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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45

        

       위서련은 망설임없이 거리를 좁히며 호천안의 대응을 살폈다.

         

       전 대련에서는 호천안은 쉽게 거리를 허용하고 연타를 허용했지만 한번 제대로 당했으니 호천안도 충분히 경계를 하고 있겠지.

         

       ‘어디 무슨 대책을 세웠길래 그리 여유만만했는지 보자꾸나.’

         

       위서련이 쇄도해 들어오는 것을 본 호천안의 대응은 간단했다.

         

       몸을 굽혀 용수철처럼 기세를 모았다.

         

       그 모습을 보며 더욱더 기세를 돋구며 달려들었던 위서련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후면 도약!

         

       호천안이 그야말로 메뚜기가 뛰어오르는 것처럼 크게 뒤로 뛰어올랐기 때문이었다.

         

       높이 뛰어오른 호천안을 눈에 담은 위서련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며 상황을 분석했다.

         

       호천안은 위서련의 돌진에 대한 선택으로 후퇴를 택했다.

         

       그저 단순히 뒤로 물러나는 것이라고 보기에는 뒤로 날아가는 속도가 심상치 않으니 후퇴를 전문적으로 다룬 무공을 익혔을 가능성이 높았다.

         

       천마비고에 있는 잡서의 영역에서 건진 무공일까.

         

       ‘특이한 선택을 했군.’

         

       후퇴(後退).

         

       후퇴는 무공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후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보법은 거의 없었다.

         

       애초에 후퇴만으로는 전진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뒷걸음질이 앞걸음을 이길 수 없는 법이었고 같은 앞걸음을 택하면 등을 보여야 하니 필연적으로 불리함을 자처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후퇴에 도약까지 더해졌다.

         

       보통 무의 경지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도약은 꺼리는 선택지가 된다.

         

       떨어지는 힘이 더해진 공격은 더 강력하고 높은 곳에서 퍼붓는 공격 역시 위협적이긴 하지만 경지가 올라갈수록 허공중에서는 쉬이 운신을 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더욱더 크게 다가온다.

         

       지금도 그러했다.

       

       위서련의 머릿속에는 호천안의 착지 지점, 착지 순간이 완전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천근추를 시전해 궤도를 비틀어낸다 해도 호천안만 손해였다.

         

       천근추란 내공이 많이 드는 수법이고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내공을 투자한다 치더라도 결국 떨어지는 궤도에 변화가 생길 뿐 그 포물선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에 불과했으니까.

         

       그러나 위서련은 호천안의 선택을 나쁘지 않게 평가했다.

         

       ‘나름대로 해법을 찾았군.’

         

       이러니저러니 해도 중요한 것은 결과였다.

         

       뻔한 낙하궤적과 별개로 허공에 떠 있는 호천안의 몸에서 강렬한 기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호천안이 온몸에 내공을 퍼트리고 일뢰를 사용할 준비를 마쳤다는 증거였다.

         

       일주일 전 대련에서 일뢰를 형성하지조차 못한 채 완패를 당한 것에 비하면 충분히 해법을 찾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위서련은 호천안의 발전을 인정함과 동시에 아쉬움을 느꼈다.

         

       ‘여전히 부족해.’

         

       위서련은 보법을 밟으며 더욱더 가속했다.

         

       후퇴는 전진보다 빠를 수 없다.

       

       후퇴를 전문으로 하는 특이한 무공을 익혔을지라도 결코 위서련보다 빠르게 물러설 수는 없다.

         

       그러니 일뢰를 불러일으키는 것에 성공했을지라도 체공 중의 불리한 상황에서 위서련을 맞이해야 한다는 상황을 피할 수는 없었다.

         

       안 그래도 정직한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낙하중인 상황이 아닌가.

         

       ‘이상적인 진입 시점을 재는 것은 일도 아니지.’

         

       위서련은 보법의 속도를 조절했다.

         

       착지 시점.

         

       긴 낙하의 충격을 몸으로 해소해야 하는 순간만큼은 빈틈이 드러날 수밖에 없으니 바로 그 순간을 찔러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호천안의 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 단번에 호천안에게 공격을 퍼부으려던 위서련의 발이 멈추었다.

         

       그건 그야말로 본능적인 판단이었다.

