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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54

       *** ***

         

       위서련이 본 호천안은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도박판에서의 호천안 역시 감정이 풍부한 쪽에 속했다. 호천안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기보다는 드러내는 쪽이었으니까.

         

       그러나 위서련은 도박판에 서 있는 호천안의 감정에서 생동감을 느낀 적은 없었다.

         

       도박판에서 보여주는 호천안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철저하게 계산된 가식이었기 때문이었다.

         

       냉정한 자신을 감추고자 평소의 자신을 그대로 빼다 박은 연기에 불과했다.

         

       “후.”

         

       호천안이 도박판에서 내보이는 감정이 모두 꾸며진 것이라 여겼던 위서련이었지만 오늘 내쉰 호천안의 한숨만큼은 진짜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면이 깨졌구나.’

         

       위지천의 첫수는 호천안조차 내면의 당혹스러움이 튀어나올 정도로 치명적인 한 수였던 것이다.

         

       위서련은 지난 2주간 자신에게 도박기술을 알려주던 전입을 떠올렸다.

         

       전입은 도박사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천마신교의 무인이었다.

         

       그런 전입에게 기술을 배우며 위서련은 도박사라는 단어와 무인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양립하기 어려운 것인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도박판과 도박사는 무인을 판에서 배제하고자 한다.

         

       도박사들이 어찌 무인을 좋아할 수 있을까.

         

       그저 압도적인 신체적 기량 차이를 내세워 자신이 애써 익힌 기술을 깔아뭉갤 수 있는 자들이 아닌가.

         

       도박이라는 것이 차라리 대놓고 기술을 다투는 승부라면 또 모를 일이지만 도박의 기술은 어디까지나 들키지 않는 것이 중점.

         

       무인이라는 작자들이 기를 써서 도박을 했는지 안 했는지. 그리고 그런 결과가 기술로 도출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신체능력으로 구현된 것인지조차 알 길이 없다.

         

       그렇다고 힘의 차이 때문에 따져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인은 또 어떠한가.

         

       대부분의 무인은 도박기술을 폄하한다.

         

       평소에 자신이 갈고 닦은 신체와 기를 이용하면 상대의 기술을 손쉽게 간파하거나 상대를 속일 수 있으니까.

         

       거기에 전문 도박사일수록 높은 경지의 무인을 달가워하지 않으니 무인도 도박사들을 좋게 보겠는가.

         

       도박사와 무인이라는 단어는 그만큼 어울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대는 도박사로서의 자신과 무인으로서의 자신을 철저하게 분리하며 살았겠지.’

         

       하지만.

         

       무인 호천안도 호천안이고.

         

       도박사 호천안도 호천안이었다.

         

       장소와 상황에 따라 두 면중 어느 한 면이 부각되는 일은 있을 뿐.

         

       도박판에 서 있다 한들 무인 호천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위지천이 펼친 수.

         

       전입이 알려 준 지하도박장의 도박 기술은 결코 양립한 적이 없었던 호천안의 두 면을 모두 끌어냈다.

         

       도박사인 호천안이나 무인인 호천안이 아니라.

         

       도박사이자 무인인 호천안이 판에 끌려올라온 것이다.

         

       무인과 도박사. 두 가지 면모를 잘 분리해 놓았을수록 전입이 알려준 기술은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두 면모를 잘 분리해 놓았으면 놓았을수록 두 면모가 동시에 끌려 나왔을때의 생소함은 극대화되니까.

         

       그리고 그 생소함은 본인조차 모르는 빈틈으로 이어지고 그런 빈틈은 곧 치명적인 타격으로 이어진다.

         

       바로 지금처럼.

         

       “그럼 다시 잔을 섞겠다.”

         

       위서련은 다시 한번 위지천의 손이 움직이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위지천의 전략은 간단했다.

         

       단기 결전!

         

       호천안이 정신을 차릴 틈을 주지 않은 채 폭풍과 같이 몰아붙인다.

