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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46

       

        

        

        

        

        

        

       “…그래서 이게 그 돈으로 사오신 거라구요?”

        

       “뱀 모양 팔찌. 신기하지 않나요? 빈손으로 오기에는 좀 그러니 선물 겸으로 사왔죠.”

        

       “에…고마워요. 잘 쓸게요.”

        

        

        

        로건마저 다시 미국으로 복귀하여 한적한 집 안, 오전과 오후의 경계에서 사방을 싸돌아다니다 기어코 돈까지 벌어온 로렌티나가 집에 발을 디뎠다.

        

        그와 동시에 손 위로 쥐어지는…누가 봐도 꽤나 비싸보이는 선물상자. 내용물을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이미 포장에 내용물이 뱀처럼 생긴 팔찌임을 알 수 있는 사진이 그려져있기 때문이었다. 순금으로 만들어진 얇은 체인과 그 끝에 달린 뱀 머리가 실로 인상적이었다.

        

        돈 이야기를 하려다가 급하게 고맙다는 인사로 대화 내용을 선회했다. 이걸 살 수 있는 돈이면 다른 걸 얼마나 할 수 있느냐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이 팔찌가 마르고 닳도록 차고 다니는 게 더 예의일 터였으니까.

        

        

        

       “액세서리라고 하길래, 무슨 소음기나 광학장비인 줄 알았더니.”

        

       “…우리 막내. 아무리 그래도 그게 가능할 리가 있나요.”

        

       “농담이에요. 그보다 되게 자연스럽게 주시네요.”

        

       “여러 번 해봤거든요.”

        

        

        

        저 문장의 속에 어떤 내막이 숨겨져있는지를 구태여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사전에 보내놓은 듯한 캐리어는 이미 집 한쪽 구석에 잘 모셔두었고, 로렌티나는 고단한 숨을 내뱉으며 소파에 그대로 드러누웠다. 집은 고요했다. 세 명이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집으로 복귀했기 때문이었다. 로건도 꽤나 집에 오래 있긴 했지만 결국 출국했고.

        

        간단한 신변 잡기 이야기가 대략 30분 가량 이어진 뒤, 그녀는 본제를 툭 던졌다.

        

        

        

       “시애틀에서의 일은 어떻게 되어가나요?”

        

       “타코마에서 일진일퇴가 계속되고 있지만, 루이스-맥코드 합동 기지가 결국 아군 손아귀에 떨어졌죠. 포틀랜드를 거쳐서 2개 사단급 공병 부대가 계속해서 북상 중이예요.”

        

       “제대로 된 전진기지가 머잖아 나타나겠군요.”

        

        

        

        그 말대로, 어느새 허공에 떠있는 것은 다크 존 버젼의 시애틀 전경.

        

        붉은 색과 푸른색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시간 순서에 따라 이를 나열한다면 푸른 색으로 된 영역이 하단에서부터 붉은 색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무엇부터 말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던 로렌티나는 이내 고개를 내저으며 덧붙였다.

        

        

        

       “간단하게 SITREP 보고나 받아봐야겠군요. 막내가 다녀왔던 세계까지 합쳐서.” 

        

       “으음, 뭐라고 해야 하나. 일진일퇴라고 하기에는 사실 조금 애매한 면이 있긴 하죠. 우리가 유리하기도 하고, 별동대로 빠진 유저들이 좀 많거든요. 일종의 전방위 대공세…라고 해야 할까요.”

        

       “가령?”

        

       “80km에 달하는 동부 방어선도 건드리고 있고, 미사일 못 날리도록 후방 침투 미션도 간간히 나타나고 있고…요즘은 밴쿠버로 퇴각 못하도록, 혹은 지원군이 오지 못하도록 퇴각로를 전부 갈아엎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네요.”

        

       “연합군 친구들은 지금쯤 엉덩이에 불 붙은 것마냥 난리도 아니겠군요.”

        

        

        

        그 말대로.