         

       순간적으로 멈칫하는 위서련을 보면서 호천안은 속으로 혀를 찼다.

         

       ‘걸렸네.’

         

       호천안은 일뢰를 일으키기 위한 수단으로 황충비연보를 택하고 익혔다.

         

       일뢰를 일으키기 위한 시간을 도약으로 번다.

         

       황충비연보를 펼치는 호천안을 보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머릿속에서 떠올리겠지. 일뢰를 일으키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전략이라고.

         

       호천안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황충비연보를 펼친 체공 시간동안 안정적으로 일뢰를 일으킬 수야 있겠지만 상대에게 최선의 공격시기를 잡을 기회를 주게 되니 영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체공 시간동안 수를 하나 더 놓으면 그만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호천안은 잡서의 칸을 뒤져 익힌 새로운 무공을 펼쳤다.

         

       충돌의 순간.

         

       단 한순간에 모든 것을 쏟아부는 경운무심공을 온전히 제어할 수 있도록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심결을 되뇌였다.

         

       잠혼심결(覺重心訣)!

         

       쿵! 쿵!

         

       호천안의 감각이 선명해지며 사고의 회전이 빨라지며 시간이 느리게 흐르기 시작했다.

         

       잠혼심결의 호천안의 집중력이 극한까지 치솟아 올랐기 때문이었다.

         

       잠혼심결이 끝난 뒤에 호천안은 극심한 심력 고갈에 시달리게 될 테였지만 중요한 것은 이후의 일이 아니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었다.

         

       꽈르릉!!

         

       뇌성이 울렸다.

         

       그 뇌성을 듣는 순간, 흑묘와 위서련은 생각했다.

         

       소리가 바뀌었다고.

         

       그야말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처럼 우렁차게 귓전을 후려갈기던 뇌성이 아주 짧고 간결해졌다고.

         

       그리고 직감했다.

         

       지금 호천안이 뿌리는 일검은 기존의 낙뢰와는 전혀 다른 위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초고도의 집중력으로 착지의 충격을 전신으로 분산시킨 호천안.

         

       모든 충격을 성공적으로 해소한 호천안의 오른발이 앞으로 나간다.

         

       이전과 힘의 크기는 변함이 없었지만.

         

       꽈아앙!

         

       그 힘에는 이제 날카로움이 더해져 있었다.

         

       일뢰의 기운을 다루기 버거워했던 호천안이 잠혼심결의 공능을 받아 일뢰를 온전하게 다루고 있다는 증거였다.

         

       폭발적으로 앞으로 치고 나가는 호천안.

         

       그런 호천안의 기세를 정면으로 받아낼 수 없다 판단한 위서련은 뒤로 물러섬과 동시에 흑룡기를 뿌리며 수세를 취했다.

         

       언제나와 같은 난폭한 흑룡기가 호천안의 전신을 거침없이 물어 뜯었지만 흑룡기만으로는 호천안의 기세를 줄일 수 없었다.

         

       이전에도 흑룡기의 공격을 버텼던 호천안이 아니었던가.

         

       호천안의 신형이 거침없이 흑룡기를 헤치고 나아갔다.

         

       흑묘가 주먹을 꽉 쥐었다.

         

       ‘이길 수 있나?’

         

       위서련의 강함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흑묘였지만 위서련의 목전으로 쇄도해 들어가는 호천안의 기세와 날카로움은 순간적으로 그런 기대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위서련이라고 넋놓고 당해주지만은 않았다.

         

       파바바박!!

         

       현란한 보법을 밟은 위서련의 신형이 순식간에 흐트러진다.

         

       위서련의 신형이 호천안의 공격권에서 빠져나왔다.

         

       흑묘는 눈을 부릅뜨고 두 사람의 공방을 지켜보았다.

         

       호천안은 위서련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인가.

         

       순간적으로 호천안의 발이 땅을 박찼다.

         

       일문직뢰보에 이은 쌍연각전!

         

       위서련과 호천안의 눈빛이 교차했다. 위서련은 이글이글 타오르는 호천안의 눈빛을 보며 생각했다.

         

       ‘훌륭하다.’

         

       위서련은 마음 속에 품고 있던 호천안에 대한 불만이 깨끗하게 씻겨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고작해야 일주일이다.

