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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54

    서드는 생각했다.

     

    루크 이루시, 그녀는 어떤 존재인가?

     

    그녀는 자신의 스승임과 동시에 야망과 실행력을 두루 겸비한 여걸이었으며, 충분히 그럴만한 능력까지 갖춘 드높은 존재.

    심지어 숲지기 한명의 도움을 받았다고는 하나 단신으로 그 딜런트를 보란듯이 처치하고 조직조차 궤멸시켜버린, 바로 그런 존재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지금 이 모습은 무엇인가?

    단정하게 묶은 머리와 프릴 헤어밴드.

    그리고 검은색 베이스의 원피스형 의상과, 하얀 색 프릴 앞치마의 조합.

    그 모습은 누가 보아도 그것이었다.

     

    ‘메이드 복이라니?’

     

    메이드복, 소위 말하는 ‘하인’들이 집안일을 할 때나 입는 옷.

     

    그동안 루크의 강자적 면모만 보아왔던 서드는 집안일과 루크를 전혀 연관지을 수 없었기에 그가 이번에 받은 충격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하지 못 할 정도였다.

     

    “스, 스승님? 그 모습은 대체…….”

    “내 모습이 어때서? 혹시 그렇게 이상한가?”

     

    반면, 루크는 메이드복 자체엔 별 생각이 없었다.

     

    이미 이 옷차림으로 아카데미를 몇번이고 돌아다니며 게시판에 홍보지를 붙였는데 이제와서 크게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뭐, 그래도 여전히 남들이 보면 조금 부끄러운 모습이긴 해도 그건 익숙하지 않아서 생기는 사소한 문제.

     

    게다가  복장은 조금 신분이 낮아 보이는 문제가 있다는 부분만 제외하면 평소 입던 옷에서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렇지 않나?

     

    스타킹이야 평소에도 신어왔으며 앞치마는 요리나 청소 등, 필요할 때에 착용하고 있고.

     

    또 루크가 평소에 즐겨 입고 다니는 복장에서 알 수 있듯이, 검정과 흰 색 계통의 의상도 싫어하지 않는다.

    흰색은 깔끔한 인상을 주고, 검은색은 단정한 인상을 주니까.

    때문에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그만한 색조합이 또 없다.

    어린아이 취급을 싫어하는 루크가 그런 색상에 익숙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루크는 현재 서드가 어떤 부분에서 충격을 받았는지 이해하는 부분이 조금 달랐다.

    서드의 그런 반응을 자신의 메이드복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그건 루크가 생각해도 문제가 된다.

     

    이건 프랜차이즈 카페에 으레 있는 종업원 복장과 똑같은 것인데 ‘복장이 이상하다’는 말은 즉, 직원으로 활동하는 곳의 제복 하나도 제대로 입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되니까.

    만사에 완벽을 기하는 루크에게는 오히려 그것이 부끄러운 일이었다.

     

    “나름 신경을 썼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정말 어울리지 않나?”

     

    서드는 루크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복장을 내려 점검하는 모습을 보고 난처하게 대답했다.

     

    “아뇨 그건 아닙니다만은…….”

     

    어울리냐, 아니냐를 따지면 어울리는 편이었다.

    루크 특유의 점잖고 단정한 분위기는 메이드라는 역할에 꽤 멋지게 들어맞았고, 프릴 헤어밴드 뒤에 숨은 고양이 귀가 그 하얀 천에 닿아 반사적으로 쫑긋거릴 때엔 주제넘게도 귀엽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지금 서드가 짚는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대체 ‘왜’ 그런 옷을 입었느냐.

     

    서드는 루크가 어째서 그런 옷을 입어야 할 이유가 있는 지 생각해 보았다.

    일단 스승님이 하는 행동에는 무언가 자신은 바로 알 수 없는 숭고한 이유나 목적이 있을 것이 분명하니까.

    하지만 과연, 메이드복을 입어야만 하는 목적이 대체 무엇일까?

