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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4

       [ 이 방송은 종료되었습니다. ]

         

        약간의 노이즈와 함께 간결한 메시지를 띄우는 화면.

         

        “흐읏…하아….”

         

        S급 헌터 신유나가 야무지게 기지개를 켰다.

         

       역시, 오늘도 파랑의 방송은 알찼다. 내일도 분명 알찬 방송이 되겠지.

         

        방금 끝난 방송이니 커뮤니티에 떡밥이 돌고 열이 오르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다.

         

        유나는 작업실로 향했다.

         

        그녀의 현재 위치는 포항. 어젯밤을 기해서 이사 작업이 모두 완료되었기에, 신유나는 지금 파랑과 같은 마을에 살고 있다.

         

        ‘훈…타? 헌…터? 아, 그 한시우 금마랑 같은 직업이야? 아이구, 젊은 처자가 고생이 많구만. 자, 여기. 이거 한 입 먹어 보구 가. 아유, 먹는 것도 이쁘게 잘 먹네. 자, 여기 이것두….’

         

        동네 어르신들과도 이미 인사를 마쳤다. 하나같이 좋은 분들이셨다.

         

        ‘아이구 잘 먹는다. 어째 이렇게 삐쩍 말랐디야. 많이 묵어야 쑥쑥 큰디야. 이게 내가 집에서 만든 식혜….’

         

        살면서 그렇게 많이 먹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뭐, 어쨌든.

         

        “흠~ 흐흥~”

         

        그녀가 콧노래를 부르며 작업실로 향했다. 원래는 점심을 먹어야 할 시간이지만, 도저히 먹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그리고, 그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한다.

         

        드르르륵-

       

        유나가 작업실 앞에 서자 문이 저절로 열렸다.

       

        언제나처럼 이곳저곳에 정갈히 세팅되어 있는 작업물들 사이, 눈에 가장 잘 띄는 자리.

         

        그곳에 두루마리 하나가 고이 모셔져 있었다.

         

        마치 보물이라도 되는 양, 어디서 구한 건지 모를 유리장까지 씌워 고이 모셔 놓은 정체불명의 두루마리.

         

        유나가 유리장을 탐스러운 과일을 대하듯 쓰다듬었다.

         

        그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처음의 잠수함 방송부터 파랑과의 인연. 그 만남으로부터 짧은 시간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2주동안 만든 잠수함? 폐기.

        심기일전하여 만든 무인 잠수함? 무기한 제작중단.

        제작계 헌터 13인을 동원해 만든 방송장비? 두 번 쓰고 폐기.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유나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방송장비를 포기하고 사일로의 감시 아닌 감시를 허용하는 대신 얻어낸 물건.

       

        이제 이 두루마리만 있으면, 심해로 향하는 유나의 불꽃같은 열정을 막을 장애물은… 아직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큰 문제를 없애버릴 수 있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유리장을 열고, 두루마리를 손에 쥐었다.

         

        그러자 그녀 앞에 떠오르는 알림창.

         

        [ 스킬 스크롤을 사용하시겠습니까? ]

        [ ! 경고 ! 기존 스킬과의 충돌이 예상됩니다. 해당 스킬을 습득 시 기존 스킬의 소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 Y / N ]

         

        “사용하겠어.”

       

        그러자 스킬 스크롤 전체가 빛으로 화해 유나의 전신에 스며들었다.

         

        그녀의 혈액에 스킬의 정보가 새겨지는 것이다.

         

        유나는 눈을 감고 잠시 그 감촉을 만끽했다.

         

        마치 시원한 물이 전신을 휩쓸고 지나가는 것만 같은 느낌.

         

        쏴아아-

         

        태양이 내리쬐는 모래사장, 밀려오는 파도.

         

        그녀는 잠시, 정말 바닷가에 나갔다 온 것 같은 착각까지 받았다.

         

        이 정도로 ‘새김’이 실감나는 스킬은 S급 스킬뿐이다.

       

        이윽고 그녀가 떠돌던 환상이 끝났다.

         

        유나가 눈을 떴다.

         

        그녀의 눈에 푸른빛 광채가 잠깐 맴돌았다가, 다시 사라졌다.

       

        유나가 눈앞에 떠오른 창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 스킬, ‘워터프루프 새니티’를 획득했습니다. ]

        [ 스킬 정보를 열람합니다. ]

         

        [ 워터프루프 새니티(S) ]

        [ 이 스킬 이외의 정신 방벽류 스킬을 보유 및 습득할 수 없습니다. ]

        [ 물속에 있는 대상이 가하는 정신피해에 강하게 저항합니다. 시전자가 물속에 있을 때 받는 정신피해에 강하게 저항합니다. 대상과 시전자가 모두 물속에 있을 경우 정신 공격을 완전히 무효화합니다. ]

       

        채워짐과 함께, 또한 그녀의 몸에서 무언가 슈루룩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 스킬, 이너 피스(A)가 충돌로 인해 소멸하였습니다. ]

        [ 스킬, 멘탈 파이어월(A)이 충돌로 인해 소멸하였습니다. ]

        [ 스킬, 평정심(B)가 충돌로 인해 소멸하였습니다. ]

        [ 스킬, 브레인 필터(C)가 충돌로 인해 소멸하였습니다. ]

         

        한때 그녀를 든든하게 지켜주었던 스킬들.

