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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4

       “그 미친 자식을 잡아 족치는 것은 족치는 것이고 그 이전에 청이 있소. 결국 당도경 그 망나니가 낭인객잔에 드나드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 야바위에 능한 낭인과의 승부가 아니겠소. 그 대결을 객잔 내부가 아니라 공식적인 자리에서 하는 것이 어떨까 싶소만. 그에 따른 보상 역시 객주께 후하게 해드리지.”

         

       객잔 내부가 아니라 공개적인 자리에서 낭인과의 대결이 주선되면 적어도 [당도경이 사천낭인들과 어울린다]는 소문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당도경이 객잔에 들어가는 것만 막아주신다면야 하루에 황금 백 냥을 드리겠소.”

         

       그러나 유사연의 대답은 단호했다.

         

       “불가합니다.”

         

       “…이 당문의 당독기가 부탁하는데도 말이오.”

         

       당독기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은혜는 두 배로 원한은 열 배로. 이 가훈을 지키며 살아온 당가의 부탁은 다른 명가들과는 차원이 다른 압박이다. 정중한 부탁을 받아도 그것을 거절해야 하는 입장이 되면 이 거절이 격화되어 원한으로 발전했을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그려질 수밖에 없었으니까.

         

       “만일, 그 낭인의 정체를 공개하고 공식적인 판에 올린다면 금자 500냥을 드리지.”

         

       당독기는 내가 그 당사자라는 것을 알고 지르는 것일까? 모르고 지르는 것일까? 아마 당독기는 나를 그냥 유사연이 동행한 수하나 호위라고 여기고 있겠지. 사건 당사자는 일단 객잔에 꽁꽁 숨겨 놓는 것이 상식적이니까.

         

       당사자인 내가 이 장소에 나왔다? 막말로 당독기가 나를 없애버리면 그대로 모든 상황은 종료다. 물론 당가와 낭인객잔은 원수사이가 되겠지만 당가입장에서는 그쪽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어차피 사천성은 당가의 영역 밖이고 앞으로도 진출할 일이 없을 테니 사천성 내부에서만 활동하는 사천낭인과 척지더라도 손해 볼 것 없다.

         

       이런 위험성을 알고 있었지만 유사연과 함께 나온 것은 당가에서 나온 사람에게 정확한 사정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런 제안을 면전에서 들을 줄이야.

         

       유사연의 표정은 흑립을 쓴 탓에 알 수가 없다.

         

       나는 식은땀이 흘렀다.

         

       ‘당도경이 낭인과의 야바위에서 졌다’라는건 정말 대사건이고 내 명성치가 떡상할 정도의 사건이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당도경과의 대결이 주선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사건의 팩트는 [당도경이 낭인과의 야바위에서 패배했다]지만 소문은 [당도경이 사술을 쓰는 낭인에게 속았다]다.

         

       즉 나를 진짜 도박의 고수라고 의심하는 자들도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소문은 그냥 당도경이 혹세무민한 사기꾼한테 한번 망신을 당한 것이라는게 소문의 골자다.

         

       물론 이제 당도경이 매일 이 낭인객잔을 드나들고 있으니 내가 도박 고수라는 설이 점점 힘을 받고 있겠지.

         

       이런 상황에서 바깥에서 공개 도박을 벌이면 나는 바로 도신이 되어버린다. 어쩌다 한판이야 고수도 실수할 수 있고 방심할 수 있으니 납득할 수 있지만. 초고수가 근접에서 무려 한 시간동안 한 판을 못 빼앗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도 무려 수많은 군중이 보는 앞에서?

         

       당도경을 한번 속인 낭인과 초고수를 가지고 놀 수 있을 도박 고수는 전혀 다른 존재다.

         

       호천안 인생 바로 끝이다.

         

       나는 유사연이 나를 파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유사연은 이 사천낭인의 대표자. 평상시에는 낭인들에게 삥을 뜯어 사리사욕을 챙기는 객주이지만 바깥의 인물들의 외압으로부터 낭인들을 지키는 사람이기도 하다.

         

       포악한 맏형 같은 느낌이지. 평상시에 동생들 사탕 뺏어먹다가도 동생들이 바깥에서 맞고 오면 분기탱천해가지고 ‘누가 우리 동생 때렸냐’라며 묵사발을 만드는.

         

       그런데…액수가 너무 크다.

         

       내 정체를 공개하는데 금자가 500개라고? 유사연의 눈이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다.

         

       환국이나 서장으로 도망치면 명성이 어떻게 변할지 진지하게 고민 중인 와중에 유사연의 목소리가 내 상념을 깨웠다.

