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352

       

        

        

        

        

        

        

       “5중 방어선 관측. 각 방어선 간의 간격은 200m, 언제든지 퇴각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는 것으로 확인. 주요한 건축 자재는…트레일러와 열차칸으로 추측.”

        

       “미치고 팔짝 뛰겠네, 진짜. 도대체 여기는 컨테이너랑 트레일러에…기차칸은 또 뭐예요?”

        

       “화물열차 블록을 떼어온 거예요. 미국의 화물 운송열차는 길이가 5km, 최대로 길면 7km에도 달하니 그 위에 실린 컨테이너나 바퀴가 달린 블록을 떼어서 이리저리 적당히 개조하기만 해도 무지막지한 길이의 방어선을 형성할 수 있죠.”

        

        

        

        시애틀 본토로 향하는 길.

        

        동아시아와 가장 가까운 항구도시이자, 알래스카 주의 관문이기도 한 이 도시는 당연하게도 물류의 천국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당장 시애틀 하면 떠오르는 대도심의 형상에서부터 적잖아 십수 킬로미터 남쪽으로는 수많은 창고의 집합소가 존재했다.

        

        그 크기만도 무려 십수 평방킬로미터, 수출 및 수입품목이 가득 담겨있던 컨테이너와 바다를 건너 다른 나라로 가기만을 기다리던 수만 대의 자동차들, 그리고 한참 전에 운행을 멈춰버린 화물열차 등등까지.

        

        적어도 최소 2년 가량 방치되어 있던 그것들은 건설 자재를 원하던 연합군의 눈에 띄었고, 이들은 무지막지하게 단단한 방어선을 그 무엇보다도 영리하게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그 광경을 슬그머니 보던 하모니가 투덜댔다.

        

        

        

       “아니, 영화 같은 곳에서 보면 저런 건 공군이 막 파팍 하면 부수고, 쉽게 돌파 가능하고 막 그러지 않아요?”

        

       “좋은 지적이네요. 그러면 우리 모니모니가 전투기 조종사 하면 되겠어요. 안 그래도 정비 인력조차 모자라 굴리지도 못하는 비행기가 넘쳐난다는데, 기쁘게 받아주지 않을까요?”

        

       “그도 그런…우왁! 박격포!”

        

        

        

        펑!

        

        탕 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 탄환이 포물선을 그리며 지면에 격돌하고자 했던 박격포 탄환을 요격한다. 당연하게도 유진의 작품이었다. 언제 봐도 불가능에 가까운 신기였지만, 하모니를 비롯한 이들은 그저 그러려니 할 뿐이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유진의 말은 ‘왜 아직도 싸울 놈들이 넘쳐남? 그냥 다 갈아엎으면 안 됨?’을 한결같이 주장하는 이들의 머릿속을 즉각적으로 파고들었다. 조금만 생각해도 나오는 결론이었다.

        

        공군이 없으니까 폭격 지원이 거의 없는 것이었다.

        

        미국인 일곱 명 중 여섯 명이 바이러스와 대전쟁에 쓸려나갔다는 단순명료한 대전제. 그 부분에서부터 출발해본다면, 현재 허공 위에 떠있는 UAV나 아주 가끔 창공을 가로지르며 무인기를 투하하는 수송기 등등은 미국이 자국의 여력을 한계치까지 쥐어짜 운용하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공군 전력만으로 어지간한 적성국의 무릎을 역관절로 곱게 접어버릴 수 있는 미군은 사라졌다. 그저 살기 위해, 혹은 미래를 열기 위해 아등바등 몸부림치는 나라만이 있을 뿐.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우웅!

        

        

        

       “우와! 미쳤다!”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떨어진대.”

        

       “자, 갑시다. 슬슬 움직일 시간이예요.”

        

        

        

        미국은 여전히 자국에 침입한 적들을 시애틀 앞바다에 수장시켜줄 여력은 있었다.

        

        하늘을 가로질러 떨어진 원주민의 도끼가 폭심지 내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철거해버리자 하늘에서 떨어져내리던 박격포 탄들이 조금 사그라든다. 물론 십수 킬로미터 밖에서 쏘아대는 산개된 자주포 부대까지 전부 처리할 수는 없었지만, 이게 어디인가.

