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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4

       

        

        

        

        

        

       -[방호복을 입는 게 좋을 거야.]

        

       -[조금 전, 오염구역에서 시험 단계의 백신이 분실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아. 백 년에나 한 번 올 법한 눈폭풍이 맨해튼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지. 변절한 오퍼레이터들의 신호도 잡힌 상태고.]

        

       -[기지의 발각 및 폭설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해, 모든 수송은 스텔스 헬리콥터를 통해 이뤄질거야. 이 말인 즉슨, 기지가 폐쇄될 거고, 한 번 나가면 헬기를 제외한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복귀할 수 없단 걸 의미하지.]

        

       -[준비가 된 얼굴이군. 그럼 시작하자고.]

        

        

       .

        

        

        

       -[경고 : 헬리콥터 파괴 및 기지와의 연결 두절. 인근 오퍼레이터와의 연락을 시도 중….]

        

       -[경고 : 바이탈 사인 측정 결과 패혈성 감염이 의심됨.]

        

       -[경고 : 치료 상한 시기까지 – 02:15:33.]

        

       -[경고 : 카운트다운 개시.]

        

        

        

        

        

        

        

        

        

       “하아.”

        

        

        춥다.

        

        건물 안에서도 입김이 나오는 미친 날씨. 바깥은 혹독한 눈폭풍이 몰아치고, 신체의 말단부터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이 체감될 정도로 느껴진다.

        

        도대체 이 백신 회수 미션을…구체적으로는, 과거 내가 실제로 수행했었던 이 망할 놈의 오퍼레이션을 이 게임이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눈 앞에 결과물이 다가왔으니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없다.

        

        그때도 진짜 추워서 죽는 줄 알았건만, 이 빌어먹을 하드코어가 이런 곳에서도 영향을 미칠 줄은 추호도 몰랐다.

        

        

        하모니는…주변에 없다. 같은 공간 내에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알아서 찾으라는 건가? 분명 근처 다른 건물에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지금은 내 생존을 좀 더 신경쓰도록 해보자.

        

        조심스레 문고리를 잡았다.

        

        

        

       ───휘이이잉!

        

       “이런, 빌어먹으을….”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자, 눈을 뜨기조차 힘든 어마어마한 눈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여름에 굉장히 강하지만 겨울에는 극단적으로 버티기 힘든 이 망할 놈의 파충류-신체는, 몸의 온도가 조금만 떨어지더라도 소화가 안 되고 구토가 시작된다.

        

        고작해야 몇 초만에 덜덜 떨리기 시작한 몸을 애써 무시하며, UI 상단에 뜬 바깥 온도를 확인했다.

        

        

        

       -[Endure : -1°C  //  Current Temp : -25°C]

        

        

        

        현재 온도가 영하 25도라고? 이런 바람이 부는 시점에서? 버틸 수 있는 건 영하 1도까지인데?

        

        그렇다면 체감온도는 거의 영하 35~40도를 웃돌 것이다. 얼어죽지 않으려면 빠르게 움직여야만 했다. 게다가 가지고 있는 무장도 고작해야 권총과 토마호크 하나 뿐.

        

        머릿속으로 즉시 생각을 정리했다.

        

        일단 가장 먼저 해야 할 건…옛날, 처음 그곳에 떨어졌을 때처럼, 그저 아무 곳이나 들어가 무작정 옷을 한움큼 껴입는 것이 되겠지.

        

        그렇게 뱀 모양 얼음동상이 되기 전,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고 : 체온이 정상 수준 미만으로 하락 중.]

        

       -[제안 : 주변 가옥으로 진입하여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의복을 착용하십시오.]

        

        

        

        일일히 안 짚어줘도 어차피 그럴 거야, 이 깡통 기어야.

        

        주변 환경은…그야말로 눈을 뜨기도 어려운 눈폭풍이 몰아치고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이곳은 여러 저층 건물이 비교적 밀집되어있는 곳이었다.

        

        완전히 어두컴컴하지도 않고, 전력이 활성화된 상태이기에 건물 이곳저곳은 불이 켜져있었다.

        

        하지만….

        

        

        

       “망할, 진짜아아…!”

        

        

        

        너무 춥다!

        

        다행스럽게도 주변에는 드럼통을 잘라 그 안에 장작을 꽂아넣어 만든 듯한 간이-모닥불이 널려있었고, 그 중 대부분의 것들은 불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는 상태였다.

        

        참을 수 없을 만큼의 추위가 끝도 없이 엄습해왔기에, 나는 그 드럼통을 껴안고 싶은 심정으로 가까이 접근했다.

