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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38

       

        

        

        

        

        

        

        

        

        

       “막내 덕분에 살다살다 이런 곳도 다 와보네.”

        

       “어차피 배치 전까지 시간 남을 텐데, 여기 와서 짧게 파트 타임 잡이라도 해요.”

        

       “난 사육사 자격증 없는데.”

        

       “굳이 그것까진 안 필요할 텐데…으극, 실언이니까 살려줘요…!”

        

        

        

        서울의 모 대공원, 대형 동물원으로 가는 길. 입구까지 우리를 인도해줄 무료 공원 버스의 안에서, 로렌티나는 로건에게 목이 켁켁 졸리고 있었다. 이유는 실로 간단했는데, 보다시피 동물원의 동물로 일할 생각 없냐는 개드립을 치다가 거하게 얻어맞고 있는 것이었다.

        

        드론캠이 둥둥 뜬 채 그 광경을 실시간으로 송출한다. 게다가 러시아어면 몰라도 영어 정도는 스트리밍 와중 실시간 해석 및 번역 표기가 되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밑에 떠오른 번역된 내용을 보면서 신나게 낄낄대고 있었다.

        

        

        

       -발현자끼리만 가능한 드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렌티나눈나 드립 개살벌하네 ㅋㅋㅋㅋㅋ

       -다들 조용히해!!!!!!! 손가락잘못놀리면잡혀간다!!!!!!

       -바로 응징해버리기 ㅋㅋㅋㅋㅋㅋ

       -진심으로 줘패는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 다 표정은 웃는 느낌이었지만, 저 팔뚝에 실린 힘이 사람이었으면 목뼈가 진작에 부서졌을 정도의 힘이란 사실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실로 두려워졌다. 어처구니없는 웃음과 함께 로렌티나 바로 옆에 앉아있던 하모니를 얌전히 불렀다.

        

        뽀르르 달려온 민아가 황급히 내 옆에 앉아서 종알대기 시작했다.

        

        

        

       “유진 씨 아니었으면 저 두 분의 틈바구니에서 찌부됐을 거예요.”

        

       “그럴 거 같아서 불렀죠. 하여간.”

        

        

        

        하여튼 장난 많이 치는 사람들이다.

        

        한편, 그것과는 별개로 버스 내부는 꽤나 시끌시끌했다. 이유는 별 거 없었다. 우리 때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겠지만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런 아이들은 보통 남에게 실례를 저지른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조금 부족했다.

        

        요컨대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니,

        

        

        

       “우와, 뱀이다! 엄마! 저기 엄청 큰 뱀 있어!”

        

        

        

        같은 상황이 꽤나 여러 번 발생한다는 소리였다.

        

        물론 그런 아이를 둔 부모님의 표정은 사색이 되었다. 이 역시도 당연한 일이긴 했다. 한국 역시도 발현자 관련 법은 심각하게 빡빡했으니까. 당장 나도 평소에 언급한 적이 없어서 문제지, 현재도 미국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준할 정도로 신분을 보장받고 있는 시점이었으니.

        

        요컨대 성격이 개차반인 발현자가 존재한다고 가정했을 시, 지금 상황을 꼬투리로 잡으면 얼마든지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었다는 소리였다 – 물론 내가 미쳤다고 그러겠냐만은.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요 꼬맹이는 뱀에 대해 큰 거부감이 없는 것 같으니, 조금 놀려줄까.

        

        

        

       ───스륵.

        

        

        

       “우왁, 잡혀간다-!”

        

       “어, 어….”

        

       “애가 활달하네요.”

        

        

        

        꼬리로 허리를 살짝 감은 다음 조심스럽게 들어올리자, 맹랑한 꼬맹이는 놀라지도 않고 오히려 눈을 반짝반짝 빛낸다. 아이의 부모님이 있는 곳에 슬쩍 내려주며 그리 말하자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이 되셨다.

        

        꼬리 끄트머리로 머리를 톡톡 쳐주면서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해준 뒤 다시 바깥 구경. 물론 로건에게도 불똥이 한두 번 정도 튀긴 했지만 사실상 문제는 없었던 것이, 어린이들은 보통 외국어가 나오면 몸이 굳어버리기 때문이었다.

        

        영어로 몇 마디 대화를 나누려고 시도해보면 반응은 두 가지로 갈렸다. 전자는 계속 한국어를 쓰다가 로건이 딱밤 시늉을 하면 부리나케 도망가 부모님 뒤로 뽀르르 숨는 것이었고, 후자는 어버버 하다가 ‘엄마! 외국인이야!’ 하고 마찬가지로 호다닥 도망쳐 숨는 것이었다.