        

        그제야 수많은 유저들이 무인 전차를 앞세워 돌격한다. 결국 전쟁이란 사용 가능한 손패가 적어질수록 원시적으로 회귀하는 법이었고, 고정포대와 요새, 혹은 방어선을 원거리에서 일방적으로 까부술 수 있는 공군력이 후달릴수록 WW2 시절로 회귀했다.

        

        그렇게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든 시애틀이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콰앙!

        

        

        

       “우왁, 전차가…!”

        

       “확실히 적들도 나름대로 머리를 쓰고 있긴 하네요.”

        

        

        

        적군 역시도 손 놓고 당해줄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방어선을 쪼개고 들어오는 무인 전차에 화력을 집중한다. 그 후 해당 좌표를 즉각 송신, 자주포를 비롯한 포격을 통해 밀고 들어오는 적 전력을 면 단위로 지워버린다. 그럼에도 여의치 않으면 다음 방어선으로 후퇴한다.

        

        그런 방어선을 수십 개씩 중첩해놨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물론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근래 적 연합군은 수뇌부가 강화라는 헛된 망상에 집착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최고 효율로 돌아가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모든 방어선의 좌표를 암기한 이들은 통신망에 대고 몇 마디를 덧붙이는 것만으로도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정확한 포격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현장 사령부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취합하여 적합한 지시를 내리는가 하면 방어선이 일정 수준 이상 돌파당할 시 순식간에 지휘부를 후방으로 이전한다. 이는 지휘부 자체가 컨테이너와 같은 것들로 지어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한다면, 연합군은 실제로 충분히 강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전력의 24% 소실이라.”

        

       “뭐, 그걸 신경쓰는 사람은 없긴 하죠.”

        

        

        

        유저들은 무한 리스폰이라는 충격적인 치트키를 들고 왔다.

        

        그림자의 수효는 수천이었고, 여전히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나, 그들 중 단 한 명도 그 자리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공격이 더욱 가열차졌다는 사실만이 연합군을 묵직하게 내리누를 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림자들 중 그 누구도 투항 의사를 무시하는 이들은 없었다는 점이었다. 도리어 네트워크를 파고들어 투항을 적극적으로 종용했다. 그리하여 교차하는 탄환과 탄두는 있을지언정 그 과정 사이에서 흐르는 피는 그닥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 가지 않았다.

        

        방어선 깊숙한 곳에 처박혀있던 안테나 접시에서부터 화려한 불꽃이 피어오른다. 몇 번이고 허공에서부터 떨어져내리는 도끼질에 지대공 미사일마저 하나둘씩 철거되는 와중, 유저들은 그 무엇도 아닌 다른 것을 보았다.

        

        

        

       -[알림 : 적 방공망의 철거를 확인. 공중지원 요청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알림 : AC-130Z 고스트 라이더의 배치에 돌입합니다.]

        

        

        

        하늘에서의 죽음이 오고 있었다.

       

        

       

        

        

        

        

        

        

        

        

        

        

        

        

        

        

        

       “내비게이터, 알고나(Algona)를 중심으로 선회비행하도록. 무장관제사는 지도 확인했나?”

        

       “확인했습니다. 무인기 오폭만 주의하면 되겠습니까?”

        

       “그렇지. 그렇다고 해서 아래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불사신 친구들까지 전부 쏴죽이면 안 되겠지?”

        

        

        

        덜커덩!

        

        어두컴컴한 천장 조명과 외부에서부터 들려오는 프로펠러 소음, 금속 긁히는 듯한 소리 – 그리고 기체 내부에 탑승한 아홉 명…이 아니라, 아홉 기의 기계들. 승무원부터 센서 내비게이터, 무장관제사와 장전수 전원이 엑소 스켈레톤을 연상케하는 모습이었다.

        

        기계를 원격으로 조종하는 것이 아닌, 기계를 조종하는 인력들을 원격으로 조종하고 있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단 한 명의 사람도 탑승해있지 않았다는 소리. 콜사인인 고스트라이더와 실로 부합하는 모습이었다.

       

        

        딸깍거리는 소리와 함께 무장관제사가 이리저리 패널을 조작했고, 그리하여 시애틀의 전경이 화면 위로 떠올랐다. 적을 의미하는 수많은 붉은 표식.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적 숫자는 여전히 보는 사람을 질리게 할 정도로 많았다.

        

        사격 명령이 떨어진다. 그러나 아직 몇 가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장전되어있던 탄환 한 발이 발사된다. 창공을 가르며 낙하한 그것이 착탄까지 백수십 미터 가량을 남겨둔 채 수천 개의 파편으로 분리, 이내 바닥에 흩뿌려진다.

