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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46

       “외부인이 모두 사라졌다고요?”

       

       혈교주는 신도의 보고에 턱을 가다듬었다. 곤란하게 됐네요. 외부인이 있기에 진행되는 일이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일단 그 부분은 제가 강시를 움직여 현상유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아.

       

       잠시.

       

       제가 기억하기로 분명 현 화산문주는 외부인이었을 겁니다.

       

       모든 외부인이 사라졌다는 것은 그녀도 무림을 떠났다는 이야기. 살아 움직이는데다 저희를 무척이나 미워하는 재앙이 사라졌다면.

       

       “조금 적극적으로 움직여 볼까요?”

       

       다른 외부인 따위가 없는 건 큰 문제가 아니죠.

       

       *

       

       “무어냐. 이 게임 나온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들었다만.”

       

       화룡무인 같은 거대한 세계라면 모르는 요소가 있을 수도 있다. 당장 무림에 길고도 긴 세월을 살았던 본인조차도 알지 못하던 것이 그 곳에 있지 않았는가.

       

       허나 이 세계는 그렇지 않다.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자그마한 세계이고 각본이다. 이를 파고드는 사람이라면 온갖 기행을 벌여가며 숨겨진 것을 하나하나 찾아내지 않더냐?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죄송하진 않은데 프롤로그 캐릭터로 병사 학살하는 게 가능한 사람은 님밖에 없거든요?]

       

       – ㅋㅋㅋㅋ

       – 병사 하나 때려잡는 것도 어려운 캐릭터인데 수십 명을 상대하는 게 되겠냐고.

       – 이 게임 미연시인데 쓰잘데기없이 전투 난이도 높으니까.

       

       “그건 이상하다. 그렇다면 대체 그 기사라는 것은 어떻게 만나는 것이냐.”

       

       분명 내 듣기로 이 곳에 결코 쓰러트릴 수 없는 압도적인 실력의 기사가 존재한다고 들었다.

       

       그 녀석을 이 곳으로 불러내기 위해서 이렇게 소란을 벌인 것이거늘. 이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이 존재한다고?

       

       – 이겜1000시간함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튜토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남.]

       

       “…즉, 저택에서 도망치는 것이 정상적인 방식이란 건가?”

       

       가만 생각해보면 그렇다. 난 이 게임을 시작하고 나서 단 한 번도 보정기능을 건드린 적이 없다.

       

       그럼에도 움직임이 자연스러웠지. 나중에는 어떨지 모르겠다만 지금은 보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허약한 여자아이의 신체. 없다시피한 무장. 움직임에 보조 없음. 상대는 철저히 무장한 병사 무리.

       

       이러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따지고 있으려니 납득이 갔다. 이 쪽으로 오는 이는 거의 없겠군. 있다 하더라도 병사 무리에게 찢겨 돌아가게 되었을 테고.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애초에 공략불가능한 적을 만나러 가는데 소모를 하는 사람이 어디씀?]

       

       “그것도 그런가.”

       

       어찌되었든 이 길을 처음으로 걷는 게 본인이라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최초라는 단어만큼 매혹적인 건 존재치 않으니까.

       

       “기왕 이렇게 된 거 어디 한 번 최초를 개척해보도록 할까.”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을 살핀다.

       

       저 중에서 그나마 높은 지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흰색의 콧수염이겠지. 내가 녀석에게 다가서자 콧수염이 다급하게 예를 차렸다.

       

       “아가씨! 정말 감사…”

       “잡소리는 되었고. 내가 쓸만한 무기는 어디에 있지?”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육신은 너무나도 허약하다.

       

       당장이야 본인의 기량으로 어떻게든 해결을 하고 있다만 소모가 심해.

       

       단련하지 않은 육신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폐는 찢어질 듯 하고, 뼈는 시큰거리고 있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적을 만나야 할지도 모르거늘 이 몸으로 억지를 부리다간 머잖아 한계를 맞이할 터.

       

       그러니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노획한 녀석을 써도 괜찮긴 하다만 이 몸에 맞는 장비가 있다면 그를 쓰는 것이 훨씬 낫겠지.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콧수염이 떠나간 동안 바닥에 널부러진 장비들을 관찰했다. 대부분은 쓸 수 없는 무기였다.

