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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5

       “콰과과과광.”

       

        시간이 흐르자 자욱한 먼지가 가라앉았다.

       

        “으으으응….???”

       

        모두들 벙찐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백지훈 씨. E급 맞아요오..?”

       

        여기는 헌터 훈련장.

        A팀이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곳이었다.

       

        ‘역시 A팀쯤 되니까 이런 곳이 따로 있구나.’

       

        아주 넓고 천장이 높은 체육관 같은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각종 시뮬을 해보며 체크나 테스트를 해볼 수 있었다.

       

        ‘휴..’

       

        살짝 욱신거리는 느낌은 있었지만 괜찮았다.

        아무래도 안해보던 짓을 해서 이런 거겠지.

       

        다들 멍때린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었다.

        우리 부서중 몇 명이 훈련장을 안내해주겠다며 따라내려온 상황이었다.

       

        “와. 과장님. 혹시 이거 아셨던 거에요?”

       

        모든 시선이 과장님에게 꽂혔다.

       

        “백지훈 헌터. 이정도면 그냥 D급은 바로 승급이겠는데요? 뭐 다른거 볼 것도 없잖아요? 와…”

        “어떻게 아셨지”

        “흠흠! 내가 좀 사람 보는 눈이 있어서 말이야.”

       

        과장님은 콧방귀를 뀌며 가슴을 들썩였다.

        내가 잘 했는데 본인이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조금씩 포인트를 넣어보며 테스트를 이것저것 해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한번에 우르르 쏟았다가 괜히 포인트 재조정하는 아이템이 필요해질 수도 있으니까.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지금의 나로서는 그렇게 무리한 도박을 할 이유는 없으니까.

       

        “캬. 지훈씨. 역시 분명 남달랐다니까? 첫날부터 전쟁기념관 던전에서 한 건 했었잖아.”

        “아 맞다. 그치 그치.”

       

        다들 손뼉을 치며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아니 그때는 사실 뭐 한 것도 없긴 한데…’

       

        단지 특수한 스킬이 없어서 다들 손을 못댔을 뿐이니까.

        지금에 비하면 기초 스텟도 완전히 부실한 상황이었다.

       

        ‘어휴. 그때는 내가 진짜 뭘 믿고 까불었지.’

       

        만약에 메두사들이 다른 공격 능력이라도 있었다면 나는 살아남지 못했을 텐데.

        아주 운이 좋았었다.

       

        “근데 여기는 A팀만 사용하는 거예요?”

        “응! 당연하지. 우리 A팀이라고! 블루 길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보통의 길드는 훈련장을 공유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최첨단으로 훈련장을 세팅하면 조단위가 넘어간다고 했다.

       

        아무래도 값비싼 음향설비로 가득찬 콘서트홀을 만드는 데에도 그 정도 든다는 것을 보면 분명했다.

       

        ‘참 나는 운도 좋네.’

       

        A팀에 들어오게 된 것.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직은 말단이기는 하지만.

        입이 떡하고 벌어질 수 밖에 없다.

       

        ‘형석이에게 아주 고맙다고 해야겠네.’

        ‘짜식. 생각보다 능력이 있었어.’

       

        들어올 땐 몰랐지만 지금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박형석, 이 녀석 길드에서 꽤 힘이 되는 것 같다.

        헌터 빠돌이 짓을 했던 것이 아무래도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아니아니. 백지훈 씨. 우리 있잖아. 이거 D급 말고 C급도 한번 테스트 해보는 게 어떨까? 으응?”

       

        과장님은 갑자기 실실 웃으면서 잔뜩 기대한다는 표정이었다.

       

        “아. 과장님. 장난치세요? 갑자기 C급은 무슨. 백지훈 씨 아직 E급이에요. 그렇게 2단계 점프하다간 죽을 수도 있다고요. 중상이라도 입으면 어떡하게요!”

        “맞아요. 지훈 씨. 우리가 아껴줘야 한단 말이에요. 그래야 이수아 헌터를…”

       

        주변의 여자 헌터들이 차과장을 말리는 중이었다.

