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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39

        

         

       ─ ‘카야는 굉장한 마법사가 될 거야.’

       ─ ‘엄마 딸이라서요?’

       ─ ‘내 딸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야. 카야는 그럴 수밖에 없거든.’

         

         

       노을 빛 하늘이 유독 아름다웠던 기억이다.

       

       어린 시절, 카야 아스트레앙은 어머니인 히스토리아의 품에서 해가 뉘엿뉘엿 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던 한때를 선명히 기억했다.

         

       히스토리아는 매번 호언장담했다. 넌 굉장한 마법사가 될 것이라며.

       

       카야는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부단히 마법 단련에 힘써왔다.

         

       그러나 루체 엘타니아를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과거가 그녀를 괴롭혔다.

       

       제대로 아이작의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래서였을까. 어느 순간부터 패배 의식이 심지 깊숙이 뿌리내려 자신감을 잃고 말았던 것은.

       

       그 감정을 내색하지 않았던 건, 1학년 1학기 학기말 평가 때 루체에게 진심을 표출했던 기억 탓이었다.

       

       그때의 자신은 참으로 추레했다. 아이작이 없었더라면, 그저 추악한 패배자만이 그 자리에 남았을 것이었다.

         

         

       ─ ‘생명의 축복이라도 받은 것처럼. 무서운 재능이네.’

         

         

       철의 요정 라크닐이 했던 말이 카야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카야는 자신에게 아이작을 도울 수 있는 힘이 있기를 바랐다.

         

       아이작을 위해서, 카야는 무엇이든 해내고 싶었다.

       

       그러나 넝마가 된 교복이 눈에 밟혔다.

       

       자신은 고작 악신의 날갯짓조차 버틸 힘이 없었다.

       

       각오해야 할 건 죽음뿐이었다.

         

       그녀뿐만이 아니다. 악신 토벌대는 악신을 바라보며 죽음을 직감했다.

         

       토벌대의 전의가 가라앉았다.

         

       희망을 품는다는 건, 어디까지나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기대할 수 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토벌대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절망 그 자체였다.

         

         

       “죄송해요, 아이작 님…. 이것밖에 못해줘서….”

       

       

       휘우우우!!

         

         

       카야는 열풍이 연신 들이닥쳐도 주위로 바람을 일으키며, 품에 껴안은 아이작을 어떻게든 지키려 했다.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여기면서.

         

       쉴 새 없이 식물 마법으로 아이작을 치유해 보려 하지만, 악신의 검붉은 마력 잔재가 끈질지게 치유를 방해했다.

       

       

       “제발…. 회복이라도…!”

       

         

       목소리가 무력감에 사무쳤다. 카야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주특기인 치유라도 잘해야 할 텐데, 무엇도 도와줄 수가 없었다.

        

       회의감이 밀려들었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이 남자를 지킬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하늘에 광채를 퍼뜨리며 고고히 강림한 저 악신을, 저 검은 태양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까.

       

       

       차라라라랑!!!

        

        

       청아하고도 맑은 소리가 소나기처럼 일었다.

       

       막대한 마력이 내려앉자 카야는 깜짝 놀라 마력의 근원지 쪽을 돌아보았다.

        

         

       “…….”

       

         

       도로시 뒤로 형형색색의 별 무리가 사납게 일어서며 거대한 마법진이 전개되고 있었다.

         

       9성급 별빛 마법 [초신성 폭발]의 마법진.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파괴적인 궁극기.

         

       대가는 자신의 목숨이었다.

       

       

       “도로시 선배…?”

       

       

       마녀 모자 아래, 도로시의 두 눈이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망설임조차 없었다. 아이작이 당했다면 이젠 다른 길이 없었으니.

         

       도로시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아이작을 지켜낼 작정이었다.

         

       마녀 모자를 벗고 허공에 날려 보냈다. 모자는 자유롭게 춤추듯 바람을 타고 떨어졌다.

