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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37

        – 오오오오옹!!

        – 캬!

        – 멋져부러!

        – 간지 작살!

        – 라나님의 마법!

        – 마법이다 마법!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간다.

        마법을 사용한 직후에 잠깐의 여유가 생겼기에 채팅창을 확인한 것인데, 다행히 채팅창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아무리 나라고 하더라도 전투 중에서까지 채팅창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특히나 그 대상이 다른 초월자가 만들어 낸 인형이라면 더더욱.

       

        = 고에너지 공격 확인. 방어 태세.

       

        콰앙! 콰과과광!!

       

        내가 발동한 마법에서 빠져나온 에너지 파동이 대장 오토마톤의 몸체를 두드리고, 그럴 때마다 대장 오토마톤의 몸체가 진동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진동이 일어날 때마다 강렬한 폭음이 울려 퍼진다.

       

        내가 발동한 ‘에시크스 서티’는, 내가 배운 소소한(?) 마법들 중 하나이다.

        마력으로 광범위에 수많은 진동을 내뿜고, 그 진동을 이용해 대상을 분쇄하는 마법이랄까?

        물체의 고유 진동수를 이용해 물체 스스로 붕괴시키도록 만드는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해충 박멸에 참 유용한 마법이지.”

       

        – ?

        – ??

        – ?

        – ?

        – ?

        – 아니, 방금 본인 입으로 결전 마법이라고…

        – ????

        – 도대체 드래곤이 보는 해충이란….

       

        애초에 이걸 가르쳐 준 초월자가 ‘해충 박멸용’ 마법이라고 했으니, 그런 마법이 맞긴 하다.

        물론 그 ‘해충’이라는 것을 어디까지 봐야 하는가는 다른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라그나. 만약 귀찮게 하는 해충이 있으면, 이걸 써. 효과 죽인다?’

       

        “……라고 했었지.”

       

        그래서 실제로 써봤는데, 효과가 좋긴 했다.

        내가 상대하기 귀찮고, 그렇다고 권속들을 불러오기에도 애매한 것들을 처리할 때 딱 좋았으니까.

       

        – 그게 그게 아닌 것 같은데요?

        – 아닠ㅋㅋㅋㅋ

        – 아니지? 또 몰라. 진짜 해충 박멸하라고 가르쳐 준 것일 수도 있어.

        – 그 초월자라는 양반들은 진짜 이해가 안 되넼ㅋㅋ

        – ㅋㅋㅋㅋㅋ

        – 아, 웃기넼ㅋㅋㅋ

       

        채팅창이 ‘ㅋㅋㅋ’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어쨌든, 이 ‘에시크스 서티’는 기본적으로 ‘고유 진동수’를 이용하는 파괴 마법이다.

        실제로 이 마법이 휘몰아치는 장소는 초토화되고 있었으며, 그 마법의 한가운데 있는 대장 오토마톤도 몸을 웅크린 채 마법을 견디고 있을 뿐이다.

       

        “흠?”

       

        무언가 이상해서 잘 관찰해 보니, 특이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고유 진동수에 의해 대장 오토마톤의 몸체가 진동할 때마다, 그 진동이 다시 줄어들고 있었다.

        아마도 저 인형의 몸체를 이루고 있는 ‘특수한 금속’ 덕분인 것 같았다.

       

        ‘질량을 조절하는 것인가?’

       

        고유 진동수에 다다를 때마다 금속의 질량을 조절해 고유 진동수를 바꾸는 것 같았다. 대처가 제법 훌륭하다.

        하지만 재료의 특성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버티는 정도’에 불과하다.

        과연…… 저 인형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드드드드드-!!

       

        “흠.”

       

        문제는 마법진을 그린 금속까지 마법의 범위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마법진 자체에는 효력이 미치지 않도록 신경을 썼으나, 완벽하게 마법의 영향에서 차단시킬 수는 없었다.

        애초에 그렇게 설계된 마법이기 때문이다.

       

        마법진이 먼저 무너지느냐, 아니면 그 전에 인형이 파괴되느냐의 싸움.

        나는 팔짱을 끼고 그 결과를 기다렸다.

        그리고…….

       

        퍼어어엉!!

       

        결국 견디다 못한 마법진이 큰 소리와 함께 파괴되었다.

        그리고 마법이 해제되자마자 대장 오토마톤이 나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 최우선 위협 대상 제거!

       

        슈우우웅!!