       

       성인 남성이 쓰기 위해 제작된 물건은 이 육신으로 사용하기엔 너무도 거대했던지라.

       

       그나마 단검 정도는 챙겨둘 가치가 있지만 이 뿐인가.

       

       얼마 지나지 않아 콧수염이 여자아이의 몸에 적당한 경갑옷과 검을 가지고 왔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군. 쓰다가 부러질 것 같은 낡은 무기에 비한다면 괜찮아.

       

       “저 아가씨. 갑옷은?”

       “필요 없다.”

       

       사람들이 무거운데다가 걸거치는 갑옷을 굳이 입는 이유는 상대의 공격에서 자신을 지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상대의 공격에 노출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갑옷을 입을 이유가 없단 소리다.

       

       “이 허약한 몸에 갑옷을 걸치면 육신의 소모만 빨라질 뿐.”

       

       – 화령조아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키야아아. 고인물 맨몸 플레이!]

       

       – 고인물(1회차)

       – 그치만 진짜 고인물 같은걸요.

       – 파일럿 치트잖아.

       

       검 한 자루를 들고 저택 바깥으로 나왔더니 그 앞에 도사리고 있는 병사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저 안에서 있었던 일 때문일까. 나를 바라보는 저들의 눈빛에는 공포가 서려 있었다.

       

       “어찌 저런 어린아이가.”

       “마녀다.”

       “저주 받은 집안이야.”

       “역적 놈. 흑마술에 손을 댄 건가…”

       

       익숙한 목소리들이군. 한창 무림을 돌아다닐 적에 저와 비슷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는데.

       

       사실 저보다 심한 이야기를 들었지. 본인은 멸망해버린 마교도의 몇 안 되는 생존자였으니까.

       

       피식 웃으며 한 걸음을 내딛음에 따라 병사들의 술렁거림이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이 도주하지 않는 까닭은 저 뒤에 지휘관이 있기 때문이었다.

       

       “물러서지 마라! 적은 하나다!”

       

       군기를 유지하기 위한 필사적인 목소리가 병사들을 휘어잡는다.

       

       나를 바라보는 것보다 뒤를 살피는 눈에 더 심한 공포가 서린 걸 보면 뒤로 도주할 바에는 나와 함께 공멸하는 걸 택하겠군.

       

       “역적의 딸이여! 지금이라도 항복한다면 목숨은 보존해주마!”

       

       들을 가치도 없는 제안이었다. 대개 저런 말은 목숨‘은’ 지켜주겠다는 이야기니까.

       

       당해도 보았고, 자주 하기도 했기에 잘 알고 있다.

       

       내가 투항한다면 영지의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약속하겠단 지휘관의 목소리를 흘려들으며 주변을 살핀다.

       

       학살이 자행되었군.

       

       도시가 불에 타오르고 있으며, 거리 이곳저곳에는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은 무수한 시체가 널부러져 있고, 저 멀리에선 비명과 울음소리, 고함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 또한 익숙한 풍경이다. 정체를 숨긴 채 천마신교에서 도주할 적에 눈에 새겼던 것이니까.

       

       그나마 학살의 부분에선 정파의 놈들이 낫군.

       

       그대로 녀석들은 꼴에 선을 주장하는 무리인지라 선을 지켰거든. 그 선이라는 것이 다소 낮은 곳에 존재하긴 했지만.

       

       “어찌할 것이냐!”

       “아가씨! 저 자의 말에 홀려선 안 됩니다!”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갤 돌렸다. 방금 전 내게 무기를 가져다주었던 콧수염이 무장을 한 채 그곳에 서 있었다.

       

       그 뒤편에도 마찬가지였다. 날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이들이. 남자와 여자를 가릴 것 없이 무기를 들고 있었다.

       

       “저 비열한 녀석은 결코 자신의 말을 지키지 않을 것입니다!”

       “닥쳐라!”

       “싸워야 합니다!”

       

       흐음. 일이 잘 풀렸군.

       

       이 몸으로 저를 완벽히 와해시키려면 어찌해야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날 따르는 병사들이 있다면 굳이 와해를 택할 필요가 없지.