         

       문득 위서련은 지금 호천안이 처한 상황이 역설적이게 느껴졌다.

         

       매주 벌어지는 위서련과 호천안의 대련.

         

       그 대련에서 호천안은 늘 공격하는 쪽이었기 때문이었다.

         

       뇌공을 사용하며 폭발적인 힘을 이용해 공세를 취하며 단기 결전 승부를 펼치는 호천안.

         

       그런 호천안이 도박판에서는 위지천에게 허를 찔려 단기 결전 공세를 받아내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위서련은 흥미진진한 눈길로 판을 바라보았다.

         

       ‘그대의 버티기 실력이 궁금하군.’

         

       자, 과연 호천안의 수비 실력은 어떨까.

         

       위서련의 미소와 함께 허를 찔린 호천안을 공격하는 위지천의 도박 기술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 ***

         

       두 번째 판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또 판에서 눈이 떨어졌다.

         

       왼쪽 잔에 들어 있던 주사위가 중앙으로 옮겨지는 순간이었다.

         

       왼쪽 잔의 옆에 강환이 나타났다.

         

       강환!

         

       그래 그 강환 말이다.

         

       현경의 경지를 이룩한 자들만이 쓸 수 있다는, 모든 무인들의 꿈에서도 함부로 탐하지 못하는 절대적인 경지의 상징.

         

       아니 그런 강환이 나타났는데 어떻게 눈이 돌아가지 않을 수가 있냐고.

         

       왼쪽 잔의 왼쪽에 나타난 강환.

         

       탁.

         

       네 개의 잔으로 야바위를 펼친다면 딱 네 번째 잔이 있었을 위치에 나타난 강환에 시선이 빼앗긴 사이에 야바위가 끝났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위지천을 바라보았다.

       

       아니 도박판에 미끼로 강환을 던져?

         

       황당함을 담아 위지천을 바라보았지만 언제나와 같이 전혀 속내를 알 수 없는 고요한 눈이 보일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시선을 잔으로 되돌렸다.

         

       중앙의 잔인가 아니면 오른쪽의 잔인가.

         

       쫓던 잔을 놓쳐버렸으니 위지천의 심리를 추측하는 수밖에는 없었다.

         

       승부를 던진 위지천의 심리는 어떠할까.

         

       일단 내 눈이 떨어져 나간 시점은 주사위가 중앙의 잔으로 움직였을 때였다. 즉 그 상황에서 주사위가 오른쪽으로 옮겨지기 위해서는 위지천이 기술을 한번 펼쳐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오른쪽에 주사위가 들어있다는 것은 위지천이 나에게 적극적으로 기술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았다.

         

       반면, 중앙 잔에 그대로 주사위를 넣어두었다는 것은 나에게 심리전을 걸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었다.

         

       나는 장고 끝에 오른쪽 잔에 손을 올렸다.

         

       내 눈이 돌아갔을 때 주사위를 중앙에 놓고자 했다면 그대로 손을 멈추었으면 될 일이었지만 오른쪽에 놓기 위해서는 기술을 한번 사용해야 했다.

         

       위지천은 현재 의욕이 넘치는 도박 응애이자 동시에 천마였다.

         

       실전에서 기술을 펼치고자 하는 욕구가 있을 것이고 도전을 피하지 않은 천마의 기질을 고려해 보면 한번이라도 손을 더 놀려야 하는 오른쪽 잔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오른쪽에 있는 잔을 확인함으로서 앞으로 승부에서 쓸 단서를 얻을 수도 있었다.

         

       내 눈이 떨어져 나갔을 때, 위지천은 나를 상대로 기술을 성공시킬 역량을 지니고 있는가.

         

       잔을 열었을 때 주사위가 있다면 그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주사위가 중앙에 들어있으면 말짱 꽝이지만.

         

       뭐 심리 분석의 단서니 거창하게 말했지만 그런 것들은 다 판을 따내기 위한 재료에 불과하다.