     

    여러 가능성을 곰곰히 생각하던 서드는 이내, 한가지 가능성을 유추해 냈다.

     

    “아! 혹, 스승님께서는 어느 가문의 여식으로 잠입이라도 하시려는 겁니까?”

    “응? 아니, 그런 건 전혀 아니다만. 그냥 제복 같은 거라네. 이번 축제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거든.”

    “예?”

     

    하지만 서드의 유추는 쓸모가 없었다.

    유감스럽게도.

     

    —–

     

    루크는 이왕 이렇게 우연히 만났으니 무언가 대접이라도 할 생각으로 서드를 이끌어 카페로 데려왔다.

    하지만 낯선 공간에 들어온 탓일까?

    카페에 들어와서도 서드는 여전히 당황한 모습이었다.

    루크는 그런 서드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자아, 앉고 싶은 곳에 앉으면 되네. 하하, 손님이 별로 없어서 자리는 많군.”

    “네? 아, 네…….”

     

    얼떨결에 스승에 손에 붙들려 처음 겪어보는 공간에 들어선 서드는 그제서야 자신이 할 일을 깨달았다는 것 마냥 가장 가까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서드가 우물쭈물 자리에 앉자, 루크는 제자에게 차라도 한 잔 내어놓기 위해 카페의 안쪽을 향했다.

    그러자, 아까부터 눈치를 보고 있던 아이들이 루크에게 속닥여오기 시작했다.

     

    “저기, 루크? 그 사람은 누구야?”

    “혹시 협박받고 있어? 경비 부를까?”

     

    아무래도 아이들은 서드의 등장에 놀란 모양이다.

    아무리 서드가 자신이 만든 약의 레시피로인해 타들어갔던 피부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그의 얼굴은 여전히 꽤 험상궂으니까.

    주로 여자아이들이 있는 입장에서는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거겠지.

    루크는 그런 아이들에게 안심하라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 내 친구지. 그러니 너무 외모만 보고 겁내지 말거라. 저래 보여도, 그리 나쁜 아이는 아니야.”

     

    그러자 그제서야 조금 경계를 누그러트리는 아이들.

    아이들에게 루크의 신뢰도는 이미 꽤 높은 상태였다.

     

    “그, 그래? 루크가 그렇다면야…….”

    “그럼 우리, 경비는 안 불러도 되는 거지……?”

     

    잠시 후, 소심한 성격인 에이미도 내심 걱정이 되었던 것인지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ㅡ, 그렇구나. 다행이네. 그런데 루크는 어째 주변 사람들이 인상이 안 좋네. 루크네 아빠도 그렇구, 저 오빠도 그렇구.”

     

    루크네 아빠는 인상때문에(연령이나 일반적인 여자아이의 이름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루크라는 이름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하기는 했지만) 오는 길에 경비에게 붙잡혔고, 저 무섭게 생긴 서드라는 오빠도 그렇고, 어떻게 루크가 데려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인상이 나쁘다.

    그에 루크는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하하하. 그런가.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구나.”

     

    그동안 그런 것에 별 생각은 하고 있지 않았는데, 남들이 보기엔 이상해 보일수도 있을 만한 일이기는 하다.

    자신 같은 여자아이가 서드 같은 인물과 함께 다니면 그 사정을 모르는 인물의 입장에서는 걱정을 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걱정을 받는 것 자체는 기분나쁜 일이 아니다만, 그 걱정이 지나치면 귀찮다.

    루크는 여전히 서드를 향한 경계심을 내려놓지 않은 아이들에게 서드는 전혀 위험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조금 더 정성스럽게 차를 타서 서드에게 가져다 내려놓으며 말했다.

     

    “자, 편히 들게나. 우리 카페의 주력메뉴라네.”

     

    사실 원래는 디저트가 주력이었으나, 차가 너무 좋은데다 메이드라는 컨셉과도 어울려 어쩌다보니 주력메뉴가 되어버린 ‘티타임’.