         

       일주일이라는 기간동안 자신을 갈고 닦기는커녕 소재를 고르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고 여겼다.

         

       그렇기에 천마비고의 지층과 인층을 드나든 호천안에게 화가 났다.

         

       저렇게 시간을 낭비해서야 제대로 된 발전을 이룩하지 못할 것이라 여겼기에.

         

       그러나 그건 위서련의 착각이었다.

         

       ‘고작 일주일만에 이렇게 발전하리라고는 생각지조차 못했거늘, 너는 나의 상상을 뛰어넘는구나.’

         

       그렇게 감탄하며 위서련은 자신의 몸을 비틀었다.

         

       ‘허나 이번 승리는 내가 가져가겠다.’

         

       한 치.

         

       위서련이 몸을 비틀어 만들어 낸 거리.

         

       고작해야 손가락 한 마디에 불과한 거리였지만 그 거리는 승패를 가르는 요소이기도 했다.

         

       한 치 차이로 위서련은 호천안이 뿌려낼 일뢰의 공격범위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위서련이 자신의 승리를 확실하게 여기는 그 순간.

         

       호천안이 다시 한 번 발을 뻗었다.

         

       ‘말도 안 돼!’

         

       위서련이 경악했다.

         

       현재 호천안이 움직이는 속도는 그야말로 번개. 그 엄청난 속도를 견디고 한 번의 변화를 일으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거늘!

         

       또 한번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단 말인가!

         

       기어이.

         

       호천안의 다리가 지면을 박찼다.

         

       위서련은 그 순간 충돌을 각오하고 양팔을 들어올렸다. 양팔에는 진작부터 선명한 강기가 둘러져 있었지만 오늘따라 흑룡기로 만들어진 권강이 미덥지 않았다.

         

       꽈아아아아앙!!

         

       대검에서 낙뢰가 폭발했다.

         

       지금까지 갑갑하게 몸에 갇혀 성만 내던 일뢰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그 순간이 위기감으로 고양된 위서련의 머릿속에 똑똑히 날아와 박혔다.

         

       ‘…어라?’

         

       위서련은 그 순간 무언가 이상함을 직감했다.

         

       적중한다면 위서련조차 무사하지 못할 것 같은 파괴적인 기운이 으르렁거리며 공간을 찢었지만.

         

       몸을 피해낼 공간을 완벽하게 살라 먹으며 짓쳐 들어와야 할 일뢰의 공격이…어쩐지 얕았다.

         

       그 공격을 허무할 정도로 쉽게 피하는 순간 위서련은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깨달았다.

         

       호천안의 하체가 무너졌다.

         

       칠뢰방위보의 세 번째 형태. 삼영환휘.

         

       호천안은 고양된 정신으로 몸 안에서 일뢰를 세 바퀴 순환시키는 것에 성공하며 발을 내딛었지만.

         

       호천안의 신체는 온전히 삼영환휘의 변화를 감당하지 못했다.

         

       그 결과.

         

       호천안은 말 그대로 위서련의 목전(目前)에서 무너지고 만 것이었다.

         

       호천안은 약간 당황한 듯한 위서련의 얼굴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놈의 잡서만 정리되어 있었더라면.’

         

       위서련에게 1승을 거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잡서의 영역이 정리되어 있었더라면 하루 반이나 이틀을 아낄 수 있었을 테도 그 시간이면 금강철족공의 요체를 흡수할 수 있었을 테고 그러면 발이 미끄러지지 않고 제대로 일뢰를 뿌렸을 수도 있었을 텐데!

         

       평소에 업무를 태만하게 처리하는 천마비고 직원들 때문에 패배했다는 생각에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호천안이었지만 이내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머리가 어지러워졌기 때문이었다.

         

       겨우 익힌 잠혼심결을 곧바로 실전에서 사용했으니 정신력이 남아날 리가 있겠는가.

         

       ‘이래서야 우위를 점했어도 이기기는 무리였겠군.’

         

       그래도 희망이 보였다.

         

       머릿속에 그려진 청사진대로 하나하나 무공을 보완해 가다 보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

         

       호천안은 꺼져가는 의식 사이로 미련을 담아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

         

       “까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까비

    *늦어서 죄송합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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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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