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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37

        

       “호 무사님!”

         

       “선배!”

         

       일행들이 재빨리 호천안을 보호하기 위해 끼어들었다. 당소열이 쓰러진 호천안의 상세를 살피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순간적인 충격에 의식이 날아가긴 했지만 신음성을 흘리며 조금씩 몸을 움직이는 것이 응급처지만 해 준다면 오래지 않아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로군.”

         

       당소열은 소천마와 대치하는 일행들에게 호천안의 상태를 알리며 빠르게 호천안의 몸에 응급조치를 퍼부었다.

         

       ‘이건 위험해.’

         

       위서련이 발산하는 흑룡기를 보는 순간부터 당소열의 눈에는 위서련이 실제 모습과 다르게 보였다.

         

       인간이라기보다는 강물을 통째로 삼키고 산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한 흑룡으로 보였다.

         

       전설에나 등장할 법한 영물이나 마수가 실존한다면 이러한 기운을 내뿜을까.

         

       당소열에 비친 위서련은 상식이나 무인의 잣대를 들이댈 수 없는 괴물이었다.

         

       당소열은 응급처치 도중에 곁눈질로 그런 괴물과 대치하고 있는 일행들을 살폈다. 이젠 화경이라고 봐야 할 혁기린, 초절정의 경지인 당도연, 여일예, 흑묘까지.

         

       구음기를 다루는 흑묘와 일반적인 초절정을 한참 넘어선 내공을 지닌 여일예. 그리고 암기와 편술로 원거리 공격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당도연까지.

         

       진법 속에서 지낸 3년간 강해진 것은 호천안 뿐만이 아니었다.

         

       혁기린이 화경에 오른 것처럼 예일예와 당도연 그리고 흑묘 역시 크게 발전했다.

         

       그렇게 강해진 일행 전체가 위서련에게 달려든다면 이길 수 있을까.

         

       당소열의 머릿속에 떠오른 결론은 하나였다.

         

       필패(必敗).

         

       화경에 초절정 고수 셋이 달려들어도, 호천안과의 충돌로 인해 생긴 오른 주먹의 상처를 살피고 있는 위서련을 이기지 못한다.

         

       상식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는 결론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초절정 하나를 화경 고수 한 사람과 초절정 고수 세 사람이 이기지 못하다니.

         

       그러나 당소열의 통찰력은 압도적인 위서련의 승리할 것일라는 예감만을 보내왔을 뿐이었다.

         

       이대로는 필패라고.

         

       그렇기에 당소열은 호천안의 의식을 회복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저런 괴물에게 단독으로 달려든 건 분명 그런 무모한 행동 속에 활로가 있기 때문이겠지.’

         

       호천안이 그렸던 어떤 수가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열쇠가 되어 주기를 바라며 당소열은 호천안의 혈도를 짚었다.

         

       당소열이 호천안의 의식을 되돌리기 위해 응급처치를 하고 있을 때 자신의 상처를 살피던 위서련은 살짝 아쉬운 한숨을 토해냈다.

         

       오른손의 상처. 그리고 그 상처로 침투한 일뢰의 기운.

         

       확실히 일뢰의 기운은 강력했다.

         

       흑룡기를 뚫고 위서련의 손에 상처를 입혔으며 일부 기운이 내부로 침투하기까지 했으니까.

         

       그러나 운기 한 번 정도면 떨쳐낼 수 있는 가벼운 내상에 불과했다.

         

       ‘아버님의 손에 남은 작은 상처와 같은 고절한 한 수까지 기대한 내가 잘못이겠지.’

         

       초절정의 고수가 어찌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지속될 수 있는 경을 타인의 몸속에 심을 수 있을까.

         

       위서련은 자신이 과한 기대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아쉬움을 접었다.

         

       “붕대를 다오.”

         

       “충!”

         

       멀지 않은 나무에서 은신하고 있던 수신호위가 나타나 붕대를 위서련에게 바쳤다.

         

       일행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소천마인 위서련이 홀로 움직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이렇게 가까운 위치에서 고수가 인기척도 내지 않고 나타나니 피부로 위기감이 와닿았기 때문이었다.

         

       “물러서라.”

         

       “그럴 순 없지요.”

         

       혁기린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그 기세를 위협이라 판단했는지 가까운 위치에서 수신호위 두 사람이 추가로 몸을 드러냈다.

         

       “호 낭인님에게는 손끝 하나 댈 수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정한다.”

         

       위서련은 몸을 드러낸 수신호위들에게 물러나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수신호위들은 그 손짓에 군말없이 물러나 모습을 감추었다.

