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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38

       *** ***

         

       찰싹! 찰싹!

         

       “이놈의 자식은 할 거 다 해줬는데도 일어나질 않는구나!”

         

       ….가장 먼저 의식을 차리고 본 것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내 뺨을 때리고 있는 당소열이었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당소열은 그대로 내 멱살을 잡고 상체를 일으켜서 강제로 내 고개를 돌렸다.

         

       흑룡기를 휘감은 위서련이 강기 어린 주먹을 쥐고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는 혁기린을 향해 달려드려는 모습이 눈에 비쳤다.

         

       순식간에 정신이 번쩍 드는 장면.

         

       “그만.”

         

       어떤 생각도 할 겨를 없이 일단 내뱉은 말이었지만.

         

       우뚝.

         

       다행히 소천마 위서련은 내 말을 듣고 주먹을 멈추어 주었다.

         

       “호오, 깨어났느냐.”

         

       “…그렇소.”

         

       일부러 느릿하게 몸을 일으키며 몸 상태를 점검한다.

         

       흑룡기 때문에 몸 내부는 엉망이고 아까 권강의 충돌로 인해 복부가 욱신거리고 당소열이 때린 뺨이 얼얼한 상황.

         

       이거 완전 엉망이로군.

         

       몸 상태와 별개로 내가 해야 할 행동은 명확했다.

         

       위험해 보이는 혁기린부터 빼낸다.

         

       “나에게 볼일이 있다 하지 않았소? 이제 그만 내 일행은 놓아 주시구려.”

         

       위서련은 잠시 혁기린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흑룡기를 거두어 들였다.

         

       이후 혁기린을 데려 가고 싶으면 데려가라는 듯이 친절하게 길까지 비켜 주었다. 흑묘와 여일예가 위서련을 피해 빙 돌아가 혁기린을 부축해 돌아왔다.

         

       곁눈질로 혁기린을 살피니 불행 중 다행인지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다.

         

       혁기린의 상세를 살피면서도 동시에 삐걱거리는 머리를 굴려서 상황을 정리했다.

         

       아까의 비무로 소천마 위서련에게 인정을 받은 것은 확실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소천마 위서련이 내 말에 주먹을 멈추거나 혁기린을 순순히 보내 줄 이유가 없었으니까.

         

       …위서련을 꺾었다면 모든 일이 깔끔하게 정리되었을 테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위서련을 꺾는 것은 욕심이었다.

         

       내가 요새 강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객관적으로 천마신공의 계승자를 이길 수 있을 실력은 아니었으니까.

         

       아무튼 혼신의 힘을 다해 무공을 펼친 결과 그나마 소천마와 대화라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몸을 굴린 보람이 있다고 봐야 할까.

         

       “그래, 이제 본인을 찾아온 이유를 들어볼 수 있겠소?”

         

       우선은 정보부터 얻어야 했다.

         

       대체 왜 소천마 위서련이 나를 노리고 찾아왔는지 그 상황을 이해해야 대책을 세울 수 있지 않겠는가.

         

       “확실히 그대 입장에서는 내가 그대를 찾아온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겠지.”

         

       “그렇소.”

         

       “허나 지금 이 자리에서는 그대의 의문을 풀어주기는 어렵겠군. 그러니 그대에게 제안할 것이 하나 있다.”

         

       나는 그런 말을 하는 위서련을 바라보며 살짝 불길함을 느꼈다.

         

       마치 묘수라도 떠올린 듯한 의기양양한 표정 때문이었다.

         

       대체 저 소천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길래 저런 표정을 지을까.

         

       내 입장에서는 딱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는 직감에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위서련의 말에 집중했다.

         

       “내 손님이 되어 천마신교에 방문해 볼 생각은 없는가?”

         

       …전혀 예상치 못한 제안이 날아왔다.