        

        온 몸이 화끈거리며 한기가 잦아들지만,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 당장 꼬리만 해도 말단부터 얼어붙을 것만 같은 고통을 보내고 있다.

        

        여기서 계속 머물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되어, 빠르게 주변 건물로 진입하였다. 일종의 저층 맨션 같기도 한 이곳은 이전에는 확실히 사람이 살았다는 듯한 비주얼을 하고 있었다.

        

        곳곳에 있는 박스들과 공구 상자들이 옅게 발광을 시작했다.

        

        가까이 다가가 그것을 열어보자, 박스에는 음식이, 공구 상자들에는 어째서인지 총의 부품과 탄창이 몇 개씩 들어있다. 그것을 적당히 백팩에 챙겨넣고 열려있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에는…당연히 인기척이 있을 리 없었다.

        

        한층 따뜻해진 공기와 함께, 눈 앞에 또다시 여러 문구들이 떠올랐다.

        

        

        

       -[제안 : 총기 부품의 습득을 감지. 은신처에서 총기를 조립하여 생존 확률을 높이십시오.]

        

       -[제안 : 음식의 습득을 감지. 식료품을 섭취하여 배고픔을 해결하십시오.]

        

        

        

        배고프면 밥 먹고, 살아남기 위해 더 좋은 무기를 만들라는 소리를 굉장히 상세하게 설명해주는구나, 여긴. 내가 작전했었을 때는 이런 것도 없었는데.

        

        아무튼, 안쪽으로 들어가자 엷게 발광 중인 옷장과 캐비닛들이 보였다. 안을 열어보자 목도리들과 꽤나 두터워보이는 옷들이 쏟아졌다.

        

        

        

       “어으, 이러다 얼어죽겠네….”

        

        

        

        숨을 몰아쉬며 쓸모없는 방호복을 벗어던지고 옷을 갈아입는다. 이리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은 그저 있는 대로 몽땅 껴입는 것에 가까웠다.

        

        한기가 어느 정도 차단되었지만, 사실 이 정도로는 많이 부족했다.

        

        털모자를 머리에 푹 눌러쓰고, 두툼한 겨울용 니트 두 벌을 겹쳐 껴입는다. 장갑은 평범한 손가락 장갑밖에 없었지만, 이거라도 써야지. 어쩔 수 있나.

        

        털목도리를 목에 하나 두르고, 꼬리를 어느 정도라도 감쌀 수 있도록 꽉 묶어준다.

        

        

        

       -[Endure : -8°C  //  Current Temp : -27°C]

        

       “이제야 좀 살겠다.”

        

        

        

        하지만 우측 상단의 UI는 아까보다도 바깥 온도가 더 떨어지고 있음을 여실히 알리고 있었다. 이 상태로는 나가봐야 또다시 살살 얼어붙을 뿐이었다. 아마 그렇게 되면 나는 길바닥에서 처참히 동사하겠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주변에 뒤질 수 있는 집은 많았다.

        

        나는 오늘 적어도 얼어죽지는 않을 것이었다.

        

        

        

        

        

        

        

        

        

        

        

       “어으, 여러분! 제발 한 명만 말해요! 뭐가 이리 할 게 많아? 나는 한 명이지만 님들은 8천 명이잖아요! 한 마디씩만 해도 8천 마디라니까!?”

        

        

        

        한편.

        

        유진이 얼어죽지 않기 위해 슈퍼 뚠뚠이 아나콘다로 진화하고 있는 와중, 하모니는 그야말로 정신이 나갈 것만 같은 압도적인 정보량에 시달리고 있었다.

        

        UI 상으로는 오염구역에 진입하기 위해 바이러스 필터를 제작하라는 목표만이 제시되어 있는 상태였지만, 다크 존이 그 정도로 단순한 게임일 리가 없었다.

        

        유진도 없었기에 즉각 훈수벨을 울린 하모니였지만, 그녀는 얼어죽기도 전 데이터에 파묻혀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3을못세는기업은수도꼭지 님이 1,000원 어치 그림 후원!>

       -일단 정리해놨으니 모를 때마다 이거 띄워서 보고 겜하세요

        

        

        

       “3을못세는기업은수도꼭지 님, 천 원 후원 감사합니다. 네, 바로 확인해볼게요….”

        

        

        

        그와 동시에, 그녀는 조심스럽게 사진을 띄웠다.

        

        그러나 그것은 사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폐가 있었는데 –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깜지였다. 생존Survival 모드의 기초적인 메커니즘이 적혀있는.

        

        평소라면 이게 뭐냐며 대충 훑어보다 때려칠 가능성이 높았던 하모니였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유진조차 없는 약육강식의 세계에 그녀 혼자만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손가락으로 상단 부분을 짚자, 그것이 보기 좋게 확대되었다.

