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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52

       *** ***

         

       “하하하하…!”

         

       “호호호호!”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기루.

         

       “어서 오십쇼!”

         

       기루의 문지기 겸 점소이가 깍듯하게 무사 손님을 맞이했다.

         

       무사 손님, 전입(全入)은 점소이를 보며 말했다.

         

       “오늘은 안법회 회원들이 좀 모여 있는가?”

         

       점소이가 능글맞게 웃으며 전입의 말을 받아쳤다.

         

       “많은 분들이 안목을 평가하고 계십니다요.”

         

       전입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1층을 힐끗 바라보았다.

         

       일반적으로 음주가무를 즐기는 기루의 1층의 중앙에는 도박장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남이 하는 도박을 지켜보는 것은 꽤 재미있는 유흥거리었으니까.

         

       대성루는 이 흑룡성에서도 꽤 큰편에 속하는 기루이기에 중앙에서는 도박에 몰두하는 이들이 제법 보였다.

         

       그 중에서는 무인들도 섞여 있었다.

         

       ‘쯧쯧, 가짜들 같으니라고.’

         

       전입은 그들을 비웃어주고는 지하로 걸어 들어갔다.

         

       지하의 한 문을 지키고 있던 문지기는 전입이 건네준 무편을 받고는 공손하게 허리를 죽이며 문을 열었다.

         

       “제기랄!”

         

       “으하하하하! 이 판은 내가 먹겠소!”

         

       언뜻 봐서는 1층에서 벌어지는 판과 별달리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지하의 판.

         

       그러나 1층과 지하의 판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두 개나 있었다.

         

       “제길! 오늘은 대운인가 싶었더니 죄다 잃었군!”

         

       “크하하하! 내가 자네보다 무공은 딸려도 운은 좋은 모양일세!”

         

       하나는 이 지하에서 판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모두 무인이라는 점.

         

       또 하나는 그런 무인들이 벌이고 있는 판에 쌓여 있는 것이 금자나 은자가 아니라 무편이라는 점이었다.

         

       전입은 판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천마신교에는 오직 천마신교만의 독자적인 제도들이 존재한다.

         

       수많은 무공이 모여 있는 천마비고.

         

       천마비고에 있는 무공을 열람하기 위한 급수.

         

       그런 급수를 올리거나 단발성으로 무공을 열람할 때 사용하는 무편.

         

       그 중에서도 무편(武片)은 천마신교 내의 무인들이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각자의 직책을 수행하거나 의뢰소의 의뢰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무편.

         

       무편은 무인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마교만의 독자적인 화폐였고.

         

       그 무편을 걸고 도박을 하고 싶은 자들이 이곳과 같은 지하도박장으로 모여들었다.

         

       ‘이곳이야말로 진짜 도박사들의 전당이지!’

         

       도박을 즐기는 무인인 전입은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무인의 신분으로 도박을 즐기는 건 꽤나 눈치가 보이는 일이었다.

         

       일단 무인이 판에 끼게 되면 무공을 펼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기본으로 따라붙게 된다. 따면 몰래 무공을 썼다고 욕을 먹기 일쑤고 잃으면 무공을 익힌 자가 범인도 이기지 못한다고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그러면서도 어쩐지 도박기술이 아니라 신체능력만으로 상대 도박기술을 파훼해야 하는 입장을 강요당하기도 하고 도박기술을 펼치면 공공연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곳, 주사위나 골패로 자신의 안법을 수련하거나 자신의 초식을 단련하는 지하도박장은 다르다.

         

       “츠으읍!”

         

       츠츠츠츠츠츠!!

         

       상대방의 시야를 방해하기 위해 경을 섞은 야바위를 펼치는 무인.

         

       “하앗!”

         

       차자자자작!

         

       환의 묘리를 이용해 상대방을 현혹시키며 골패를 섞는 무인.

         

       대놓고 무공을 펼치며 무편을 걸고 도박, 아니 안법이나 수법을 단련하는데 있어 도움을 주는 상대에게 소정의 수고료를 주고받으며 무공을 연마하는 진정한 무공단련의 장의 펼쳐지고 있었다.

         

       무공 수련을 하며 무편까지 딸 수 있으니 이보다 효율적으로 강해질 수 있는 길이 또 있을까.