       

        모든 기능을 아낌없이 끌어올린 듯, 대장 오토마톤의 전신에서 하얀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그렇게 하얀 수증기를 몸에 매단 채, 대장 오토마톤은 음속을 돌파한 속도로 달려들어 주먹과 몽둥이를 휘둘렀다.

        나는 그런 대장 오토마톤의 공격에 금속을 움직여 대응했다.

       

        쿠과과과과과과과과광!!

       

        철저하게 나를 파괴하기 위해 휘둘러지는 인형의 공격.

        그리고 그런 인형의 공격을 막는 것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금속의 움직임.

       

        인형의 공격은 어지간한 물질을 단숨에 파괴할 수 있는 힘이 깃들어 있었으나, 내가 조종하는 금속은 능숙하게 인형의 공격을 흘려 냈다.

        왜냐하면 내가 조종하는 금속엔, 이전에 배운 ‘무술’이라는 것의 기술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 ?

        – ??

        – ???????

        – ?????

        – 와. 빠르다.

        – 아니 지금, 금속 조종하시면서 사량발천근 사용하시는 건가?

        – 어어어?

        – 저게 되나?

        – ????

        – 뭐임? 나도 좀 알자!

        – ???????

       

        = 목표 최우선 배제! 경량화 개시.

       

        철컥!

       

        결국 결론을 내렸는지, 대장 오토마톤의 몸에 부착되어 있던 아머가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겉에 장착되어 있던 ‘방어용 아머’를 벗어던지고, 질량을 최소로 줄여 속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함이리라.

       

        슈웅!

       

        팟!

       

        “?!”

       

        실제로 인형의 속도가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내가 조종하는 금속의 속도를 아득히 넘어선 인형의 공격이 내 아바타를 노리기 시작했고, 내 아바타의 위로 상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마법을 사용하려 하더라도, 내가 금속으로 마법진을 만들려는 낌새를 보이는 순간 인형은 그 범위에서 물러선다.

        같은 수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이상 원거리 전투만 고집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

       

        “쯧. 근접 전투는 취향이 아니거늘…….”

       

       

        어쩔 수 없지.

       

        나는 혀를 차며 나의 아바타를 향해 금속을 끌어모았다.

        나의 주위에서 무기, 방패, 촉수의 역할을 하던 액체형 금속들이 나의 몸을 뒤덮는다.

        그리고 그렇게 뒤덮인 금속이 경화하며, 나의 몸을 지키는 ‘갑옷’이자 ‘무기’가 되었다.

       

        – 헉?!

        – 아이언 라나!

        – 와. 미친!

        – 메탈 로봇!

        – 라나님은 신이야!

        – 로봇! 로봇!

        – 로봇대 로봇은 못 참지!

       

        투콰아아앙!

       

        금속과 금속이 부딪치며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진다.

        하지만 그 결과는 사뭇 달랐다.

       

        철퍽!

       

        = ?!

       

        인형의 주먹과 부딪친 내 ‘갑옷’의 주먹이 부서지고, 그 대신 인형의 주먹에는 내 금속이 액체의 형태가 되어 달라붙는다.

        그리고 그렇게 주먹에 달라붙은 금속이 빠르게 경화해, 인형의 주먹을 굳어지게 만들었다.

       

        = 회피! 회피!

       

        “그렇게 둘 수는 없지.”

       

        쿠웅!

       

        크게 앞으로 내디딘 발을 중심으로, 거대한 액체 금속의 해일이 일어난다.

        대장 오토마톤은 금속의 해일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그가 피할 수 있는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그는 내 금속의 해일을 돌파하기 위해, 다시 한번 ‘산성 물질’을 담은 미사일을 쏘았다.

       

        콰아앙!!

       

        쨍그랑!

       

        치이이이익!

       

        콰과과과과광!!

       

        순식간에 금속 해일의 한가운데에 구멍이 뚫렸고, 대장 오토마톤은 그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 난 그 구멍의 앞에서 주먹을 휘둘렀다.

       

        = ?!

       

        “이 정도 예측은 당연하지 않더냐.”

       

        이미 상대의 수법을 알고 있는데, 이렇게 행동할 것 정도는 예상할 수 있다.

        인간도 이 정도 예측은 쉽게 하는데, 나라고 못 할 것은 없지 않은가?

       

        퍼어어억!!

       

        황급히 나의 주먹을 막아 내는 대장 오토마톤.

