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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35

       

       

       

       

       

       335화. 이지선다 ( 2 )

       

       

       

       

       

       ㅡ등의 상처는 검사의 수치다.

       

       어딘가의 삼도류를 사용한다는 고명한 검사가 남긴 말이다.

       

       등에 상처가 났다는 것은 뒤돌아서 도망치다가 상처가 났다는 걸을 의미하기에.

       무명의 검사는 등에 상처가 남지 않도록 당당하게 적을 마주 보며 패배를 받아들였다고 전해진다.

       

       남자의 심금을 울리는 이 이야기에서 배울 것은 무엇인가.

       

       전사라는 존재에게 ‘도망’이라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망치며 비겁하게 죽을 바에야, 당당하게 앞을 보며 죽는 것을 선택할 족속들.

       

       이스칼 또한 전사였다.

       제아무리 강대한 적이라도 물러서지 않으며, 도리어 적의 아가리를 향해 한 발 앞으로 당당하게 걸어가는 이였다.

       

       허나ㅡ

       

       “이스칼!! 빨리 말하라고!!” “쟈기! 지금 내 말을 못 믿겠다는 거예요?!”

       ‘이, 이건…!’

       

       두 눈을 치켜뜬 셀리나와 프리가가 이스칼을 잡아먹을 듯 으르렁거리며 압박해 온다. 

       

       무시무시한 악몽의 마귀과 끔찍하게 무수한 마수 떼, 간교한 크라켄, 산처럼 거대한 용왕과도 한 치의 두려움 없이 맞서 싸운 이스칼이었지만.

       그는 사선을 넘나들던 그 어떤 싸움보다 지금 이 순간이 더욱 두렵고 고달팠다.

       

       ‘도망치고 싶다…!!’

       

       알아주는 이 없는 이스칼의 소리 없는 아우성.

       

       “……”

       “이익! 내가 먼저 임신했다고! 너도 내가 계속 신 과일 먹고 다니는 거 알고 있었잖아! 그치? 대답해 이스칼!”

       “…아? 확실히 그건 그렇군. 그러고 보니까 계속 신 과일을 찾았지.”

       

       잠시 현실을 도피하던 이스칼이 고개를 끄덕였다. 본래 신 과일을 좋아하지 않던 프리가가 어느 순간부터 계속 신 과일을 찾고 다녔다.

       심지어 그 기간이 제법 오래됐다. 정확한 기간은 신전이나 산파를 만나야 알겠지만. 얼추 3달 조금 넘은 것 같다.

       

       신맛을 찾는 것은 임신의 대표적인 증상.

       그렇다면 역시 프리가가 먼저 임신한 것이 맞는 걸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셀리나의 배가 너무… 올라왔는데.’

       

       시기상 프리가가 신 과일을 오랫동안 먹기는 했지만, 셀리나의 아랫배가 불룩 올라온 모습은 어엿한 임산부였다.

       

       “그, 그래도 제 배가 더 많이 올라왔는걸요! 이거요! 이것 좀 보세요!”

       “흐음… 그것도 그렇기는 한 것이…”

       

       난제.

       세기의 난제다.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진짜 어머니라 주장하는 두 여인을 마주한 왕처럼, 이스칼은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두 아내의 분노를 피하면서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으, 으음…”

       

       침음을 흘리던 이스칼이 망설이지 않고 뒤돌아 도망쳤다.

       전사로서 도망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유부남으로서 도망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다.

       

       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가끔은 도움이 되는 법이니까.

       

       ‘이건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뒤로 전진하는 것뿐이다!’

       

       타타탓!

       

       “어?! 야, 야! 어디가! 어디 가냐고! 네가 그러고도 서방이냐! 도망치지 마! 맞서 싸우라고!”

       “자기! 어디 가요!! 이익! 당장 이리 와요!”

       “나중에! 내가 진짜 급한 일이 떠올라서! 저녁에 돌아갈 테니까! 진짜 미안하네!”

       

       야차의 얼굴로 쫓아오는 두 아내를 간신히 따돌린 이스칼이 향한 곳은 수인족 거주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늑대 귀와 고양이 귀를 달고 있다. 거리 곳곳에서 동물의 털 뭉치가 굴러다녔고, 이를 전문적으로 청소하는 이들도 보인다.