         

       그에 더해 아무 눈치도 보지 않은 채 모든 역량을 펼치며 도박의 정수까지 맛볼 수 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나 마찬가지 내 어찌 안법회(眼法會)나 단수회(鍛手會)를 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마친 전입은 면밀하게 도박판에서 도박을 즐기는 무인들을 살폈다.

         

       이 지하도박장에서는 상대를 고르는 것조차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상대의 경지, 펼치는 손기술, 익힌 무공.

         

       고려해야 할 점은 산더미와 같다.

         

       “제기랄!”

         

       한 무인이 버럭 성을 내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잔 속의 주사위를 흔들던 무인이 껄껄거리며 무편을 쓸어담았다.

         

       저 자가 적절하겠군.

         

       오가는 판의 액수가 지갑 사정과 비슷했고, 파악이 될 듯 말듯한 무공경지, 비벼볼 만할 것 같은 도박기술까지.

         

       “형장, 나랑 한판 합시다.”

         

       상대 역시 전입을 파악하겠다는 양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전입은 익숙하게 상대방의 판단을 기다렸다.

         

       지하도박장에서 상대의 탐색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약한 자와 붙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강한 자를 피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였으니까.

         

       방금 전 한 무인에게 크게 딴 도박사는 전입을 상대로 해 볼 만하다고 판단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주사위는 몇 개로 하시겠소?”

         

       “두 개로 합시다.”

         

       무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잔 속에 주사위 두 개를 집어넣었다.

         

       ‘오늘은 길게 가야겠군.’

         

       전입은 눈앞의 무인의 도박실력이 자신보다 반 수 아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상대에게도 이점이 있었으니.

         

       방금 전까지 이 도박판에서 저 잔과 주사위로 도박을 했다는 점이었다.

         

       도박 도구가 손에 익었다는 것은 일반인들의 도박에서는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애초에 그렇게 섬세하게 변수를 통제하는 것은 진짜 대단한 도박사들이나 가능하니까.

         

       그러나 이 지하도박장에서는 그것조차 중요한 요소였다.

         

       쉬식! 쉬쉬쉬쉬쉬쉭!

         

       고작해야 잔을 흔드는 일에서 나는 파공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흉흉한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전입은 당황하지 않고 안법을 강화하며 상대의 손놀림을 쫓았다.

         

       상대 역시 전입의 시선이 따라붙는 것을 느꼈지만 그대로 잔을 내려놓았다.

         

       탐색전.

         

       전입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려는 의도로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이었다.

         

       “8이로군.”

         

       “흠.”

         

       잔을 들어올리자 6과 2의 눈이 보였다.

         

       상대에게 무편 하나를 건네받은 전입은 잔을 잡으며 판을 머릿속에 그리기 시작했다.

         

       ‘아까 그 자와 도박을 하던 것을 눈여겨 보았으니 탐색은 어느 정도 했다고 할 수 있다. 첫 판은 좀 강하게 가 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잔을 흔들려던 전입.

         

       “허억!”

         

       누군가 헛숨을 삼키는 것을 들으며 전입은 인상을 찌푸렸다. 도박장은 본래 시끄러운 곳이고 특히 이 지하도박장은 각종 무공을 펼치는 소리에 기파까지 정신이 없는 곳이지만 지금의 헛숨소리가 집중력의 실을 탁 끊어버리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전입은 한숨을 쉬고 내공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집중력을 끌어 올렸다.

         

       잔을 돌리기 전 습관적으로 상대의 얼굴을 살피던 전입은 상대의 입이 쩍 벌어진 채 눈이 마구 흔들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다른 곳을 보고 있음은 덤이었다.

         

       도박사가 도박판에서 시선을 떼다니?

         

       전입은 무슨 일인가 싶어 상대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전입 역시 새된 헛바람을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

         

       “히익..!”

         

       이 마교의 지존을 나타내는 상징이자 천하제일의 마공인 천마신공을 익혔다는 증표.

         

       빛조차도 빨아들이는 듯한 칠흑 같은 검은 머리.

         

       그리고 사람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듯한 붉은 눈동자를 지닌 자.

         

       천마.