         

       그러니 그저 점수를 따내는 것이 장땡이었다.

         

       나와라 점수!

         

       “호오.”

         

       위서련이 가볍게 감탄사를 토해냈다.

         

       오른쪽 잔 속에는 주사위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위치천은 재미있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로써 일 대 일이 되었군.”

         

       “…예.”

         

       나는 가볍게 심호흡을 하면서 나를 다스렸지만 사실 꽤나 막막한 이야기였다.

         

       도박판에서 무인의 본능이 튀어나온다는 상황은 도박판에서 닳고 달은 나도 처음 경험해 보는 상황이니까.

         

       애초에 도박이라는 행동 자체가 최대한 무공을 배제하고 이루어지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었다.

         

       내가 고민하는 사이에 세 번째 판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아예 경이 동원되었다.

         

       마치 연막처럼 내 시야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잔과 잔이 교차하는 순간 교묘하게 움직이며 신경을 분산시키는 역할까지 수행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지금의 상황을 깔끔하게 받아들였다.

         

       잔을 섞는 기술을 펼치며 그런 기술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화시키는 흑룡기의 운용을 보고 있노라니 이것 역시 하나의 기술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무공도박술이라고 부르면 딱 적당하겠군.

         

       사실 엄밀히 따지면 지금 위지천이 펼치고 있는 무공도박술은 도박기술이라 볼 수가 없었다.

         

       도박판의 기술은 누가누가 반칙을 더 잘하냐의 싸움.

         

       즉 반칙을 저지르더라도 걸리지 않게 저지르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 의미로 지금 위지천이 펼치고 있는 속임수는 도박의 속임수라고 볼 수가 없었다.

         

       상대방을 속였을지라도 그 증거가 뚜렷하게 남으니까.

         

       그러나 규칙이라는 것은 합의하에 변경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나와 천마 사이의 승부에서 규칙을 정하는 것은 천마 쪽이니, 지금 천마가 펼치고 있는 무공도박술은 천마의 자산을 활용한 천마만의 승부방식이라 인정해 줘야겠지.

         

       천마의 무공도박술을 인정하고나니 머리가 맑아졌다.

         

       “중앙입니다.”

         

       “틀렸군.”

         

       그러나 머리가 맑아진 것과 별개로 1패를 적립했다.

         

       본능적으로 기를 쫓는 눈을 어떻게 제어할 수가 없었던 탓이었다.

         

       다음 판에는 천마의 실수가 있었다.

         

       일종의 숙련도 문제였다.

         

       손과 기운 양쪽을 다 섬세하게 다루어야 하다 보니 익숙지 않은 손기술 쪽에서 큰 틈이 생겨버렸다.

         

       그렇게 판이 또 지나갔다.

         

       2 대 2의 상황에서 천마가 다시 한번 기술을 성공시켜 2 대 3의 상황이 되었고 천마의 기술을 간파하지는 못했지만 어떻게 심리전을 읽어내며 3대 3의 상황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삼 대 삼이 되는 순간.

         

       여전히 무인의 본능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선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나는 내 승리를 확신했다.

         

       *** ***

         

       호천안과 위지천의 대결.

         

       삼 대 삼 상황.

         

       위지천은 안정된 호천안의 기색을 살피며 생각했다.

         

       ‘갑자기 기세가 안정되었군.’

         

       지금까지 호천안은 여섯 판 모두 위지천이 펼치는 기술에 당했다.

         

       호천안이 심리전을 통해 잔을 맞추며 삼 대 삼의 상황이 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심리 싸움만으로는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딱히 파훼법을 찾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갑자기 기세가 안정될 이유가 있을까.

         

       허장성세일까.

         

       아니면 정말로 근거가 있는 자신감일까.

         

       위지천은 이번 판이 바로 승패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그렇기에 위지천은 조금 이른 승부수를 쓰기로 결심했다.