    그것에 루크는 일종의 자부심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자부심도 오는 손님이 없어서 무려 몇 시간만에 선보이게 되기는 했다만…….

     

    “가, 감사합니다….”

     

    서드는 답지않게 쭈뼛거리며 루크가 타준 차를 받아 들었다.

    찻잔을 들고 그 안에 담긴 차가 느긋하게 파형을 이루는 것을 바라보던 서드는 생각했다.

     

    ‘왜 이렇게 이상한 기분이 들지.’

     

    스승님이 타준 차 한잔에 어째서 이토록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인가?

     

    “어서 들게, 그리고 나서 천천히 이야기해 보지.”

    “아, 네.”

     

    -후룩.

     

    “…….”

     

    별 생각 없이 들이킨 차의 향은 굉장히 훌륭했다.

    그야말로 차의 향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메이드복을 입고 차를 팔고 있다는 스승의 혼란스러운 모습조차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얘기다.

     

    서드의 표정이 한결 풀리는 것을 확인한 루크는 씨익 웃으며 물었다.

     

    “맛은 어떤가?”

    “저, 정말 좋군요. 역시 스승님이십니다.”

    “역시 그렇지?”

     

    루크는 서드의 반응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차 따위는 평소 잘 즐기지도 않는 서드조차 그런 반응인데, 과연 제대로 차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마신다면 어떻게 될까?

    그깟 밀크티 보다는 훨씬 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 확실할 터.

     

    손님이 많이 오더라도 이 상황이 지속되면 루크는 케일라와의 내기에서 무조건 이길 것이라 확신했다.

     

    게다가 이 사실 말고도 여러모로 케일라는 이 내기에서 불리하다.

    밀크티는 말 그대로 ‘우유’가 들어가는 탓에 엘프들은 마시지도 못한다.

    그 말은 즉, 소비 인원조차 제한된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뭐, 내기를 건 쪽은 케일라니까.’

     

    조금 비겁하지 않나 생각도 들지만 이는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는 사실.

    케일라가 조금만 더 고려를 하고 내기를 했다면 아마 내기에서 그에 대한 조항을 만들어 두었을 테지만, 아까 독백한 것처럼 내기를 제안한 쪽은 루크가 아니라 케일라였다.

    그러면 비겁이고 뭐고 없는 거다.

     

    서드가 연신 차를 들이키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던 루크가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아까 보니까 어딜 급하게 가려는 것 같던데 말이다. 무슨 일이었느냐?”

    “아. 사실 그 일로 스승님을 찾고 있었…….”

     

    루크가 묻자 서드는 그제서야 혼란스러운 상황 탓에 생각할 겨를이 없어 자신이 완전히 잊어버리고 말았던 사실을 뒤늦게 떠올렸다.

    서드는 그 즉시 차를 내려놓고 테이블에서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저, 친구를 놓쳤습니다! 빨리 찾아야 하는데……!”

    “뭐? 친구를 놓쳐?”

     

    ——

     

    루크는 서드에게 사정을 전해들었다.

    괴롭힘 당하던 아이를 구하기 위해 주먹을 좀 썼는데, 어쩌다보니 아카데미에서 교내폭력 건으로 보호자를 데려와야 할 판이고, 아무래도 피해자인 유미르를 보여주면 자신의 말에 설득력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함께 아카데미에 왔으며, 또 어쩌다보니 그 손을 놓쳐서 그 아이가 미아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그런 대략적인 이야기를 말이다.

     

    “그렇군.”

     

    그런 이야기를 들은 루크는 서드가 축제에 데려올 만큼 친근한 이성친구가 하나쯤은 있다는 사실에 그래도 제대로 아카데미를 다니는 것 같아 안심했다.

     

    “네, 하필이면 녀석에겐 휴대폰도 없어서, 연락할 수단도 없는 상황입니다. 어떡하죠?”