        

        사실 난리라기보단 초상집에 더욱 가깝지 않을까 싶었긴 하지만. 숫자야 얼핏 비슷하긴 하지만 죽지도 않는 불사신들이 자신들을 시애틀 앞바다에 처넣으러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무슨 기분일지 궁금하긴 하다. 내가 지휘관이었으면 진즉에 항복했겠지.

        

        하지만 이들은 이미 매몰 비용이라는 이름의 늪에 빠진 지 오래였다. 상식적으로 본국으로부터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나라에 상륙전을 벌였는데, 사방팔방이 전부 따여 본진까지 밀려버렸으면 이미 자신들이 지읒 또는 F로 시작하는 단어가 되었다는 걸 알아야만 했다.

        

        물론 그걸 제대로 알고 항복이란 걸 실제로 실행에 옮길 놈들이었으면 진즉 미국 수복이 끝났겠지. 여기서 맛깔나게 한 방 후리고 강화 협상에 나선다는 행복회로는 슬슬 집어치우면 좋겠는데.

        

        

        

       “이미 최전선에서는 하루에 수십 명 가량이 투항하고 있으니, 아무리 길어도 두 달 내로 끝날 것 같네요. 밴쿠버도 마찬가지고…캐나다군이 슬슬 용틀임을 하고 있으니, 길게 잡는다고 해도 최대 반 년이면 끝날 거고.”

        

       “그렇죠.”

        

        

        

        그리고 이어지는 말.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려나요.” 

       

       “어떻게 되긴요. 신나는 수금 타임이죠.”

        

       “수금이라, 그도 그렇겠네요.”

        

        

        

        러시아, 중국에게 두툼한 청구서를 내밀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 동부에서 연방군 전체 규모의 20%에 달하는 전력을 통째로 날려먹었고 – 그 전에 치뤄진 미 해군 제1함대, 제3함대와의 함대결전으로 인해 러-중 연합 해군은 그야말로 빈사 상태에 빠졌다 – , 중국 역시도 미 서부에서의 교전으로 말미암아 무지막지한 전력 손실을 맛보았다.

        

        1.5개 집단군 규모의 병력이 모여있는 시애틀과 밴쿠버까지 전부 손실하게 된다면 저들의 선택지는 이제 거의 없을 확률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과거 낚찌들이나 운용했던 국민돌격대 비스무리한 걸 사용해야만 할지도 몰랐고.

        

        물론 그건 미군이 타국에 본격적으로 상륙하는 즈음의 이야기가 될 확률이 높았지만, 글쎄다. 그때도 시가전이 있을까. 아마 전략무인기를 투입해서 빌딩 단위로 갈아엎거나 레이저 수소폭탄을 쓸 확률이 더 높을 것 같은데. 이미 저쪽이 먼저 핵을 갈겼으니 정당성도 충분했다.

        

        그러나,

        

        

        

       “…그걸 전부 소화하려면 상당히 오래 걸리긴 하겠네요.”

        

        

        

        현재 미국 인구, 5천만 명 가량.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미국의 인구수가 3억 5천 가량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비율만으로 따졌을 때 무려 일곱 명 중 단 한 명만이 살아남았다고 해도 무방했다. 바이러스가 타노스마냥 절반을 갈아마셨고, 그 이후 터진 미국 침공이 나라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갔기 때문이었다.

        

        괜히 평행세계의 여론이 말 그대로 불타올랐던 게 아니다. 아마 영토 수복이 끝나게 된다면 러시아와 중국은 말 그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확률이 높았다.

        

        게다가 바다까지 밀리면 퇴각 자체가 불가능한 연합군과는 다르게, 미국이 러시아, 중국을 공격하게 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완충 지점은 실로 많았다. 유럽이나 알래스카, 혹은 한국과 일본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설령 미국이 원래 경제 규모의 절반을 회복하는 데 몇 년이 걸리더라도 크게 상관은 없겠죠. 이미 태평양 함대가 두 나라의 무릎을 역관절로 고이 접어버렸으니.”

        

       “후후.”