       

       건물은 크고 넓었으며 벽에는 활짝 열린 창문이 많았다. 수인들의 덩치가 인간보다 컸고 문 대신 창문으로 드나드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한 도시 안에서 이토록 이국적인 풍경이라니.

       수인족의 거주지에 이스칼이 찾고자 하는 사람이 있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분명 수인족은…’

       

       수인족은 동물의 피를 이은 후손들.

       지금에서야 조상의 피가 상당히 옅어져 그 외형과 열화된 특징만 남았지만, 그럼에도 인간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이 남아 있었다.

       

       예를 들자면 동물의 귀와 꼬리, 날렵한 신체 능력과 뛰어난 집단 사냥 같은 것들.

       

       그리고ㅡ

       

       ‘인간보다 짧은 임신 기간이었나…’

       

       아마 퍼리우스 후작이 알려준 내용일 거다.

       그때 퍼리우스 후작이 뭐라고 했지?

       

       셀리나를 아내로 맞이했으니 읽어보라며 건네준 책에 봤었나?

       그래. 분명 그랬을 거다.

       

       퍼리우스 후작이 이스칼에게 건네준 <오크도 알기 쉬운 수인족의 모든 것>이라는, 굉장히 두꺼운 책에서 봤었다.

       책 두께가 얼마나 두꺼운지 그걸로 검도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조금 읽다가 너무 두꺼워서 다시 퍼리우스 후작에게 돌려줬지만.

       아무튼, 지금은 퍼리우스 후작의 지식이 필요했다.

       

       “퍼리우스 후작? 아, 아아. 그 사람? 저쪽 광장으로 가면 나올 거야. 이 시간이면 늘 그쪽에 있거든.”

       

       길 가는 사람에게 물어가며 광장에 도착한 이스칼은 이내 입을 떡 벌렸다.

       

       “…퍼리우스 후작?”

       

       커다란 분수와 주변에 심어진 수풀이 인상적인 광장의 벤치에 앉은 퍼리우스 후작.

       그는 나뭇가지와 공을 들고 늑대 수인, 고양이 수인과 놀고 있었다.

       

       “……이스칼 사도님?”

       

       머리에 고양이 귀 머리띠를 착용한 채로, 말이다.

       

       휘이잉ㅡ

       

       이스칼과 퍼리우스 후작 사이에 어색한 침묵의 바람이 스쳐 갔다.

       바람을 따라 퍼리우스 후작 머리 위의 고양이 머리띠가 살랑살랑 흔들린다.

       

       “…”

       “…”

       

       …이스칼은 어쩐지 퍼리우스 후작의 은밀한 취미를 엿봤다는 희미한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 * * * *

       

       

       

       “아. 재미있었다.”

       

       심연의 파괴자이자 죽음의 구도자이며 세상의 종결자, 대격변 그 자체.

       흑염룡 별자리의 주인이자 흑염룡의 주인. 페도의 길을 걷는 한스의 고로시, 아니 업적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뿌듯함에 잠시 흑염룡의 별자리를 감상했다.

       천년만년 빛날 여덟 개의 별이 반짝이는 모습이라니.

       

       앞으로 이세계 사람들은 흑염룡의 별자리를 보며 자랑스러운 한스의 업적을 오랫동안 기억하겠지.

       

       ‘후. 좋았다.’

       

       심연에 바글거리던 악마들도 얼추 청소됐고, 심연에 알박기한 탄탈로스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신기하게도 지상과 탄탈로스로 향하는 입구는 여전히 북부의 산맥에 위치했는데, 그쪽 입구까지는 별로 건드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그대로 뒀다.

       

       이 정도면 얼추 할 일은 다 한 셈이다. 심연에 쌓이는 부정적인 감정의 상당량은 탄탈로스로 향할 것이고, 나는 앉아서 재화 복사 버그를 누리기만 하면 된다.

       

       ‘나중에 날 잡아서 탄탈로스도 크게 한번 확장 공사를 해야지.’

       

       하지만 나중의 일이다.

       지금은 이것저것 일을 많이 했더니 조금 피곤하니까.

       

       그대로 방 안의 침대에 몸을 던졌다. 푹신한 감각에 금세 잠들었고, 이제는 익숙해진 모래사장에서 눈을 뜰 수 있었다.

