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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43

       *** ***

         

       흑묘는 소천마 위서련의 호출을 받아 저택을 이동하며 소천마 위서련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 여자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흉조의 상징인 까마귀를 닮은 여자였지만 그 기세는 까마귀 같은 귀여운 것이 아니라 당장이라도 하늘을 검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인 기세를 지닌 자였다.

         

       또한 동시에 정직한 무인의 면모도 지니고 있었다.

         

       어제 호천안과의 지도비무에서 위서련이 선보인 무(武)는 그야말로 한땀한땀 쌓아올린 땀방울과 노력의 결정체였으니까.

         

       그렇기에 흑묘는 더욱더 위서련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 불길함을 내뿜을 법한 사술에 관심을 가질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데 어째서 사악함의 결정체 같은 흑룡기를 다루는 것인지.

         

       “흑묘 소저가 도착했습니다.”

         

       “들라 해라.”

         

       위서련은 다과상을 마련하고 흑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리 앉도록.”

         

       흑묘는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예의야 지키고 있었지만 흑묘의 태도는 경계심 때문에 털이 잔뜩 곤두서 있는 고양이를 연상케 했다.

         

       그러나 위서련은 그런 흑묘의 태도에 신경쓰지 않고 수하에게 시선을 돌렸다.

         

       “보고를 하도록.”

         

       “존명! 금일 손님께서는 천마비고의 상층에서 필요한 비급을 찾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손님께서 찾으신 무공은…”

         

       “음. 무공 목록을 모두 들어서는 일주일 뒤의 재미가 반감될 것 같구나.”

         

       “충!”

         

       이건 무슨 상황이지.

         

       흑묘는 자신의 앞에서 펼쳐지는 상황에 당황했다.

         

       “놀랐는가?”

         

       “…조금요.”

         

       “특별한 일이 없다면 함께 보고나 받자고 불렀다. 그대 역시 흥미로워 할 것 같아서 말이야.”

         

       흑묘는 위서련을 빤히 바라보았다. 여전히 똑바로 보기 힘들 정도의 위압감을 풍겼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 이상으로 어이가 없었다.

         

       위서련이 호천안에게 감시를 붙이고 보고를 받는 일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손님이라지만 외부인이기도 했고 동시에 천마신교의 중요 시설을 혼자 돌아다니게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호천안의 일행인 흑묘와 함께 감시 보고를 받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인 일은 아니었다.

         

       “솔직히 의도를 모르겠군요.”

         

       “뭐 그만큼 숨기는 것이 없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주면 좋겠군. 그대에게 바라는 것도 있고 말이야.”

         

       바라는 것이라.

         

       흑묘는 마른침을 삼키며 위서련을 주시했다.

         

       “내가 왜 그대의 동행을 허락했는지 아는가?”

         

       흑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대의 동행을 허락한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인질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 같고 동행 한 사람쯤 있는 것이 호천안 입장에서 숨통이 트일 것 같기도 했지. 하루이틀로 끝날 일이 아니었으니 호천안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한 명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기기도 했다.”

         

       의외로 상식적인 이유의 나열에 흑묘의 표정이 혼란스럽게 변했다.

         

       진지하게 호천안의 성장과 생활을 고려해 주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그 호의의 무게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으나 동행을 허락한 결정적인 이유를 꼽자면 그대가 아주 마교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흑묘는 그 말을 듣고 묘한 감흥이 일었다.

         

       ‘나….잘못 살았나?’

         

       호천안에게는 마공이 어울린다는 소리를 듣고 소천마에게는 마교가 체질이라는 소리를 들은 흑묘!

         

       흑묘는 본인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회의감에 휩싸였다.

         

       그런 흑묘의 마음을 알 길 없는 위서련은 흑묘의 전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같은 여자가 보아도 참으로 아름다운 외모로다.”

         

       현재 흑묘는 면사도 흑립도 쓰지 않은 상태였으니 그 용모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아직 화경에 오르지 않아 태음기에 대한 부분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았으나 초절정으로서 화후가 깊어진 만큼 그 기운을 누르는 것에도 익숙해졌고 구음기가 내공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만큼 태음기의 공능도 비교적 약해진 상태.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강제로 매료시키는 힘은 많이 약해졌다.

         

       “그 외모로 인하여 수많은 고난이 있었겠지.”

         

       그러나 약해진 기운과 별개로 흑묘의 용모를 보고 스스로 홀려버리는 자들까지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무재도 출중하고, 품은 기운도 범상치 않다. 그리고 익힌 무공은 경지에 비해 부족하지. 거기에 부나방들을 홀리기에 충분한 용모까지 있으니 그대가 둥지로 삼기에는 마교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

         

       “….”

         

       이게 칭찬인지 욕인지.

         

       심란하기 그지없는 흑묘의 속내와 다르게 위서련은 거침없이 말을 이었다.

         

       “자유로운 외출을 허한다.”

         

       “…외출, 말입니까.”

         

       “그렇다. 마교의 방문자 자격으로 흑룡성을 구경해도 좋다. 원한다면 공적을 쌓아 천마비고의 출입권을 구해도 좋다. 마교 무인 시험에 지원하여 마교 무인이 되는 것도 허한다.”

         

       흑묘는 위서련의 태도에서 자신감을 느꼈다.

         

       굳이 구질구질하게 말로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그저 보고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흑묘가 마교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엿보였다.

         

       “저를 마교에 끌어들이는 것이 소천마께서 제 동행을 허락한 이유입니까?”

         

       “나쁠 것 하나 없는 일이었으니까.”