        

        

        

        싼샤 댐이 박살났고, 러시아와 중국의 주요 공업단지에는 어김없이 불벼락이 떨어졌다.

        

        하와이의 거대 재밍 베이스가 무력화된 후 공유된 정보, 샌디에이고와 시애틀 곳곳이 핵폭탄에 맞았다는 사실은 요코스카에 주둔 중인 미 함대의 이성을 살살 녹여버리기에 충분했다.

        

        그리하여 사일로가 열리고, 인공위성에서도 볼 수 있는 지표면의 반짝거림이 잇따랐다. 버섯구름이 동아시아의 곳곳에서 피어오른 것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도 아닌 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슬그머니 말을 이었다.

        

        

        

       “아무튼, 로건이 남기고 간 메시지가 있는데…집에 와서 할 거 없으면 시애틀 되찾는 거나 좀 도우라고 하네요.”

        

       “총만 쏘다가 이제 막 돌아온 사람을 쥐잡듯이 잡으려고 하다니, 망할 자식.”

        

       “하하.”

        

        

        

        그리 덧붙이는 와중 팔찌를 착용했다.

        

        손목에서 찰랑거리는 느낌이 묘했지만, 선물은 언제나 환영이었다. 선임이자 팀원이 준 선물은 더더욱 그러했다.

        

        

        

       “잘 어울리네요.”

        

       “그럼요. 누가 사준 건데요.”

        

        

        

        그리 덧붙이고는 몸을 돌렸다.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 입가에 웃음이 슬쩍 배어나와 몸을 돌린 것이었지만, 로렌티나가 등 뒤에서 히히 웃는 걸 보니 이미 다 알 것 같긴 했다.

        

        이제 할 것은 정해져있었다. 상어에게 덧붙였다.

        

        

        

       “간만에 시청자한테 인사나 좀 해주세요.”

        

       “크게 어렵지 않은 부탁이로군요.”

        

        

        

        물론, 밥부터 먹었다.

        

        시애틀 수복도 식후경이었다.

        

        

        이제 진짜 얼마 남지 않았다.

        

        

        

        

        

        

        

        

        

        

        

        

       “진짜 효과가 있을까요?”

        

       “밑져야 본전이지. 수락하는 친구들이 있나 보자고.”

        

        

        

        미션 요청.

        

        정유 공장 탈환.

        

        고위험 지역, 확인하지 못한 적 병기 다수. 죽지 않는 사람들 모집.

        

        from Dagger Team.

        

        

        인력 구인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파츠에, 룩딸 요소에, 인테리어에…와, 여긴 천국인가?”

        

       “천국은 천국이지. 근데 그 천국 누리고 싶으면 가서 몹을 잡으셔야죠, 선생님.”

        

       “으악…!”

        

        

        

        시애틀 공략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뉴비들은 뉴비대로, 한참 전부터 다크 존에 컨텐츠가 없…지는 않지만, 어지간한 것들을 전부 즐겨본 적 있는 고인물들은 고인물들대로 쏟아지는 각기 다른 컨텐츠와 보상을 누린다 – 그러나 VR 시대에 들어서면서, 유저들은 조금 더 독특한 보상을 앞에 두고 골몰해야만 했다.

        

        

        

       “와, 이번에 새로 나온 아바타 개이쁜…아니, 저게 왜 시애틀 공략전 보상 참여에 걸려있냐?”

        

       “한정판 총기 데칼이라고? 근데 다른 곳에도 적용 가능한? 환장하겠네.”

        

        

        

        단순히 게임을 넘어 가상현실 어디서든 쓸 수 있는 아바타 파츠, 그런데 다크 존 시애틀 공략전에 성실하게 참가해야 얻을 수 있는.

        

        총기 문양, 그런데 시애틀 공략전 참여 와중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보 가능한 기여 포인트를 통해 습득 가능한.