         

       위서련의 무력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이 엿보이는 장면에 일행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수신호위를 손짓으로 물린 위서련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듯이 붕대를 감은 주먹을 쥐어 보였다. 붕대 위로 핏물이 번져 올랐지만 그 모습을 보고도 도무지 부상을 입은 자라는 실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위서련이 피워 올리는 기세는 압도적이었다.

         

       “오래간만에 흥이 올랐으니 내 직접 상대해 주겠다. 원한다면 모두 다 덤비도록.”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까. 제가 상대해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함께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흑묘의 의견에 혁기린은 고개를 저었다.

         

       -합공해 소천마를 잡아낸다고 치더라도 어차피 이 자리에는 수신호위가 있습니다. 아무리 소천마가 합공을 허락했다 할지라도 소천마가 큰 부상을 입을 위기에 처하면 수신호위들이 보고만 있지는 않겠지요.

         

       -무엇보다 저 소천마가 뿜어내는 불길한 기운은 심상치가 않습니다. 만일의 사태에 여러 사람이 노출되면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혁기린의 전음을 들은 흑묘는 말없이 한 발자국 물러섰다.

         

       혁기린은 일행 중 최고수.

         

       가장 많은 것을 보고 느낄 혁기린이 그런 판단을 내렸다면 일단 따르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위서련과 혁기린이 마주섰다.

         

       “호오, 점창파의 제자였는가.”

         

       이 천하에 수많은 무공이 있지만 사일검법은 그 수많은 무공 중에서도 특징적인 무공.

         

       단번에 사일검법의 기수식을 알아본 위서련의 눈이 빛났다.

         

       “가겠습니다.”

         

       파아앗!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혁기린의 신형이 위서련을 향해 쇄도했다. 위서련은 자연스럽게 흑룡기를 풀어내며 생각했다.

         

       재미없는 사냥이 되겠다고.

         

       ‘흑룡기의 위험성을 짐작하긴 했지만 역시 거기까지로군.’

         

       위서련은 혁기린의 머릿속에 든 생각을 익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건 위서련의 두뇌가 비상해서도 아니었고 혁기린의 생각이 짧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저 위서련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수없이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었다.

         

       흑룡기는 위험하다. 순식간에 물어뜯길 수 있다.

         

       그러나 부딪혀 본다면 충분히 활로를 개척해 상대를 이길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화경이고 상대는 초절정이니까.

         

       실제로 합을 주고받게 된다면 승산을 잡을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뻗어오는 혁기린의 검에 대응할 태세를 갖추며 위서련은 한 줄기 아쉬움을 품었다. 호천안의 일행이기에 혹시나 다를까 했는데 역시나였는가.

         

       혁기린은 틀을 깨지 못했다.

         

       경지는 강함을 대변한다. 이는 무림의 상식이었다.

         

       그러나 정말로 경지는 강함 그 자체인가.

         

       초절정 고수는 절대로 화경의 고수를 이기지 못하는가.

         

       그렇지 않다.

         

       자신보다 높은 경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무인은 확실히 드물지만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사람이 지닌 강함보다는 오직 경지에만 집중한다.

       

       소천마에게 달려드는 자들의 각오가 어디 보통 각오일까.

         

       혁기린 역시 일말의 방심조차 하지 않은 채 전력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그러나.

         

       상대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자의 검이 어찌 상대방에게 닿을 수 있을까.

         

       아낌없이 경을 뿜어내 흑룡기를 밀어내며 흑룡기의 침입을 최소화 한 채 사일검법을 뻗어내려했던 혁기린의 계획은 첫 단계부터 어그러졌다.

         

       혁기린의 경이 순식간에 흑룡기에게 잡아먹혔기 때문이었다.

         

       혁기린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떠올랐다. 지금 일어나는 현상은 무림의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경지란 곧 기의 이해도다.

         

       경지가 밀리는데 기의 제어를 다투는 경의 싸움에서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직 충돌조차 일어나지 않은 순수한 경의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는커녕 자신의 몸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경에 혁기린의 눈에 각오가 서렸다.

         

       점창의 검은 물러서지 않는다.

         

       온몸을 파고들어오는 흑룡기의 이빨에 혁기린은 이를 악물고 다리에 힘을 주고 몸을 튕겼다.

         

       그 누구라도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완성된 궁신탄영의 신법이 펼쳐진다.

         

       쇄애액!