         

       일행의 기세가 험악해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위서련은 그런 일행의 태도 따위야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그대에게도 결코 나쁜 제안은 아닐 것이라 자신한다. 세간에서는 천마신교를 무슨 마굴처럼 묘사하곤 하지만 실상은 다르지. 그대가 지금까지 익히고 경험했던 것과는 다른 무(武)의 세계를 맛볼 수 있을 것이야.”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군.”

         

       “그대에게서 가능성을 보았다.”

         

       위서련은 오른 주먹을 들어 나에게 내밀었다. 붕대 위로 번진 핏자국이 뚜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일뢰와 충돌하며 입은 상처일까.

         

       “허나 아직은 부족해. 그대는 좀 더 성장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당신이 날 성장시켜 주기라도 하겠단 말이오?”

         

       “그러하다.”

         

       위서련의 확언에 무거운 침묵이 산등성이를 휘감았다. 철저하게 그림자로 살아가도록 훈련받는 수신호위들조차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위서련의 뒤통수를 바라보는 상황.

         

       곁눈질로 뒤를 확인하니 일행들이 아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흑룡기 때문에 끙끙 앓고 있던 혁기린조차도 입을 떡 벌린 채 위서련을 응시하고 있는 상황.

         

       “오….”

         

       모두의 어이가 상실된 상황에서도 위서련의 눈빛은 확고부동한 의지를 담아 빛나고 있었다.

         

       아니.

         

       날 육성(?)할 생각에 벌써부터 신바람이 나는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고 있었다.

         

       “…시간.”

         

       그 모습을 보면서 난 이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시간을 좀 주시오.”

         

       *** ***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아직 흑룡기에 시달리고 있는 혁기린이 창백한 얼굴로 성을 냈다.

         

       혁기린의 의견에는 나도 동의했다.

         

       내 적수는 내 손으로 키워낸다는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소천마 위서련의 사상은 존중하는 바이지만 왜 하필 그 대상이 나일까.

         

       대체 나의 무엇을 보고 저렇게 확신 어린 기대감을 품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위서련은 내 가능성을 아주 높게 치고 있는 모양이다.

         

       마치 내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는 근거를 쥐고 있는 사람 같은 태도였다.

         

       위서련이 대체 어떻게 날 찾아왔고 무슨 정보를 쥐고 저러는지 새삼스레 궁금해졌지만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것은 바로 저 소천마 위서련의 제안이었다.

         

       “호 낭인님을 마교의 손에 넘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차라리 죽음을 각오하고 돌파를 시도하는 편이 낫습니다.”

         

       “예, 비천마차의 한계를 시험해 볼 좋은 기회로군요.”

         

       나는 잠시 일행들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목숨이라도 걸 생각인지 결의 어린 눈빛을 띄우는 여일예, 당도연, 혁기린, 흑묘.

         

       당소열 역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마시오.”

         

       “은공!”

         

       여일예가 목소리를 높였지만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나는 일행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함께 경지를 올리자며 나와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며 많은 도움을 준 흑묘.

         

       늘 은혜를 갚아야 한다 말했지만 이미 충분히 갚고도 남을 만큼 노력한 여일예.

         

       사천성 산적 사태로 엮인 이후로 참 많은 사건을 함께 헤쳐나간 혁기린.

         

       이래저래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결국 내가 요청한 사항은 다 들어준 당소열.

         

       그리고 지금까지의 여정이 성립할 수 있도록 낮이고 밤이고 묵묵히 마차를 몰아준 당도연까지.

         

       그런 이들이 소천마 위서련의 손에서 날 빼내기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노라 말한다.

         

       나는 안다.

         

       지금 이들이 내뱉는 말이 그저 말뿐인 언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의 목숨을 걸 각오를 한 발언이라는 것을.

         

       그런 일행의 발언은 기억을 되찾고 무림을 선택한 나에게는 더욱더 무겁고 고맙게 다가왔다.

         

       그렇기에 마음의 결정을 내릴 수가 있었다.

         

       “모두 고맙소.”

         

       “은공!”

         

       “제자야.”