         

       도로시의 연보랏빛 머리카락을 묶었던 끈마저 풀리며, 긴 생머리가 바람에 휘날렸다.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몸. 도로시의 마력 회로를 감도는 별빛 마력이 터지기 직전까지 부풀었다.

         

       마치 그녀 자신이 폭탄이라도 된 듯이.

         

         

       “도로시, 그만둬!”

         

         

       앨리스가 다급히 소리쳤으나 도로시는 마법진을 거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나밖에 없잖아. 그나마 저걸 어떻게든 해볼 만한 게.”

         

       

       입꼬리를 올리는 도로시.

       

       이미 그녀는 각오하고 있었다.

       

       만일 아이작이 악신에게 패배한다면, 별빛 마법의 궁극기까지 사용해서라도 악신에게 한 방 먹이겠다고.

         

         

       “…….”

         

         

       카야는 도로시의 각오를 목도했다.

         

       이내, 이를 꽉 깨물고 팔을 꽉 거머쥐며 떨림을 애써 가라앉히려 했다.

         

       거칠어진 숨소리는 심호흡으로 달랬다. 짐승처럼 뛰어대던 심장과 흔들리던 눈동자가 점차 진정되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감정의 격류를 다스려야만 했다.

       

       가만히 있으면, 가만히 당할 뿐이다.

         

       카야는 마력을 가다듬으며 집중했다.

         

       아이작의 말을 떠올리면서.

         

         

       ─ ‘아직 내가 생각했던 네 진가는 발휘 안 됐어. 아직 넌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여지가 있다.’

         

         

       진가.

         

       그런 건 모른다.

         

       자신에게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조차.

         

       그러나 지금은 그 진가란 걸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 무엇도 해낼 수 없을 것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되었다. 잠재력이고 뭐고, 있는 대로 긁어모아 이 자리에서 쏟아내야만 했다.

         

       휙! 카야는 하늘을 향해 아르마나의 완드를 뻗었다.

       

       자신의 힘을 느끼고 이해했다.

       

       식물 마법의 진가란 무엇인가.

       

       생명력의 범람이다.

       

       그 능력의 대가로 가장 적합한 건 무엇인가.

       

       …그 또한 생명력일 터.

       

       카야는 자신의 생명력을 연료로 삼았다.

       

       

       화아아아아아!!

       

       

       식물 마력이 카야의 간절함에 응답하듯 격렬히 회전하며 완드에 찬란한 빛을 뿜어냈다.

         

       잇달아 거대한 청록빛 마법진이 하늘을 뒤덮었다. 마치 예술 작품처럼, 정교하고도 복잡한 무늬를 띤 아름다운 마법진이었다.

       

       목숨을 바치려던 도로시도, 다른 토벌대 인원들도, 마족들도 전부 그 마법진을 쳐다보았다.

         

       여태 모든 생물이 느껴온 마력과는 결을 달리하는 독특한 마력이 일대에 퍼져나갔다.

       

       그 힘의 정체를 사람들은 대번에 알아차렸다.

       

       

       “이건, 생명력…?”

       

         

       독백하는 대마법사 샤를로트.

       

       그 힘은 충만한 생명력이다.

         

       카야의 한쪽 눈은 녹색, 다른 쪽 눈은 악식의 붉은색으로 바뀌었다. 두 인격이 힘을 합쳤다.

         

         

       “카야…!”

         

         

       연륙교에서 전투를 벌이던 카야의 어머니, 히스토리아는 하늘에 전개된 청록빛 마법진을 올려다보며 소리쳤다.

         

       겨울 바람에 시들었던 모든 꽃과 나무가 마치 봄의 한때처럼 화려하게 피어났다.

         

       그러나 거칠게 요동치는 식물 마력의 맥동을 카야의 육신은 쉽게 감당할 수 없었다.

         

         

       “쿨럭…!”

         

         

       카야의 입에서 피가 쏟아졌으나,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렇구나…. 내가 뭔지 알겠어.’

         

         

       그제야 카야는 납득했다.