         

       흑묘는 슬쩍 웃음을 짓는 위서련을 보면서 또 다른 목적이 있음을 직감했지만 따져 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위서련 역시 은근슬쩍 대답을 회피하려는 요량인지 수하에게 시선을 돌렸다.

         

       “자, 그럼 보고를 마저 듣도록 할까. 호천안은 상층의 무고에서 어떤 영역을 탐방했는가.”

         

       “잡서입니다.”

         

       “호오, 잡서라.”

         

       “예. 마치 뚜렷한 목적이 있으신 듯한 움직임이었습니다. 인급이나 지급의 영역에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으셨으니까요.”

         

       수하의 보고에 위서련은 큭큭 웃으며 흑묘를 돌아보았다.

         

       “참으로 흥미롭지 않은가? 천마비고의 인층과 지층에 분명 상승무공과 신공절학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층을 뒤진다는군.”

         

       “…선배는 기행을 벌이길 좋아하니까요.”

         

       “기행. 기행이라…그래. 정말로 기행이로군.”

         

       위서련은 영휘산에서 호천안과 수를 교환하며 품었던 짐작이 점차 확신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끼며 웃었다.

         

       호천안의 행동은 상식적으로 보아서는 절대 이해할 수가 없는 행동이었다.

         

       누가 신공절학과 상승무공의 유혹을 떨칠 수 있을까.

         

       인층과 지층에 지금 익힌 것보다 더 대단한 무공이, 더 편한 길이 있지 않을까.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 법한 일이었다.

         

       그러나 호천안은 상층을 뒤지는 것을 택했다.

         

       확신.

         

       위서련은 호천안의 선택에서 확신을 느꼈다.

         

       인층과 지층에 수많은 상승무공과 신공절학이 있을지라도 지금 자신이 익힌 무공을 계속해서 갈고 닦는 것이 지름길이리라는 확신.

         

       범인은 이해할 수 없어 그저 미쳤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행동.

         

       과연 천하의 무인들 중 신공절학과 상승무공을 볼 수 있는 기회보다 자신의 길을 우선하여 관철할 수 있는 자가 몇이나 될까.

       

       큰 길보다 당장의 한 걸음을 더욱더 중시 여겼으니.

         

       ‘역시 그대는 스스로를 키울 수 있는 자였다.’

         

       위서련은 호천안이 보이는 마(魔)의 소질에 즐거이 웃음을 흘렸다.

         

       “일주일이라는 한정된 시간이다. 그 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올바른 선택을 내렸군.”

         

       그리고 그런 위서련의 말을 들은 흑묘는.

         

       “제 생각은 조금 다르군요.”

         

       소천마의 생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호오.”

         

       흑묘는 위서련은 바라보며 물었다.

         

       “일주일. 그 기간동안 호 선배가 지층과 인층에 드나들지 않을 것이라 여기시나요?”

         

       “그렇다.”

         

       기간은 일주일 뿐이다. 일주일은 익힌 무공을 보충할 적절한 소재를 지닌 무공을 발굴하고 자신의 몸에 체득시키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었다.

         

       아니,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일주일 이내에 자신의 무공을 보완할 무공서를 찾는 일조차 빠듯하다.

         

       “그렇다면 내기라도 하시지 않겠습니까.”

         

       “호오.”

         

       위서련은 흑묘의 발언에 눈을 빛냈다.

         

       “재미있군. 원하는 것이라도 있는가?”

         

       “선배와 소천마님의 대련. 계속해서 참관하겠습니다.”

         

       흑묘는 소천마의 태도에 위기감을 느꼈다.

         

       위서련이 쉽게 호천안을 놓아 주리라 여기지는 않았지만 위서련이 호천안에게 보이는 관심이 심상치 않았다.

         

       은연중에 호천안이 마공의 행보를 밟기를 바라는 모습. 넋놓고 있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흑묘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최대한 가까이서 지켜 봐야 해.’

         

       그렇기에 흑묘는 위서련에게 내기를 제안했다. 위서련과 호천안 사이에 끼어들 수 없는 시간인 두 사람의 대련시간에 끼어들기 위해서였다.

         

       “호오.”

         

       위서련은 그런 흑묘를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한없이 위축되어 있던 흑묘가 당돌하게 눈을 빛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재미있군.’

         

       위서련은 갑자기 돌변한 흑묘의 태도에 진한 흥미를 느꼈다.

         

       본래라면 받아들일 필요조차 없는 내기지만…이 정도라면 여흥으로 괜찮지 않을까.

         

       위서련은 흑묘가 제안한 내기를 받아들이기로 정했다.

         

       “패배할 때의 조건도 있어야겠지. 패배하게 된다면 내 부탁을 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보고를 위해 그 자리에 있던 위서련의 수하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소천마의 부탁.

         

       무엇을 부탁할지 전혀 모르는 일이었지만 소천마의 부탁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은 무거웠다.

         

       “좋습니다.”

         

       그러나 흑묘는 망설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흑묘는 자신이 있었으니까.

         

       ‘당신이 아직 선배를 몰라서 다행이에요.’

         

       흑묘는 호천안을 떠올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호천안이 어떤 인간인가.

         

       세상 모든 기연을 다 꿰고 있고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인간이었다.

         

       그런 호천안이 과연 경운무심공을 보완하는 선에서 만족하며 일주일을 보낼까?

         

       ‘어림도 없는 소리죠.’

         

       흑묘가 아는 호천안은 일주일이라는 시간 내에 천마비고 전체를 털어먹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흑묘(호천안 이해도 높음, 최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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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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