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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41

       *** ***

         

       천마와의 만남은 충격적이었다.

         

       천마의 실물을 목도한 충격도 충격이었지만 천마와의 만남 후에 머릿속에 남은 것은 천마의 의미심장한 태도와 천마와 불명 어르신이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 뿐이었다.

         

       아니 어르신은 진법 속에만 계신 것 아니었나?

         

       그 해답은 흑묘가 전음으로 전달해 주었다.

         

       -마지막 날, 불명 어르신께서 진법을 빠져 나가셨어요. 그때는 그냥 저희 눈에 보이지 않게 사라지려는 의도거나 바깥에 적을 탐색하신 줄 알았는데…아무래도 천마를 만나러 가셨나 봐요.

         

       흑묘의 전음에 조금씩 상황이 파악되기 시작했다.

         

       정철은 마교를 통하여 불명 어르신을 견제하고자 마교에 정보를 풀었고 정철의 정보를 접한 천마는 불명 어르신의 강함을 확인하고자 직접 행차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천마와 불명 어르신은 모종의 담판을 지었다.

         

       아마 불명 어르신은 천마에게 나와 정철 사이에 끼어들지 말라는 요구를 했을 테고 천마는 그 요구를 받아들인 모양이다.

         

       자세한 내용은 알 길이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이 있었으니.

       

        천마와 불명 어르신이 나눈 약속에 시간적 제약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추후 다시 부르겠다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었겠지.

         

       “저를 속였습니까?”

         

       천마와의 면담 이후 나는 곧바로 위서련에게 따져 물었다.

         

       정철의 행동을 짐작하고 불명 어르신과 천마와의 거래를 알게 되니 위서련이 어떻게 날 찾아왔는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불명 어르신과 천마 둘이서 뭘 했겠는가.

         

       쓸만한 무인만 보면 한 판 붙어보고 싶어서 근질거리는 것이 천마라는 족속들이다.

         

       위서련도 날 찾아와서 다짜고짜 비무를 신청했는데 천마라고 달랐을까.

         

       당연히 한판 붙었겠지.

         

       그리고 위서련은 불명 어르신과 천마가 붙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떤 경로로 정보를 접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불명 어르신에 관한 사항을 조사하다가 나에게까지 시선이 닿은 것이 확실했다.

         

       “우선은 그대에게 사과해야겠군.”

         

       위서련은 깔끔하게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대도 보았다시피 아버지께서는 그대의 사조와의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고 계신다. 본녀에게조차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함구하고 계셨지. 그렇기에 본녀도 그에 관련된 사안은 그저 추측만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정철과의 거래는 완전히 끝났다 판단했고 그렇기에 나는 그대를 나의 손님으로 이 마교에 초대했다. 허나 오늘 아버님의 태도를 보아하니 그런 것이 아니었으니 본의 아니게 그대를 곤란하게 만들었군.”

         

       “…괜찮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란 것은 사실이었으나 사실 천마는 약간이나마 내 편을 들어 주었다 할 수 있었다.

         

       결국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유추할 수 있는 단서를 던져 준 셈이었으니까.

         

       나와 정철 사이에서 철저하게 중립을 지킬 요량이었다면 이런 암시조차 주지 않았겠지.

         

       그래도 딸내미 손님이라고 조금이나마 편을 들어 준 것일까.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곧바로 수련을 시작하지. 아버지가 말씀하신 기한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그 기한이 끝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하루라도 빨리 대비를 해 두는 것이 좋지 않겠나.”

         

       “…좋습니다.”

         

       “연무장으로 따라 나오도록.”

         

       *** ***

         

       연무장에서 마주선 호천안과 위서련.

         

       흑묘는 좀 떨어진 곳에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위서련은 흑묘의 참관을 허락할 생각이 없었지만 오늘 있었던 일을 들먹이는 호천안의 등살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흑묘는 말없이 집중력을 끌어 올리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호천안이 강짜를 부려 마련한 자리다.

         

       소천마의 무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이니 허투루 날릴수는 없었다.

         

       “천마신교가 추구하는 마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천마신교의 마공과 무림의 무공의 다른 점이 무엇이라 여기느냐?”

         

       게임을 통해 천마신교의 지식을 알고 있는 호천안은 마공이 무엇인지 대충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호천안은 그런 지식을 내세우느니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

         

       “실전성의 차이? 혹은 무공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

         

       “나쁘지 않은 대답이지만 핵심은 아니로군.”

         

       소천마는 천마신교가 추구하는 마를 한 마디로 정의했다.

         

       “마의 본질을 더하는 것이다.”

         

       “음.”

         

       더한다라.

         

       흑묘는 위서련의 아리송한 대답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호천안 역시 지식적으로는 대충 알고 있어도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기에 소천마의 설명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혹시 그대는 교의 상급 무인들이 보통 몇 가지의 무공을 익힌다 생각하나?”

         

       “여러 가지를 익히지 않겠소. 마교는 무공을 자유롭게 전수해준다고 들었으니 말이오.”

         

       “그렇다.”

         

       흑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생각했다.

         

       더한다는 것이 그런 의미일까. 확실히 많은 무공을 익히면 여러 가지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겠지.

         

       그러나 위서련의 이어지는 말은 흑묘의 상상을 한참이나 초월해 있었다.