    “흐음.”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아이를 잃어버리면 다시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

    게다가 연락할 휴대폰도 없다면 더 어려운 일.

     

    보통 이런 경우에는 방송실에 찾아가서 미아를 찾는다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부탁하면 해결되는 문제다만, 그것은 결국 안내방송을 들은 미아가 직접 찾아오거나 주변에 도움을 청해야 찾을 수 있는 방식이기에 지금은 미아를 찾는다고 방송을 하는 방법은 그다지 소용이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발로 뛰어서 직접 하나씩 찾기에 티그 아카데미는 너무 넓은데다 사람도 많다.

    운이 나쁘면 하루종일 뒤져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 루크의 ‘불운’이라면 그렇게 뛰어다녀도 그녀를 발견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결국 그 또한 우연히 방향이 엇갈리지 않고 겹친다는 ‘행운’이 필요한 작업이므로.

     

    그렇다고 이런 곳에서 대놓고 ‘탐색’마법을 쓰기엔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탐색은 마나를 이용해 주변을 훑는 그 방식 특성상 마력흔이 강하게 남을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공권력에 의해 반드시 처벌을 받고 말 것이다.

    게다가 유동인구가 많은 축제 특성상 그런 수사 과정에서 본의아니게 피해를 입는 민간인도 엄청나게 많을 터.

    그런 거대한 민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았다.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스승님, 갑자기 컴퓨터를 꺼내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루크는 자신의 무릎에 일전에 예르나에게 정령절 선물로 받았던 휴대용 컴퓨터를 올려둔 채 미소지었다.

     

    “서드, 요즘 시대는 정보화 시대라네. 마음만 먹으면 모든 정보를 알 수가 있어.”

     

    이 시대는 그야말로 모든 것에 정보가 존재한다.

    마치 마나가 만물을 이루는 단위가 되듯, 만물에는 정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바로 이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

     

    ‘검색’은 특정 상황에서는 ‘탐색’보다도 훨씬 더 훌륭하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서드는 감을 잡지 못한 듯 했다.

     

    “서드, 그대는 GPS를 아는가?”

    “뭐, 대충은 압니다. 뭐, 위성을 이용해서 위치를 알아내는 마법의 종류 아닙니까.”

    “그래, 이번에 그걸 사용해볼 생각이다.”

     

    사실 GPS라고 하면 그 신호를 보낼 수신기가 필요한 것이 보통이라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숲지기들의 GPS는 수신기가 없어도 몬스터의 위치를 잘만 찾아내지 않던가?

    그 이유는 숲지기들이 사용하는 위성, ‘예언자’가 작동하는 방식이 수신기의 신호를 통해 위치를 특정하는 것이 아닌, 탐색대상의 마력패턴을 비교분석하여 위치를 특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그 ‘예언자’의 신호분석패턴에 약간 변화를 주면, 신호기가 없더라도 서드가 찾는 대상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

    뭐어, 웬만한 가정용 컴퓨터의 연산능력으로는 ‘예언자’의 난수패턴 보호막을 뚫고 패턴을 수정하기란 어렵겠지만, 현재 루크가 지닌 ‘아린세이아’의 성능이 있다면 그런 것 쯤은 손쉽게 가능할 것이다.

     

    물론, 그건 기본적으로 몬스터의 마력패턴을 찾는 방식이다보니 인간에게 적용하기 쉽진 않다.

    아마 정보 필터를 꽤나 정교하게 걸어야겠지.

     

    루크는 바쁘게 컴퓨터를 조작하며 물었다.

     

    “흐음, 조그만 여자아이라고……. 종족은 인간이고?”

    “네, 맞습니다.”

    “흠, 정확히 어떤 인상이지?”

     

    서드는 오늘따라 유달리 사람의 외모를 묘사하는 일이 많은 것 같다고 속으로 한탄하며 유미르의 생김새를 읊었다.

    그러자, 루크가 의심스런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네. 한 이정도 키에, 안경을 끼고 머리를 두 갈래로 땋아 내린 갈색머리 여자애입니다.”