         

        그러나 지금의 유나에게 그것들은 갈레쿠스의 매혹 하나 막아주지 못한 스킬들일 뿐이었다.

         

        동시에 그녀는 깜짝 놀랐다.

         

        방금 습득한 스킬의 서술 때문이었다.

         

        ‘물속에 있는 대상이 가하는 정신피해에 강하게 저항합니다.’

        ‘시전자가 물속에 있을 때 받는 정신피해에 강하게 저항합니다.’

         

        여지껏 그녀가 봐온 그 어떤 정신 방벽계 스킬의 설명에도 ‘강하게 저항합니다.’라는 문장이 기재되어 있지는 않았다.

       

        게다가, 면역이라니.

         

        여지껏 상태창에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단어다.

         

        유나가 슬쩍, 스킬의 정보창을 열어 ‘습득 조건’ 항목을 쓱 훑어보았다.

         

        [ ‘워터프루프 새니티’ 스킬 습득 조건 ]

        [ 1. 스크롤을 통해 획득 ]

        [ 2. … ]

         

        “어우….”

         

        유파랑 헌터가 이걸 스크롤로 얻었을 리는 없다.

         

        그러면 여기 기재된 ‘획득 조건’을 달성했다는 소리다.

         

        유나의 등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그녀가 앞으로 절대 파랑을 적으로 돌리지 않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다졌다.

         

        이런 미친 성능의 스킬을 대체 어떻게 스크롤로 뽑아낸건지.

         

        새삼 사일로 코퍼레이션의 능력을 체감한 그녀였다.

         

        정말 파랑의 피라도 뽑은 것일까.

         

        뭐, 고민해보았자 답이 나오는 문제도 아니다. 유나가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고 침실로 향해 침대 위에 풀썩 엎어졌다.

         

        이제 슬슬 파랑의 방송에 대한 떡밥이 돌았을 시간이다.

         

        [ 오늘자 유파랑 방송 하이라이트.GIF ] [98]

        [ 우무 움짤 모음 ] [44]

        [ 야 씨발 이거 어떡해야되냐 ] [103]

        [ 유파랑 <– 이새끼가 방송천재인 이유 ] [67]

        [ 아니 씨발 사일로!!!! ] [77]

        [ 아직도 잠수한다는 새끼가 있네 ㅋㅋㅋㅋ ] [64]

        [ 오늘자 유파랑 매도무비 ] [154]

        [ 완장 부계정 찾았다 ] [22]

         

        어김없이 활활 불타고 있는 커뮤니티.

         

        유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가장 흥미로운 제목의 글부터 클릭했다.

         

        [ 오늘자 유파랑 매도무비 ]

        [ 작성자: 야광괴물 ]

         

        (파랑이 차갑고 날선 매도를 연신 쏟아내며 괴어들을 척살하는 영상. 편집이 가미되어 영상미가 한 층 올라갔다.)

         

        얘한테 처음 매도 요청한 새끼 누구냐… 시발 너때매 잠을 못자잖아!!

         

        우우…뜌땨이…

       

        – 뜌땨땨이…

        ㄴ 땨땨이…우우…

        ㄴ 뜌땨우..땨땨…

        ㄴ 이새끼들 뭐함

        ㄴ (얼탱 콘)

       

        – 와 나 이런거 좋아하네 ㅅㅂ

         

        – 아니 근데 ㅋㅋㅋ 매도 거르고 액션 존나 좋은데 ㅋㅋㅋ

        ㄴ ㄹㅇ 어지간한 헌터 전투 뺨치네 ㅋㅋㅋ

        ㄴ 물속이니까 움직이는 방향에 제한이 없어서 그런 듯

        ㄴ 그건 비행계도 마찬가지인데?

        ㄴ 와이번이랑 붕쯔거리는 새끼들을 어따 비비냐

        ㄴ 비첩 검거 ㅋㅋㅋ

         

        [ 우무 움짤 모음 ]

        [ 작성자: 메카티라노 ]

         

        (서로 붙어 볼을 비비적대는 우무의 움짤)

        (멍청한 표정으로 벽에 붙어있는 우무의 움짤)

        (복어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우무의 움짤)

         

        …

         

        (카풀루스에게 머리를 박고는 어리둥절해하는 우무의 움짤)

         

        진짜 집에서 한 마리 키우고 싶네

         

        – 개커엽네 뭐임 저거?

        ㄴ 아직도 유파랑 방송을 안 보는 새끼가 있어?

       

        – 원본은 크기 20미터라는데 키우긴 뭘 키워 ㅋㅋㅋ

        ㄴ 아 ㅅㅂ 그래?

