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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40

       *** ***

       

       “흐음.”

       

       천마 위지천은 반장갑에 덮인 상처를 바라보았다. 육안으로 상처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손바닥을 관통했던 일뢰의 기운은 그 상처를 중심으로 남아 있었다.

       

       위치천은 어느 때와 같이 흑룡기를 사용해 일뢰의 기운을 몰아내려 시도했다.

       

       그러나 일뢰의 기운은 위지천의 손바닥에 박힌 철침마냥 꿈쩍도 하지 않았다.

       

       ‘참으로 절묘한 재주다.’

       

       천마 위지천은 새삼스럽게 손안에 박힌 일뢰의 기운을 가늠해 보았다. 절대적인 양으로 따지자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기운이었지만 천마가 보유한 흑룡기에 비하면 하찮은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천마는 그 하찮은 일뢰의 기운을 지금까지 뽑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힘으로 몰아붙이면 뽑지 못할 것은 없었으나 그러기에는 이 한수에 깃든 현묘함이 너무나 아까웠으니까.

       

       천마는 오늘도 손바닥에 자리잡은 일뢰의 기운을 흔들며 그 현묘함을 파헤치는 것과 동시에 오늘 초대한 손님에 대해 떠올렸다.

       

       ‘뇌검낭인.’

       

       듣기로는 강렬한 뇌기를 사용하는 일격필살의 검술을 구사한다 했던가.

       

       불명과의 연관성은 의심할 여지조차 없이 뚜렷한 자였다.

       

       “흐음.”

       

       천마는 불명과의 만남과 곧바로 주고 받았던 한 수를 떠올렸다.

       

       불명과 천마는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천마는 불명과 약속을 주고 받았다 여겼다.

       

       무인과 무인은 무(武)를 논하며 대화하는 법.

       

       단 한수일 뿐이지만 불명과 손속을 나눈 천마는 손바닥에 상흔을 남긴 불명의 의지를 느꼈다.

         

       한수 대접해 주었으니 상처를 다스리는 동안은 정철과 호천안의 사이에 끼어들지 말라고.

       

       ‘아마 사손이 걱정되었던 모양이지.’

         

       일뢰라는 선물도 받았겠다 천마는 그런 불명의 뜻을 존중했다.

         

       일뢰의 상처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정철과 호천안의 일에 끼어들지 않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본래대로라면 정철이 요구한 불명에 대한 정보를 건네 주어야 했지만 정보를 건네어 주는 시점을 유예했다.

         

       대신 정보제공이 늦어지는 보상 겸, 호천안과 떼어 놓을 겸 정철에게 안정적인 수련 환경을 제공했다.

         

       호천안 역시 사천성의 혼란을 수습하며 뇌검낭인으로 활동하는 상황.

         

       천마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황을 정리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대로 일뢰의 기운을 푸는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완성되었으니 불명이 남긴 선물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면 될 일이었다.

         

       천마는 그렇게 조용히 일뢰의 기운을 푸는 것에나 몰두하고자 했으나.

         

       상황이 천마의 침묵을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돌아갔다.

         

       ‘설마 딸아이가 호천안을 마교로 데리고 올 줄이야.’

         

       위지천은 위서련을 생각하며 턱을 쓰다듬었다.

         

       천마신공의 계승자.

         

       본래 천마 자리는 혈연으로 계승되는 자리가 아니다.

         

       소천마의 자리는 천마신공을 익힌 자의 것이다.

         

       마교의 젊은이들 중 자질이 있는 자를 철저하고 또 철저하게 선발하여 천마신공의 계승자를 선별하여 천마신공을 습득한 자는 천마의 양자가 되어 소천마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위서련은 위지천의 친딸이었다.

         

       천마신교 역사상 처음으로 천마의 친자식이 대를 이어 소천마의 위에 오른 것이다.

         

       완전무결한 소천마.