         

       “그대의 경지로 예를 들어볼까? 마교의 무인들은 초절정의 경지에 오르기까지 못해도 백 개 이상의 무공을 익히지. 본인 역시 마찬가지다. 천마신공을 전수받기 전까지 수백 종의 무공을 몸에 익혔지.”

         

       위서련은 연무장 한켠에 마련된 검을 집어들었다.

         

       “정파의 무공이라는 것은 어떠한가? 사람이 무공의 형과 무공이 담은 뜻을 따른다. 대부분 조사의 가르침은 옳다고 증명된 것이고 그 증명된 것에 자신을 맞추어낸다.”

         

       위서련이 검무를 추기 시작했다.

         

       흑묘는 위서련의 검무를 보고 생각했다.

         

       이걸 과연 무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제아무리 변화무쌍한 검술일지라도 핵심이 되는 몇 가지 묘리 하에 변화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 위서련이 보여주는 검술은 동작 하나하나마다 그 묘리가 달랐다.

         

       보통 상승무공이라는 것들은 강이나 산 그리고 바람이나 바다와 같은 것에 비유되기 마련이다.

         

       상승무공이란 보통 자연에 비견될 만한 무학의 이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후예. 태극. 매화. 부처. 번개. 그림자.

         

       그 대상이 무엇인지는 각기 다르지만, 그 무공에는 실현하고자 하는 무학의 이치가 녹아 있다.

         

       그게 지금까지 흑묘가 가지고 있었던 상식이었다.

         

       그러나 흑묘는 위서련의 검무에서 그런 일련의 무리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흑묘는 그런 자신의 상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무학의 이치에 대한 편린조차 느껴지지 않는 위서련의 검무가 더할 나위 없이 위협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가볍게 펼쳐지는 한 수를 받아내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 같은 매서운 검술.

         

       “이 일검은 환혼탈마도의 일검이요.”

         

       “이 동작은 영선연환보와 미리천영검의 합작이요.”

       

       “앞으로 떨칠 삼검은 영선진천검과 아행신법, 을지영권의 동작을 따 만들어진 것이다.”

         

       어떤 무학의 이치도 위서련이 펼치는 검술을 인도하지 않음에도 위서련이 펼치는 검은 그 무엇보다도 매서운 위력으로 완성되어 있었다.

         

       “마교의 무인들은 매일매일 새로운 무공을 익히고 연마하고 습득하여 필요한 부분을 추려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거나 버리고 섞어낸다.”

         

       마(魔)란 더하는 것이다.

         

       흑묘는 위서련이 말하고자 하는 더함의 의미를 깨달았다.

         

       나(我)에 더한다.

         

       그 어떤 것을 목표로 삼는 대신 스스로 필요하다 여기는 무학의 편린을 흡수해 나를 추구한다.

         

       흑묘는 어째서 위서련의 검술이 매서우면서도 아무런 무학의 이치를 느끼지 못했는지를 깨달았다.

         

       스스로가 스스로의 모습을 펼쳐 보였으니 그 뒤에 무슨 이치가 보이겠는가.

         

       보이는 것은 그저 위서련 뿐임이 당연한 일이었다.

         

       “언젠가 찾아올 무도(武道)의 깨우침을 기다리는 대신 나를 성장시키며 억척스럽게 한 걸음씩 앞으로 향한다.”

         

       길이 없더라도, 길을 찾을 수 없을지라도.

         

       설혹 길이 아닐 지라도.

         

       아니 길에서 멀어지더라도.

         

       그럼에도 나를 성장시키며 앞으로 걷는다.

         

       “누군가 나를 보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건 잘못된 길이라고. 네가 걷는 것은 정도가 아니며 추구해야 할 도리가 아니라고. 그렇게 헤메이다가 너는 마귀(魔鬼)가 될 뿐이라고.”

         

       걸음은 반드시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때로는 방향을 잃고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하게 될 수도 있다. 순탄한 길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나아가는 걸음의 앞에 있는 것은 불구덩이거나 낭떠러지일 수도 있다.

         

       어쩌면 죽어라 걷고 또 걸은 결과 발전은커녕 퇴보할 수도 있다.

         

       위험은 실존한다.

         

       그러나 그 위험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걸음을 내디딘다.

         

       “그러면 나는 이리 대답할 것이다. 설령 지금 내가 나아가고 있는 이 발걸음이 마귀가 되는 길이라 할지라도 나는 이 발걸음을 이어 하늘에 닿을 것이라고.”

         

       위서련의 말을 듣고 있던 호천안과 흑묘의 머릿속에 하나의 단어가 떠올랐다.

         

       천마(天魔).

         

       “무도의 길은 걸을 만큼 걸어 보았을 터.”

         

       그런 소천마 위서련은 검으로 호천안을 겨누며 말했다.

         

       “이제부터 본녀가 너 자신을 키우는 법을 알려 주겠노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서 죄송합니다!

    천마뽕 표현이 쉽지 않네요….

    *
    ep340인 이전화를 수정했습니다.

    사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고 그저 내용을 정리했을 뿐이지만 글이 눈에 계속 밟혀서 수정했습니다.

    아마 전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딱히 재독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
    [비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언제나와 같은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
    그리고 아포칼립스 무림 생존자 미래 호천안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내용은 언제가 있을 외전에서 다루게 될 예정입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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