       

        “아이. 근데 봐봐. 방금 전에 D급 수준은 가뿐히 뛰어넘었다니까? 자네들도 봤잖아? 내가 억지로 하려는게 아니라고.”

        “아니. 이게 게임 같은 게 아니잖아요. 안전이 최우선이라고요. 이수아 헌터가 이 자리에 있었어도 반대했을 거예요. 분명.”

        “아잇. 백지훈 헌터. 어때? 내 말이? 이거 좀 더 해보고 싶지 않아? 자고로 남자는 원래 끝없이 더 강함을 추구하고 테스트 해보고 싶은 거라고. 원래 위험해도 더 높은 난이도에 뛰어들고 싶은게 남자라니까?”

       

        눈치를 주며 종용하는 것이었다.

       

        “해보겠습니다.”

       

        뭐, 못 이기는 척 수락했다.

        사실은 별 상관이 없었지만.

       

        C급이고 B급이고 S급이고 다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내 포인트는 그 수준을 아득히 뛰어 넘었으니까.

       

        아직 스킬은 정확히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몰라 찍지 않았다.

        하지만 기초 스텟은 S급 헌터 평균으로 올려둔 상태였다.

       

        ‘캬. 포인트가 아주 남아도니까 좋아. 그리고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던전 공략하면서 빠르게 수급이 될테니까.’

       

        아무래도 남들보다 압도적인 피지컬로 던전을 공략하는 것도 수월해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식이라면 내가 포인트를 아무렇게 펑펑 쓰고 다녀도 다시 얻고 다니는 속도가 더 빠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돈이 돈을 부르는 것처럼.

        거대 자본엔 이자가 잘 쌓인다.

       

        “아이. 지훈 씨 괜히 객기 부리지 마시고 몸 사리세요. 들어온지 얼마나 되셨다고.”

        “맞아요. 저희가 같이 도와드릴테니까 너무 무리하지 마시라니까요.”

       

        여자 헌터들은 무척이나 걱정하는 눈치였다.

        아무래도 남자 헌터들에 비해선 조금 겁이 많아보이는 모습이었다.

       

        “허허. 백지훈 씨. 남자의 힘을 보여줘. 알지?”

       

        그에 비해 차과장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의 표정은 아주 결의에 차있었다.

       

        “자 그러면 가봅니다~~~ 이번엔 C급이에요. 백지훈 씨.”

       

        컨트롤 실에서 마이크로 말하는 과장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손을 번쩍 들고는 준비가 되었음을 알렸다.

       

        쿠구구구구구구구궁.

        휘이이이잉.

       

        요상한 안개들이 뿌려지면서 훈련장은 점점 던전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음 여기는 처음 보는 곳 같은데…’

       

        살짝 어두컴컴한 곳.

        나름 채수현과 여러 던전을 다녀봤지만 이런 곳은 처음이라고 느꼈다.

       

        쿠구구구구구궁.

        쿵. 쿵. 쿵. 쿵.

       

        땅바닥을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진동만 느껴도 대충 무슨 느낌인지는 알 수 있었다.

       

        ‘거대 바위 골렘이다.’

        ‘비슷한 골렘을 처치해본 적은 있는데… 이 놈은 크다.’

       

        본능적으로 몸에 힘이 들어갔다.

        살짝은 긴장이 되는.

        그리고 재빠르게 준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단순 피지컬로만 싸우면 힘들 거야. 스킬을 찍는 것이 필요하겠어.’

       

        검색을 해보지 않아도 이 정도는 충분히 알법했다.

       

        수속성의 스킬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어디 보자.’

       

        나는 재빠르게 워터벤딩, 날씨조작, 파도타기, 물의 축복, 안개 파동… 이것저것을 잽싸게 올렸다.

       

        쿵.

       

        정신없이 스킬을 올리는 동안 거대 바위 골렘이 내 눈앞에 당도했다.

        어둠 속에 있던 거대 바위 골렘이 모습을 드러내자 나는 기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시발. 이건 거대 바위 골렘도 아니고 초 거대 바위 골렘인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거대한 녀석이었다.