        

        당연하겠지만 유저들에게 있어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한정이라는 것은, 그리고 그 한정을 얻기 위해 특정 조건을 클리어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열성적인 참여를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

        

        이는 특히나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와 유저들의 니즈를 동시에 결합한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의 장인정신에 의해 한층 강화되었다.

        

        

        그렇게 VR 속 시애틀이 즐거운 혼란 속으로 빠져들던 중, 본래라면 아무도 몰라야만 했을 한 사소한 미션 인력 구인은 보이지 않는 손길 아래에 갑작스럽게 소란의 한가운데로 던져졌다.

        

       

        

       “뭐야. 미션 하나 새로 추가됐는데…이런 미친.”

        

       “뭔데, 왜?”

        

       “야야, 입 닫아. 이거 한 번 봐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미션.

        

        본래라면 고작 종이에 적어내려졌을 글씨는 VR이라는 힘에 의해 한층 더 가시성 있게 증강되었고, 이어 이들은 그것이 NPC가 의뢰한…극도로 어렵지만 그만큼 보상이 미친듯이 넘쳐나는 일종의 최상위 컨텐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정 건물이나 지역을 확보할 시, 혹은 일정 수 이상의 적군을 항복시킬 시-와 같이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자동으로 인벤토리에 수령되고, 좋은 아이템들로 바꿔먹을 수 있는 기여도와는 달랐다. 미션을 받기 위해 직접 NPC 앞으로 가는 건 가상현실 판타지 게임 초창기에나 나온 것이 아니던가?

        

        그러나 선택받은 소수가 미션을 확인하기 위해 브리핑 룸에 도달한 순간, 이들은 진정한 지강캐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 NPC들…왜 유저들보다 평균 명성 수치가 4배나 높지…?’

        

        

        

        다시 말해, 근래 시애틀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평균적인 유저 – 최종 컨텐츠를 즐기고도 남는 상위 20% – 들 네 명보다도 여기 있는 한 명이 더욱 강하다는 소리.

        

        누군가가 침을 꿀떡 삼키며 개개인의 정보를 파악했다. 전술 계획력, 전투 기술력, 전투 지속력, 평균 작전지속시간, 수행한 작전 수, 약장 수여 수와 같이, 이른바 ‘육각형’이라고 불리는 한 사람의 실력 지표를 알 수 있는 그것이 전부 도표를 벗어난 상태였다.

        

        꽉 찬 육각형도 아니고, 그냥 ‘측정 불가능’이라고 못이 박혀있는 상태.

        

        

        물론 그런 생각조차 사치였다.

        

        그 즈음부터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태스크포스 대거 팀의 브리핑 룸에 잘 오셨습니다. 현재 본 팀은 타코마에서 빠져나가려는 적의 퇴각 루트를 봉쇄하고, 가장 엄중하게 방비되고 있는 정유 시설을 사보타주할 계획입니다. 여러분들은 현 시간부로 팀과 합을 맞출 수 있는 실력이 되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그와 동시에 눈 앞에 주르륵 떠오르는 하위 미션들.

        

        첫 번째 테스트를 통과할 시 대거 포인트 10점, 두 번째 테스트를 통과할 시 15점…그렇게 3번째 테스트까지 끝난 후에는 포인트와 함께 ‘대거 팀의 테스트를 통과한 자’라는 칭호를 얻었고, 그 다음에는 ‘대거 팀과 하위 미션을 클리어한 자’ 칭호, 그리고 클리어 시에는 당연히 클리어 관련 칭호가 존재했다.

        

        물론 미션의 극초창기였기에, 그 자리까지 온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건 포인트를 통해 할 수 있는 건스미스 요청을 통한 총기 옵션 조정이었다 – 조정을 받기만 하더라도 반동의 절반이 사라지고, 치명타를 입힐 확률을 영구히 증가하며, 시야 개선까지 해준다. 말 그대로 장점만이 존재했다.

        

        그리하여 열 명의 유저는 브리핑 룸 옆에 있는 모의전투실로 향했고-

        

        

        

       -[알림 : 탈락하였습니다.]

        

        

        

       “…아니, 뭐?”