       

       곧장 달려들어 매달리는 케넬름이 나를 껴안고는, 역시 믿고 있었다는 둥, 전사의 위업을 별로 만든 것은 정말 잘하신 행동이라는 둥.

       

       한참이나 눈을 반짝이며 나에 대한 존경과 칭송의 눈빛을 보내왔다. 사실 대부분이 즉흥적이었고, 임기응변의 결과였지만.

       

       “뛰어난 전사의 업적을 별로 만들어 만인이 볼 수 있게 하셨으니, 이는 전사의 귀감이 될 것이고. 다른 이들도 자신만의 업적을 별로 만들기 위해 더욱 스스로를 갈고 닦을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히 더욱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겠지요!”

       

       그런 계획 같은 건 세운 적도 없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반짝이는 케넬름의 눈동자는 한 치의 의심 없는 선망의 그것이 가득했기에. 나는 차마 그 눈동자를 외면하지 못했다.

       

       “그 그럼! 전부… 내가 의도한 거지…”

       “역시! 그 끝없는 지혜와 현기는 정말 대단하십니다!”

       

       쿡쿡 찔러오는 양심의 가책을 슬며시 외면한다.

       

       …솔직히 이렇게나 칭찬을 들으니까 좀 기분이 좋은데?

       

       

       

        * * * * *

       

       

       

       “……”

       “……”

       

       이스칼과 퍼리우스 후작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들키고 싶지 않았던 취미를 들킨 사람과 뜻하지 않게 비밀을 엿보게 된 자의 침묵이다.

       

       ‘아니지. 광장에서 그 꼴을 하고 있는데 애초부터 숨길 생각이 있기는 했던 건가?’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광장에서 그런 꼴이라면, 결국 자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그 모습을 봤을 것이다. 그게 운이 없어서 자신이 된 것뿐이고.

       

       그리 생각하니 이스칼은 대화의 물꼬를 틀 여유가 생겼다.

       

       “흠, 크흠. 퍼리우스 후작. 수인 거주지를 매우 공들여서 작업했다고 하시더니, 과연 오가는 길에 수인들을 위한 건물과 특이한 양식의 건물이 많아 구경하는데 눈이 사방을 헤맸습니다. 너무 즐거워서 무엇을 봤는지 제대로 기억도 못 할 정도군요.”

       “…! 허허허. 그렇습니까? 다음부터는 다른 이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표지판이라도 여러 개 만들어야겠군요. 사도님 덕분에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알게 됐으니, 이 늙은것에게 깨우침을 주심이 참으로 감사합니다. 허허허.”

       

       나는 아무것도 못 봤다ㅡ라고 이스칼이 넌지시 돌려 말했고.

       퍼리우스 후작이 이를 넙죽 받으며, 고맙다… 정말 고맙다… 라고 답했다.

       

       그제야 분위기가 좀 풀어졌으니, 이스칼은 퍼리우스 후작에게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찬찬히 설명했다.

       

       이스칼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은 퍼리우스 후작이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사도님… 말씀하신 것처럼 셀리나 양의 회임은 분명히 프리가 공녀님보다 늦었을 것입니다. 셀리나 양의 배가 더 많이 불러온 이유는 수인족의 임신 기간이 짧고, 그만큼 빨리 진행되기 때문이죠.”

       “끄응. 역시 그런가.”

       

       이스칼이 골치라며 머리를 북북 긁었다.

       잠시 고민하던 퍼리우스 후작이 이스칼을 보며 눈을 빛냈다.

       

       “사도님. 이 일을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두 부인께서 모두 회임하셨지만, 결국 장자는 셀리나 양이 낳을 것입니다. 수인의 임신 기간은 고작 5개월입니다. 프리가 공녀의 평소 행정과 성질을 생각해 보면, 분명 이를 잔뜩 갈고 계실 터인데.”

       

       “후우. 나도 그게 고민이라네. 프리가는 자신이 먼저 임신했는데 새치기당했다며 눈에 불을 켜겠지. 나는 또 그 사이에서 죽어날 테고 말이야.”

       

       퍼리우스 후작이 멋드리게 정리한 콧수염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사도님. 여인의 마음은 헤아리기 어려운 갈대와도 같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 제 마음대로 떨어지는 잎사귀와도 같습니다. 허나, 이 사태를 해결할 딱 하나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 그것이 뭔가!”