        

        화면이 녹색으로 물듬과 동시에 전투시스템장교가 입을 열었다.

        

        

        

       “데이터 송신해.”

        

       “송신 중입니다. 15초 이내에 완료됩니다.”

        

       “좋아. 과연 우리 연합군 친구들이 무어라 할지 보자고.”

        

        

        

        삐비빅!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패널이 붉게 물든다. 여전히 어딘가에 남아있는 지대공 미사일이 이들을 노리고 있는 것이었-으나, 그들 중 누구도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남아있는 방공망을 처리하는 것, 즉 SEAD 오퍼레이션도 이들의 목표였기 때문이었다.

        

        

        

       “대레이더 미사일로 무장 변경. 목표 바꾸고 있는 거 전부 투하한다. 남아있는 방공망을 전부 으깨주자고.”

        

       “역추적 끝났습니다. 매그넘!”

        

        

        

        그와 동시에 측후면 일부가 열리고, 그 안에서부터 미사일 포드가 튀어나온다.

        

        일정한 간격을 둔 채 발사되는 HARM 미사일, 그리고 천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날개의 형태로 분사되는 수많은 플레어와 작동이 시작된 기만 장치들. 심지어는 전면에 달린 레이저 포드가 날아오는 미사일을 일부 요격하고 있었다.

        

        이카루스 기어를 개발하며 얻은 수많은 기술 중 하나는 엄청난 전력과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극도로 축소된 제네레이터 내부에 집어넣는 것이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고출력 레이저 발사기와 같은 영역에 응용되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협상 테이블에 첫 번째로 앉은 걸 환영합니다. 남부방위선 총괄지휘관, 세르게이 레첸코프 중장.”

        

       “…하늘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군. 원하는 게 뭔가, 기계 양반들.”

        

       “이야기가 빨라서 좋군요. 긴말하지 않겠습니다. 불필요한 저항을 그만두고 투항하십시오.”

        

        

        

        이어지는 정적. 물론 그닥 조용하지는 않았다. 주변에서 러시아어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참모들의 욕지거리 섞인 목소리가 이리저리 난립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미사일 포드는 얼마 남지조차 않은 방공망을 가루로 만들어버리고 있었고, 시간은 흘러갔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입을 열지 않았다 – 하지만 누가 우위에 있는지는 굳이 논할 필요조차 없었다.

        

        침묵을 깬 것은 연합군 쪽이었다.

        

        

        

       “하나만 묻겠네. 저 불사신들은 자네들이 만들어냈나?”

        

       “그게 왜 궁금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뇨. 하지만 확실한 건 저들의 방향성은 귀관들을 향해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거기에 약간의 힘을 실어주러 나왔지요. 그러니 마지막으로 통보하죠. 항복 절차를 밟고, 남부에서 교전 중인 전원의 무장을 해제시키십시오.”

        

        

        

        당연하겠지만, 대답은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뻔했다.

        

        전투시스템장교가 입을 열었다.

        

        

        

       “통신은 남겨놓지요. 20분 정도 후에는 제대로 된 답변을 들려줄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초나 지났을까.

        

        창공에서부터 지옥의 포문이 열렸다.

        

        

        

       ───쿠웅!

        

        

        

        120mm M120 박격포가 탄환을 뱉어내고, 그 뒤를 이어 105mm, 40mm가 연신 불을 뿜어대었다.

        

        마치 미로처럼 어지럽게 얽혀있는 시애틀 남부, 컨테이너와 차량, 기차 플랫폼과 건물 자재들을 뜯어 만들어낸 두터운 요새 위로 불벼락이 쏟아진다. 사람 목숨이 한낱 촛불처럼 꺼져가고 있었다.

        

        고작 한 대로 지상에 잔존하는 모든 적들을 처리할 수는 없었지만, 애초에 이들의 목표는 그것이 아니었다. 교착 지점에 화력을 때려박아 요새의 문을 열고, 초소와 토치카를 무너뜨리며, 후방의 탄약고와 화력지원대를 분쇄하는 것이었다.

        

        

        

       “착탄 확인. 가장 견고한 지점 위주로 폭격하면 되겠습니까?”