        

        

        

       -[초반 목표 : 바이러스 필터 제작]

        

       -[해야 할 것 : 크게 4가지 – 옷 찾기/무기 만들기/스킬 만들기/소모품 찾기]

        

       -[옷 찾기 : 바깥이 영하 30도를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맵을 뒤져서 옷을 찾으면 됨. 집 안의 옷장이나 바깥에 놓여있는 가방 안에 옷이 있다.]

        

       -[무기 만들기 : 밖에는 적들이 돌아다니고, 변절 오퍼레이터들도 돌아다닌다. 권총 한자루로 뻐팅길 수 없으니 공구상자를 뒤져 나온 재료로 은신처에서 총을 만들면 된다.]

        

       -[스킬 만들기 : 은신처에는 제작소가 있는데 스킬도 총도 거기서 만들 수 있다. 보고 유용한 걸 만들어 쓰자.]

        

       -[소모품 찾기 : 여기선 배고프면 죽고 목마르면 죽는다. 구급차 근처엔 의약품이 나오는데 감염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아이씨, 뭐가 이렇게 많아!?”

        

        

        

       -원래 첫판에 깨라고 만든게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네판 돌리면서 똥꼬쇼 좀 해야지 깰 수 있는 모드임 이건

       -의문사에 베팅하게 제발 코인베팅장 열어줘!!!!!

       -빡세기로는 탑에 드는 모드를 선생님 갭모에 하나만 보고 들어간게 잘못이지ㅋㅋ

       -그냥 냅둬 ㅋㅋㅋㅋㅋ 몇 번 죽어보면 알아서 깨달을거임

        

        

        

        그 정도의 난이도였다고? 이게?

        

        문득 그녀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명대사가 스쳐간다. 도망쳐서 온 곳에 낙원은 없다는…물론 지금 이곳에 도망쳐서 온 건 아니긴 한데, 어쨌든 낙원은 아니긴 했다.

        

        굳이 말하자면 얼음지옥이 아닐까. 아니면 뭐, 있어보이게 말하면 블리자드 헬이라든지, 대략 그런.

        

        

        여하간, 더는 이곳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생존 가능 시간이라고 표시된 시간이 천천히 하락하고 있기도 했고, 유진도 찾아야만 했다.

        

        하모니는 심호흡을 하고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었다.

        

        지옥에서 막 건져올린 설원이 바로 이런 비주얼이 아닐까 하며, 다음 순간 그녀는 눈 앞에 장대히 펼쳐진 눈폭풍과 맨해튼의 환상적인 조화를 목격하였다.

        

        

        

       “…나가자마자 죽게 생겼는데요!?”

        

        

        

        물론 바로 죽지는 않았다.

        

        모든 것이 얼어붙는 바깥과는 반대로 채팅창이 얼른 나가라며 불바다로 변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결국 무형의 힘에 떠밀려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어느 누구와는 다르게 총체적 보정이 100%에 가까운 그녀는 추위 같은 것은 느낄 수 없었으나, 그런 하모니조차 아바타의 신체가 점점 굳어간다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조금만 걸어도 신체 말단이 기름칠 덜 된 기계처럼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경고 : 심부 온도 정상 체온 미만으로 하락 중.]

        

       “와악! 이거 어떡해! 주변에 집 어딨어, 집! 여기 너무 추워서 그런가봐요, 여러분!”

        

        

        

        허둥대며 주변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하모니. 보는 입장으로는 그렇게 꿀잼일 수가 없는 조합이긴 하였다.

        

        아무튼, 우연찮게도 그녀 역시도 유진과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었다. 일단 주변 아무 곳이나 들어가 옷장을 뒤지고, 그 안에 남아있는 여러 옷들을 껴입으며 바깥을 돌아다니기에 충분한 온도를 확보한다.

        

        그 중에서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시작하자마자 건물부터 뒤지기 시작한 유진과는 다르게, 하모니는….

        

        

        

       ───탕! 탕!

        

       “어으, 얘네 뭐야!?”

        

        

        

        이 추운 날씨에 바깥을 돌아다니는 적들까지 만나며, 그야말로 똥꼬쇼라는 말에 걸맞는 억척스러운 플레이를 시행 중이었단 점이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점은, 무지막지한 추위로 인해 적들이 들고 있는 소총에서 기능고장이 빈번하게 일어나, 하모니는 그 점을 이용하여 가까스로 살아남을 수 있었단 것일까.

        

        마지막 한 명의 적이 차디찬 바닥에 몸을 뉘이는 것을 끝으로, 그녀는 조심스럽게 권총의 탄창을 갈아끼며 말했다.