         

       “거절합니다.”

         

       유사연! 믿고 있었다고!

         

       그래 우리 누나가 황금거위 10픽 안에 드는 나를 버릴 리가 없지. 아니 애초에 유사연 누님 의리가 얼마나 끈끈한데.

         

       “으음…”

         

       분위기가 순식간에 험악해졌다. 유사연도 낭인객잔의 주인이니만큼 무공을 익히긴 했지만 평범한 일류. 초절정으로 추정되는 당독기와의 기세 싸움이 성립할 리가 없었다.

         

       당연히 유사연이 밀렸고 나는 그런 유사연을 도와주기 위해 폭탄을 떨구었다.

         

       “객주, 잊고 계신 일도 있지 않습니까. 당도경 대협께서 사천낭인이 되기로 한 일 말입니다.”

         

       “뭐,뭐,뭐라고? 자네 지금 뭐라고 했나? 그 망나니가 지금 뭐…뭐가 되겠다고 했다고? 농담이지? 객주! 설마 수락하셨소?”

         

       당독기의 기세가 순식간에 흐트러졌고 압박을 받던 유사연은 숨을 크게 내쉬며 대답했다.

         

       “….당연히 답을 피했습니다만. 내일은 또 어찌 될지 모르겠군요.”

         

       “허, 허허…”

         

       한동안 허허 거리던 당독기는 한참이나 시간이 지난 뒤에 그 눈에 총기가 돌아왔다.

         

       “그것은 절대 천부당만부당한 말이오. 내 이일은 예의도 염치도 없는 말인 것을 알지만 당도경이 사천낭인이 되는 날에는 당가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외다.”

         

       “…물론입니다. 저도 전혀 받고 싶지 않습니다.”

         

       “내 가주께 고해서 금 천냥이라도 드릴 테니 그것만은 제발 막아주시게나! 제발!”

         

       “저희도 피하고 싶은 사태이니만큼 당가에서 빠르게 조치해 주셔야지요.”

         

       “물론이요! 더 이상 체면 따위를 차릴 상황이 아니군! 내 당장 점창에 있는 당가의 전력을 끌고 올 터이니 그 개자식을 붙잡고만 있어 주시게나!”

         

       당독기가 떠난 뒤 잠시 서 있던 유사연은 그 자리에 스르르 주저 앉았다. 내가 놀라 손을 잡아보니 손이 파르르 떨리는 상황.

         

       “하아아…죽는 줄 알았네.”

         

       당독기는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고수였다. 그냥 눈총이나 주는 줄 알았더니 나 모르게 유사연에게 내공을 집중해 압박해주고 있었던 모양. 내 경지로는 알아차릴 수도 없는 은밀한 힘을 행사한 것이다.

         

       연신 숨을 몰아쉬던 유사연이 좀 진정했는지 긴 숨을 내뱉었다.

         

       “너 내가 금 500냥 거절한거 봤지? 앞으로 잘 해.”

         

       “아, 거 미안하다니까.”

         

       “흥.”

         

       *** ***

       

       낭인객잔으로 돌아오자마자 대책회의가 열렸다.

         

       의뢰를 떠난 낭인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낭인들은 다 객잔에 남아 있었다. 낭인객잔이 낭인들 치고는 끈끈한 분위기기는 하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낭인들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아니, 사천낭인은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마는 거 아니었소? 당가의 사람이라고는 해도…”

         

       “저 자식 쳐내.”

         

       “자, 잠깐!”

         

       눈치없는 낭인 한 명이 물을 흐려 방에 감금조치 당하는 사건이 있은 뒤 본격적인 대책회의, 아니 찬반토론이 열리기 시작했다.

         

       “본인은 당 대협이 낭인이 되는 것을 환영하는 입장이오!”

         

       당도경 환영파의 필두는 반월도 정삼이었다. 왜 하필 저 자식일까. 동기라는 놈들이 도무지 도움은 안 되고 사사건건 훼방이니 진짜 연을 끊어야 되나 싶었다.

         

       “당 대협이 사천낭인이 되면 발생할 여러 문제 역시 인지하고 있소! 하지만 당 대협의 무공과 인품! 그리고 우리 사천낭인들이 일치단결한다면 그 어떤 문제라도 헤쳐나갈 수 있지! 본인과 우리 당대협 전우조 지망파들은 그 각오가 되어 있다!”

         

       옳소!

         

       당대협을 사천낭인으로!

         

       [당대협 전우조 지망파]는 또 뭐야 어질어질하다. 유사연은 어이가 없었는지 이마를 짚었고…흑묘는 바가지에 뻥튀기를 잔뜩 담아 가지고 와서는 흥미진진하게 구경중이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흑묘는 잠시 멈칫하더니 바가지를 내밀었다.