        하지만 그 대가로, 녀석은 다시 해일의 한가운데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의 위로 액체 금속의 무더기가 쏟아진다.

       

        쿠과과과과과과과…… 콰드득!

       

        대장 오토마톤을 빈틈없이 뒤덮은 액체 금속이 나의 의지에 따라 빠르게 굳어진다.

        그리고 인형을 통째로 가둔 채 굳어진 거대한 금속 덩어리는, 이내 나의 의지에 따라 강하게 압축되기 시작했다.

       

        끼기기긱!!

       

        압축되고.

        또 한 번 압축되고.

        계속해서 압축되고…….

        마침내 본래 크기에서 절반 정도의 부피로 압축된다.

       

        치이이이이익!!

       

        강한 압축으로 인해 금속 전체가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그리고 그 순간, 기다리던 소리가 들려왔다.

       

        “……게이트 클리어입니다!”

       

        “음.”

       

        협회원의 ‘게이트 클리어 선언’과 함께, 나는 내 아바타의 몸에 둘렀던 금속 갑옷을 모두 벗어 던졌다.

        나의 전신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후우~! 겨우 이 정도 힘을 사용한 것만으로 이렇게 힘들다니…….”

       

        내 본체에겐 숨 쉬는 것보다 적은 힘의 소모량.

        하지만 내 아바타에겐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던 모양이다.

        특히나 금속을 강제로 압축하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었던 것 같다.

       

        “주인님!”

       

        “아, 자예야.”

       

        자예가 굳은 얼굴로 다급히 다가온다.

        그러고는 외투를 꺼내 내 아바타의 몸에 둘러준다.

       

        “도화! 빨리! 카메라 끄세요!!”

       

        “음?”

       

        자예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방송 종료까지는 시간이 남았을 텐데?

       

        “자예? 왜 그러느냐?”

       

        “……주인님의 방송이 정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음?”

       

        자예의 말에 더더욱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인간들의 규칙에 따르면 ‘사냥 방송’은 ’19세 이용가’에 해당하긴 한다.

        인간들의 무리(국가)에 따라 그 규칙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내가 주로 방송하고 있는 ‘한국’이라는 무리(국가)에서는 일단 ’19세 이용가’ 등급을 배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혈액’과 ‘생명을 빼앗는 행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가 상대한 몬스터들은 어디까지나 ‘무기물’로 만들어진 ‘골렘’이라는 인형이었다.

        그렇기에 ’19세 이용가 등급’에 걸리지 않을 텐데?

       

        “주인님. 지금 주인님의 모습이…….”

       

        “음?”

       

        자예의 말에, 나는 문득 위화감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감각이 뭔가 이상한……?’

       

        황급히 고개를 내려 내 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예가 덮어 준 외투를 제외한 ‘그 어떤 의복도 입지 않은 인간의 육체’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

       

        내가 왜…… 인간의 의복을 입지 않고 있지?

       

        – 방송 사고다!!

        – 오마나

        – 뜻밖에 볼륨이….

        – [차단된 메시지입니다]

        – 형! 앞이 안 보여!

        – 비-상!!

        – 아니, 왜 갑자기 스트립 쑈를!!!

       

        “아이고! 도화씨? 빨리 카메라! 카메라 끄셔요!”

       

        “크허험!”

       

        채팅창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고, 매니저들도 일하고 있는지 다수의 메시지들이 차단되고 있었다.

        이현은 재빨리 카메라의 앞을 자기 몸으로 가렸고, 협회원은 고개를 돌린 채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든 상황을 바라보며, 나는 어째서 내가 알몸인 것인지 고민했다.

        그리고 그 원인을 빠르게 떠올릴 수 있었다.

        설마…….

       

        “금속 갑옷을 벗는 과정에서…… 의복도 벗어 버린 모양이구나.”

       

        드래곤은 의복 따위는 입지 않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전부 벗어 버린 모양이다.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나는 허탈함의 감정을 느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런 내 심정을 헤아리듯, 내 방송이 갑자기 꺼졌다.

        도화가 카메라를 껐기 때문도 아니었고, 매니저들이 방송을 종료했기 때문도 아니었다.

       

        [방송 규정 위반으로 인해 차단되었습니다.]

       

        “아…….”

       

        나는 두 번째 방송 차단 메시지를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겉옷만 벗어야 했는데, 속옷까지 다 벗어버리신 드래곤님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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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Dragon’s Internet Broadcast

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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