        

       “그래. 도망치는 적들에게 낭비할 탄환은 없다고 생각해라. 우리 목표는 방어선을 철거하는 거다. 고작 건쉽 한 대로 전장의 향방을 바꿀 수 있다는 착각은 버려.”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오늘 이들이 싣고 온 플랫폼 중에는 200t급 레이저 수소폭탄 탄두가 탑재된 헬파이어 미사일 다섯 기가 실려있었고, 이는 적어도 수 킬로미터 단위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으니까.

        

        당연하겠지만 이는 마지막 선택지였지 마구 남발하라고 가져온 물건은 당연히 아니었다. 그리하여 승무원 전원은 그 사실은 입에 올리지조차 않은 채 계속해서 포격 지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닥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삐비빅!

        

        

        

       “채프 살포합니다. 실컷 두드려 맞았는데도 아직도 많군요.”

        

       “위치 역추적 개시한다. 발사 위치를 좌표로 떠놓은 다음 전진기지 쪽에 전송하면 연합군 친구들이 좋아서 죽겠지.”

        

        

        

        잡다한 대화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의 목소리에는 당연히도 죽음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채찍처럼 날아드는 수백에서 수천 발 이상의 대공포, 그리고 그 사이를 헤집고 날아드는 지대공 미사일들까지. 그러나 쏘면 쏠수록 적들의 손해인 것은 확실했다 – 그리하여 몇 분 정도가 더 지나 채프와 플레어가 소진되자, 이들의 타깃은 미사일로 향했다.

        

        

        

       “건십 한 대를 날려먹으면 무슨 말이 나올까 궁금하긴 했는데.”

        

       “저는 좀 빼주십쇼.”

        

       “슥 빠져나가려고 하기는…됐다. 방어선에 큰 구멍을 뚫어주자고.”

        

       “헬파이어 레디!”

        

       “준비되는 대로 발사한다. 지긋지긋한 방공망도, 아직도 저항하는 방어선 위에도 구멍 하나씩 뚫어주자고.”

        

        

        

        푸슝.

        

        그리하여 몇 발의 미사일이 긴 백색의 꼬리를 매단 채, 지면을 향해 돌격했다.

        

        그리고 패널이 반짝거릴 정도의 섬광이 일순 번쩍였다. 방어선 안쪽에 있는 방공기지와 오번 국내공항을 중심으로 모여든 적들이 부글부글 끓는 지면과 함께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닥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우연과 필연, 그리고 개개인의 노력이 수없이 겹쳐 만들어진 일방적인 폭력 행사. 적의 방공망이 조금만 더 멀쩡했더라면, 양측의 공군이 어느 정도 멀쩡했더라면, 그 외에도, 그 외에도…모든 IF가 물거품처럼 사라지며 만들어진 기적같은 상황, 건십의 단독 작전.

        

        그러나 그것마저 제대로 진행된다는 뜻은 아니었다.

        

        

        

       “20분은 진작 지난 것 같은데, 이제는 우리 쪽이 꼴이 그닥 말이 아니군.”

        

       “모든 엔진 추력 상실. 추락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건 아니지.”

        

        

        

        맹렬하게 울려대는 사이렌. 건십의 벽면을 금속 손가락으로 톡톡 친 장교가 입을 열었다.

        

        

        

       “한 번쯤 해보고 싶었는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 있나?”

        

       “환장하겠군요.”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갑시다.”

        

       “좋아. 이따가 기지에서 봅시다, 기장님. 저녁에 술 한 잔 사죠.”

        

       “시말서나 안 쓰면 다행이겠군.”

        

        

        

        부우웅!

        

        물론 대답은 없었다.

        

        타오르는 화염을 몸에 두른 건쉽이 구름을 뚫고 내려왔다. 길게 이어진 검은 연기가 이들의 뒤에 남았다. 그러나 자폭을 막을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고, 뒤늦게 발사되어 꼬리를 강타한 미사일조차 궤도를 크게 틀 수는 없었다.

        

        귀청이 떨어질 것만 같은 굉음과 함께, 몇 초 뒤. 수백 킬로미터로 가속한 수십 톤에 달하는 기체가 지휘소로 쓰이고 있는 더 아울렛 콜렉션 오브 시애틀 쇼핑몰을 들이받았다.

        

        

        불꽃과 폭음이 솟아올랐다.

        

        

        

        

        

        

        

        

        

        

       “…어, 에….”

        

       “….”

        

        

        

        저거, 사람이 타있는 건 아니겠지?

        

        오늘도 내 위장은 쿡쿡 쑤셔오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시애틀 수복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