        

       “우리 방금 30초 안에 갈리지 않았냐?”

        

       “그러니까. 여길 뚫고 특정 목표에 도착해 인텔을 회수한 뒤에 몰려드는 적들까지 전부 버텨야…1차 테스트 통과라고?”

        

       “이건…야, 이건 뇌 빼고 하면 뒤져도 못 깨겠다. 이거 몇 번이나 할 수 있지? 20번? 들이박으면서 정보 확보해보자.”

        

        

        

        물론 택도 없었다.

        

        분대원과 분대장의 역량을 한계 이상으로 시험하는 1차 테스트가 꼴랑 스무 번의 트라이만으로 깨질 리가 없었고, 이들은 결국 1차 미션을 절반조차 해결하지 못하고는 다음 날을 기약해야만 했다. 그리하여 다음 날이 되고, 그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테스트 챔버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 첫 번째 테스트가 뚫렸고, 두 번째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대거 팀의 전투 데이터가 입력된 홀로그램 3기가 함께 투입될 예정입니다. 본 팀이 전술지휘에 관여하지는 않고, 단순히 임기응변만으로 이뤄질 겁니다.”

        

        

        

        그리고 이들은 유저보다 평균 명성치가 무려 네 배 이상 높은 이들이 얼마나 악랄한 플레이를 시행할 수 있는지를 몸소 느끼게 되었다.

        

        

        

       “와, 얘네들 뭐냐? 이런 애들 있으면 현실에 있는 프로게이머 뚝배기 다 깨고 다니겠는데?”

        

       “이건 백 퍼센트 유진이다. 비얌년이 무조건 데이터 줬다. 아니면 여기서 아바타알몸도게자한다.”

        

       “개소리 좀 하지 마, 제발.”

        

        

        

        물론 그들 중에서도 특별한 유저들은 당연히 있었고, 이제는 구태여 이름을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비얌의 제자 1호와 2호는 4일만에 2차와 3차 테스트를 간신히 클리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둘은 히든 퀘스트 본편에는 당연히 돌입할 생각이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는데,

        

        

        

       “…그래서. 저희들을 기다렸다고요?”

        

       “네!”

        

       “와, 대거 미션 3차 깨는데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저랑 다이스 2인이서는 도저히 못 깰 것 같길래 그냥 못난놈 크루 애들이랑 몇 명 더 불러서 4일만에 간신히 밀었거든요.”

        

       “유진 쌤도 대거 팀이랑 붙으면 꽤 애먹으실 걸요?”

        

        

        

        그리 말한 다이스가 유진, 그리고 로렌티나를 올려다보았지만 – 어째 이들의 표정이 실로 괴상망측하기 짝이 없었다.

        

        두 명은 헛웃음을 잠시 터뜨렸고, 먼저 입을 연 건 로렌티나였다. 고아하지만 어쩐지 살벌하기 이를 데 없는 목소리가 느슨하게 풀려나왔다.

        

        

        

       “…그럼요, 그럼. 꽤나 애를 먹게 되겠어요.”

        

       “아하하. 그래도 그, 뭐라고 해야 하나. 대거 팀 사이에…다른 유저들보다 한 15배 정도 명성치 높은 오퍼레이터 두 분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딱히 안 나올 것 같으니까 두 분이라면 어떻게 살살 깨지 않을지….”

        

        

        

        물론, 유진은 그 말에 남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작게 웃었다. 그 명성치 높은 사람…아니, 상어가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그 사람들까지 테스트에 참여했으면 이 게임이 서비스 종료에 도달할 때까지 깨는 사람이 없었을 걸-이라는 생각을 곱게 접어 머릿속 한 켠의 소각로에 집어넣은 유진과 로렌티나가 이어 말했다.

        

        

        

       “그래요. 한 번 가봅시다. 단단히 준비하시길.”

        

       “네!”

        

        

        

        태스크포스 대거, 이들을 꺾기 위해 태스크포스 유진이 출범했다.

        

        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dagger want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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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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