         

       아이작이 꿰뚫어본 카야의 잠재력은, 그녀가 잃어 버렸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불임이었던 히스토리아는 자식을 원해 제랄드 아스트레앙과 함께 화록청의 요정 실피아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실피아는 히스토리아의 불임 문제를 해결해주었고, 두 사람에게서 생식 세포를 뽑아내 꽃씨를 만들었다.

         

       그 꽃씨에서 태어날 아기를 화록청의 권속으로 삼겠다는 것이, 실피아가 아스트레앙 부부에게 내민 조건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날 아기라면 분명 탁월한 재능을 타고날 것이기에.

         

       계약이 성사되었다.

         

       아스트레앙 부부는 꽃씨를 화분에 심었고, 화분에서 점차 푸른 식물이 자라났다.

         

       그 시기에 히스토리아는 임신하여 소중한 첫째 딸 메를린을 갖게 되었고, 수년 후. 화분에 심었던 식물이 드디어 꽃봉오리를 맺었다.

         

       꽃이 피자 그 안에서 작고 사랑스러운 아기가 태어났다.

         

       히스토리아는 그 작은 아기에게 카야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라고 하여 엄지공주라고 부르며 애지중지했다.

         

       카야는 서서히 크기를 키워나갔고, 5살 무렵부터는 평범한 아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자라났다.

         

       처음부터 꽃에서 태어나 생명의 축복을 받았던 인물.

       

       카야는 처음부터 식물 마법의 궁극에 이를 수 있는 천성을 타고났다.

       

       화록청의 권속이 되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던 것이다.

         

       일대에 만연한 검붉은 불꽃이 요동치는 생명력에 잡아먹힌다.

         

       침묵이 내려앉았다.

         

       카야가 쥔 완드에서 순수하고도 강렬한 생명력이 순간 팽창하며 천지를 메우고, 공기를 진동시켰다.

       

       웅대한 마법진이 광채를 발하고.

         

       생명력을 머금은 청록빛 마력이 솟구치며 하늘을 꿰뚫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그 마력은 점차 신비롭게 발광하는 나무 줄기의 형상을 갖추어갔다.

         

       생명력으로 가득한 마력은 앙그라마이뉴가 주위에 내뿜는 열기에도 끄떡없었다.

       

       나무 줄기는 하늘 바깥에 이르러 앙그라마이뉴까지 꿰뚫고 제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사방으로 뻗치며 형형한 나뭇잎 다발을 풍성하게 맺었다.

         

       고고한 청록빛 마력이 세상을 가득 채운다.

       

       오로지 화록청의 요정, 실피아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전설적인 마법.

         

       식물 마법의 궁극기, [위그드라실]이 세상에 현현했다.

         

         

       휘우우우우!!

         

         

       악신이 오른손 위로 뻗어냈던 검은 태양이 청록빛 마력으로 휘감기며 사그라졌다.

         

       악신의 검은 드레스를 이루는 수많은 눈이 찌푸려졌다. 파멸의 힘에 대응하여 그 마족을 파고드는 [위그드라실]의 마력 때문이었다.

         

       마치 맹독처럼 적을 잠식하여, 미지의 시련을 내리고 정신을 파괴하는 능력.

         

       악신은 순간 자신의 정신을 아득한 나락으로 끌고 내려가려 했던 미지의 힘을 느꼈다.

         

       [위그드라실]은 온 힘을 악신에게 집중적으로 쏟아부었기에, 잠깐이나마 그 힘이 유효하게 작용했다.

         

       악신은 모든 혁안을 부릅뜨며 카야를 노려보았다.

         

       아이작 이외에 그 누구도 적수로 취급하지 않았던 마족의 신은 카야 만큼은 또렷이 인지했다.

         

         

       [생명의 축복을 타고났네요…. 거슬리게.]

         

         

       메피스토는 두 눈을 좁혔다.

         

       [위그드라실]에 꿰뚫린 앙그라마이뉴는 사납게 불길을 뿜어내며 아우성쳤다.