         

       “소천마 위서련을 따라가는 일은 나쁘지만은 않은 일이오. 아니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소.”

         

       실제로 그러했다. 위서련이 대체 날 어떻게 키울 작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마교의 손님 자격을 얻는 것만으로도 남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안전하지는 않겠지.

         

       그러나 그만큼 얻을 수 있는 보상도 클 것이다.

         

       “하오나!”

         

       “허허, 마교도 다 사람 사는 동네요.”

         

       일행들은 내가 무슨 인세의 지옥에 끌려가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마교도 다 사람이 사는 곳이었다. 그저 천마신교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을 뿐.

         

       “이번 일이 계기가 되었을 뿐, 내심 미안함을 품고 있었소. 내가 너무 여러분들을 오래 끌고 다닌 것이 아닌가 싶더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대들은 그대들 나름대로 각자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소.”

         

       복수를 끝마친 지 오래인 여일예는 점창파에 복귀해야 했다. 혁기린도 언제까지 무림에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당소열과 당도연은 당가의 재건에 힘을 보태는 것이 맞았다.

         

       흑묘도 월복당원들 얼굴도 좀 보고 살아야지.

         

       “내 믿음이 부족하여 그대들을 붙잡았소. 한 번 흩어지면 다시는 이리 뭉치지 못할 것 같아서 말이오.”

         

       “…낭인님.”

         

       일행의 힘은 꼭 필요하다. 기연도 얻고 영물도 사냥하고, 그 외 마주할 많은 위험들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동료는 필수였다.

         

       그렇기에 붙잡고 있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

         

       안 그래도 각자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은 일행들 아닌가. 한번 떨어지게 되면 뭉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현 상황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믿는다.

         

       “그러나 나를 위해 이렇게 목숨까지 걸 각오를 하는 그대들을 내 어찌 의심할 수 있겠소?”

         

       모두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나를 믿어주시오. 이 자리에서 약속하겠소. 나는 무사히 위서련의 손을 빠져나와 다시 여러분들을 모으겠노라고. 그때 나의 힘이 되어주시오.”

         

       한동안 아무도 말이 없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당소열이었다.

         

       “당가에서 도연이와 기다리고 있겠다.”

         

       “언니!”

         

       “냉정하게 생각해라.”

         

       당소열은 곰방대를 입에 물며 말을 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목숨을 버린다 한들 무엇이 달라지지? 지금 이 순간의 무력함이 분하다면 더욱더 강해지기 위해 노력해야지.”

         

       “큭…!”

         

       나는 당소열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혁기린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결코 납득한 기색이 아니었지만 자신의 상태를 고려한 것이 아닐까.

         

       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상태에서 더이상 강경하게 주장할 수 없다 판단한 모양이다.

         

       “참으로 분하군요.”

         

       여일예가 주먹을 꾹 쥔 채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

         

       “….더 강해지겠습니다. 결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정도로 더.”

         

       나는 마지막으로 흑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야말로 복잡한 상념이 겉으로 드러나는 표정을 짓고 있는 흑묘는 아직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 듯 싶었다.

         

       “갔다 올게.”

         

       “….선배.”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기에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흑묘의 시선에 안타까움과 혼란이 번지는 것을 마지막으로 위서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결정을 내린 모양이지.”

         

       “그렇소. 초대에 응하겠소.”

         

       내 대답이 흡족했는지 위서련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명한 선택이로군. 소천마의 이름을 걸고 장담컨대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다.”

         

       세상 불길한 미소를 짓고 있는 위서련의 호언장담을 듣고 있자니 이게 진짜 올바른 선택을 내린 것인지 후회가 되기 시작했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뒤였다.

         

       그저 주사위의 눈이 6이 되도록 열심히 구르고 구르는 수밖에.

         

       그렇게 위서련을 향해 한 걸음 발을 떼었을 때였다.

         

       “그 초대, 저도 받을 수 있을까요.”

         

       흑묘의 목소리가 나의 발목을 붙잡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흑묘 : 초대권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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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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