         

       천마가 바로 지하도박장의 입구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무려 두 사람이나!

         

       헛바람 소리에 하나 둘 입구를 바라본 무인들이 모두 얼어붙어 버리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하하하하!

         

       호호호호호!

         

       윗층의 소음이 아련하게 들려올 정도로 고요해진 지하도박장.

         

       꿀꺽!

         

       누군가 마른침을 삼켰다.

         

       천마 위지천은 얼어붙은 무인들을 지켜보더니 집 안에 등불을 켜고 나왔다는 듯이 여상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본좌는 신경쓰지 말고 하던 일들을 하도록.”

         

       지하도박장의 무인들은 순간적으로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조, 존명!”

         

       누군가가 그렇게 복창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결정지어져 버렸다.

         

       “존명!”

         

       “존명!”

         

       전입은 다시 고개를 원위치로 돌리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나, 나는 죽었다…!’

         

       천마신교에서 도박은 금지되어 있지 않다.

         

       무편의 양도와 거래 또한 금지된 일은 아니었다.

         

       그러니 엄밀히 말한다면 지하도박장에 있는 무인들은 아무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있는 셈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왜 지하에 숨어들어 안법회니 단수회니 하는 겉껍데기를 뒤집어쓰고 몰래 도박을 벌이고 있을까.

         

       다 켕기는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천마신교는 무를 갈고 닦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숭무(崇武)의 집단.

         

       그런 천마신교에서 무공을 사용해서 도박을 펼치고 그런 도박기술로 무인의 성장동력인 무편을 잃고 딴다?

         

       그런 행태를 보고 누가 무공을 경건하게 여기고 존중한다고 생각하겠는가?

         

       지하도박장의 존재와 그런 지하도박장에서 도박을 즐기는 무인들은 마교의 규율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는 몰라도 천마신교라는 집단에서 규탄받아 마땅할 행동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런 일을 마교의 지존, 천마 앞에서 벌이라고?

         

       천마 앞에서 무공을 섞은 잔 섞기 기술을 펼쳐야 한다고?

         

       전입은 상상만으로도 손이 벌벌 떨렸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얼어붙어 있는 것은 비단 전입뿐만이 아니었다. 누가 지금 천마 앞에서 도박을 벌일 수 있을까.

         

       “흐음.”

         

       우물쭈물하는 무인들을 보는 천마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눈살을 찌푸린 천마의 모습에 위서련을 제외한 모든 이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위서련이 천마를 대신해 입을 열었다.

         

       “명을 받들겠다고 하였거늘 실행하는 자가 한 명도 없으니…이건 항명인가?”

         

       안 그래도 창백하던 무인들의 얼굴이 완전히 희게 질렸다. 전입 역시 등 뒤에서 들려오는 위서련의 목소리에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 내 인생은 여기서 끝나는구나!’

         

       항명!

         

       천마신교의 주인. 천마의 명을 거역하는 자는 천마신교에 있을 수 없다.

         

       천마의 명을 거역한 자들이 기다리는 것은 극형 혹은 추방뿐!

         

       왜 천마가 친히 지하도박장을 조지러 찾아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천마와 소천마가 이 지하도박장에 있는 이들을 처벌하려는 의도는 확실해 보였다.

         

       위서련과 위지천은 그저 무인들이 도박을 하는 장면을 구경하러 온 것 뿐이었지만.

         

       천마를 평생 우러러보기만 했을 뿐 접점 하나 없는 평범한 마교 무인들이 상상할 수 있는 천마의 의도는 단 하나뿐이었다.

       

       네놈들의 죄를 직접 보이고 처벌을 받아라!

         

       “크흑…!”

         

       전입은 눈물을 주륵 흘렸다.

       

       중요한 것은 죄목이 아니라 천마의 뜻이었다.

          

       천마신교에서는 천마의 말이 곧 법이었으니까.

       

       저 괘씸한 놈들의 손모가지를 잘라내라 하면 전입의 손이 잘릴 것이요, 감히 무공을 삿된 도박 따위에 써먹는 놈들의 무공을 폐하라 하면 무공이 사라질 것이다.

         

       아니 어쩌면 손모가지가 아니라 모가지가 달아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 어찌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있을까.