        

        

        

       “하으, 이러다 제 명에 못 살겠고 죽겠네…아니, 근데. 여러분. 이거 시작한 지 얼마나 됐죠? 한 10분은 돌아다녔나? 아직도 유진 씨를 못 찾았어요. 원래 이래요?”

        

        

        

       -그거 팀원이랑 충분히 가까워지면 인컴으로 알려줌

       -은신처의 알람 작동시키면 주변에 있는 모든 유저들한테 알람 가니 그걸로도 가능

       -일단 죽지나 마요 ㅋㅋㅋㅋ

       -어어 동사한다 동사!

       -일단 돌격소총 하나라도 만들고 생각합시다

        

        

        

       “하, 씨. 이러다가 진짜 길거리 한복판에서 얼어죽게 생겼네에….”

        

        

        

        그렇게 그녀는 또다시 어딘지도 모르는 동네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시간이 점차 흘러가고 있었다. 옷을 껴입고, 곳곳에 비치된 기어 박스를 열어 방탄복도 입고, 시청자들의 훈수에 따라 은신처에 들러 확장 탄창과 조준경, 총기도 만들었다.

        

        어느새 하모니는 총만 든 민간인에서, 다시 오퍼레이터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녀가 ‘이 정도면 나도 잘 적응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자만에 슬슬 빠지기 시작할 때 즈음───

        

        

        

       -[알림 : 반경 50m 내에 아군 오퍼레이터 감지.]

        

       “어! 뭐가 떴어요, 여러분! 이거 팀원 맞죠? 제발 맞다고 해줘요!”

        

        

        

        채팅창을 가득히 메우는 긍정의 답변과 함께, 그녀는 그제서야 안도할 수 있었다.

        

        고작해야 십오 분 가량의 단절이었지만, 유진이 없는 세상은 하모니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혹독한 것이었다. 마치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보는 것마냥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른다.

        

        나 없는 동안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 몸은 괜찮은지, 주변에 위험한 건 없는지….

        

        

        신호가 점차적으로 가까워지고, 그것은 어느덧 서로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인식할 수 있을 시점까지 도달한다.

        

        그리하여 얼마나 지났을까, 두 명은 어느덧 모퉁이 하나만을 그 사이에 두고 있을 정도로 가까운 위치까지 접근하였다.

        

        불과 몇 초도 안 되어 그곳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한 명의 인영. 비록 눈보라가 너무 심한 탓에 실루엣 이상의 것을 알아보기에는 조금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저 두툼한 꼬리는 누가 보아도 유진의 그것이었다.

        

        환희에 찬 음색으로, 하모니가 입을 열었다.

        

        

        

       “선생님! 도대체 어딜 갔다가 이제 오신…선생님!?”

        

        

        

        그러나 거기에 있는 것은 유진이 아니었다.

        

        다시 말해, 그곳에는 시청자들과 스트리머가 기대하던 택티컬 그 자체의 모습이 아닌,

        

        옷을 있는대로 껴입고 – 거기에 눈이 덮힌 탓에, 움직이는 뚱뚱한 눈사람처럼 되어버린 슈퍼 뚠뚠이 아나콘다 한 명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 와중 머리에 알차게 눌러쓴 털모자. 끄트머리에 달린 조그마한 털방울이 바람결에 이리저리 휘날리고 있었다.

        

        

        여러모로 충격적인 비주얼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뭐든지 잘할 것만 같았던 믿음직한 선생님에서, 어딘가 귀여운 구석도 있는 펭귄같은 사람으로 이미지가 한순간에 변해버릴 만큼.

        

        입가에 수많은 감정이 뒤섞인 함박웃음과 함께, 하모니가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서, 서, 선생님! 그게 뭐예요, 하흫, 아니, 아하하하! 왜 그렇게 옷을 있는 대로 다 껴입고 오셨어요!?”

        

       “…전 추위를 잘 탄다니까요.”

        

       “카흐흫, 하흐, 아, 잠깐만요. 흐히히히, 너무 웃겨! 선생님, 아, 아하하하, 아, 님들, 나 지금 너무 웃어서 배아파!”

        

        

        

       -??????

       -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누구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유진선생님은 어디가고 왠 총든 눈사람잌ㅋㅋㅋㅋㅋㅋㅋ

       -미친다 미쳐 ㅋㅋㅋㅋㅋㅋ

       -아진짜절라기엽내ㅆ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 이어지고 있었다.

        

        오직 한 사람만 빼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유진은 추워….

    추우면 암것도 못해….

    이번 에피소드는 6화 정도로 예상되어있습니다

    연참으로 일부분 넘기긴 할거지만, 불쾌한 장면이 포함되어있을 겁니다

    그럼 20000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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