         

       천마의 진혈을 이었으며 동시에 천마신공마저 습득한 위서련의 위상은 역대 어느 소천마와 비교해도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위지천은 그런 위서련을 내심 자랑스럽게 여겼다.

         

       제 친딸이 당당하게 후계자 자리를 쟁취했으니 어느 아버지가 그런 딸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만.

         

       이번 문제는 바로 소천마 위서련이 위지천의 친딸이라는 점에서부터 시작했다고 봐야 했다.

         

       위지천은 자신이 소천마이던 시절을 떠올렸다.

         

       ‘전대 천마와는 자식과 부모라기보다는…선배와 후배였지.’

         

       천마와 소천마란 본래 그런 관계였다.

         

       천마신공을 익혔다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애초에 소천마와 천마 사이에는 인연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러니 소천마들은 보통 천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얌전히 지내는 편이었다.

         

       위지천 역시 천마가 되기 전까지는 비교적 마교에서 조용히 지냈다.

         

       그러나 소천마가 된 위서련은 위지천과 상황이 전혀 달랐다.

         

       우선 위지천의 친자식이니 위서련은 굳이 천마 위지천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또한 마교의 세력이나 자산 그리고 인력 등을 활용하는 시기 역시 위지천이 소천마이던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어릴 적부터 어깨너머로 하나 둘 배운 지식들이 있었으니까.

         

       위서련은 소천마에 오르는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소천마로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바탕을 지니고 있었던 셈이었다.

         

       천마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식걱정은 끊이질 않는다더니 뛰어난 것도 문제인가.

         

       위서련이 자신의 상처를 보고 호기심을 품었음은 인지했고 단독으로 조사를 하리라는 것 정도는 짐작했다.

         

       그러나 위지천은 위서련에게도 불명의 정체에 대해 발설하지 않았고 그 정도만 해도 위서련이 호천안을 찾아내지 못할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위서련은 위지천의 예상을 뛰어넘는 역량을 발휘했다.

         

       위지천의 이목을 피해 몰래 호천안을 찾아내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찾아내기만 했는가.

         

       이 마교로 초대하기까지 했다.

         

       호천안과 정철에 대한 조치를 모두 끝냈다 여겼던 천마에게는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딸이 벌인 일이기도 하고, 상황이 변했으니 나 역시 정철과 호천안에 대해서 새로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그렇기에 천마는 호천안과 흑묘를 호출했다.

         

       과연 호천안을 어찌 대해야 하는가.

         

       호천안의 실물을 보고 결정을 내릴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소천마와 뇌검낭인 호천안, 그리고 사천낭인 흑묘가 알현을 청하옵니다.”

       

       “들라 해라.”

       

       천마는 들어오는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우선은 불만이 가득한 기색의 위서련이 눈에 들어왔다. 장난감을 빼앗지 말라는 듯한 불퉁한 시선에 위지천은 슬쩍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가 내렸다.

       

       그 다음으로 시선이 간 것은 흑묘였다.

       

       ‘대단하군.’

       

       경국지색의 미인이 이러할까. 이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모든 마교 무사들이 모두 칼을 뽑아들고 다툼을 벌였다 해도 납득이 갈 정도의 미모였다.

       

       물론 천마의 감탄은 단순히 흑묘의 미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흑묘가 품은 구음기를 눈치채고, 저런 구음기를 완전히 다루는 흑묘의 가능성을 꿰어 보았기에 감탄했다.

       

       위지천은 자신과 시선을 마주치고 움찔하는 흑묘에게서 시선을 떼고 호천안을 바라보았다.

       

       ‘흐음.’

       

       닮았다.

       

       위지천은 호천안을 바라보자마자 불명이 떠올랐다. 신체 비슷한 것도 비슷한 것이었지만…

       

       눈빛이 그야말로 빼다 박았다.

         

       천마가 얼마나 거대한 존재인지 그 실체를 얼추 짐작하고 있음에도 가능성을 보고 있는 그 눈빛은 분명 불명과 동류였다.

