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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51

       *** ***

         

       아무래도 위서련과 위지천은 도박의 재미에 흠뻑 빠져든 모양이다.

         

       내가 펼치는 도박기술을 보고 맞추는 쪽을 선택하던 위지천이 자신 역시 직접 손을 놀리며 도박 내기에 참전했다.

         

       나한테는 좋은 일이었다.

         

       보고 맞추는 것보다 직접 남을 속이는 일이 훨씬 어려운 법이니까.

         

       확실히 경지에 달한 무인이 도박 기술을 손에 익히는 속도는 그야말로 범상치 않았으나 그래도 이제 시작점에서 출발한 수준이니 큰 위협은커녕 작은 위협에 불과했다.

         

       천마는 고절한 무인이라는 위치를 버리고 내려와 초보 도박사가 되기를 자처한 셈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간단하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지만…

         

       모든 요소가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건 또 아니었다.

         

       “아버님, 그쪽에서는 8을 내는 편이 낫지 않았습니까.”

         

       “흠. 호천안이 5를 지니고 있었다면 족보상 합이 13이니…”

         

       “그래도 8을 내면…”

         

       나는 훈수를 두고 있는 위서련에게 의도적으로 눈총을 주었다. 위서련은 내 찌릿한 시선을 눈치챘음이 분명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위지천에게 훈수를 두었다.

         

       나는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아니, 요새 위지천이랑 저렇게 도박으로 의기투합해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는 것까지는 참 좋은데 말이야.

         

       당신 내 편 아니었어?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어들이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니 지금 상황이 딱 그짝이었다.

         

       주사위를 쥐여주고 강제로 떠밀어서 천마와의 관계를 개선시켜 주었더니 도리어 천마와 편을 먹고 관람자의 자격을 훈수권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즉 부녀가 한편이 되어 나를 상대하고 있는 셈이었다.

         

       봐봐 지금도 봐봐 저게 훈수인지 코치인지.

         

       아예 그냥 패도 대신 잡을 기세였다.

         

       관전자가 대놓고 훈수를 두는 상황은 일반적인 도박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 나와 천마의 승부는 천마가 원하는 조건을 걸고 할 수 있는 도박이다.

       

       천마가 위서련의 훈수를 허용한다고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뭐 대놓고 저렇게 상의하고 있는데 따져 뭐할까.

         

       힘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위서련에게 눈총이나 보내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그때는…”

         

       물론 위서련에게는 아무런 효과도 없는 듯 하지만 말이야.

         

       지금이야 위서련도 응애고 위지천도 응애이니 훈수를 둬 봐야 도긴개긴이긴 하지만 두 사람의 가능성을 고려해보면 6개월 뒤에 어느 정도의 도박사가 되어 있을지는 나도 모른다.

         

       그때도 이렇게 2대 1이면 꽤 험난한 승부가 되겠지.

         

       내 손으로 위서련이라는 호랑이 새끼를 키웠구나!

         

       그렇게 한탄하고 있자니 복기가 끝났는지 다시 패를 섞기 시작하는 위지천. 그 뒤로도 몇 번 더 승부를 겨루었지만 다 내가 이겼다.

         

       위지천이나 위서련도 딱히 이기리라는 기대 한 점 없이 본인들이 생각하는 도박을 구현하는 것에 열심이었다.

         

       “내가 졌군.”

         

       아무튼 오늘 하루도 무사히 1승을 거두었다.

         

       일과라 할 수 있는 천마와의 승부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함께 돌아가던 위서련이 입을 열었다.

         

       “그대의 도박 기술 말이다.”

         

       “예?”

         

       “보는 것만으로는 그 수법을 파악하기 어렵더군.”

         

       “뭐, 그렇죠.”

         

       나는 나를 버리고 천마에게 철썩 붙어버린 위서련의 말에 대꾸해 주었다.

         

       위서련의 행태는 괘씸하긴 했지만 도박 고인물이자 위서련에게 도박을 권한 사람으로서 도박에 관한 상담 정도는 받아주는 것이 도리였으니까.

         

       “도박 기술은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어디 눈으로 본다고 그 기술을 짐작할 수 있다면 도박 기술이라고도 할 수 없지요.”