        대충 4층짜리 골렘이 나올 줄 알았는데 10층짜리 아파트가 나온 것이다.

       

        ‘아니 C급이라며? 과장님 도대체 뭘 한거예요?’

       

        나는 고개를 돌려 컨트롤 실을 바라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이미 시뮬이 진행이 된 터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하. 이런 건 해본 적없지만.’

       

        스킬을 찍는다고 해서 바로 능수능란하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연습이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비싼 돈을 들여서 훈련장을 짓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제 겨우 스킬을 막 찍었을 뿐.

        사용해본 적은 없다.

       

        ‘시발.’

        ‘일단 해보자.’

       

        다소 난감하기는 했지만 어쨋든 처리는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왠지 모를 자신감.

        그리고 도전의식이 생기기도 했고.

       

        ‘우선 기후 변화.’

       

        날씨 조작을 통해 기후를 변화시켰다.

        아무래도 바위 골렘류는 기후에 의한 효과를 꽤 크게 받으니까.

       

        순식간에 천장에 구름이 끼면서 미친듯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 여름의 장마 처럼.

       

        [ 초 거대 바위 골렘의 내구성이 -40% 감소하였습니다. ]

        [ 초 거대 바위 골렘의 민첩성이 -35% 감소하였습니다. ]

        [ 초 거대 바위 골렘의 파워가 -10% 감소하였습니다. ]

        [ 초 거대 바위 골렘의 시야가 -30% 감소하였습니다. ]

        ….

       

        여러가지 메세지가 상태창에 떴다.

       

        ‘옳거니. 이러면 된 거야. 이젠 좀 해볼만 해.’

       

        이기는 판을 깔고 시작하면 된다.

       

        바위 골렘은 눈에 띄게 느려진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쉽게 미끄러지는 것도 인식을 하게 된 것 같았다.

       

        ‘금방 끝내자. 별 것 아니네.’

       

        나는 잽싸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바위 골렘은 나를 아직은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았다.

       

        ‘이 새끼 뒤로 돌아간 다음에…’

       

        나는 살짝 먼 길을 돌아 바위 골렘의 뒤를 향했다.

        예전에 대충 해본 적도 있고 동영상 사이트에서 다른 헌터들이 공략하는 것도 본 적이 있으니까.

        어차피 초 거대 바위 골렘이라 할지라도 비슷하긴 할 것이다.

       

        ‘대충 물의 축복을 쓴담에 파도타기와 워터벤딩으로 끊어버리면 돼’

       

        민첩을 올려서 그런지 꽤 이동속도가 빨라진 상태였다.

       

        타타탁.

       

        “자 간다.”

       

        생각했던 대로 물의 축복을 사용했다.

       

        [ 수 속성 공격이 +30% 되었습니다. ]

        [ 수 속성 공격 정확도가 +15% 되었습니다. ]

        [ 수 속성 스플레쉬 범위가 +20% 되었습니다. ]

        …

       

        ‘일단 강화를 걸고. 간다!’

       

        파도타기와 워터벤딩.

        기후 변화로 인해 쏟아지는 막대한 비를 이용하기로 했다.

       

        초 거대 골렘은 아직은 나를 발견하지 못한 것처럼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중이었다.

       

        ‘임마. 그 쪽이 아니라 뒤 쪽이다.’

       

        몸만 컸지 아주 멍청한 녀석이라고 느꼈다.

       

        ‘한 번에 끝내야지.’

       

        나는 점프를 해서 초 거대 골렘의 뒷 목덜미로 날아올랐다.

       

        ‘이제 워터벤딩으로 각 관절을 끊어내기만 하면.’

       

        초 거대 골렘의 목덜미 쪽에 거의 당도했을 무렵.

       

        ‘어? 시발?’

       

        갑자기 뒤쪽에 있는 눈을 뜨는 것이었다.

       

        ‘시발? 왜 뒤에도 눈이 있는 건데? 이거 뭔데?’

       

        갑작스럽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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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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