        

        물론 스펙터는 예외였다.

        

        

        

       “저한테는 다가오는 사람이 없네요, 아쉽게도.”

        

       “이가 뾰족하단 걸 제외하면 다들 조금 독특한 외국 사람인 줄로만 알 테니까요.”

        

        

        

        크리스토퍼 로렌티나, 모티브는 상어.

        

        지느러미나 아가미가 달린 것도 아니고, 솔직히 뾰족한 이빨을 제외하면 어디서 어떤 모티브를 따왔는지는 나도 자세히 모르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미지적으로는 딱 ‘상어’라는 느낌이긴 했으나 여전히 오리무중이긴 하다.

        

        아무튼 그래서 무슨 말이냐 하니, 로렌티나는 그냥 예쁜 외국인으로 보일지언정 딱히 발현자라고 여겨지지는 않고 있었단 소리. 물론 당사자는 다시 하모니를 데리고 가서 열심히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었기에 딱히 신경쓰지조차 않았지만.

        

        아무래도 하모니의 영어 실력과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확확 줄어들 것 같은 느낌이다.

        

        

        좌우지간, 버스가 멈추었다.

        

        이제부터는 리프트를 타고 위로 올라갈 시간이었다. 그다지 특별한 점은 없었고, 탈출용 패스트로프가 이것보다 훨씬 빠르겠다며 투덜대는 두 특수부대원 분들과 함께 종점에 내렸다.

        

        가장 첫 번째로 방문할 곳은 동양관. 파충류를 메인으로 하는 곳이었는데, 사실 여길 고른 이유는 별 건 없었고, 스카이리프트 종점과 가장 가까운 곳이 바로 이 건물이기 때문이었다. 노랑아나콘다와 그물무늬왕뱀, 그리고 뉴기니악어 등이 있는 곳이라나 뭐라나.

        

        

        

       “뱀이 뱀을 보러 가네.”

        

       “아쿠아리움은 없나요?”

        

       “그러게나 말이에요.”

        

        

        

        쓸데없는 소리와 함께 입장.

        

        온도에 민감한 친구들이 많은 곳이다보니 동양관은 거대한 실내 동물원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입구를 지나 여러 설명이 있는 곳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일종의 수영장처럼 생겨먹은 내부. 그러나 그 주인공은 당연하게도 이곳에서 서식하는 동물이었고, 이곳의 모든 인테리어 및 생태 또한 그에 맞춰 조성된 것이었다.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이 즈음에서 슬슬 발현자의 알려지지 않은 특성을 하나 더 공개하자면-

        

        

        

       ───!

        

        

        

       “우와, 악어 운다!”

        

       “움직인다, 움직여!”

        

        

        

        같은 파충류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이해라고 하면 뭐하지만, 막 말을 하는 게 들린다는 그런 차원은 당연히 아니었다. 요컨대 어떤 이유로 저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좀 더 선명하게 읽힌다고 해야 할까 – 그리고 이는 내가 구경을 위해 가까이 다가가자마자 이쪽으로 다가오는 악어를 통해 설명 가능했다.

        

        윗입과 아랫입을 딱딱 부딪히고, 낮은 저주파를 뿜어낸다. 마치 화장실 물 내리는 듯한 울부짖음도 들렸다. 물론 그 시선은 나를 정확하게 향하고 있었고.

        

        해석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님 어떻게 거기 있음!?’

        

        

        

        그러게…가 아니라.

        

        너도 나처럼 여자 몸에 악어 꼬리를 달고 오면 무사히 인간 세계로 풀려날 수 있지 않을까. 대충 머리카락은 초록색이고, 힘은 더럽게 센…아무튼 그런 괴상한 생각을 하고 있자니 이 녀석은 자길 좀 꺼내달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물론 가능할 리가 있나.

        

        손을 휘휘 저어 저리 가라는 신호를 보내자, 저쪽은 김 샜다는 듯 그새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갔다.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말 알아듣는거임 설마???????

       -소신발언)파충류끼리 대화하는데 대화가 안 될 리가 없다

       -스트리머 그만둬도 파충류랑 커뮤니케이션 가능하단 사실 하나만으로 밥줄 끊길 이유는 없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궁금하다…도대체 방송은 왜하는거읾? 진짜 취미임?????????

        

        

        

        놀랍게도 취미가 맞았다.