         

       순식간에 혁기린의 검이 위서련의 목전에까지 들이닥쳤다. 혁기린의 검에는 평상시보다는 덜 강맹해 보였지만 충분히 위서련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을 수준의 검강이 서려 있었다.

         

       그러나 혁기린은 위서련의 움직임을 보는 순간 패배를 직감했다.

         

       그저 한 걸음. 그리고 그 위에 더해진 상체를 젖히는 가벼운 움직임.

         

       그것만으로 혁기린의 검은 목표를 잃었다.

         

       평시와 같았다면 혁기린은 이 순간 다시 한번 지면을 박차며 더욱더 예리한 찌르기와 함께 위서련의 움직임을 쫓았을 터였지만.

         

       괴악한 속도로 전신을 파고든 흑룡기에 대응하며 검강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혁기린은 한계였다.

         

       위서련의 털끝 하나 스치지 못하고 위서련을 지나쳐버린 혁기린은 비틀거리며 돌아섰다.

         

       “큭…!”

         

       혁기린은 자신의 검강을 바라보며 신음성을 삼켰다. 영롱한 빛을 내던 검강은 당장이라도 꺼질 듯이 위태로워 보였으니까.

         

       위서련은 몸에 침투한 흑룡기를 몰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혁기린을 지켜보았다. 어느 무인의 비무와도 다를 것 없는 결과였다. 이대로 접근해 흑룡기로 압박만 해도 상대는 손쉽게 쓰러진다.

         

       언제나와 같은 결말에 위서련은 기껏 달구어진 피가 빠르게 식는 것을 느꼈다.

         

       익숙한 고독함이 위서련을 감쌌다.

         

       마공(魔功)은 어째서 마공으로 분류되고 배척되는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무공과는 그 단련법이, 근간이, 목표가 다르기에 마공이라 손가락질 받으며 배척된다.

         

       그 다름은 곧 몰이해(沒理解)로 이어진다.

         

       무인과 대결을 벌이면 벌일수록 위서련은 고독함을 느꼈다.

         

       혁기린은 누가 뭐래도 고수였다. 이십 대로 보이는데 화경의 경지를 개척한 자가 무림사에 몇이나 있었을까.

         

       그러나 그런 혁기린도 위서련이라는 무인의 이질성을 간파하지 못했다.

         

       역천(逆天)의 마공을 익힌 위서련의 다름을 혁기린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한 명의 무인이 다른 무인과 무(武)를 논하면서 고독함을 느낀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또 있을까.’

         

       그렇기에 위서련은 절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자신을 직시(直視)해 준 무인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호천안.’

         

       위서련은 피 묻은 주먹을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천마신공을 익힌 이래 처음으로 무(武)를 주고받았다는 실감을 준 유일한 사람.

         

       결코 놓칠 수 없는 상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할 자였다.

         

       “크으윽!”

         

       위서련은 상념을 떨치고는 혁기린이 이를 악물고 허공에 검을 띄워올리는 것을 보며 가볍게 왼손을 쥐었다.

         

       결국에는 이기어검인가.

         

       검강을 피워낼 수 없는 이기어검의 공격력은 육체로 펼쳐내는 제한된 초식 대신 온전히 의지로 펼쳐지는 기오막측한 움직임에 달려 있다. 그러나 흑룡기에 잠식되어 내공 운용에 큰 장애를 겪고 있는 혁기린이 이기어검을 펼쳐 봐야 얼마나 대단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까.

         

       결국 이기어검은 다시 한번 흑룡기의 영역으로 몸을 던져 넣을 수 없으니 선택한 차선책에 불과했다.

         

       쐐애애액!!

         

       갈지자 궤도를 그리며 빠르게 날아온 혁기린의 이기어검은 나름대로 매서웠으나 위서련은 강기 어린 주먹으로 손쉽게 이기어검을 걷어냈다.

         

       손끝 하나 대지 않고 피할 수 있었으나 굳이 강기를 피워 올린 이유는 혁기린을 마무리하고 일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지.”

         

       흑룡기에 잠식된 몸으로 간신히 이기어검을 펼쳐낸 뒤 모든 여력을 소진한 혁기린을 향해 위서련의 주먹이 쇄도하려던 때.

         

       “그만.”

         

       호천안이 깨어났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서 죄송합니다!

    *3/9일 후원 인사를 이제야 올리게 됐네요.

    [비공개]님 [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후원 인사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날 작가후기에 후원 인사를 달기에는 뭔가 쪼큼 맬랑콜리한 느낌이 들어서 하루 미뤘더니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하트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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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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