         

       “흠. 하지만 도박 기술은 결국 눈 앞에 있는 상대만 속이면 그만이지 않는가?”

         

       뒤에서 보는 자신한테는 왜 안 보이냐는 위서련의 의문에 나는 가볍게 대꾸했다.

         

       “도박사라고 해서 눈앞에만 적이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돈으로 돈을 먹는 도박판에서 눈앞에 있는 도박사만 바라봤다가는 개털이 되기 십상이지. 따지고 보면 천마와의 승부에서 관전자의 탈을 쓰고 뒤에서 정보를 얻는 위서련 역시 잠재적 적군이 아니겠는가.

         

       아니 잠재적 적군이 아니라 그냥 적이네.

         

       “호오, 과연 그런 경우도 있는가.”

         

       진심으로 감탄하는 것을 보면서 기가 막혔다.

         

       왜 남의 이야기인 양 감탄을 토해?

         

       본인이 뭘 잘못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위서련을 보면서 눈총을 주었다.

         

       “흠.”

         

       위서련도 내가 어이없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눈치챘는지 살짝 주춤했다.

         

       그러나 위서련은 원하는 것이 있는지 내 눈총에도 물러서지 않고 우물거리다가 결국에는 입을 열었다.

         

       “크흠. 큼. 흠. 오늘 패를 돌릴 때 쓴 기술이 있지 않은가?”

         

       “있기야 합니다만.”

         

       설마?

         

       에이 아니겠지.

         

       “그 기술이 참 신기하더군.”

         

       양심이 있으면 이렇게 뒤통수 쳐 놓고 기술 가르쳐 달라고 하지는 않겠지.

         

       “꼭 뭐 알려달라는 것은 아니고…그저 원리가 궁금해서…”

         

       그러나 위서련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뻔뻔했다. 아예 무슨 결의를 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더니 눈에 힘을 주고 나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아버님께는 안 알려드릴 테니 나한테 좀 그 기술을 가르쳐 줄 수 있겠는가?”

         

       오.

         

       내게 기술을 배우고 천마에게는 알려주지 않겠다라.

         

       나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싫습니다.”

         

       그런다고 알려 주겠냐고.

         

       *** ***

         

       흑묘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예? 머라구요??”

         

       “흠, ‘어떻게 하면 호천안에게 도박 기술을 배울 수 있을까?’ 라고 물었다.”

         

       흑묘는 그걸 누가 못 들어서 되물었겠냐고 따지고 싶은 마음을 억눌렀다.

         

       ‘선배는 도박기술을 쉽게 알려 주는 편인데?’

         

       흑묘는 호천안의 행보를 떠올리며 그렇게 생각했다. 마술이라는 형태로 가공하긴 했지만 호천안이 부리는 마술은 대부분 도박에서 쓰는 손재주의 응용이다.

         

       호천안이 아무한테나 마구 기술을 뿌린 것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생판 남이라 할 수 있는 이들에게 자기 기술을 알려주는 일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아니 엄밀히 따지면 도박기술이랑 마술이랑 다르긴 하지.’

         

       흑묘는 잠시 생각해 보았다.

         

       마술이라는 재주를 아무렇지 않게 알려주던 호천안인데 도박기술이라고 알려주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딱히 없었다.

         

       흑묘는 위서련을 바라보았다.

         

       이 여자는 대체 선배에게 뭔 짓을 했길래 도박기술도 못 배우는 거지?

         

       “상황설명이 필요한데요.”

         

       “흠.”

         

       위서련은 요새 근황을 설명했고 모든 설명을 들은 흑묘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위서련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지금 선배를 도와주겠답시고 관전자를 자처했다가 배신을 하고는 천마님과 함께 선배를 공격하고 있다 이건가요?”

         

       “아.”

         

       위서련은 흑묘의 요약에 그제야 아차 싶은 표정을 지었다.

         

       “오해로군. 나는 아버님과 함께 도박이라는 산의 등정을 떠나기로 했다. 서로가 서로의 등을 밀어 주며 실력을 올리기로 한 것이지. 두 사람의 승부에 개입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승부 도중에 끼어들어서 훈수를 뒀다면서요?”

         

       “도박 초짜인 내가 정말로 그 승부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는가? 그저 여흥에 불과한 일이었다.”