        

        물론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다양한 파충류가 있다는 사실은 이 자리에 악어 뿐만이 아니라 뱀 역시도 있다는 소리였고, 조금만 더 다른 방향으로 걷자 돌 모양 플라스틱 사이에 유리 케이스가 보였다. 그리고 그 안에는 당연히 뱀들이 한 마리씩 들어가있었고.

        

        당연하게도, 내가 다가가자마자 다들 유리창에 얼굴을 비춘다.

        

        이리저리 머리를 움직여 나를 요모조모 뜯어보는가 하면, 머리로 유리를 툭툭 친다.

        

        

        

       ‘실례가 안 된다면 여기서 구출 좀 부탁드립니다.’

        

        

        

        될 리가 있나.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이들 또한 마찬가지로 김 샜다는 듯 다시 구석탱이로 사라진다. 주는 밥이나 잘 얻어먹으면 그만이지, 요 녀석들아.

        

        그리고 좀 더 안으로 깊숙하게 들어간다고 해서 딱히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으며, 이는 노랑아나콘다로 대비되는 실내관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출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에 길이만 수 미터가 넘는 대형 비얌이 무기력하게 엎드려있다.

        

        물론, 거리를 좁히면 이야기가 달랐다.

        

        

        

       “우와, 유진 씨가 다가가니까 바로 고개 들고 이쪽 보는데요?”

        

       “세상에나….”

        

        

        

        비슷한 종류 아니랄까봐 진동으로 알아차렸나보다.

        

        무릎을 꿇고 시선을 마주한다. 머리로 유리를 톡톡 두들기더니 내 외형을 이리저리 살피던 뱀은 출구 쪽을 살그머니 바라보면서 플러팅 아닌 플러팅을 걸고 있었다. 물론 그런 것치곤 그다지 적극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바깥을 향해 고개를 돌림으로서 나가고 싶냐고 무언으로 물었고, 뱀은 이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러더니 꼬리로 자신의 몸통을 톡톡 침으로서 대답을 주었다. 요컨대 여긴 밥 잘 주니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단 뜻이었다.

        

        이런 바디랭귀지가 이해되는 나도 신기하긴 하다.

        

        

        

       “…뱀이 뭐래요?”

        

       “글쎄요. 자아성찰이라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아이, 누가 봐도 무슨 소리를 했는지 다 이해했단 표정이신데! 좀 알려줘요!”

        

        

        

       -애니멀커뮤니케이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 별의별 광경을 다본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앵님 덕분에 파충류공포증이 완화됐습니다 증말 감사합니다 ㅋㅋ

       -큰일났다 이제 아나콘다도 귀여워보이기 시작했슴;;

       -지극히 정상입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나는 차후 동물원 예비 방문객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직 동물원 구경은 한참 남은 시점이었다.

        

        

        

        

        

        

        

        

        

        

        

        

        

        

        

        

        

        

        

        

        

       “확실히 북극곰은 대형 동물원에서도 엄청 희귀한가보네요.”

        

       “여기….”

        

       “여기 있다고 하면 발로 까버린다.”

        

       “오케이, 조크. 조크. 가벼운 조크였어요. 그나저나 저쪽도 알아보러 오네요.”

        

        

        

        실내 동물원이었던 동양관에서부터 나와 산책에 가까운 느낌으로 돌아다니는 길.

        

        곳곳은 투어 버스와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 사이 중간중간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동물들도 어슬렁거리고 있어 상당히 볼만했지만, 안타깝게도 오늘은 그닥…평범하지가 않았다. 그나마 하마나 사자, 호랑이 같은 친구들 빼고는 대다수가 은근한 긴장을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슬금슬금 돌아다니다 보니 초식동물인 가젤 같은 이들이 이쪽을 보더니 호다닥 사육장 반대편으로 도망치질 않나, 아까까지 보였던 기린과 타조 역시도 열심히 줄행랑치기 바빴다. 미어캣이나 산양도 마찬가지.

        

        물론 그 뿐만이 아니라, 사자나 호랑이 같은 애들은 아주 그냥 난리도 아니다.

        

        

        

       “이야, 아주 그냥 신나게 경계하네요.” 

       

       “곰들은 조용하든데.”

        

       “대충 비슷한 부류잖아요.”

        

        

        

        그 말대로.

        

        로건을 보고도 그다지 경계하지 않은 동물은 같은 곰이었다. 호기심을 품고 다가왔다고 해야 하나, 오자마자 힐끔힐끔 쳐다보더니 앞발로 유리를 톡톡 치면서 훑어보더라. 그 와중 저 멀리서 자기가 먹던 고기를 가져와 유리 앞에 내려놓기까지 하는 행동까지 보였고.