         

       아무리 거대한 존재를 앞에 두더라도 결코 겁을 집어먹지 않는 사냥꾼의 눈빛.

         

       위지천의 내면에서 호천안에 대한 평가가 한 단계 올라갔다.

       

       “딸아이의 손님이라 들었다. 뇌검낭인이라는 별호로 불리우고 있다지?”

       

       “…그렇습니다. 소천마 위서련의 초대에 따라 이 마교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런가.”

       

       문득 위지천은 호천안이 품은 자신감의 근간이 궁금해졌다.

       

       호천안은 불명과 위지천이 한 무언의 약속에 대해서 알고 있을까.

         

       그 약속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 없느냐고 호천안의 평가가 갈라질 일이었다.

       

       “그대는 그대의 사조와 내가 마주했다는 것을 아는가?”

       

       호천안이 흠칫했다. 어떻게든 천마 앞에서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놀람을 억제하는 호천안을 보며 위지천은 호천안이 불명과 자신의 대결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소천마의 초대에 응했는가. 이는 냉철한 계산의 결과인가 아니면 그저 기세에 자신을 맡긴 만용일까.

         

       천마는 그것이 궁금해졌다.

       

       위지천이 호천안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 위서련이 앞으로 나섰다.

       

       “호천안의 사조는 사조이고 호천안은 호천안 아니겠습니까.”

       

       “흠.”

         

       위지천은 위서련의 성난 눈빛을 받으며 생각했다.

         

       ‘운명인가.’

         

       천마는 불명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가족에게도 입을 다물었고 정철과 호천안을 떼어 놓기 위해 손도 써 주었다.

         

       그럼에도 호기심을 품은 위서련이 기어이 호천안을 마교로 데려왔다.

         

       운명.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결과였다.

         

       “호천안.”

         

       “…말씀하시지요.”

         

       “그대의 사조와 나는 약조한 것이 있다.”

         

       위서련은 천마가 주먹을 쥐는 것을 보고는 그 약속이 바로 그때의 상처와 관련된 것임을 직감했지만 불명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알 길이 없는 호천안은 천마가 주먹을 쥐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 길이 없었다.

         

       “공적으로는 나의 후계자이고 사적으로는 나의 딸아이의 손님인 그대를 천마신교의 손님으로 맞이해 주는 것이 도리이나 그 도리를 지키기는 어렵겠구나. 그러나 소천마의 손님으로서 이 천마신교에서 지내는 것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

         

       “…무슨 약속인지 감히 물어도 되겠습니까.”

         

       “대답할 수 없다.”

         

       천마는 호천안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몸에 파고든 일뢰를 다스리고 나서 정철에게 지금의 상황을 전달해 준다면 어떻게 될까.

         

       호천안은 곧바로 곤경에 처하게 될 일이었다.

         

       소천마의 손님이니 천마신교 내에서는 안전하겠지만 천마신교를 나서는 순간 곧바로 정철의 표적이 될 터이니 본의 아니게 호천안을 위기로 몰아넣는 셈이었다.

         

       “추후, 약조의 건을 논하고자 그대를 소환할 것이다.”

         

       그러니 천마는 그 전에 호천안에게 기회를 주기로 마음 먹었다.

         

       ‘이 한번의 기회를 어찌 살릴지는 호천안, 그대의 손에 달렸다.’

         

       “그때까지 그대가 원하는 바를 이루길 바라지.”

         

       천마는 호천안을 보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과연 호천안은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을 것인가. 불명을 꼭 빼닮은 눈빛을 보니 절로 기대가 되었다.

         

       호천안은 그 불길한 미소를 보며 생각했다.

         

       마교에서의 생활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집주인의 환영을 받음.

    *23/03/17일 1시 50분경 본문이 수정되었습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변화가 없었으니 참고만 해 주세요.

    본래의 본문이 너무 조잡하다고 생각되어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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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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