인가?

        ​

        고민할 시간은 거의 없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를 우쭈쭈 흔들어대던 앨리스가 말을 걸어왔다.

        ​

        “자, 동생. 혹시 모르니까 확인차 한 번만 더 말해줘요.”

        ​

        아, 이걸 말 안할 수도 없고.

        ​

        “에타!”

        “뮤뉴.”

        “라운드!”

        “뮤우.”

        “라운드!”

        “뉴우.”

        “와아아! 완전 귀여워!”

        ​

        시발.

        ​

        여신 개새끼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물리학과 오면 뮤뉴뮤뉴 하시는 귀여운 교수님들을 볼 수 있어요 ㅎㅎ

    물론 배우는 건 안 귀여움

    **

    대준놈 님, 102코원 후원 감사합니다! 마도 아카데미의 물리학자가 완결이 날 수 있었던 것은 독자님 같은 분들이 계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웹소설 작가란 관심과 조회수를 먹고 자라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초창기부터 제 소설을 관심 가지고 읽어주신 것에 대해 저 또한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차기작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저도 시한부물과 히어로&빌런물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당장 차기작과는 기조가 맞지 않아서 쓸 수 없겠지만, 그전부터 구상해 둔 소설들이 각각 있어서 하나씩 써보고자 합니다. 시한부물의 경우 사이버펑크 장르이고, 히어로물(빌런물)은 의학물 장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차기작을 포함하여 앞으로 쓸 소설에서 대준놈 님을 다시 만나뵐 수 있으면 작가로선 정말 영광인 일일 것입니다. 완결까지 따라와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sorka 님, 100코원 후원 감사합니다! sorka 님 또한 제 소설을 꾸준히 읽어주시고 후원도 여러 번 해주신 분이십니다. 이제 걸음마를 내디딘 초보 작가에게 힘을 주신 분이라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현재 계획으로는, 마카물리는 앞으로 5월 말 정도까지 30화 정도의 외전이 추가로 나갈 계획입니다. 물론 이 화수는 사정에 따라 조금씩 조정될 예정이지만, 적어도 깊은 여름이 오기 전까지는 끝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선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당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분과 헤어진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습니다. 차기작인 스페이스 오페라에서도 독자님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말을 줄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익명의 후원자님, 10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한 소설을 끝맺는다는 것은 작가는 물론이고, 독자님에게도 감정의 물결을 일으키는 듯합니다. 저도 독자로만 있었던 시절, 한 이야기를 다 보고 나면 이런저런 잔향이 남아 잠을 설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후일담 격에 해당하는 외전이 끝나면 마도 아카데미의 물리학자라는 소설은 끝나고, 에테르를 비롯한 다른 캐릭터들은 다시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의 삶은 활자 너머로도 쭉쭉 뻗어 나가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이는 작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새로운 소설을 쓰지 않는 이상, 독자분과 제가 만날 기회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것입니다. 만약 에테르의 이야기가 끝난 것으로 만족하고 새 이야기를 쓰지 않으면 저희의 인연은 끝나는 것이지요. 하지만 감히 약속드리겠습니다. 차기작을 쓰겠다고 공지한 바! 구상이 완료되는 대로, 집필할 시간적인 여유가 나는 대로 새로운 소식을 들고 오겠습니다. 그러니 언젠가는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인연을 알게 해주신 익명의 후원자님께 다시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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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gic Academy’s Physicist

The Magic Academy’s Physicist

마도 아카데미의 물리학자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 an era when the power of Fire Magic was considered to have reached its limit, one girl began researching nuclear f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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