        

        물론 우리 선임님은 눈살 찌푸리기로 응대했고, 곰들은 이내 울적해져서 떠나버렸다.

        

        그러더니 이어지는 말.

        

        

        

       “갑자기 저녁에 바비큐 땡기네.”

        

       “우리 막내에게 부탁해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로건누나 존내젛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고기는 드시고싶은wwww

       -그와중 곰쉑 프로포즈 차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저녁식사는 중대사항이다.

        

        그 와중 하모니와 다이스는 표정이 미묘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구경하고 싶었던 동물이 좀 있었는데 전부 런해버리니 아쉽다나 뭐라나. 물론 그렇다고 해서 따로 다니고 싶은 눈치도 아니었기에 적당히 – 혹은 어설프게 – 위로했다.

        

        

        

       “여기 북극곰이랑 그린아나콘다랑 상어도 있는데, 대충 적당히 본 셈 쳐요.”

        

       “제 예상을 대각선으로 뛰어넘는 위로긴 한데…네, 뭐. 나쁘지 않긴 하네요. 게다가 세 분은 동물원 나가서도 볼 수 있으니까 그것도 나름 어드밴티지고.”

        

       “설득되지 마요, 다이스 씨.”

        

       “헉.”

        

        

        

       -얘네 오늘 이상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동물원 입장하기 전에 다들 병나발 불고 입장하셨나요?????

       -이제는 뭐라고 채팅쳐야 선을 안넘는지도 모르겠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득력이…있어!

       -아니 그보다 로렌티나눈나는 상어야???????? 처음알았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건 둘째치고.

        

        아쉽다면 아쉽다고 해야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나를 포함한 다섯 명의 인원들이 한가로이 주변을 돌아다니며 동물원 산책을 즐기던 와중, 갑자기 저쪽에서부터 뭔가 꽤나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린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저 건너편에서부터 스태프 카드를 목에 건 두세 분이 우리가 있는 곳을 향해 정면으로 뛰어오는 중이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멀뚱히 바라보고만 있자니, 숨을 고른 동물원 스태프 한 분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어, 그…혹시 다음 방문 장소가 어디신가요?”

        

       “해양관 쪽으로 갈 것 같네요.”

        

       “아…알겠습니다.”

        

       “무슨 일 있으신지.”

        

        

        

        그리고 이어지는 말 – 듣기에 불쾌할 수 있으나, 우리가 가는 방향에 있는 동물들이 꽤나 스트레스를 받는단다. 말 그대로 상상조차 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그나마 곰이나 파충류 이런 애들은 딱히 신경쓰지 않는다고는 하는데, 초식동물 쪽들이 약간 문제가 있다나 뭐라나.

        

        그래서 적어도 소동물 전시관 쪽으로는 조금만 이동 자제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그로 인해서 투어에 불편을 겪을 수도 있으니 오늘 방문은 전액 환불해준다는 말도 덧붙였고.

        

        이걸 뭐라 반응해야만 하나 싶던 와중, 뒤에서 하모니가 덧붙였다.

        

        

        

       “이게 다 여기 계신 분들이 너무 강해서 그래요.”

        

        

        

       -하모니쉑 촌철살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이 맞긴 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표정 얼떨떨해지는거 봐 ㅋㅋㅋ

       -그래도 녹껄룩이 잘 정리했네 ㅋ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로건로렌티나유진 중 그 누구도 호랑이랑 싸워서 질 것 같지 않다

        

        

        

        뭐라고 해야 하나, 결론은 그 말대로긴 했다.

        

        아무튼 그리하여 해양관에 머무는 시간이 극도로 짧아지긴 했지만, 어쨌든 물범은 멀리서나마 보긴 했다. 로건과 로렌티나는 그닥 제대로 보지 못하긴 했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아마 시선이 마주치기라도 했다면 아마 물범은 동물원에서 처음 생명의 위협을 느껴보지 않았을까.

        

        말 그대로 천적이 두 명이나 온 셈이었으니.

        

        

        그리하여 환불까지 받고 돌아가는 길.

        

        동물원에서 돌아가는 와중, 우리들은 그제서야 어처구니없단 듯 웃음을 터뜨렸다.

        

        

        

       “막내 덕분에 별의별 경험을 다 하게 되네…분명 이 버스 타고 올라왔던 것 같은데, 이걸 수미상관이라고 해야 하나.”

        

       “하하.”

        

        

        

        그 말대로, 세상은 실로 요지경이었다.

        

        세상은 여전히 상상하지 못한 일들로 가득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스트리머를 하지 않아도 동물원 관련으로 평생 먹고살 수 있는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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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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