         

       전입을 눈물을 흘리며 잔을 흔들었다.

         

       ‘이미 결말이 정해져 있다면…의연하게 받아들이자!’

         

       전입은 이미 상상 속의 결말을 받아들이고는 손을 움직였다.

         

       기왕 도박을 하다가 천마신교에서 쫓겨나거나 죽게 된다면 최후의 몸부림을 남기고 싶었다.

         

       달그락!

         

       윗층의 소음까지 들릴 정도로 고요해진 지하도박장. 그런 지하도박장에서 전입이 잔을 흔드는 소리가 청명하게 울려퍼젔다.

         

       “호오.”

         

       전입이 잔을 흔들기 시작하는 것을 계기로 지하도박장의 도박사들이 엉거주춤 도박을 재개했다.

         

       달그락. 달그락. 다락. 다라라라락!

         

       전입의 잔 흔들기는 점차 현란해짐과 동시에 빨라졌다.

         

       왜냐하면 천마와 소천마 두 사람이 등 뒤에서 접근하고 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천마와 소천마 두 사람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니 전입의 손은 저도 모르게 빨라졌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미친 짓이었다.

         

       도박을 위해 무공을 펼치는 자들이 괘씸해 지금과 같은 행동을 하는 천마와 소천마가 아닌가.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았다.

         

       지금이라도 멈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전입의 이성이 그렇게 속삭였지만 전입의 손은 기술을 펼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전입은 지금 자신의 심경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알 길이 없었다.

         

       도박에 무공을 응용한 것이 뭐가 그리 잘못이냐는 반항심?

         

       아니면 그냥 마교의 지존인 천마 앞에서 갈고 닦은 기술을 자랑하고 싶은 공명심?

         

       혹은 인생 최후의 순간이 될지 모를 순간에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발악?

         

       전입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의 격랑은 손으로 뻗어나가 기술로 승화되었다.

         

       그리고 그 기술이 절정을 지나고.

         

       탁!

         

       잔이 도박판 위에 얹어졌다.

         

       전입은 자신의 등 뒤에 천마와 소천마가 서 있는 것을 느끼고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이미 시체나 다름없는 표정의 상대가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7…7에 걸겠소.”

         

       전입이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주사위를 열었다.

         

       6과 3.

         

       원하던 숫자합을 원하는 눈으로 뽑아냈다.

         

       평상시에 잔에 두 개의 주사위를 넣고 흔들었을 때 전입이 의도한 조합을 뽑아낼 확률은 대략 3할.

         

       어려운 기술을 성공시켰지만 전입은 그냥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미 그의 감정은 과포화 상태였으니까.

         

       상대의 도박이 시작되었다.

         

       상대는 위서련과 위지천의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잔 속의 주사위를 흘렸다. 전입은 상대의 실수가 이해되었다. 천마와 소천마가 등 뒤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폐가 납작해져서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데 상대는 그런 천마, 소천마와 눈까지 마주치고 있을 테니까.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잔을 섞은 상대였으니 전입은 주사위의 눈을 간파할 수 있었다.

         

       “육.”

         

       4와 2.

         

       천마와 위서련은 말없이 등 뒤에 서 있었고 전입은 홀린 듯이 주사위를 잡고 다음 판을 시작했다.

         

       또 판이 지나고.

         

       또 다음 판이 지나갔다.

         

       전입은 그야말로 귀신에 홀린 듯한 심정이 되었다.

         

       “흐음.”

         

       “호.”

         

       위서련과 위지천은 가끔 감탄사를 흘리기만 할 뿐.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도박을 관람하고 있을 뿐이었으니까.

         

       언제 천마 위지천과 소천마 위서련의 서늘한 명령이나 천마신교 내 유명 부대의 등장, 혹은 이 자리에서 집행될 즉결 처분이 떨어질지 모른다며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저쪽 판이 신경 쓰이는군요. 본녀는 저쪽으로 가보겠습니다.”

         

       “그러도록.”

         

       전입은 뒤에서 들려오는 두 부녀의 대화를 들으며 혼란에 빠졌다!

         

       ‘정말…그냥 지하도박장에서 도박을 보러 오신 것 뿐인가?’

         

       지하도박장 무인들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싹트기 시작했고 조금씩 본래의 기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스스슥!