         

       그 정도로는 목숨을 잃진 않는다.

       

       그러나 제 성질에 반대되는 생명력의 침투는 그에게 강한 고통을 선사했다.

         

         

       “저 나무는… 대체…?”

         

         

       토벌대는 경악했다.

         

       도로시는 별빛 마법진을 거두고, 하늘 바깥으로 솟구친 청록빛 나무를 그저 놀란 얼굴로 바라보았다.

         

         

       스르르르르.

         

         

       카야 주위로 마력으로 이루어진 요람이 만들어졌다. 요람은 아이작을 품었다.

         

       알록달록하고 신비로운 꽃들이 요람에서 개화했다.

         

       요람 속 청록빛 마력이 흘러나와 검붉은 마력의 잔재를 없애고, 실크처럼 부드러운 꽃잎들이 흩날리며 아이작의 상처를 쓸어 내렸다.

         

       꽃의 요람은 이미 전투 불능 상태에 이른 카야의 아군 하나하나를 뒤덮으며 상처를 치유해 갔다.

         

       그 산뜻한 아름다움은 이미 피 범벅이 되어 버린 카야와는 대조적이다.

       

       [위그드라실]의 부속 효과. 회복 마법, [꽃나라].

         

       시간이 되돌아가듯 아이작은 생기를 되찾았다.

       

       그가 천천히 눈을 떴다.

         

         

       “…카야?”

       “아이작 님! 괜찮으십니까?”

         

         

       카야는 울먹이며 소리쳤다.

         

       피부에 와 닿는 생명력.

         

       고개를 들자 하늘을 가르는 거대한 나무가 아이작의 시야에 들어왔다.

         

         

       “[위그드라실]….”

         

         

       적의 정신을 부수기 위한 시련을 만들어 내는 생명의 나무.

         

       부속 효과로 사용할 수 있는 마법 또한 저마다 뛰어난 효과를 자랑한다.

         

       적의 능력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최악이나, 아군의 능력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믿음직스럽다.

       

       

       “…다행이다.”

       

         

       <메르헨의 마법 기사> 「비하인드 스토리 – 엄지공주」.

         

       생명의 꽃에서 태어난 카야 아스트레앙은, 지금 이 순간 식물 속성의 진가를 온전히 깨우쳤다.

         

       게임 속에서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오른 카야의 [위그드라실]은 아이작의 예상보다 훨씬 비대한 크기와 위력을 자랑했다.

         

         

       화아아아!!

         

         

       아이작은 몸을 일으켜 세 쌍의 냉기 날개를 뻗어내고 카야와 나란히 공중에 섰다.

         

       종말의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형형색색의 꽃잎들이 봄날의 한때처럼 그들 주위로 흩날리고 있었다.

         

         

       “고맙다. 방심했어. 덕분에 살았다.”

       “…이미 예측하지 않으셨습니까? 제가 이렇게 할 거라고요.”

         

         

       이미 한계에 이르러 버린 카야는 오한을 느끼듯 몸을 덜덜 떨며, 흐릿해진 눈으로 아이작을 쳐다보았다.

       

       카야는 확신했다. 그녀가 저 거대한 나무를 피어 올릴 것이라고, 아이작은 이미 예측하고 있었으리라.

         

         

       “글쎄다.”

         

         

       아이작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카야의 상태를 짐작한 아이작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두 사람은 악신을 노려보았다.

         

         

       “아이작 님.”

       “응.”

       “…사랑해요. 꼭 살아남아주세요.”

         

         

       아이작은 미소 지었다.

         

       그때, 검붉은 화염이 하늘을 뒤덮었다.

         

         

       화르르르르륵!!!

         

         

       악신이 다섯 쌍의 화염 날개를 펼치고 카야를 향해 날아들었다. 위압적인 진격이었다.

       

       그러나 악신의 접근을 아이작이 허용할 리 없었다.

         

       휘이이이이! 상공에서 얼음 마력이 휘몰아치며 얼음의 상현달이 구축되었다. 그것은 신비로운 달무리를 발산했다.