         

       “그렇게 따지면 맞는 말이긴 한데…그래도 선배가 배신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으음…그럴 수도 있겠군.”

         

       흑묘의 지적은 계속되었다.

         

       “뭐 선배가 꽁해진 것은 풀면 그만이라 치더라도 결국 위서련 님의 기술수준이 올라가면 천마님도 자연스럽게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 아닌가요?”

         

       “생각해보니 그렇군.”

         

       위서련은 흑묘의 지적에 매일 벌어지고 있는 판이 도박 강습이 아니라 도박 승부라는 점을 떠올렸다.

         

       “즐거움에 취해서 잠시 본질을 잊었군.”

         

       위서련은 흑묘가 어이없다는 시선을 보내는 것을 무시하며 입맛을 다셨다. 기왕 천마와 도박의 길을 걷기로 한 것, 천하제일을 자부하는 호천안의 기술을 배우고 싶었건만 아무리 그래도 적수에게 자기 기술을 알려주는 사람은 없겠지.

         

       그래도 위서련은 미련이 남았다.

         

       사실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천하제일인의 무공을 탐내지 않는 무인이 있을까.

         

       그와 마찬가지로 위서련 역시 호천안의 도박기술이 탐났다.

         

       “그대는 호천안과 제법 오래 여행을 하지 않았던가?”

         

       “음, 그랬죠.”

         

       “혹시 호천안에게 도박 기술을 배운 것이 있다면 알려줄 수 있겠는가?”

         

       “나가세요.”

         

       흑묘가 묵고 있는 방에서 쫓겨난 위서련은 입맛을 다셨다.

         

       이제 갓 도박에 눈 뜬 위서련과 위지천.

         

       두 사람은 궁금한 것이 많았다. 호천안이 눈앞에서 펼치는 기술의 정체부터 시작해서 도박은 어떤 식으로 판을 짜고 운용해야 하는지. 그러기 위한 기초는 무엇이고 뭘 연습해야 하는지.

         

       그야말로 하나부터 열까지, 아니 하나부터 백까지 모두 궁금한 상황.

         

       열정만 있지 지식이 전무한 초짜들이었으니 두 사람에게는 그 지식을 채워줄 사람이 절실했다.

         

       “아무래도 아쉽군요.”

         

       위서련은 위지천과 도박을 펼치며 그런 점을 토로했다.

         

       “확실히 그렇구나.”

         

       천마 위지천 역시 위서련의 푸념에 공감했다.

         

       취미를 즐기는 방식은 다양하다.

         

       두 사람이 요새 도박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어디까지나 취미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어디 보통 사람들인가?

         

       위지천과 위서련에게 대충한다는 일은 있을 수가 없었으니 아무리 취미라고는 전력을 다해 파고들 심산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호천안과의 승부도 걸려 있었다.

         

       두 사람은 마교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천마의 자리에 도달한 사람들.

         

       기본적으로 승부사의 기질이 없다면 이 경지에까지 오르지 못할 일이었다.

         

       천하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트여준 호천안에게 고마운 것은 고마운 것이고 승부는 또 별개의 영역이라는 것이 바로 위지천의 생각이었다.

         

       ‘딸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승부를 위한 행동은 아니로군.’

         

       즐거움과 별개로 도박 응애 둘이서 기술을 연마한다고 한들 실력이 얼마나 늘겠는가.

         

       천마는 이대로는 안 된다 생각하며 몸을 일으켰다.

         

       “아버님?”

         

       위지천은 자신을 의아한 눈길로 바라보는 위서련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도박장에 한번 가 봐야겠구나.”

         

       “호오.”

         

       위지천의 말에 위서련의 눈빛 역시 반짝였다.

         

       “확실히 도박장에 가면 도박을 잘 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겠군요.”

         

       “음. 고수들의 비무를 견식하는 것만으로도 안목이 트이니 도박 역시 그러하지 않을까 싶구나.”

         

       “좋은 생각입니다. 저 역시 동행하겠습니다.”

         

       천마와 소천마.

         

       두 사람이 나란히 몸을 일으켰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평화로운 마교 도박장에 불어닥치는 두 개의 태풍.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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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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