       

       적당히 공포만 심어주면 족하다. 그럼 나머지가 알아서 처리해 줄 것이니.

       

       생각을 끝마치고서 입을 열었다만 이건 저 지휘관에게 답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콧수염에게 답하기 위함도 아니었다. 시청자들에게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었다.

       

       “자.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먼저 죽여야 할 녀석이 누구지?”

       

       – 지휘관.

       – 지휘관이요!

       – 근데 저걸 어떻게 죽임?

       – 병사들을 다 뚫고 지나가는 게 가능한가?

       – 몰라. 화령이 어떻게든 하겠지.

       – 시키칸!

       

       “정답이다. 그 상으로 재미난 걸 보여주마.”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내던지고 두 손을 위로 치켜들었다. 항복의 표시다.

       

       그를 드러냄에 따라 지휘관의 입에서 웃음이 새어 나오고 콧수염의 목소리에 경악이 서린다.

       

       지휘관의 경계를 없애기 위해 더 연기를 해야 하나 싶었지만 저 녀석이 멍청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 정도면 족하지. 한 쪽 손을 내려 품 안에 숨겨 두었던 단검을 꺼냈다.

       

       그리고 그 날 끝을 손으로 붙잡는다.

       

       과거 본인은 당가의 사람들을 지겹도록 상대했다.

       

       그 과정에서 놈들의 무공을 어찌 파훼해야하는 지를 익혔고, 또 놈들의 무공이 어떤 것인지도 자연스레 알게 됐지.

       

       당연 그 속에는 투척술도 포함되어 있다.

       

       이 세계에는 내기가 없다. 도도 없다. 허나 형은 존재한다.

       

       길고 긴 당가의 역사가 만들어낸 투척술은 내기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절기라 부를 만 하니.

       

       방심하고 있던 지휘관의 이마에 단검이 꽂히고, 그의 몸이 뒤로 기운다.

       

       땅에 떨어트렸던 검의 손잡이를 걷어차 허공으로 올린 후 그를 붙잡았다.

       

       “이 정도면 꽤 재미난 묘기였지?”

       

       – 왜 단검이 직선으로 날아가서 꽂힘?

       – 순간 버그난 줄 알았네.

       – 이 정도면 저 지휘관도 개쩔었다면서 성불할 듯.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대체 못 하시는 게 뭔가요.]

       

       “글쎄다. 요리?”

       

       과거 무수한 실패의 기억 탓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거든. 여전히 요리는 잘 못할 거란 생각이 드는 구나.

       

       물론 각을 잡고서 연습을 하면 잘 할 터이지만.

       

       그런 시덥잖은 소리를 하며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었다.

       

       병사들의 뒤를 가로 막을 공포가 사라졌다.

       

       있는 것이라고는 저들의 앞에 존재하는 공포 뿐.

       

       저 놈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몇 놈 처리하고 나면 알아서 흩어지겠군.

       

       “싸우실 겁니까?”

       

       뒤를 돌아보면 멍하니 날 쳐다보는 콧수염의 시선이 보인다.

       

       생각해보니 내가 못하는 것이 하나가 더 있었다.

       

       지휘.

       

       보통 본인은 일인으로써 군단을 상대했던지라 남들을 이끌어 본 경험이 없다.

       

       바지로 신교를 이끌 적에도 단체의 지휘는 교주의 자리에 있던 녀석이 전담했었으니 말이다.

       

       “전투의 지휘를 할 줄 아는가?”

       

       이번에도 대리를 맡기기 위해 물었더니 콧수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다면 되었다.

       

       “선두에 선다. 알아서 따라와라.”

       

       가운데를 휘저으며 저들의 머리에 공포를 심어주도록 하겠다.

       

       그러니 그대가 할 일은 병사를 이끌고서 혼비백산하여 창백해진 놈들의 공포를 현실로 만들어주는 일이다.

       

       지휘를 할 줄 아는 녀석이면 이 정도는 알아서 할 수 있겠지?

       

       그 말을 남기고 병사들을 향해 내달린 나는 맨 앞에 서 있는 녀석의 얼굴을 그어 비명소리를 만들어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랄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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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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