       

       이스칼이 바짝 몸을 당겨 앉았다. 퍼리우스 후작이 품에서 작은 물약을 꺼냈다. 

       

       “모름지기 남편은 집안의 기둥이니. 이 계획에서 무엇보다 사도님의 결단력과 남자다움을 뽐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꿀꺽…

       

       “이건 인어가 심해에서 나는 약재를 섞어서 직접 만든 물약입니다.”

       

       이스칼에게 작은 물약을 넘겨준 퍼리우스 후작이 한참이나 작고 낮게 말을 이었다. 그가 속삭이는 계획이란 참으로 허황하고 가능성이 낮아 보였으나, 또 한편으로는 그것밖에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그날 밤.

       

       신혼부부의 침상에 두 여인, 프리가와 셀리나가 불편한 기색을 팍팍 풍기며 침대의 끝에 앉아 있었다.

       

       기분 같아서는 얼굴도 보고 싶지 않은데 이스칼이 아주 중요한 얘기가 있다 하여 어쩔 수 없이 모였다.

       

       끼익ㅡ

       

       문을 열고 이스칼이 들어왔다. 비장하기 짝이 없는 표정. 마치 전장에 나가는 장군의 그것이다.

       

       “이스칼!” “쟈기?”

       

       이스칼의 기백에 두 여인이 떠들려던 입을 다물었다.

       

       뭔가, 뭔가 다르다.

       

       이스칼의 기백이, 남성다움이, 수컷의 힘이 남다르게 솟아나며 기세를 과시하고 있었다.

       

       “…” “…”

       

       꿀꺽, 두 여인이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둘이 싸우는 이유를 내 모르지 않네. 누가 먼저 자식을 출산하여 장자를 낳느냐. 이것은 확실히 중요한 문제지.”

       

       이스칼이 가운을 천천히 벗었다.

       

       “허나! 겨우 첫 자식! 앞으로도 자식을 낳아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야 할 터인데, 두 부인께서 이토록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은 내가 남편으로서 두 부인을 너무 무르게 대한 까닭이오.”

       

       그러니ㅡ

       

       “내 오늘 두 부인을 벌할 것이오. 서로를 시기하지 못하도록.”

       

       스륵.

       

       그리 말하며 이스칼이 천천히 침대에 올랐다. 이글이글, 그의 등 뒤로 남자의 기백이 아우라를 그리며 불타올랐다.

       

       프리가와 셀리나의 눈이 슬쩍 풀렸다.

       

       “하윽.”

       

       길고 긴 밤이 흘러 아침이 되었고.

       

       “앞으로 서로 싸우지 좀 마시오. 또 그런다면 내 오늘처럼 혼쭐을 낼 터이니.”

       “…으응.” “네에…”

       

       두 여인은 볼을 붉히며 수줍게 답했다.

       

       북부에서 거칠게 자란 프리가와 수인족의 짐승 같은 체력을 이겨낸 이스칼의 기백은 여전했다.

       

       ‘퍼리우스 후작… 정말 고맙습니다…!’

       

       드디어 세워진 가장의 위엄. 우뚝 솟은 남자의 품격.

       매일같이 쥐어 짜이던 나날도 이제는 안녕이다.

       

       이스칼이 속으로 퍼리우스 후작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약빨이 끝내준다.

       

       척!

       

       아침의 햇살 사이로, 퍼리우스 후작의 환상이 멋들어진 콧수염을 뽐내며 엄지를 들었다.

       

       이후 인어가 만든 약이 남자에게 정말 좋다는 은밀한 소문이 알음알음 퍼졌지만, 이건 나중의 이야기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날씨가 제법 추워졌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가을과 길고 긴 겨울의 시작입니다…!! 다들 옷을 따뜻하게 입어서,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시공의 폭?풍에서 세계적인 고로시를 당한 한스와 흔들린 가장의 위엄을 바로잡은 이스칼…!! 비록 약간의 도움을 받았지만… 뭐, 그 상대가 상대인만큼…!! 도구의 힘을 빌릴 수도 있지요…!! 요즘 날씨가 재법 춥습니다…!! 따뜻하게 입어서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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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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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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