         

       샤샥! 샤샤샥!

         

       천마의 시선이 기술이 펼쳐지는 다른 판으로 돌아간 것을 본 지하도박장의 무인들은 자신의 기술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제 앞에 있는 무편이 줄어들거나 늘어나도 울거나 웃지 않고 상대보다 천마를 더욱더 의식하는 기묘한 상태가 된 지하도박장!

         

       쉬시식!

         

       다르르륵! 타닥!

         

       충돌음과 파공음만이 가득 찬 침묵의 도박장을 돌아다니는 위서련과 위지천.

         

       두 사람이 다시 전입의 등 뒤에 섰다.

         

       “흥미로운 기술들이 많군요.”

         

       “그렇더구나.”

         

       두 사람의 대화에 지하도박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도박장의 공기를 종합적으로 느껴보고 싶었으나…뭐, 기술을 견식한 정도에서 만족해야겠지요.”

         

       “나도 그리 생각한다. 아무래도 사람을 불러 들이는 것이 낫겠구나.”

         

       전입은 맥락없는 두 사람의 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다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자신의 뒤통수에 꽂히는 것이 느껴졌으니까!

         

       “그대, 이름이 뭐지?”

         

       전입은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천세! 천세! 천천세! 저,저 전입이라 합니다!”

         

       “내일 아침까지 천마전으로 찾아오도록.”

         

       지금…뭐라고?

         

       전입은 저도 모르게 몸을 돌려 위지천을 바라보았다.

         

       “조,존명!”

         

       그러나 전입은 위지천을 바라보는 순간 위지천에게 풍기는 압도적인 강자의 기색에 저도 모르게 대답해버리고 말았다.

         

       위지천과 위서련은 그 말 한마디만을 남긴 채 모든 볼일이 끝났다는 양 지하도박장을 빠져나갔다.

         

       두 천마가 지하도박장을 빠져나간 뒤 한동안 침묵이 맴돌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지배인이 온 몸을 벌벌 떨면서 나타났다.

         

       “처, 천마와 소천마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혹시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도박장의 무인이 모두 전입을 바라보았다. 전입은 얼빠진 표정으로 주변을 살펴보다가 자신의 상대를 바라보았다.

         

       전입과 시선이 마주친 상대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품에서 주머니를 꺼내 도박판에 던졌다.

         

       쩔그렁!

         

       주머니가 벌어지고 무편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거 받게나! 나는 아무튼 모르는 일일세!”

         

       “아니…!”

         

       뭘 몰라.

         

       전입은 상대가 천마전에 불려갈 자신과 털끝만큼도 연루되고 싶지 않다는 것은 이해했다.

         

       그러나 천마전에 자신을 부른 천마의 의중이 무엇인지 그리고 천마전에 불려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은 전입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냅다 손절부터 치는 모습을 보니 기가 찼다.

         

       “으아악! 안들려! 나는 모르는 일이야!”

         

        전입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입을 열 때, 상대는 귀를 틀어막고 악을 쓰며 경공을 전개해 도망쳤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우당탕탕!

         

       와탕탕!

         

       “이거 받게!”

         

       “불똥만 안 튀게 해주게나!”

         

       모든 무인들이 일제히 전입의 도박판에 자신이 가진 무편들을 던지고는 도망쳤다.

         

       전입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무인들이 사라진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그럼 저도 이만!”

         

       그러다 지배인과 시선이 마주쳤는데 지배인도 군중 심리에 휩쓸렸는지 뒷걸음질을 치더니 도망치는 것이 아닌가.

         

       전입은 자신의 도박판에 쌓인 수많은 무편들을 바라보며 허허 웃었다. 생에 이렇게 많은 무편을 벌어본 적이 있었던가?

         

       내일 천마전에 출두한다는 사실만으로 이리 많은 무편을 얻었다.

         

       내일…천마전…출두…

         

       전입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이런 시발…”

         

       그리고는 그대로 뒤로 넘어지며 기절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전입(All In).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늘은 매우 늦어버리고 말았군요.

    요새 너무 지각이 잦고 연재시각을 어기는 일이 너무 많았네요.

    사죄의 의미로 내일은 연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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