        ㄴ (이거 진짜에요?) 콘

         

        – ‘고래회충’

        ㄴ 으아악씨발아니야

        ㄴ 저거 우무임 내가봄 ㅇㅇ 저거 우무임 내가 봄 ㅇㅇ

        ㄴ 니들이 기를 쓰고 무시해도 그래픽 걷어내면 고래회충임 ㅋㅋㅋ

         

        [ 야 씨발 이거 어떡해야되냐 ]

        [ 작성자: 감자전 ]

       

        (전신 라텍스슈트를 입은 남성이 거울 앞에서 찍은 사진. 연결부를 억지로 뜯어내다가 무언가 잘못되었는지 지퍼가 통째로 뜯겨나갔다.)

         

        이거 씨발 왜 안 벗겨짐 씨발 나 어떡함

         

        – 이새낀 또 뭐야 ㅋㅋㅋㅋ

        – 병신 ㅋㅋㅋ

        – 씨발 남자새끼가 라텍스를 쳐입고 지랄

        – 님진짜게이임??

        – 이새끼 전에 인기글에 있던 그새끼아니냐?

        ㄴ ? 그건 뭔소리임

        ㄴ (링크)

        ㄴ 진짜네 씨발 ㅋㅋㅋㅋ

        ㄴ 이왜진 ㅋㅋㅋㅋ

        ㄴ 이새낀 진짜 좆병신이네 ㅋㅋㅋㅋㅋ

         

        – 가위로 잘라

        ㄴ 안잘려 ㅅㅂ 뭐 옵션걸려있나봐

        ㄴ 옵션걸린 라텍스가 지퍼는 왜 뜯겨나가냐

        ㄴ 그걸 왜 나한테물어 ㅅㅂ

        ㄴ 그거 헌터협회 좀 큰 지부 가서 옵션 해제해달라 하셈

        ㄴ 씨발 이거 입고 서울을 가라고????

        ㄴ 평생 입고 살든가 ㅋㅋ

         

         

        [ 아니 씨발 사일로!!!! ]

        [ 작성자: 다진파랑버섯 ]

       

        씨발 3인칭 화면 확대할 수 있게 하라고!!!

         

        – 개추

        – 개추

        – 개추

        – 앵간한 구도들 다 막혀있는것도 개꼴받음 ㅋㅋㅋ 조금이라도 이쁜 구도로 볼라치면 바로 유파랑 투명화되는거 ㅈ같음 ㅇㅇ

        ㄴ 괴어 보는 방송인데 헌터를 봐서 뭐함?

        ㄴ 이새끼 방송안보네

        ㄴ 이새낀 진짜 안보나보네

        ㄴ 방안분 쳐내

        ㄴ 씨발 여기가 유파랑갤이야 헌터갤이야 ㅋㅋㅋㅋㅋ

         

         

        [ 완장 부계정 찾았다 ]

        [ 작성자: ㅇㅇ ]

       

        (갈레쿠스의 알을 조물조물하는 움짤)

         

        그런 건 없다ㅋ 혐짤이나 보셈

         

        – 혐짤 ㅇㄷ?

        – 완장부계 ㅇㄷ?

        – 혐짤 ㅇㄷ?

        – ㅅㅂ 다 적응해서 멀쩡한 거 개웃기네 ㅋㅋㅋ

       

        “음.”

         

        유나가 가만히 갈레쿠스의 알 움짤을 바라보았다.

         

        딱히 아무렇지도 않았다. 알림창이 뜨지 않은 걸 보니 워터프루프 새니티도 발동하지 않은 모양.

         

        유나는 어느새 파랑의 방송에 적응해 있었다. 오늘 방송에서는 히드라 처형 장면을 직접 보기도 했다.

         

        ‘가만.’

         

        이 스킬, 파랑의 방송을 볼 때도 써먹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득을 본 유나였다.

         

         

        #

         

        한편, 유파랑.

         

       그녀가 침실의 수조에 누운 채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톡-!

       

        “응?”

       

        갑자기 도착한 문자.

        

        뭐, 원래 문자란 갑자기 도착하는 법이니까.

       

        사일로톡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베르테아가 보낸 문자다.

       

        – 파랑아, 네 방송 말인데.

        – 내일 게스트로 출연해도 될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7/15 내용 수정) EX급 헌터 파트를 삭제하고 베르테아와의 문자 장면을 추가했습니다.
    등록된 마지막 회차입니다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심해어 사냥 전문방송
Score 4.5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He reincarnated into a hunter world and became an underwater hunter.

There were only 20 people in the entire country in this minor profession, but it didn’t matter. He liked the sea.

“Crazy! There’s a real artifact?!”

“Ahahaha!! How much is all this worth!!”

But then, the Great Diving Era began.

“Ah, it’s so beautiful… I want to see more, more…”

“W-What is that!! Save me!!!”

“Aaaargh!!! My head!! It feels like my head is going to explode!!”

…It would be better not to go in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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