         

       “선배도 드실래요?”

         

       본인 선배가 얽힌 일이거늘 뻥튀기를 뜯고 있어? 물론 뻥튀기는 죄가 없었기에 나도 한주먹 입에 넣었다.

         

       문득 불안해져서 한 마디 했다. 사술 공연 때도 전단지도 적극적으로 뿌리고 잘 하나 싶더니 갑자기 튀어나가 여일예에게 시비를 걸지 않았던가.

         

       “말 잘듣는다고 했지. 저번처럼 튀어나가면 진짜 큰일난다?”

       

       “저번에는 그냥 운이 없었다니까요. 다 알아서 잘 하고 있어요.”

         

       뭘 알아서 하고 있다는 거야 아무 것도 안 시켰는데.

         

       불안함이 차올랐지만 일단 토론이 진행되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의 있소!”

         

       정삼의 열정적인 발언이 끝날 때쯤에 반대편에서 튀어 나온 것은 고래검 여진상이었다.

         

       이젠 놀랍지도 않군.

         

       그래 본래 인생은 혼자 사는 거지. 이 호천안이라는 사전에 [동기애]는 물론이고 [동기] 따위의 단어는 없다.

         

       “진짜 호 선배 기수는 전설이네요.”

         

       “…말을 말자.”

         

       “우리 [당대협 보화로 지망파]는 당대협의 사천낭인 가입을 반대하는 바요!”

         

       보화로는 뭔데. 보화로(步花路)로 인가? 당대협 꽃길만 걷자 뭐 이런 뜻인가? 아무튼 여진상의 의견에 호응하는 낭인들이 또 한 무리.

         

       “우리 역시 당대협과 무예를 나누고 같이 일을 하고 싶은 심정은 굴뚝같으나 어찌 우리의 사리사욕만을 앞세워 당대협의 앞길을 가로 막을 수 있단 말이오! 당대협이 사천낭인이 된다면 세인들이 얼마나 손가락질 할 것이며 당대협의 협로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을 터! 지금의 교류에 만족하는 것이야말로 당대협을 위한 길이오!”

         

       옳다!

         

       당대협의 명성은 우리가 보존해야 한다!

         

       낭인들이 당대협 전우조 지망파와 당대협 보화로 지망파 두쪽으로 나뉘게 된 상황. 정삼과 여진상으로 대표되는 두 무리는 팽팽하게 대립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소유하는 사랑 vs 놓아주는 사랑

    한바탕 쏟아내고 나니 좀 손이 가벼워져서 한편 써내려봅니다.

    하고 싶은 건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공모전에 참여했고 붙는 바람에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고 의욕을 불태우며 일러도 하고 연참도 하고 수정도 하고 댓글도 열심히 보고…

    어제의 수정 공지를 올리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올리고 나니 괜찮아 진 것 같네요.

    (어쩌면 글레이즈 도넛 여섯개를 처먹어서 그럴지도)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하지.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는 마음가짐에 사로잡혀서 연참도 하고 수정도 하고 댓글 반응도 다 피드백 해보려고 하고…[후회없이 공모전을 마치기 위해 노력해 보자]는 마음이었는데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집착상태에 빠졌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런걸 멘탈이 깨졌다고 하는 걸까요.

    왜 무협지에서도 그런거 있잖아요. 집착을 놓고 마음을 비우면 깨달음이 온다 하여 비웠는데 비우는 것에 집착하는 상태가 되어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다…그런 에피소드.

    수정을 질러버렸고 수정의 결과가 어쨌든 할수 있는데까지는 했다는 후련함이 라고 해야 할까요. 흑묘랑 유사연은 작가가 이렇게까지 케어해준다는 것을 알까 몰라 흑흑. 앞으로는 미움받던 이쁨받던 알아서 살아가도록 내버려 둬야지요. 이제 30화 지났으니까 아가 서비스는 끝났어.

    앞으로는 여러분들이 즐겁게 글을 볼 수 있는 후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쏟아진 물은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지요. 실제로 선작이 줄어서 가슴이 아프네요. 그렇지만 다 털어내고 앞으로 좋은 모습만 보일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공모전 기간이라 공지의 삭제가 안되서 중구난방인데 공모전이 끝나는 대로 공지의 수정 목록이나 글의 후기 부분들 중 쓸모없는 부분은 다 쳐내야겠습니다.

    *5/10일 이전에 모든 수정이 완료된 상태의 작가후기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공지 참조!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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