         

       궁극의 얼음 마법 [얼음달].

         

       아이작은 시간을 멈추고, 악신의 코앞에 이르러 얼음 마력이 응축된 오른손을 휘둘렀다.

         

       5성급 [빙결 폭발]이 악신의 검붉은 화염으로 이루어진 방어막과 맞부딪혔다.

       

       

       콰아아아아아앙!!!

       

         

       일대에 차가운 충격파가 범람하고, 맹렬한 수증기 폭발이 일어나며 공기를 몰아냈다.

         

       그러나 그 충격은 섬에 닿지 않았다.

         

       어느덧 아이작이 구축한 지배 영역 [무궁빙설경]이 두 존재를 가두었기에.

         

       기미한 얼음 궁전이 아이작 뒤에 자리 잡았다. 사나운 냉기가 몰아치는 죽음의 영역에 다시 아이작과 악신이 발을 들였다.

         

       그 중심엔 얼음의 상현달이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누굴 노리는 거냐. 네 상대는 나잖아.”

         

         

       아이작은 태평하게 말했다.

         

       카야는 생명의 축복을 타고난 인간.

       

       1회차 도로시가 남긴 메시지에 따르면 카야는 악신의 그릇이 될 수도 있었다.

         

       악신이 [위그드라실]을 제 것으로 삼는다면 어떤 재앙이 초래될지 아이작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 일은 어떻게든 막아야 할 것이었다.

         

         

       “종말도 시작됐고….”

         

         

       정신을 차렸던 아이작은 세상 곳곳에 나타난 검은 구체를 발견했었다.

       

       사암의 시련 때 보았듯, 악신의 존재 자체가 모든 세상에 종말을 고한 것이었다.

         

       지구도 처지는 마찬가지일 터.

         

         

       화르르르륵!!

         

         

       [무궁빙설경]의 절반이 불지옥의 풍경으로 변모했다.

       

       검붉은 화염과 검은 구조물로 가득 찬 악신의 영역이 아이작의 영역과 맞부딪힌다.

         

       영역 지배, [검은 둥지].

         

       무한의 영역 속, 악신이 허공에 떠올랐다. 그 마족이 뻗어낸 다섯 쌍의 화염 날개가 제 자태를 뽐냈다.

         

       검붉은 불길이 치솟으며 악신의 위용을 과시한다.

         

       반면, 아이작은 가볍게 스트레칭하며 몸을 풀더니 불꽃을 휘감은 마족의 신을 바라보았다.

         

         

       “2차전 가자.”

         

         

       부우우우우!!

         

         

       아이작은 [빙제]의 냉기를 전신으로 뿜어내며 세 쌍의 푸른 날개를 펼쳤다.

         

       동시에 눈 깜짝할 새에 상공에 면적을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철문이 나타났다.

       

       

       끼이이이익!

       

         

       철문이 열리며 절대영도의 냉기가 쏟아져 내렸다.

       

       그 속에서 생과 사를 초월한 마수가 수 개의 눈으로 붉은 안광을 내비쳤다.

         

       냉기에 대항하며 검붉은 불꽃이 폭풍처럼 일었다.

       

       이미 그 공간은 아이작과 악신을 제외하곤 누구든 발만 들여도 목숨을 잃는 사지나 다름없었다.

         

       위이잉! 허공에 셀 수 없이 많은 마법진이 도열되었다.

         

         

       휘이이이이이!!

         

         

       아이작은 오른팔을 위로 뻗어 냉기 태양을.

         

         

       화르르르르륵!!

         

         

       악신은 오른팔을 위로 뻗어 검은 태양을 창성했다.

       

       두 존재가 다시 격돌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위그드라실] 언급은 7화에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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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AWBDLH, 아카데미 최약체는 마족 한정 먼치킨이 되었다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possessed the weakest character in my favorite game’s Hell Mode. I want to survive, but the way the main character is being controlled is atrocious. It can’t be helped. I have to stop the bad ending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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