    “그렇군, 그 정도인가.”

     

    ‘좋아, 안경을 꼈다면 아마 눈이 나쁜 상태일 것이고, 머리색에 대한 유전정보도 입력을 해 두는 편이 표본을 줄일 수 있겠군. 그리고 키가 그 정도라면 연령대가 아마…….’

     

    컴퓨터를 조작하던 루크의 손이 멈췄다.

     

    “잠깐, 키가 좀 많이 작은 듯 한데?”

    “같은 반에 있으니 동급생이기는 합니다만, 키가 많이 작고 어립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 월반이라도 한 것 같습니다만.”

    “서드, 혹시 그 아이에게 이상한 생각을 품고 있는 건 아니지? 정말로 그냥 ‘친구’사이가 맞나?”

     

    그 정도로 작은 아이와 데이트라니…….

    루크는 아무리 서드가 자신의 사랑스런 제자라고 해도, 그 정도로 작은 여자아이에게 연심을 품는 인간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옛날에야 10살이면 결혼도 할 나이라지만, 실제로는 거의 정략에 가까운 형태였을 뿐 아니라…….

     

    “예? 아니, 절 뭘로 보시는 겁니까, 스승님! 당연히 그냥 친구지요!”

     

    스승의 의심스런 눈초리에 당황한 서드가 목소리를 높이자, 루크는 그제서야 의심스러운 표정을 거두며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그럼 되었다.”

     

    자세한 건 그녀를 찾아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되겠지.

     

    -탁!

     

    루크는 마지막 정보를 입력함과 동시에 컴퓨터의 간이 수정구패드에서 손을 뗐다.

    그러자 즉시 화면에 표시되는 몇몇 빨간 점들.

    그 점들은 점차 수를 줄여나가더니, 마침내 4개의 점으로 수렴했다.

    아마 루크가 지정한 필터에 맞는 대상이 나열된 것이리라.

     

    서드가 묻는다.

     

    “왜 네개의 신호가 표시되는 겁니까? 혹시 뭔가 잘못된 것은……?”

    “아무래도 정확한 마력패턴을 집어넣은 것이 아니다보니 비슷한 대상이 몇 명 함께 잡힌 모양이다.”

    “아, 그렇군요.”

     

    그러니까 그 말은, 유미르와 비슷한 키와 시력상태, 머리색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신호에 잡혔다는 이야기다.

    즉, 이 아카데미에는 유미르와 닮은 아이들이 적어도 4명은 있다는 얘기.

     

    뭐어, 정확도가 떨어진 것은 아쉬우나 이것 만으로 직접 발로 뛰어야 할 수고가 크게 덜어진다.

    온 아카데미를 뛰어다닐 것을, 네 군데만 찾아보면 되는 것이니까.

     

    “그래도 한번에 찾을 순 없는 것이 아쉽군.”

     

    루크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으나, 서드는 크게 감탄했다.

     

    “허어, 이것 참 대단하군요. 역시 스승님이십니다!”

     

    이런 것이 있다면, 자신의 적이 누군지만 알면 세상 어디에 숨어있든 곧바로 찾아낼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다.

     

    ‘그래, 불행은 이렇게 극복하면 그만이지.’

     

    운이 없다면, 상황에서 운이 작용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조작하면 그만.

    그것이 루크의 방식이었다.

     

    루크는 웃어보이고는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좋아, 일어나라. 바로 출발하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불확정을 확정으로 바꾸는 유능 메이드 루크 이루시!

    아, 근데 종족값이 잘못 들어갔네요.
    유미르는 인간이 아니라 드워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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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다시 대마법사를 꿈꾼다 대마법사였던것은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5000 Years in the future, the Archmage Luke Irushi opened her eyes again. The world has changes so much.

Horseless carriages, an entertainment box with audio and video, food and spices she has never seen before…

And, a changed magical system!

It wasn’t just the world that ch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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