         

       스스슥!

         

       위지천의 전신에서 흑룡기가 쏟아져 내렸다.

         

       마치 차폐막처럼 판 전체를 가리는 밀도 높은 강환!

         

       그야말로 시야의 원천 차단이었다.

         

       그 상태를 유지하며 위지천은 쉼없이 손을 놀렸다.

         

       지금까지 시선을 뺏고 잘해야 한 번, 혹은 두 번을 섞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충분히 시간을 들여 섞어냈다.

         

       파아앗!

         

       판 전체를 감쌌던 강환이 풀어지고 난 뒤에는 이미 위지천이 잔에서 손을 뗀 후였다.

         

       위지천은 속으로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완벽한 한 수였기 때문이었다.

         

       무인의 본능을 이용해 호천안의 시선을 빼앗을 수 있는 시간은 그야말로 찰나에 불과했다. 그러니 그 찰나의 순간을 활용해 펼칠 수 있는 기술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 빈틈 사이로 펼칠 수 있는 것은 간단한 기술 한 번.

         

       혹은 큰 빈틈이 드러나면 가까스로 두 번 정도.

         

       그러니 호천안은 잔에서 이목이 떠나더라도 추측을 통해 점수를 낼 수 있었다.

         

       예측 가능한 선이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시야를 막아놓은 상태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익힌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했으니 그야말로 예측불허의 한 판이었다.

         

       그야말로 승부수.

         

       ‘이번 공격만큼은 그대라 할지라도 오직 운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운을 통해 정답을 골라낼 확률은 1/3에 불과하다.

         

       위지천은 이번 판의 승리를 확신하며 호천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호천안은 그런 위지천과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고 바로 잔을 향해 손을 움직였다.

         

       중앙의 잔.

         

       호천안의 손이 중앙의 잔에 닿는 순간만큼은 위지천도 얼굴에 동요를 내보일 수밖에는 없었다.

         

       중앙의 잔에는 주사위가 들어있었으니까.

         

       위지천의 내면에 진한 의문이 떠올랐다.

         

       어떻게?

         

       호천안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중앙의 잔을 택했다.

         

       중앙에 주사위가 들어있음을 확신하지 않으면 보일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다시 가겠다.”

         

       “예.”

         

       그렇기에 위지천은 다시 한번 같은 수를 펼쳐냈다.

         

       도박판 전체에 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밀도 있는 강환을 구현해 두르는 것은 천마 위지천에게도 소모가 큰 수였지만 승부의 분기점인만큼 천마는 다시 한번 강환으로 차폐막을 세웠다.

         

       그런 차폐막을 세운 뒤 위지천은 다시 한번 야바위를 펼쳐냈다.

         

       스스스슥.

         

       충분히 시간을 들여 기술을 펼쳐낸 위지천은 완전히 잔에서 손을 뗀 뒤에나 강환을 해지했다.

         

       이번에도 호천안은 망설임 없이 왼쪽 잔을 쥐었다.

         

       “제가 이겼군요.”

         

       승리 선언과 함께 호천안이 잔을 쓰러트렸다.

         

       왼쪽 잔에는 주사위가 들어있었다.

         

       “어찌 간파했는가?”

         

       위지천은 진심으로 궁금해져서 물었다.

         

       호천안의 눈은 밀도 높은 강환을 꿰어 볼 수 없었을 터. 그럼에도 호천안은 확신을 가지고 잔을 선택했다.

         

       그 확신은 어디서 나왔던 것일까.

         

       “저는 천마님이 펼친 막을 꿰어보지 못했습니다.”

         

       호천안의 답을 들은 위지천은 더욱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잔을 간파했는가? 자네는 확신을 담아 잔을 고른 것이 아닌가?”

         

       “예,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천마님의 강환은 물론이고 그 전에 펼쳤던 무공도박술도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습니다.”

         

       호천안은 담담히 위지천의 기술을 간파하지 못했노라고 고백했다.

         

       천마 위지천이 작정하고 호천안이 품은 무인의 본능을 자극하니 초절정에 불과한 호천안은 단기간 내에 대책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

         

       그러나 호천안은 위지천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운에 기댄 요행이 아니라 실력으로 거두어 낸 승리.

         

       “그러나 여섯 번째 판이 끝났을 때 저는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호천안은 그 승리의 비결을 입에 담았다.

         

       “여섯 번의 판을 보며 천마님께서 구사할 수 있는 야바위 기술을 모두 파악했으니까요.”

         

       “…!”

         

       “무공도박술로 판에서 제 눈을 떼어낸다 한들 상관없었습니다.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을지라도 천마께서 어떻게 야바위를 펼치실지 제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호천안이 주사위를 잡고 야바위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런 호천안의 모습을 보던 위지천의 눈이 살짝 커졌다.

         

       지금 호천안이 펼치는 야바위.

         

       그 야바위는 마지막 판, 강환의 막을 펼치고 펼쳤던 위지천의 야바위와 완전히 동일했으니까.

         

       위지천은 그제야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다.

         

       “본질을 망각했군.”

         

       도박 기술의 요체는 바로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위지천은 무공을 펼쳐 호천안의 눈을 가리는 것에 집착해 그 본질을 잊었다.

         

       “눈을 가리는 것은 그대를 속이기 위한 하나의 단계에 불과했거늘, 나는 그 점에 집착해 나머지 부분을 모두 간과했다는 것인가.”

         

       위지천은 무공도박술을 펼쳐 호천안의 눈을 가리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그 안에서 펼쳐질 기술을을 감추지 못했다.

         

       여섯 판.

         

       호천안의 눈을 속이는 찰나를 제외하고는 여섯 판 내내 자신의 기술을 호천안에게 노출했기 때문이었다.

         

       호천안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천마께서는 제가 무인이자 도박사인 점을 파고드셨습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호천안의 말에 위지천은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그러나 천마께서도 무인이자 도박사라는 점은 간과하셨던 모양입니다.”

         

       호천안은 도박사로서의 자신과 무인으로서의 자신을 철저하게 분리했기에 곤경에 처했다.

         

       그렇다면 천마 위지천은 어떨까.

         

       위지천은 초보 도박사로서의 자신과 무인으로서의 자신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해 약점을 드러냈다.

         

       도박판에서 무인으로서의 자신을 너무 내세워 도박사로서의 자신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이다.

         

       천마는 픽하니 웃음을 터트렸다.

         

       “실수했군. 그래서 졌어.”

         

       상대방의 약점을 노리면서도 자신의 약점을 돌아보지 못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실수가 아닌가.

         

       “본래 도박은 지면서 배우는 법입니다.”

         

       “하하, 하하하하하!”

         

       위지천은 호천안의 여상한 대답에 웃음을 터트렸다.

         

       누가 감히 천마에게 패배를 교훈 삼아 강해지라 말할 수 있겠는가?

         

       초보 도박사인 위지천이나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위지천은 생각했다.

         

       도박이라는 산을 오르려 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말을 들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로 인해 지금과 같은 유쾌함을 느낄 수 있었을까.

         

       ‘아마 아니었겠지.’

         

       그리고 지금처럼 누군가에게 도전하는 즐거움 역시 느낄 수 없었을 일이었다.

         

       “오늘은 내가 졌다.”

         

       원없이 웃고 난 위지천은 호천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의 패배를 교훈 삼아 또다시 도전하겠다.”

         

       “예.”

         

       호천안은 담담하게 대답했고 위지천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런 위치천과 호천안을 바라보던 위서련 역시 슬쩍 웃었다.

         

       초보 도박사 위지천이 도신 호천안에게 도전한 어느 날의 결과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와! 연참!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군요.

    와! 반나절 지난 새로운 화 업로드!

    암튼 연참임!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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